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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당신만 좋다면 우리 주말에 바닷가로 놀러 가자. 바다에서 직접 건진 싱싱한 해산물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지."

전태윤이 처음으로 둘만의 여행을 제안했다.

"지금은 11월이잖아요."

"관성의 11월은 해가 평소대로 뜨면 낮에는 여전히 더워서,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기 딱 좋은 날씨야. 춥지도 덥지도 않고 딱 적당하니까."

하예정은 배를 매만지며 말했다.

"나중에요. 지금은 장담 못 해요, 주말에 갑자기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전태윤은 응하고 가볍게 대답했다.

수저를 치우고 설거지를 하러 주방으로 향하는데 아내의 잔소리가 들려왔다.

"세제 너무 많이 쓰지 말아요. 싱크대 여기저기에 거품 잔뜩 늘어놓지 말고요."

전태윤은 살짝 얼굴을 굳힐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십여 분 만에 전태윤은 설거지를 마쳤다.

아까 전 냉장고를 열어본 탓에 안에 과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전태윤은 그릇을 꺼내 씻은 뒤 여러 가지 과일들을 꺼냈다.

전부 깨끗이 씻어 한입 크기로 잘라 그릇에 놓은 전태윤은 이쑤시개도 몇 개 챙겨 주방에서 나왔다.

"입가심으로 과일 좀 먹어."

그는 과일 접시를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정말... 나를 배 터져 죽게 할 셈이에요?"

전태윤은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톡 치며 말했다.

"배부르다 말만 하지 말고 차라리 밖에 나가서 산책하면서 소화나 시키지 그래?"

관성 중학교 대문 앞 공간은 워낙 널찍한데다 길게 쭉 뻗은 2차선 도로와 강까지 있어 강변도로를 걸으며 산책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소화가 됐다.

예고없이 훅 들어 온 전태윤의 스킨쉽에 흠칫 놀란 하예정은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그를 막으려 했지만 그러기도 전에 전태윤이 먼저 손을 거두었다.

덕분에 하예정은 허공에 대고 헛손짓만 했다.

"좀 있다 나갈 거예요."

하예정은 허리를 펴고 똑바로 앉았다.

"오늘 저녁에는 회식 없어요?"

"원래는 있었지, 그런데 할머니가 하도 당신이랑 같이 밥을 먹으라고 시키셔서 어쩔 수 없이 회식을 취소했어."

그러자 하예정은 슬쩍 눈치를 보며 중얼거리듯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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