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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예정은 아직 모르고 있으니 다들 명심하고 정체를 드러내면 안 되는 거야, 알았지? 첫째 너희 부부는 퇴직금이 없어서 집에서 채소나 좀 심고 꽃 좀 기르고 하며 겨우 생활비 좀 벌 수 있다고 하는거 잊지 말고."

“올 때 약속했던 것을 모두 잊지 마, 들통났다 태윤이한테 야단맞으면 나도 어쩌는 수가 없다.”

할머니는 지금 큰손자가 돈 많이 못 버는 아주 평범한 남편으로 가장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여, 큰손자를 극구 도울 생각이었다.

비록 할머니는 예정이가 절대 돈을 탐내지 않는 좋은 여자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지만 말이다.

"알았어요!!!"

모두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들은 하예정이 낯설지 않았다, 할머니를 구해준 사람이고, 또 처음에 그녀에게 감사를 표한 사람은 할머니의 아들들과 며느리들이었다.

태윤의 엄마는 큰아들이 예정을 아내로 맞아들인 것에 대하여 별로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시어머니가 이미 그녀의 그 도도한 큰아들을 설득하여 결혼하게 하였으니, 그녀도 달리 막을 방법이 없었다.

예정이가 할머니를 구해준 것은 사실이고, 태윤 엄마도 그녀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들 가족도 이미 예정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그녀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었다.

예정은 그들의 보답을 완곡히 거절하였는데, 이는 뜻밖에도 할머니의 마음을 사게 하였다. 할머니는 그녀가 매우 훌륭한 인품을 가진 소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힘껏 태윤과 예정의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소원 성취하신 것이다.

다행히도 태윤과 예정은 조용히 혼인 신고만 했다.

태윤은 한동안 지켜보면서 그녀가 정말 할머니의 말처럼 좋은 사람이라 확신되야만 결혼식을 치르겠다고 했다.

태윤 엄마는 마지막에 큰아들과 예정이가 조용히 헤어지길 원한다. 두 사람은 모든 면에서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물론 할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예정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이었다.

”할머니.”

젊은 부부가 다가왔다.

예정은 미소를 지으면서 할머니와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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