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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집에 건물이 하도 많아 임대비용을 받다가 지쳐 쓰러질 정도라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심씨 일가가 바로 이런 재벌 가문이다.

“그냥 효진이랑 소 대표님이 계속 만나게 놔둬요. 서로 알고 지내다 보면 사랑이 싹틀 거예요.”

성소현한테서 소정남에 관한 얘기를 듣자 심효진과 소정남은 같은 부류의 사람인 듯싶었다. 둘은 모두 시끌벅적한 걸 좋아하고 소정남이 생생 정보통이다 보니 모든 가십거리를 제일 먼저 알게 된다.

“소 대표님께 물어봤는데 효진 씨를 아주 좋게 보고 있더라고. 대표님께 시간을 좀 줘. 알아서 움직이실 거야. 인제 곧 구정이라 회사 전체가 바삐 돌아치고 있어. 소 대표님의 직급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설 연휴가 시작되면 대표님도 개인감정을 케어할 시간이 생길 거야.”

전태윤이 출장 가는 동안 소정남과 전이진은 함께 회사에 남아 분주히 보내야 한다.

하예정은 알겠다며 머리를 끄덕였다. 실은 그녀도 심효진을 멀리 시집 보내고 싶지 않았다. 만약 심효진과 소 대표가 함께 있으면 전태윤에게도 매우 유리하다. 소 대표의 도움을 받고 승승장구하여 연봉도 오르고 두 사람의 경제조건도 점점 더 여유로워질 테니까.

‘나 지금... 친구 팔아서 돈을 벌려는 거야?’

그들 부부는 소개팅에 관한 얘기를 한참 나눴다. 하예정은 팩을 뗄 시간이 다 돼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잠시 후 그녀는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곧게 침대 머리맡에 다가가 슬리퍼를 벗고 침대에 누우며 옆자리를 툭툭 쳤다.

“태윤 씨, 이리 와요. 내 몸 따뜻하게 녹여줘요. 몸이 따뜻해지면 금세 잠들 것 같단 말이에요.”

전태윤은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날 핫팩 취급하는 거야?”

“핫팩은 충전해야 하잖아요. 당신은 충전할 필요도 없고 핫팩보다 더 따뜻하니 가성비 굿이에요.”

전태윤은 말문이 턱 막혔다.

그는 가까이 다가와 그녀를 향해 누워서 가볍게 이마를 톡 두드렸다.

“그럼 난 너한테 핫팩 말곤 다른 용도는 없는 거야?”

“당신한테 달라붙어 몸을 녹이는 것 말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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