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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알겠다고요. 나 다 기억해요. 금방 혼인 신고했을 때도 아니고 말이야.”

하예정이 하품을 해댔다.

“태윤 씨, 얼른 자요. 내일 출장 간다면서요. 푹 자야 머리도 맑아져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가까이 다가가더니 전태윤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여보, 잘 자요.”

전태윤은 순간 짙은 눈빛으로 돌변하여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이대론 도저히 놓아줄 수 없었다.

그는 깊은 눈동자로 하예정의 예쁜 얼굴을 뚫어지라 쳐다봤다.

하예정은 평소 화장기 없이 민얼굴로 자주 나다니지만 피부관리에 엄청 신경 쓰다 보니 얼굴이 매끄럽고 촉감이 좋았다.

그녀는 타고난 미모를 지녔다.

전태윤은 그녀를 처음 봤을 때 이 점을 바로 인정했다.

다만 미인을 너무 많이 봐오다 보니 처음 그녀를 봤을 때 아무런 느낌이 없었을 뿐이다.

“예정아, 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

그가 처음 여보라고 불렀을 때 하예정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전태윤은 그 뒤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슴만 답답할 따름이었다.

여보라는 애칭이 그다지 닭살 돋지 못하고 가벼운 감정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 두어 마디 부르곤 더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여보라고 불렀을 때 감미로운 목소리가 전율처럼 그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태윤 씨.”

“아니, 날 여보라고 불렀잖아.”

“그게 왜요? 여보 맞잖아요. 내 여보.”

전태윤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짓누르며 뜨거운 키스로 제 마음을 전달했다.

진한 키스를 마친 후 하예정은 그가 떡하니 내려놓은 커다란 손을 뿌리치며 다시 몸을 돌리고 누워 말했다.

“자요 얼른,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전태윤이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먼저 자. 난, 샤워하고 올게.”

그는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와 황급히 욕실로 들어갔다.

부부의 감정이 무르익어갈 때 진한 키스는 금물이다. 전태윤은 하마터면 선을 넘을 뻔했다. 애석하게도 지금은 타이밍이 적절치 못했다.

추운 겨울 찬물로 샤워하는 기분은 짜릿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하예정도 다시 반듯하게 누우며 중얼거렸다.

“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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