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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주경진이 날카롭게 째려보자 주서인은 더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동생 주형인한테만 미친 듯이 곁눈질을 했다.

주형인은 누나의 눈빛을 보더니 냉큼 목을 축이며 하예정에게 말했다.

“처제, 그냥 우리 누나가 요한이 데리고 가서 사과하면 되지? 나도 우빈이 아빠라 보호자 중 한 명이니까 결정권이 있는 것 같은데.”

하예정이 한심하다는 듯이 쏘아붙였다.

“우빈이 아빠란 걸 알고는 있었네요? 다른 아빠들은 제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면 칼을 들고 가서라도 상대방을 때려죽일 기세던데 형부는 어쩜 이렇게 무덤덤할 수 있죠? 조카가 아들보다 더 소중하나 봐요?”

이어서 그녀는 임수찬에게 말했다.

“우빈이는 응급실에 실려 가서 겨우 살려냈어요. 전면 검진도 받았고요. 병원비용은 몇십만 원 정도 들었어요. 영수증 전부 가져왔으니 내가 막무가내로 돈을 요구한다고 뭐라 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일단 당신들이 요한이를 데리고 직접 우빈이한테 찾아가 정중하게 사과하고, 앞으론 두 번 다시 우빈이를 가까이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세요. 두 번째는 배상에 관한 문제인데 우빈이가 받은 정신적 충격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써야 치유가 되겠는지 모르겠네요.”

“그 금액은 아직 가늠할 수 없어 지금 일단 병원비부터 배상하세요. 추후에 우빈이가 또다시 치료를 받는다면 그때도 모든 비용을 당신들이 부담해야 할 거예요. 영양제며 정신적인 손해배상이며 전부 다요. 우리도 너무 많이 요구하진 않아요. 어제 병원비까지 다해서 일단 천만 원만 배상하세요.”

주서인이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예정 씨, 아예 은행을 털지 그래요? 우빈이가 고작 몇 살인데 영양제, 정신적 손해배상이 웬 말이냐고요? 그럼 우리 요한이도 맞았는데 당신들이 배상해줄래요?”

하예정이 되물었다.

“당신 아들이 누구한테 맞았죠?”

주서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 후 그녀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형인이랑 예정 씨 언니가 곧 이혼하게 되니 일부러 이러는 거죠? 그 돈이면 예진이한테도 어마어마한 액수일 텐데요. 두 살짜리 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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