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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이 늦은 시간에 누구야?”

주형인이 어두운 얼굴로 중얼거리며 문을 열러 나갔다. 문을 연 그는 문 앞에 서 있는 뚱뚱한 여자를 본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하예진이 왔어? 내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지?’

두 부부는 서로 빤히 얼굴을 쳐다보았다. 하예진은 웃통을 벗은 그를 본 순간 십여 년 동안의 감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남자가 여자를 배신하는 건 아주 빠르고 쉬운 일이었다.

정신을 차린 주형인이 굳은 얼굴로 하예진에게 물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우빈이는? 이 늦은 밤에 우빈이 옆에 있지 않고 여긴 왜...”

“형인 씨, 누구예요? 누군데 문을 그렇게 세게 두드린 거예요?”

주형인이 하예진을 탓하는 와중에 서현주가 다가왔다. 그녀는 잠옷 차림에 머리를 풀어 헤치고 있었다. 조금 전 두 사람이 뜨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목에도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 상황을 목격한다면 바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단번에 알아챌 것이다.

“여우 같은 년!”

하예진이 뚱뚱한 몸으로 문을 막고 있는 주형인을 밀어내더니 신속하게 안으로 달려 들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주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서현주의 긴 머리를 냅다 잡고 다른 한 손을 들었다.

“짝짝짝짝!”

서현주에게 연거푸 따귀 네 대를 날리는 그녀의 동작은 그야말로 거침없었다.

“으악!”

서현주가 비명을 질렀다.

“나 대신 내 남편을 챙겨주겠다더니. 천한 년! 이렇게 챙겨준 거였어? 와이프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네가 뭔데 챙겨? 오늘 절대 가만 안 둬, 이 여우년아!”

하예진은 욕설을 퍼부으며 서현주에게 손찌검했다. 서현주가 반항하려 했지만 하예진이 먼저 기선을 제압한 바람에 반항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었다.

힘이 센 하예진은 서현주를 단숨에 바닥으로 넘어뜨리고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타 연신 따귀를 때렸다. 따귀를 때리는 소리가 어찌나 쨍쨍한지 귀청이 다 떨어질 지경이었다.

그때 현장에 도착한 하예정은 그 광경을 목격하고 넋을 놓았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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