공유

제636화

그녀는 줄곧 재벌가에 시집가고 싶지 않다더니 정작 본인이야말로 재벌가 출신이었다.

단지 심씨 일가 사람들이 겸손하고 삶에 충실하다 보니 부자가 되었어도 일반인처럼 지냈을 뿐이다.

“저희 부모님이 다 주무셔서 정남 씨를 집안에 초대하진 않을게요.”

소정남이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선물도 없이 두 분 귀찮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푸짐한 선물로 준비해서 제대로 효진 씨 부모님 뵐게요.”

심효진이 속으로 구시렁댔다.

‘인제 겨우 꽃다발을 선물하며 대시하더니 부모님 볼 생각을 하고 있어?!’

“태윤 씨가 급하게 돌아왔는데 내일 또 출장 가나요?”

심효진이 불쑥 물었다.

소정남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아마도 내일 또 부랴부랴 떠날 거예요. 그쪽 일을 전적으로 책임지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태윤이가 가서 처리해야 하거든요.”

“그럼 엄청 피곤하시겠어요.”

“그렇긴 하지만 제 와이프를 위해서라면 이까짓 피로쯤은 흔쾌히 받아들일 거예요.”

심효진이 입을 삐죽거렸다.

“그래도 다 태윤 씨 잘못이에요. 고작 그런 일로 예정이랑 싸우다니. 애가 종일 기분 나쁜 것도 꾹 참다가 저녁이 돼서야 내게 다 털어놓는 거 있죠.”

심효진은 난생처음 남자의 소심함이 이토록 치명적이란 걸 알게 됐다.

“정남 씨도 남들보다 소심한가요?”

“아니요, 난 보통 사람들처럼 마음이 너그러워요.”

소정남은 자신이 속 좁은 남자가 아니라고 바로 얘기했다.

심효진은 더 캐묻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나도 이만 가서 잘래요. 예정이 물건도 집 키 줄 때 함께 주세요.”

“그래요, 잘 자요.”

소정남은 오늘 밤 수확이 꽤 크다고 느껴 더 집착하지 않고 그녀를 보내줬다. 괜히 그녀에게 반감만 쌓이면 안 되니까.

작별 인사를 마친 후 그는 하예정의 물건을 챙겨 차에 올라탔다.

곧이어 그는 전태윤 부부에게 집 키를 보내주러 갔다.

발렌시아 아파트에 도착했을 땐 이미 열두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태윤의 말대로 8층에 올라가 전태윤의 집을 찾고 보니 그가 한창 하예정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