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좀 있긴 해. 귀찮아서 안 들었거든. 근데 왜 갑자기 이 일을 묻는 거야?”태윤은 잠시 침묵했다 말을 꺼냈다.오전에 네 차를 긁은 그 여자 말이야. 알고 보니 우리 할머니 목숨을 구해준 은인의 친언니더라고. 부모도 없이 자매 둘이서만 의지하고 살았나 봐. 그 사고 낸 여자는 지금 가정주부라서 수입이 없는 상태고. 네 차를 긁고 나서 보상비 때문에 파산하는 거 아닌지 걱정하더라고.“……. 진짜? 네 할머니를 구해준 은인의 언니라고? 근데 어떻게 알게 된 거야?”태윤은 거짓말을 했다.“할머니가 그 생명의 은인을 좋아하거든. 그래서 자주 그 사람 찾아가서 얘기하고 그러나 봐. 저녁에 만났는데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더래. 그래서 할머니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그 하 씨 여자가 말해줬나 봐. ““어, 맞아! 그 여자도 하 씨라고 하더라. 내 차 부딪힌 사람 이름이 하예진이래. 그럼, 그 할머니 은인 이름은 뭐라는데?”“하예정.”“이름만 들어도 자매인 줄 알겠다. 네 할머니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라니, 네 할머니면 내 할머니와도 마찬가진데. 그럼 굳이 돈 얘긴 안 해야겠다. 그 정도는 솔직히 쳐다도 안 보는 돈이니까. 근데 내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 그 여자는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할 거야.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아?”이동명은 이씨 가문의 넷째 아들이다. 올해 35세인데 가문의 사업을 이어받진 못했지만, 자기 힘으로 이 씨 그룹을 세웠다. 계열사도 꽤 많았다. 그는 바로 틀림없는 백만장자였다.성격도 시원시원했고, 의리가 있었다. 지금보다 더 젊고 혈기 왕성할 때는 한때 조직에 몸담기도 했었다. 얼굴에 있는 칼자국도 그때 남겨진 흉터다. 흉터 없애는 성형도 귀찮아서 안 한터라 무슨 말만 해도 얼굴의 흉터 때문에 더 무섭게 보였다.“그래, 그 사람도 이번 일을 계기로 조심하게 하는 게 좋지. 돈이 많이 드는 거 아니면 얘기해 봐.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 나는 그냥 우리 할머니 은인이니까 할머니 얼굴을 봐
이날 저녁 예정은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계속 꿈도 꿨다. 다음날 일어났을 땐 기운도 없는 듯했다.예정은 여느 때처럼 전날 입었던 옷을 빨아 베란다에 널러 갔다. 그녀는 그제야 베란다에 걸린 스테인리스로 된 빨래 봉을 발견했다. 태윤이 설치해 놓은 것이다. 그렇게 큰 베란다에 다양한 꽃들도 가득 찼다. 대부분은 이미 피었거나 꽃봉오리가 올라온 상태였다. 꽃송이가 크고 심지어 화려한 그런 꽃들이었다. 잠시 이 꽃들에 예정의 모든 정신이 빼앗겼다.예정이 옷을 다 널은 후 어제 아침에 사 온 화분 받침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화분들을 올려주었다.화분들과 한창 씨름하고 있는데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급히 고개를 돌려 보았다. 까맣고 검은 눈동자를 한 태윤과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고 차가웠다. 결혼한 지 며칠은 됐으니 이런 차가운 모습은 이미 적응이 된 듯했다.“태윤씨, 좋은 아침이에요.”예정은 인사하며 태윤을 칭찬했다.“태윤씨, 당신이 사 온 꽃들 다 너무 예뻐요. 일은 참 잘하네요.”태윤은 자신에게 맡겨질 일은 빈틈없이 잘 처리할 수 있다.태윤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으면, 나한테 또 얘기해.”사실 예정이 태윤에게 부탁한 일은 태윤에게는 아주 사소한 일에 불과했다. “알겠어요.”예정은 웃으면서 계속 화분을 정리했다.“근데, 어느 꽃집에서 산 거예요? 정말 잘 키워진 꽃들이에요.”태윤은 거짓말을 했다.“꽃가게가 한두 군데 아니야. 사실 그 꽃집 이름을 잊어버렸거든.”태윤이 짧게 대답 하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가 한 일이 자기 마음에 들기만 하면 되니까.“아침 뭐 사 왔어?”태윤이 물으니까 아침거리를 깜빡한 게 생각났다. 그녀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아, 벌써 7시가 넘었네.’그녀는 몸을 일으켜 미안하다고 말했다. “태윤씨, 오늘 아침 사 오는 걸 깜빡했어요. 지금 가서 사도 늦지 않으니까 얼른 다녀올게요. 당신 먼저 씻으세요. 내려가서 얼른 사
