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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하예정은 숙희 아주머니가 계속 청소하는 걸 보더니 별생각 없이 먼저 집을 나섰다.

숙희 아주머니는 그녀를 입구까지 바래다주고 엘리베이터를 탄 모습까지 확인한 후에야 방에 돌아와 황급히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태윤은 처음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주머니가 연속 세 번 걸어도 받지를 않았다.

아주머니는 마지못해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도련님, 사모님께서 약 드셨어요.」

1분도 채 안 돼 전태윤한테서 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예정이가 무슨 약을 먹었는데요?”

그의 말투는 평소처럼 차분하고 냉랭했다. 다만 아주머니는 그를 잘 알기에 지금 몹시 긴장하고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사모님께서 어젯밤에 제대로 못 자서 머리 아프고 눈이 시려서 진통제를 드셨어요.”

전태윤은 아무 말이 없었다.

‘놀랐잖아! 아주머니도 참, 똑바로 얘기하실 것이지. 난 또 예정이가 약 먹고 자살하려는 줄 알았잖아. 내가 괜한 생각을 했네.’

하예정은 누구보다 밝은 성격이라 자살은 생각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전태윤을 위해 자살을 한다? 전태윤은 어이없다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난 예정이한테 심효진보다 못한 존재야.’

“도련님, 사모님께서 아침 드실 때 저한테 다 얘기하셨어요.”

숙희 아주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도련님, 제가 볼 때 도련님이 꼭 짚고 넘어가셔야 할 것 같아요. 도련님께서 왜 사모님을 좋아하시는지, 사모님의 어떤 점이 좋은지 말이에요. 도련님 요구대로 사모님을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진짜 그렇게 변하면 도련님은 사모님을 계속 좋아하실까요?”

“예정이는 나한테 아무 얘기도 안 해요. 노동명이 다 아는 걸 내가 모르는 게 말이 돼요?”

“그럼 도련님은 사사건건 사모님께 얘기하셨나요? 잊지 마세요. 도련님은 아직도 사모님께 본인 정체를 숨기고 있어요. 정작 도련님이야말로 사모님께 너무 많은 걸 숨기고 있다고요.”

전태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아주머니는 대체 누구 편이에요?”

“저야 당연히 도련님 편이죠. 이게 다 도련님 잘 되라고, 도련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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