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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같이 갈래?"

전태윤이 가는 곳에는 그게 어디든 비싼 술이 소장돼 있었다.

"아니, 취할 것 같아서 싫어. 넌 취하면 챙겨줄 와이프라도 있지. 난 솔로잖아. 취해서 길바닥에 뻗어도 챙겨줄 사람 하나 없다고."

"불쌍한 척하지 말고 너도 선봐서 결혼하면 되잖아."

소정남이 까칠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너를 보니까 그냥 얌전하게 인연을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아."

"내가 뭐? 나 잘 지내거든?"

"그래, 그래. 잘 지내긴 하지. 요 며칠 너 얼굴이 펴진 적이 없는데 일하는 효율은 전보다 많이 상승했어. 그래서 부하직원들은 고생이지. 요 며칠 자발적으로 새벽까지 야근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

전씨 그룹은 야근을 강요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자기가 할 일만 마무리하면 야근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조기퇴근도 가능했다.

하지만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면 알아서 야근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날 일은 그날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원칙이었다.

전태윤과 하예정의 냉전이 지속되면서 그가 기분이 안 좋다 보니 자연히 모든 정력을 업무에 쏟았다. 워낙 일 처리 속도가 빠른데 집중력까지 뛰어나다 보니 사흘이 걸릴 업무를 하루 안에 마무리해 버렸다.

그러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그의 부하직원들이었다.

"조 비서는 요즘 바빠서 물 마실 시간도 없대."

전태윤이 펜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힘들대?"

그룹에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대표인 전태윤은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운 상사였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으면 가끔 소정남을 찾아 얘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소정남은 전태윤처럼 까칠하지도 않고 다정다감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소정남은 전태윤이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고 둘이 절친이기도 했다.

소정남에게 이야기하면 전태윤에게도 의견이 전달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건 아닌데 나도 보는 눈이 있잖아. 태윤아, 내 말 들어서 손해 볼 게 없다니까. 오늘은 선물 좀 사서 집에 가서 부인분이나 잘 달래줘."

'네가 며칠째 이러고 있으니 나도 힘들어 죽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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