“태윤씨, 저 불렀어요?”예정은 베란다에서 대답했다.태윤은 꽈배기를 씹으면서 베란다로 걸어갔다.“당신 언니 일 말이야,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그 차주가 우리 회사 VIP 고객 중 한 명이더라고. 어제 저녁 늦게 생각났어. 이 대표한테 연락했더니 수리비가 한 이백만 원쯤 나올 것 같데.”예정은 꽃들을 다듬고 있었지만, 태윤의 말에 집중했다. 태윤은 여전히 예정의 표정이 그다지 밝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어젯밤 뒤척이던 이유가 바로 언니의 수리비 때문인 것이 분명했다.예정은 고개를 돌려 태윤을 바라보았다. 태윤은 자연스럽게 꽈배기를 씹고 있었다.‘뭐야, 음식 안 가리고 다 잘 먹잖아?’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입으로는 다른 말을 꺼냈다.“당신이 어떻게 고객 차인지 알았어요?”예정의 언니조차도 그 차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고, 알고 있는 건 겨우 거친 포스가 느껴지고 얼굴에 칼자국 흉터가 있어서 보는 사람이 쉽게 놀랄 수 있다는 것이다. 아, 우빈이도 그 사람을 매우 무서워한다.“어제 늦게 이 대표가 우리 회사에 왔었어. 내가 직접 일을 처리해드렸거든. 그때 이 대표차 가 좀 긁힌 걸 보고 내가 물었지. 어떤 여자가 애가 탄 유모차로 자기 차를 쳐서 긁었다고 하더라고.”“어젯밤에 당신이 나한테 말할 때, 생각나긴 했었어. 설마 그 분차인가 싶더라고. 그래서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그 여자 이름이 예진이라던가. 어, 하예진. 처형 이름이 하예진 맞지? 이 대표가 언니한테 연락처를 달라고 그랬나 봐. 수리비 청구한다고.”예정은 화분 정리를 마치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맞아요. 내 언니 이름이 하예진 이예요. 와, 진짜 신기하네. 근데 이 대표가 정말로 이백만 원이면 된데요?”그 정도면 언니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내가 물어봤는데, 그렇게 말하더라고.”예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다행이네요. 태윤씨. 고마워요.”자매는 큰 돈을 보상해줘야 하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수리비가 이백만 원 정도라니, 지금 예정은 뜨
제부는 남편과 달랐다. 대신 알아봐 주기도 하고 아마 부탁까지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수리비도 적게 받았을 것이다.물론, 2백만 원은 지금의 그녀에게도 큰돈이다.‘그저 돈으로 교훈을 샀다 하고 생각하는 거야, 앞으로 거리에 나갈 때는 반드시 주의할 거야, 좋은 차는 긁지 말아야지....‘“네 남편 곧 돌아오지?""응, 내일 돌아와.""알았어, 모레 네 형부랑 일찍 갈게. 네가 직접 요리하는 거지? 언니가 가서 도와줄게."몇 년 동안 여동생과 함께 살아온 예진은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아이도 있고, 또한 남편의 요구이기도 하고, 회사에 나갈 수가 없어 집에서 주부일만 하고 있지만 말이다.두 자매는 전화로 잠시 잡담을 나누고서야 통화를 끝냈다."태윤씨, 태윤씨는 매일 밤 야근해야 하나요?""무슨 일 있어?""이제 곧 주말이 다가오는데 할머니와 태윤씨 부모님도 오시고 할거잖아요, 아무래도 요즘 시간을 내어 필요한 것들을 더 사 와야겠다고 생각해요.”태윤은 그 말에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그는 일이 바쁘고, 매일 스케줄도 꽉 차서, 그녀와 함께 쇼핑 갈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태윤이 말을 하지 않자 예정은 바로 말을 이었다. "태윤씨, 시간 안 되면 나 혼자 사러 갈게요.” "당신이 이 집 여주인이니 집안일은 당신이 알아서 해. 큰일은 나에게 맡겨."그는 집안의 사소한 일에 관여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그럼, 오늘은 가게에 안 가고 쇼핑하러 간다고 효진이한테 말할게요."태윤은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그의 방으로 돌아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서 다시 나왔다.“나 회사 나가."“조심해서 운전해요."태윤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찐만두와 두유를 들고 나가 아내 앞에서 가난한 척을 하기 위해 산 보통 차를 몰고 아파트를 떠났다.동네를 빠져나온 뒤 자신의 롤스로이스와 경호원 차량이 모두 길가에 서 있는 것을 본 그는 서서히 차를 세웠다."큰 도련님."경호원들은 신
