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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당신한테 주는 서프라이즈에요."

전태윤은 쇼핑백을 받아쥐고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또 옷이야?"

그는 쇼핑백을 열어 보았다.

'이번엔 후하게 다 브랜드로만 골랐네.'

"남자한테 선물을 준비해 본 적이 없어서 많이는 준비하지 못하고 요만큼만 준비해 봤어요. 전에 선물한 옷은 비싸지 않지만 이번엔 명품이에요. 그때 그 옷은 20만 원이었지만 이 옷은 200만 원이나 하는걸요. 돈을 몸에 걸치고 다니는 게 서프라이즈가 아니고 뭐예요? 전 지금껏 이렇게나 비싼 옷은 입어보지 못했어요."

전태윤이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 성격과 지갑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이런 옷을 나한테 사준 건 정말 서프라이즈가 맞아."

'지난번에 선물한 옷이랑은 비교도 안 돼. 그래, 이걸 서프라이즈라고 할 수 있지.'

"제 언니를 도와 주형인이 바람 난 증거를 찾아줘서 고마워요."

"나한텐 식은 죽 먹기야, 당신 언니가 내 누나기도 하잖아. 내가 내 누나를 돕는 건 마땅한 일이 아니야? 나한테 옷까지 선물하며 고마워할 필요까지야."

'어쩐지 나한테 옷 선물한다고 했어. 고마워 그런 거였어.'

그녀가 깍듯하게 대한다는 건 그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아 도움을 받기만 하면 은혜를 갚고 싶은 것이었다.

전태윤은 이런 생각이 들자 어쩔 바를 몰랐다.

갓 결혼했을 적 그녀가 이렇게 자기를 대한다면 그녀가 예의 바르다고 생각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녀의 지나친 예의 바른 모습에 자신이 아직 그녀의 가족으로 되지 않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를 나무랄 수 없었다.

계약서를 작성한 건 그이지 않은가.

"언니가 항상 당신한테 잘하라고 했어요. 다음에 언니 만나면 꼭 제가 옷 사줬다고 얘기해야 해요."

전태윤은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 누나 만나면 꼭 말할게, 내가 입은 옷들 모두 당신이 사준 거라고. 나한테 속옷까지 사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신이 사준 거라고 말할 수도 있어."

"속옷 없어요? 무슨 색깔 좋아해요? 200만 원이나 하는 슈트도 사줬겠다, 속옷 몇 벌은 충분히 사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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