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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네가 뭘 알아? 다 생각이 있어 그러는 거야."

"할머니, 또 우리 형 놀리시려고요?!!!"

"한 마디만 더 물어보기만 해!"

혁진은 형님을 매우 동정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형님을 못살게 구는 것이 자기가 괴로운 것보다 나은 것이다.

할머니는 장난이 심하시고 어린이 같으셔서 손자들을 괴롭히는 것을 가장 큰 재미로 여기신다.

한편 예정은 서점 문을 닫고 친구에게서 헬멧을 받아 쓰고는 말했다.

"내가 앞에 탈게!"

효진은 오토바이 뒤에 얌전히 앉아 자연스럽게 예정의 허리를 껴안았다.

"예정아, 네가 남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난 너와 결혼할 거야, 엄마에게 매일 재촉당하지 않아도 되고 말이야."

"얌전히 가만있어. 마구 만지지 말고, 안 그러면 차에서 떨어뜨릴 거야!"

예정은 찬이 카페를 자주 지나다녔지만 들어가서 커피를 마신 적은 없었다. 커피보다 장미꽃차나 국화차를 즐겨 마셨기 때문이다.

찬이 카페에 도착하니, 상대방 남자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인지, 남자는 양복 차림에 붉은색과 흰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손에 장미꽃을 든 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효진은 친구의 옷을 잡아끌면서 그에게로 다가갔다.

"혹시 나사장님?"

나 사장은 효진과 예정을 번갈아 가며 훑어보았지만, 어느 쪽이 오늘 밤 그의 소개팅 상대인지 한동안 알수가 없었다.

소개팅 전 효진의 사진을 보긴 하였지만, 자세히 보지 못한 탓에 여자가 매우 예쁘게 생겼다는 것만 기억했을 뿐이다. 그래서 장미 꽃다발을 들고 문 앞에서 기다리면서 효진이가 그를 알아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효진씨?"

"네, 저예요."

나사장은 웃으면서 두 사람을 예약해 놓은 바깥의 풍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창가 자리로 안내했다.

자리에 앉은 후, 효진은 절친 예정을 나사장에게 소개했다. 예정이 이미 결혼한 것을 알고, 나사장은 마음속으로 못내 아쉬웠다. 금방 예정을 첫눈에 보자마자 마음에 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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