어젯밤, 예정은 태윤이 밤늦게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토요일 아침에 함께 시장에 가서 장을 보기로 약속했다,.그리고 할머니와 통화를 하였는데, 오늘 올 시댁 식구들이 아마 두세 테이블 정도는 될거라고 했다. 태윤의 그 많은 남동생들도 모두 오니....할머니는 그녀와 태윤이 이미 혼인 신고를 하였으니 이제는 그들 전씨 가문의 며느리로서 전씨 가문의 어른을 만나는 것 외에, 남편 밑에 있는 동생들도 그녀라는 큰형수와 만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다.오늘 사야 할 식재료가 많아, 그녀 혼자 가면, 아마 들고 오기 힘들 것 같아 태윤을 불러 차를 몰고 가기로 했다.그날처럼 태윤은 새벽 6시에 예정의 음성 전화에 잠을 깼다.잠에서 깬 태윤은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참고 또 참아 가까스로 자기 아내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태윤씨."예정의 맑고 깨끗한 소리가 듣기 좋게 들려왔다."10분 뒤에 나갈게.""좋아요, 제가 제육볶음을 하였으니 이따가 나오면 먹어봐요, 다 먹고 나서 같이 장 보러 가요.""당신…. 몇 시에 일어났어?"이제 새벽 6시에 불과한데 그녀는 이미 아침 식사를 다 차렸다."5시 넘어서 일어났어요."한 사람이 두세 테이블의 식사를 준비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예정는 일찍 일어나야만 했다.태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통화를 끊는다.그녀가 자기 가족을 중시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녀의 이러한 태도에 태윤은 만족을 느낀다.10분 후,태윤은 일상복 차림으로 주방에 모습을 드러냈다.예정은 혼자 아침을 먹고 있다가 그를 향해 웃었다. "내가 볶은 제육볶음 한번 먹어봐요, 언니가 내가 볶은 제육볶음이 가장 맛있데요."태윤은 접시를 한 번 쳐다보았는데, 비주얼도 괜찮았고, 식욕도 좋아 보였다. 그는 한 접시의 제육볶음을 다 먹었는데, 확실히 맛있었다. 그녀의 요리 솜씨는 매우 좋은 것 같다. 그녀가 직접 만든 아침을 먹는 것이 밖에서 사온 아침을 먹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그들은 마트에서 두 시간 동안 쇼핑하며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고급차로 외출하는 것이 습관이 된 태윤은 평소에도 몸을 단련하고 킥복싱도 하는 사람이지만, 예정과 함께 2시간 동안 마트를 돌고 음식도 챙겨 드는데 피곤함을 느낀다.그는 이것이 회사에서 서류 처리하고, 회의를 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했다.집에 도착하여 차를 세운 뒤, 예정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전씨 할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예정아, 집에 있어? 우린 지금 아래층에 왔는데....""할머니, 저희 금방 마트에 갔다 오는 길이에요, 거기서 조금만 기다리시면 금방 갈 거예요.""태윤이랑 마트 갔다 왔니?"할머니는 흐뭇하게 들으셨다. 차갑고 도도한 큰손자가, 뜻밖에도 자기 아내와 함께 마트에 장 보러 가다니....가난한 척 하겠다더니.... 그래 이참에 보통 사람답게 살아보라지 뭐."네, 가서 장 좀 보고 왔어요.""태윤이는 평소에 일이 바빠서, 여태 마트에 가본 적이 없으니 데리고 가 구경하는 것도 좋지. 예정아, 힘이 센 태윤에게 물건을 들어 달라 해, 너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고, 알았지?"’할머니, 대체 누가 친손자예요?’차에서 내린 예정은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받으며 한 손으론 뒷좌석 문을 열고 안에서 접을 수 있는 카트 한 대를 꺼냈다."할머니, 걱정 마세요”카트 사이즈가 작아 그녀가 산 야채와 과일을 모두 놓을 수 없었다. 남은 것은 태윤이 모두 들었는데....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았다."할머니, 지금 바로 갈게요.”"그래, 이따 봐."예정은 통화가 끊기자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카트를 끌고 양손에 바구니를 들어 손이 자유롭지 못한 태윤에게 말했다. "태윤씨, 어서 가요. 할머니께서 벌써 아래층에 도착하셔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대요."곧 그들은 젊은 부부가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예정은 카트를 밀고 있었는데, 그 카트 안에는 그녀가 산 야채, 음료수, 과일 등이 가득
"예정은 아직 모르고 있으니 다들 명심하고 정체를 드러내면 안 되는 거야, 알았지? 첫째 너희 부부는 퇴직금이 없어서 집에서 채소나 좀 심고 꽃 좀 기르고 하며 겨우 생활비 좀 벌 수 있다고 하는거 잊지 말고."“올 때 약속했던 것을 모두 잊지 마, 들통났다 태윤이한테 야단맞으면 나도 어쩌는 수가 없다.”할머니는 지금 큰손자가 돈 많이 못 버는 아주 평범한 남편으로 가장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여, 큰손자를 극구 도울 생각이었다.비록 할머니는 예정이가 절대 돈을 탐내지 않는 좋은 여자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지만 말이다. "알았어요!!!"모두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들은 하예정이 낯설지 않았다, 할머니를 구해준 사람이고, 또 처음에 그녀에게 감사를 표한 사람은 할머니의 아들들과 며느리들이었다.