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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태윤은 형님과 교류하고 싶지 않았다. 형인은 그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일 뿐만 아니라 또한 예진에 대한 형인의 태도 때문이다.

우빈이가 목이 말라 물을 찾고 있을 때, 물이 들어있는 젖병이 자기 앞에 있는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형인은 굳이 예진을 불러 아들에게 물을 가져다주라고 하는 것이다.

비록 오늘 처음 만났지만, 태윤의 예리한 느낌으로 봤을 때, 형인은 집에서 살림만 하는 아내를 안중에 두지도 않고, 아내가 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이 매우 홀가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았다.

전씨 가문의 가풍과 가훈을 지키며 자라온 태윤은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 그런 남자를 싫어했다. 그는 하예정과 초고속 결혼을 하였고, 둘 사이에 아무런 감정도 없었지만, 여전히 예정에게 아내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을 해줬다.

예정은 태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웃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그만두세요."

"말을 잘하는 셋째가 형님과 얘기하면 형님이 심심함을 느끼진 않을 거야."

전씨 집 셋째는 늘 웃는 얼굴로 누구와도 대화가 잘 통하고, 웃으면서 놀리기도 곧잘 한다.

"그럼 당신은 나 좀 도와줘요."

태윤이가 주방에 들어온 것은 예정을 도와주기 위해서였다.

젊은 부부가 주방에서 바쁘게 돌자 양가 가장들은 모두 흡족해했다.

예진은 제부가 여동생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요리가 끝나고 점심때가 되었다.

점심 식사 때 예정의 요리 솜씨를 맛본 양가 가족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전씨 가족들은 평소 산해진미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예정이 만든 집밥을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다.

하루 종일 떠들썩하게 놀다가 저녁 식사까지 마치고 나서야 양가 가족 모두 잇따라 떠나기 시작했다.

그제야 집은 안정을 되찾았다.

인사를 끝낸 예정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몸을 던지며 뒤에서 따라 들어오는 남편을 향해 말한다.

"허리가 끊어질 지경이예요."

태윤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예정도 그냥 그렇게 말을 던졌을 뿐,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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