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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효진은 더욱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귀여운 할머니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아직 태윤 본인과 만난 적이 없지만, 친한 친구의 입에서 그 사람은 엄숙하고 차가운 사람이라는 것을 전해 들었다. 전씨 할머니 밑에서 어떻게 할머니와 전혀 닮지 않은 성격의 손자가 자랐는지 이상할 정도였다.

좀 지나자 전씨 가문 둘째인 전혁진이 마중 왔다.

그는 보통 사람으로 위장하고 있는 할머니를 모시러 오기 위하여 특별히 할머니의 부탁대로 저렴한 차를 몰고 왔다.

그의 차고에서 가장 저렴한 차는 평소 하인이 장 보러 가는 BMW 차인데, 그 차도 2억 정도 되었다. 당장 차를 사러 가기는 시간이 되지 않아, 혁진은 할 수 없이 화단 가꾸는 아저씨한테서 보통차를 빌려 할머니를 모시러 왔다.

"형수님, 할머니 모시러 왔어요."

혁진은 가게에 들어오며 예정에게 인사를 건넸다.

"네, 조심히 가세요. 할머니, 집에 도착하면 문자 주시고요."

예정은 할머니와 혁진에게 오늘 자신이 짠 수공예품 두 개를 건넸다. 그녀가 혁진에게 준 것은 구리줄로 짠 화분이었다.

혁진은 거절하지 않고 냉큼 받았다. 그는 가게에서 형수가 만들어 놓은 수공예품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돈으로 치면 얼마 안 되지만 매우 아름답다고 느꼈었다.

"이 차는 어디서 구한 것이냐?"

"재범 아저씨가 평소에 화학비료나 화분을 나르는 데 쓰던 것을 제가 빌렸어요. 형수는 절대 눈치채지 못할 거예요."

큰형이 가난한 척하고 있기에 다른 가족들도 어쩔 수 없이 함께 가난한 척을 해야 하였는데, 혁진은 오히려 재미있었다. 어느 날인가 형님이 형수님을 정말 사랑하게 되고 또 형수님이 형님한테 속은걸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너무 궁금했다.

다시 말해서, 그는 큰형이 형수한테 혼나는 날을 기대하고 있었다!

"어쩐지 이 차가 낯이 익다고 했더니 재범이 거였구나."

할머니는 휴대폰을 꺼내 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윤아, 내가 갑자기 배가 고파서 그러는데, 지금 바로 찬이 카페에 가서 과자 좀 사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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