태윤의 엄마는 큰아들이 예정을 아내로 맞아들인 것에 대하여 별로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시어머니가 이미 그녀의 그 도도한 큰아들을 설득하여 결혼하게 하였으니, 그녀도 달리 막을 방법이 없었다. 예정이가 할머니를 구해준 것은 사실이고, 태윤 엄마도 그녀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들 가족도 이미 예정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그녀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었다. 예정은 그들의 보답을 완곡히 거절하였는데, 이는 뜻밖에도 할머니의 마음을 사게 하였다. 할머니는 그녀가 매우 훌륭한 인품을 가진 소녀라고 생각했다.그리고 힘껏 태윤과 예정의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소원 성취하신 것이다.다행히도 태윤과 예정은 조용히 혼인 신고만 했다. 태윤은 한동안 지켜보면서 그녀가 정말 할머니의 말처럼 좋은 사람이라 확신되야만 결혼식을 치르겠다고 했다.태윤 엄마는 마지막에 큰아들과 예정이가 조용히 헤어지길 원한다. 두 사람은 모든 면에서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물론 할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예정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이었다.”할머니.”젊은 부부가 다가왔다.예정은 미소를 지으면서 할머니와 인사를
사교성이 좋은 지율은 가장 빨리 예정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전혁은 큰형수가 형님을 짐꾼으로 만든 모습을 목격한 후, 큰형수를 자기의 든든한 지원자로 보았다.예진은 남편과 아들 우빈을 데리고 전씨 가족들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아내가 다른 사람의 고급차를 긁어 적지 않은 수리비를 보상하여야 하였는데, 태윤이 차주와 아는 사이여서 비로소 2백만 원만 배상하게 되었다. 주형인은 아직 만난 적이 없는 태윤을 정중히 보게 됐다.원래 오늘 두 집 식구의 만남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형인은 마음가짐이 바뀌게 되었는데, 직접 태윤을 만난 후, 그의 카리스마에 또 한 번 놀라게 되었다. 큰 그룹 회장 같은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안녕하세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예정의 형부입니다. "형인은 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태윤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태윤은 형인과 악수하며 담담하게 형님이라고 불렀고 예진한테 처형라고 인사를 했다.예진은 제부의 잘 생긴 얼굴을 보면서 사진에서 본 것보다 더 엄숙하고, 차갑고, 말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만족했다."우빈아, 이모부께 인사드려."우빈은 씩씩한 생김새에, 눈은 엄마 예진을 닮아 맑고 새까만 눈망울을 가지고 있었다. 눈에 항상 정기가 돌고 있는 것 같아 보는 사람의 귀여움을 자아냈다.태윤은 저도 모르게 귀여운 우빈에게 시선이 끌렸다. "처형, 우빈이 안아봐도 돼요?"”그럼요"예진은 동생에게 아들을 건네주었고 예정은 조카를 받아 안아 다시 태윤에게 건네주었다.예진의 이 동작은 태윤을 하여금 처형은 세심한 사람이란걸 느끼도록 했다. 그가 직접 아이를 받아 안으면 두 사람이 부딪칠까 봐 아이를 먼저 동생에게 넘긴것이다. 그와 예정은 부부이기에 이 정도의 스킨십은 괜찮은 것이다.우빈이는 태윤의 품에 안겨 계단을 올라갔다. 우빈은 아직 말을 잘 못하지만, 사람을 부를 줄은 안다. 보통 아이들은 태윤처럼 차가운 사람을 두려워 하기 마련이다. 전씨 가문의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
여운별은 예전에도 당한 적 있었다.여운초는 이전에 추미자의 강박적인 요구로 인해 집안일을 많이 하면서 힘이 세졌다.여운초가 손을 놓지 않자 여운별은 다른 손을 뻗어 여운초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여운초는 고개를 숙여 여운별의 손등을 힘껏 물었다.여운별을 너무 아픈 나머지 돼지 잡는 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여운초! 언니, 언니. 욕 안 하고 안 때릴게. 놔. 손 놔. 아파!”여운별은 아파서 내내 사정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그렇게 한참을 용서를 빌다가 그제야 손을 놓고 여운별의 손에서 입을 뗐다.여운별의 손은 이내 움츠러들었고 계속 떨고 있었다.그녀의 손등은 여운초에게 물려 핏자국이 났다.잡힌 손목도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여운초가 언제 동작이 이렇게 민첩했던가!