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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하예정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주서인 씨, 화장실 가서 거울 좀 비춰봐 봐요. 어머, 거울도 없겠다. 우리 언니가 돈 주고 산 거울이라 겨우 다 뜯었거든요. 뭐 그럼 휴대폰 셀카 모드로 얼굴 좀 비춰봐요. 본인이 얼마나 뻔뻔스럽게 생겼는지 보란 말이에요. 우리 언니랑 서인 씨 동생은 인제 이혼해서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대체 무슨 체면으로 우리 언니한테 집을 구해달라고 해요? 언니가 당신들 길바닥에 나앉게 했어요? 그거 다 본인들이 자초한 일이잖아요. 자업자득이라고 하죠. 헤어질 때 좋게좋게 얘기해서 언니가 받을 손해배상 비용을 선뜻 줬더라면 지금처럼 길바닥에 나앉을 일은 없었겠죠. 어휴, 오늘 날도 참 추운데 창문까지 다 뜯어버려서 집에 칼바람이 휘몰아칠 거예요. 다들 잠은 제대로 잘 런지나? 뭐 그래도 다들 파렴치한 사람이라 인원수도 많겠다, 똘똘 뭉치면 칼바람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거예요. 별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 이불 안이 너무 따뜻해서 좀 더 자야겠어요. 그럼 이만.”

말을 마친 하예정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어서 김은희의 휴대폰 번호를 바로 차단해버렸다.

괜히 끝까지 들러붙어 전화를 걸어 귀찮게 하면 안 되니까.

주서인은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

“하예정 이게 진짜 죽으려고! 못 된 년, 말발은 또 왜 이렇게 센 건데? 저년 남편은 어떻게 참는대? 엄마, 이젠 우리 어떡하냐고?”

주서인이 엄마에게 물었다.

“한 가족이 짐을 바리바리 싸서 왔는데, 시댁 식구들한테도 이리로 와서 설 연휴 보낸다고 다 얘기했는데 인제 와서 다시 돌아가라는 거야?”

“엄마, 안아줘요.”

아빠 품에서 금방 깨난 임정한이 손을 내밀어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했다.

주서인은 짜증 섞인 얼굴로 아들을 안고 주경진에게 다시 얘기했다.

“아빠, 그러니까 내가 뭐랬어. 너무 빨리 하예진의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된다고 했잖아! 계좌 이체하지 말라고 했잖아. 인제 봐봐, 연락 두절이야. 돈을 챙겼으니 우린 아예 안중에도 없다고. 앞으론 우빈이 만나기도 힘들 거야. 다들 그년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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