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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전태윤은 잠깐 침묵하다가 남동생들에게 물러서라고 했다. 그들이 자리를 비켜주자 주형인은 부모님과 함께 바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주우빈을 안고 있던 하예진은 얼음을 떼고 주형인에게 주우빈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한참 동안 얼음찜질했는데도 부기가 여전히 빠지지 않았다.

아이의 피부가 가뜩이나 여린데다가 임요한이 세게 때린 바람에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아들의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고 평소 맑고 반짝이던 두 눈에 두려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평소 아들을 별로 챙기지 않던 주형인마저도 마음 아파하며 임요한을 인간도 아니라고 욕했다.

“요한이 어떻게 이런 어린애한테... 내가 정말 너무 오냐오냐했어.”

김은희가 주우빈의 얼굴을 어루만지려 하자 화들짝 놀란 주우빈은 고개를 홱 돌리며 엄마의 품에 머리를 숨겼고 겁에 질린 채 두 손으로 엄마의 옷을 꽉 잡았다.

“엄마, 엄마.”

하예진은 시어머니의 손을 밀쳐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우빈이 당신들 무서워하니까 만지지 말아요.”

“임요한 이 빌어먹을 놈, 내가 가서 제대로 혼내줘야겠어. 내 손자를 때리라고 지금까지 키운 거 아니야!”

주경진은 주우빈을 걱정한 나머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주경진네 부부는 수년간 딸의 세 아이를 돌봐줬다. 아들네 식구가 시 중심에서 살고 또 아들과 함께 지내기를 원치 않아 한다고 가까이 사는 딸이 주경진네 부부를 자기 집으로 모셔갔다. 듣기 좋아 모셔간 거지 사실은 자기 애들을 봐달라는 뜻이었다.

주서인의 시부모는 그녀의 아이든 시동생네 아이든 절대 봐주지 않았다. 아이는 부부의 자식이기 때문에 부부가 알아서 키워야 한다고 했다.

주경진네 부부는 세 외손주를 최선을 다해 돌봐준 것도 모자라 평소 아들이 주는 용돈도 딸네 가족에게 거의 다 쓰다시피 했다. 그런데 그 결과 힘들게 키운 외손자가 친손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주경진은 자신이 이리도 배은망덕한 외손자를 키웠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주우빈을 달랜 후 하예진이 시댁 식구들에게 싸늘하게 물었다.

“우빈이 이렇게 된 걸 보니까 인제 만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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