놀랍게도 여운초가 여운별의 손목을 정확하게 잡고 손등을 물어뜯었다.여운별은 눈물을 글썽이며 차에 탄 언니를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여운별은 진작에 여운초를 눈빛으로 수없이 베어버렸을 것이다.“여운초! 여긴 내 집이야. 난 집에 갈 거야. 네가 뭔데 집안 하인들을 다 바꾸고 나를 들여보내지 않는 거야?”여운초는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차에서 내린 뒤, 차를 에돌아 여운별 앞으로 다가갔다.여운초가 더듬지 않고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을 본 여운별은 멍하니 여운초를 바라만 보았다.‘설마 여운초가 눈이 보이는 거야? 고모가 말하길 전이진이 어떤 신의의 제자를 청하여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다고 들었는데 그 신이의 제자가 이렇게 단 기간 내에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단 말인가! 실력이 이렇게 대단했다고?”여운초가 10년이나 앞을 보지 못해서 여준희와 여기저기 의사를 찾아다녀도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신의의 제자가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눈을 치료해 주었다는 생각에 여운별은 무척 놀랐다.여운별은 탐색하듯 손을 뻗어 여운초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여운초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여전히 똑같네. 안 보이지?”여운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운
경비원은 여운별이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듣고 집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고 집사가 대답했다.“여운별 씨가 더 떠들면 쫓아내요.”“알겠습니다.”최성욱은 그 상황을 보더니 김양훈을 꾸지람했다.“왜 또 운별이를 저렇게 소란피우게 만들어. 전씨 가문의 사람들을 건드리면 우리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다는 걸 알잖아.”김양훈은 격분하며 대답했다.“뭐가 두려워? 회사도 집도 차도 없는데 우리를 어쩌지도 못할걸. 우리가 잃을 일자리가 있어? 안 되면 쓰레기 수거하러 가도 돼. 요즘 그런 일도 돈을 잘 번다고 하던데.”최성욱이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했다.“나중에 쓰레기 수거도 못 할까 봐 걱정이야. 전씨 가문의 사람들 수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가서 운별이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가자. 저렇게 소란을 피우게 놔두지 말고.”김양훈은 입을 오므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운별이를 이용해 운초와 싸울 궁리나 하자. 운별이가 여씨 가문의 딸이니 우리 조카들은 그들 친딸과 재산을 다툰다 해도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할 거야.”최성욱의 말을 들은 김양훈은 그제야 최성욱과 함께 여운별의 입을 막고 강제로 끌고 갔다.두 형제는 여운별을 끌고 산에서 내려갔다.여운별은 두 남자보다 힘이 약했기에 그렇게 한참을 끌려갔다. 그러다가 여운별이 그들을 따라 내려가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비로소 그녀를 풀어주었다.여운별은 자신이 지금 두 사촌 오빠들에게 챙겨줄 이익이 없어 사촌 오빠들도 더 이상 예전처럼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얌전히 그들을 따라갔다.여운별이 서원 리조트에 가서 난리를 피운 사실을 명해은도 알고 있었다.여운초가 여운별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여운별이 입구에서 난리를 피우게 내버려 두었다. 몇 분 후면 포기하고 돌아갈 거라 믿었다.즐거운 주말은 이내 지나갔다.월요일이 곧 다가왔다.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던 전태윤 일행은 일요일 저녁에 리조트에서 시내로 돌아왔다.새벽 7시 반, 여운초는 차를 타고 꽃집에 가려고 준비했고 오후
