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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엄마랑 통화를 끝낸 후, 전태윤은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그는 고양이를 안고 베란다의 그네 의자에 앉아 있는 하예정한테 물었다.

"나 몰래 우리 엄마를 만난 적 있지?"

하예정은 멈칫거렸다.

시어머님을 만난 얘기를 꺼낸 적도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지?'

하태윤은 그녀 앞으로 걸어와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

"너 오늘 우리 엄마 만났지?"

하예정은 그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시어머니가 뭐라도 일러바친 줄 알고 바삐 해명하기 시작했다.

"당신 옷을 살 때 어머님을 만났어요. 인사라도 드릴까 했는데 어머님이 저를 못 알아보시고 친구와 얘기하면서 지나가는 바람에 인사도 못 드렸어요."

전태윤은 총명한 사람이다.

심지어 자기의 친엄마다. 그는 비록 어릴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부모님과 멀어지지 않고 친하게 지냈다.

하여 엄마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전태윤의 엄마는 하예정이 자기의 며느리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한테 알리기 싫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그가 이 바닥에서 기혼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하예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예정이라는 사람이 싫은 것이 아니라 출신이 전태윤과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엄마는 그를 가여워했다. 그의 할머니는 아홉 명의 손자가 있는데 그는 하필 하예정과 결혼하여 할머니의 은혜를 대신 갚는 것 같았다.

전태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그는 갑자기 입을 열고 말했다.

"우리 엄마가 눈이 좀 나빠. 그리고 안경을 끼는 것을 싫어하셔서 길 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도 친하지 않으면 그냥 보고 인사 하지 않고 지나가."

하예정은 사실을 알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구나. 어쩐지 어머님이 저를 보는 것 같았는데 저를 모르는 척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난처해서 인사를 다시 하지 않았어요."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음에 밖에 나가 쇼핑할 때, 안경을 끼라고 말씀드려야겠어. 집에 돌아가신 후 너를 본 것 같아서 나한테 전화했어. 그래서 오늘 우리 엄마 만났냐고 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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