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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누나 지금...”

주형인이 말을 끝내기 전에 조수석에 타고 있던 주경진이 손을 내밀어 그의 휴대 전화를 빼앗았다.

“형인아, 넌 운전에 집중해.”

주경진은 어두운 목소리로 아들에게 한마디 하고는 휴대 전화를 들고 딸에게 말했다.

“하예정한테 배상을 요구했다간 내가 절대 가만 안 있어.”

아빠의 목소리에 주서인은 억울한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빠, 수찬 씨가 요한이를 때렸어.”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아빠가 혼 좀 내는 게 뭐? 너희들도 어릴 때 말을 안 들으면 나한테 많이 맞았어.”

주서인이 잠깐 멈칫하다가 말했다.

“아빠 제정신이야? 지금 하예진네 자매 편을 드는 거야? 아빠 딸은 나야. 내가 친딸이라고! 요한이가 아무리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애야. 잘못을 저질러봤자 얼마나 큰 잘못이겠어. 얘가 뭐 사람을 죽였어, 도둑질이라도 했어? 그냥 우빈이 몇 대 때린 것뿐이잖아. 요한이가 그러는데 정한이가 우빈이한테 맞아서 우는 걸 보고 형으로서 동생을 대신해 나서준 거라고 했어. 고작 발로 몇 대 걷어차고 뺨을 때렸을 뿐인데 병원에 실려 갔다고? 별일도 아닌 거 가지고 일부러 떠들썩하게 구는 게 틀림없어.”

주서인은 파출소에서 본 자신의 집 CCTV를 인정하지 않았다. 화면 속에는 주우빈이 그녀의 큰아들에게 따귀를 연속 몇 대 맞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있었다. 양쪽 볼을 다 합하면 아마 십여 대는 될 것이다.

경찰들은 임요한의 퉁퉁 부은 얼굴과 벨트에 맞은 상처까지 봤지만 못 본 척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임요한만 못된 애라면서 만약 하예정이 오지 않았더라면 주우빈이 맞아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애들은 사람을 세게 때리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몰라 때릴 때 힘을 조절하지 못한다. 아무튼 주서인은 주우빈이 죽지 않았기에 자기 아들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정한이 먼저 주우빈을 때려서 주우빈이 받아친 바람에 정한이 울며 주우빈을 때리라고 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혔어도 자기 자식이니 잘못이 있어도 없다고 감싸야 했다. 남의 자식이 죽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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