여운별은 화가 나서 몸을 돌려 김양훈의 뺨을 후려갈겼다.짜악!김양훈의 얼굴은 화끈거렸다.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되받아쳐 여운별의 얼굴을 떼렸다.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어려서부터 사촌오빠들과 사촌 언니들은 여운별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기 때문이다.사촌 남매는 물론이고 두 고모도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다.여운별이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여 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그녀는 맞은 얼굴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김양훈을 노려보며 말했다.“감히 날 때리다니!”김양훈이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아직도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인 줄로 알아? 퉤! 넌 단지 감옥살이하는 여자일 뿐이야. 더는 고상한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아니라고!”“잘 들어! 네 엄마는 감옥에서 살아서 나올 수 없어! 네 어머니가 감옥 안에서 표현이 너무 안 좋아서 2년 유예기간이 끝나면 바로 사형 집행을 받을 거야. 네 아버지가 살아서 나올 수 있다고 해도 십여 년 후일 텐데.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네 아버지가 예전처럼 잘 살 수 있을 거라 믿어?”“네 부모님이 내 작은외삼촌을 죽였어. 이제 여운초의 세력이 강해졌으니 절대로 너희들을 행복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네 아버지가 나오더라도 운초는 네 아버지를 괴롭힐 수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거든. 네 부모님이 널 지지해 주시기를 바란다면 꿈 깨!”“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안 보여? 감히 전씨 가문의 구역에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을 장님이라고 욕해? 뭐? 천한 년? 죽고 싶으면 우리 둘을 끌어들이지 마! 우린 죽고 싶지 않으니까.”“넌 아직도 여운초가 예전에 네가 그 여운초라고 생각해? 예전부터 네가 운초를 괴롭히면서 그녀한테서 아무런 이득도 못 얻더니 정말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우리가 너에게 양보한 것은 단지 너의 부모님께 잘 보여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것일 뿐이야.”“아직도 상태를
이러한 사실들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여운초를 몰랐을 때 여운초가 여씨 가문에서 어떤 날을 보냈는지, 여운별이 여운초를 어떻게 대했는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진실을 알게 된 후로 여운별이 평생 감옥에 갇혀 나오지 못하기를 바랐다.따라서 여운초가 여운별을 상대할 때 모두는 여운초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도가 너무 가볍다고 여겼다.전이진은 약혼녀의 손을 잡고 소리 없이 그녀를 지지했다. 여운초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는 그녀를 지지했다.지금으로 오기까지 여운초는 너무 고생했다.팔자가 세지 않았다면 여운초는 오늘까지 살 수 없었을 것이다.여운초가 여운별을 괴롭히려고 하는 것과 추미자 모녀가 여운초에게 한 짓을 비교하면 여운초의 행동이 아주 가벼운 복수에 불과했다.여운초는 전이진을 흘겨보며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이진의 손을 맞잡았다.그녀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또 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사촌 오빠들과 함께 리조트 입구에서 회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밖에 에어컨이 없어서 경비실 입구에 앉아있는데 햇살이 너무 뜨거워 여운별은 너무 덥다고 느꼈다.사람은 더우면 마음이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여운별은 초조해하면서 투덜댔다.“물음 하나만 물었는데 왜 이렇게 답장이 안 와? 이게 무슨 X 같은 날씨야! 11월인데 아직도 이렇게 덥다니.”“조금만 더 기다려. 곧 답장이 올 거야. 관성 날씨는 원래 이렇게 더워. 음력으로 11월이 되어야 덥지 않을 거야.”내년 양력 2월이면 설이 다가온다.하지만 관성에서는 설날에도 춥지 않았다.“여운초가 일부러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 햇볕에 쬐어 죽으라고 괜히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이렇게 햇볕을 쬐는 줄 알았으면 양산을 가지고 올 걸 그랬다.여운별이 화를 내려고 할 때 경비원이 경비실에서 나와 미안한 표정으로 여운별에 말했다.“우리 둘째 사모님께서 운별 씨를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하니 어서 돌아가세요.”여운별은 벌떡 일어나 예쁜 얼굴에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