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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예정은 국수를 다 먹고 나서 여느 때처럼 주방을 깨끗이 치우고 나서 태윤에게 말했다.

"먼저 가볼게요. 나갈 때 집 문을 잠그는 것 잊지 마시고요."

태윤은 그녀의 두 눈을 한번 쳐다보더니 또 고개를 숙여 국수를 먹었다.

"참, 집에 있는 과일 언니한테 좀 가져다줘도 괜찮죠?"

그녀는 그날 과일을 좀 많이 산 것 같았다. 시댁 식구들이 가고 난 뒤 과일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나머지를 둘이 다 먹을 수도 없고, 냉장고에 넣어둔 채로 내버려 두면 언젠가는 상하고 말것이다.

"처형이 남도 아닌데 그래? 가져가고 싶으면 가져가, 일부러 나한테 묻지 않아도 돼, 이 집에서는 큰일이 아닌 이상 당신이 알아서 처리하면 되."

"우리는 아직 상대방을 잘 알고 있지도 않고. 또 지금 태윤씨 집에 살고 있으니, 태윤씨의 의견을 묻는 것은 남편에 대한 존중이에요."

"저는 좋은 물건이라면 다 친정에 가져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날 산 과일이 좀 많은 것 같아서 오래 두면 상할 수도 있으니, 언니에게 조금 가져다주려고요, 낭비는 나쁘잖아요."

“음, 당신이 알아서 해.”

예정은 그가 따로 의견이 없자 과일 두 봉지를 담아 언니에게 가져갔다.

"아무것도 친정에 가져오지 말어. 먹고 싶으면 언니가 사 먹으면 되지...."

"집에 과일이 너무 많아, 집엔 남편이랑 나 둘밖에 없는데 말이야. 그리고 난 가끔이라도 먹는데 태윤은 과일 먹는 걸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아. 놔둬서 상하면 오히려 낭비야. 태윤씨도 언니한테 가져가라고 했어, 언니는 남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녀는 태윤이 과일을 먹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매일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 늦게 들어오고 돌아오자마자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가는 다음날 다시 나오는데, 아예 집에서 음식을 가져가 먹지 않았다.

예정은 자신이 아침을 차리지 않는다면, 그는 예전처럼 밖에 나가서 먹고, 집에 끓인 물 한 잔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동생이 이렇게 말하자 예진은 그제야 과일을 건네받았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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