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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그녀는 언니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평소와 같은 여동생의 모습에 하예진도 조금 마음이 놓였다.

“제부가 너한테 잘해주는 걸 봐서는 그런 작은 일로 너랑 싸울 사람은 아니야. 싸우지 않았다니 언니도 마음이 놓여.”

하예정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고작 그런 작은 일로 나랑 싸우는 게 태윤 씨야.’

종일 연락도 없는 사람에게 그녀도 먼저 말을 걸고 싶진 않았다. 하예정은 자신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

부부가 처음 냉전했을 때 아무런 느낌도 없었지만 지난번에 김진우가 그녀에게 고백하는 걸 들켰을 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다짜고짜 회사로 쫓아가 그에게 설명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도 속상했다. 아무래도 감정이 생겨서 그런 모양이다.

“예정아, 우빈이 내가 데리고 갈게. 나 가게 차리기로 했어. 가서 계획서 쓰려고.”

“알았어. 숙희 아주머니랑 같이 가. 그래야 우빈이 언니한테 떼를 안 쓰지.”

하예진은 동생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익숙한 환경에서 주우빈은 장난이 심하여 누군가 옆에서 돌봐야 했다.

사실 숙희 아주머니는 하예정과 심효진이 저녁에 술 먹으러 간다는 소리를 듣고 어느 술집으로 가는지 궁금하여 남고 싶었다. 그런데 하예진네 집으로 가라고 하니 그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하예정이 의심하면 안 되니까.

“아주머니가 운전해서 언니랑 우빈이 데려다줘요.”

하예정이 차 키를 숙희 아주머니에게 건넸다.

“전 이따가 효진 씨 차 타면 돼요.”

‘아니, 잠깐, 이따가 술집 가서 술을 마시면 효진이도 운전 못 하는데.’

“알았어요.”

숙희 아주머니는 차 키를 받고 하예진 모자와 함께 서점을 나섰다.

하예진의 월세방에 도착한 후 숙희 아주머니는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전태윤에게 몰래 문자했다.

「도련님, 사모님이랑 효진 씨 저녁에 술 마시러 술집 간대요.」

엊저녁 밤을 새운 전태윤은 오전까지 버텼지만 오후에는 버티지 못하고 의자에 기대 잠을 잤다.

숙희 아주머니가 보낸 문자를 받긴 했지만 깊이 잠든 바람에 문자 알림 소리를 듣지 못하여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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