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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전태윤은 문을 잠근 후 하예정을 잡고 걸어가며 말했다.

“내 친구가 알아봤는데 네 형부 지금 호가 호텔에 있대. 거긴 성씨 그룹 산하의 호텔이야. 내가 전씨 그룹에 출근해서 아는데 두 그룹이 라이벌 관계야. 혹시라도 성씨 그룹에서 내 얼굴을 알아볼까 봐 검게 칠했어. 이러면 못 알아볼 거야.”

하예정은 그가 그린 모반을 힐끔거렸다. 이 급한 와중에 그 생각까지 하다니, 참으로 세심한 사람이었다. 전씨 그룹에 출근하는 사람은 역시 달랐다.

하예정은 이젠 할머니의 말을 완전히 믿게 되었다. 할머니가 그녀 앞에서 전태윤의 칭찬을 늘어놓을 때 전태윤이 아주 세심한 남자라고 했었다. 물론 그가 다정하게 대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세심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 갔다 와서 비누로 씻어요.”

문구 서점을 운영하는 하예정은 피부에 묻은 펜을 지우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전태윤은 갔다 와서 하예정더러 깨끗하게 씻어달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 다시 삼켜버렸다.

이런 상황에 할머니와 소정남이 옆에 있었더라면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그 입은 장식으로 달아놓은 거야? 제 앞의 말도 못 해?”

“전 대표, 용기 있게 얘기해!”

하예정 부부와 숙희 아주머니는 각자 할 일을 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서현주는 하예진과 통화를 마친 후 욕실 문을 두드렸다.

주형인이 문을 열자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한참이 지나서야 욕실에서 나왔다. 주형인이 서현주를 안고 나왔는데 그녀의 볼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두 사람이 욕실에서 무엇을 했는지 다 알 것이다.

침대에 누운 서현주는 주형인의 품에 안긴 채 갑자기 말했다.

“형인 씨, 까먹을 뻔했네요. 아까 형인 씨 와이프가 전화 와서 내가 받았는데 당장 집으로 오래요. 설마 우리 관계 의심하는 건 아니겠죠?”

그녀의 말에 주형인이 그녀를 밀어내며 벌떡 일어나 앉더니 두 눈을 부릅뜨고 조급하게 말했다.

“그걸 왜 인제야 얘기해?”

그의 태도에 기분이 언짢아진 서현주가 속상한 척했다.

“아까 얘기하려고 욕실 문 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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