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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0화

작가: 고능비
서준석이 가져온 꽃다발은 아직 하예진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그녀는 다급히 꽃다발을 들고 서준석에게 돌려주려고 쫓아 나갔다.

그러나 서준석의 발걸음이 너무 빨라서 하예진이 나왔을 때 이미 떠나고 없었다.

하예진은 꽃다발을 안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다.

공교롭게도 노동명이 왔다.

하예진이 꽃다발을 안고 레스토랑의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노동명은 자신을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착각했다. 경호원이 그를 밀고 들어왔을 때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 찼다.

“예진아.”

노동명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동명 씨, 오셨어요?”

하예진은 꽃다발을 안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노동명은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손을 내밀어 꽃다발을 받으려고 하였다.

“오늘은 왜 꽃까지 준비했어? 내 생일은 이미 지났는데.”

이에 하예진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동명 씨를 위해 준비한 것이 아니에요. 서준석 씨가 사과의 의미로 주신 거예요. 저는 받기 싫은데 그냥 두고 가셔서 돌려주려고 했는데 이미 사라졌네요.”

노동명도 난감해서 내민 손을 멈칫하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꽃다발을 가져갔다.

“방금 표정 보니 어떻게 처리할 줄 모르는 것 같은데 내가 대신 처리해 주지.”

그는 경호원에게 멀리 떨어진 길가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밀고 가라고 지시하고 나서 서준석이 준 꽃다발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사과하는데 빨간 장미꽃다발을 준다고?’

하예진은 아무 생각도 없지만 노동명은 많은 생각을 했다. 그는 서준석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했다.

지금의 하예진은 자석과 같아서 남자의 시선을 쉽게 끌었다.

그래서 그는 잘 지켜야 한다.

‘이 노동명의 여자를 뺏으려면 아직 멀었어!’

그는 오랫동안 지켰고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제 곧 희망이 보이는데 절대로 도중에 튀어나오는 딴 놈에게 기회를 줄 수 없다.

이윽고 노동명은 하예진의 앞에 다가왔다.

“그 사람의 사과를 받았으면 됐어. 장미꽃은 자리도 차지하니까 남길 필요는 없지. 이제 내가 줄 꽃다발을 둘 곳이 없게 되잖아.”

하예진은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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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라고 할 수도 없죠. 저는 단지 윤하 씨가 누구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에요. 윤하 씨는 저를 유일하게 설레게 만드는 여인이기 때문에 세상 끝까지 쫓아가더라도 윤하 씨를 찾았을 거예요. 윤하 씨 사진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소지훈은 모든 것을 숨김없이 사실대로 토로했다. 전태윤의 경험을 교훈 삼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라장 좋다고 판단했다. 숨기는 시간이 너무 길면 마무리도 짓기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전태윤 부부도 초반에 하마터면 이혼할 뻔했다.“윤하 씨를 찾은 뒤로 저를 변태로 생각할까 봐 성급하게 다가가지도 못했어요. 하여 저의 부하들이 건달로 가장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제 차를 막아 저를 위험에 빠뜨려 윤하 씨가 저를 구해줄 기회를 만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윤하 씨를 제 생명의 은인으로 모시면서 잘해줄 수 있었거든요. 그럼 윤하 씨도 저를 의심하지 않을 테니까요.”정윤하는 그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역시 아저씨가 계획하신 거군요.”“윤하 씨, 죄송해요. 그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애초부터 그렇게 윤하 씨를 속이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근데 저도 정말 어떻게 해야 윤하 씨에게 접근하되 미움받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저도 누군가에게 구애한 적 없거든요. 사실 저는 젊은 여인과 거의 교제해보지 못했어요. 하여 가장 멍청한 방법을 생각해낸 거예요. 화를 내려면 저를 욕하고 때려도 좋으니까 제발 저를 무시하지 말아 주세요.”정윤하는 자신이 화를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화나지 않았지만, 기분이 좀 언짢았다.“제가 정말 좋은 일을 해서 사람을 구한 줄 알았는데 결국 아저씨의 작전일 뿐이었군요. 그럼 그 건달들도 아저씨가 청한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경찰서에 보내신 거예요?”소지훈은 사실 그대로 답했다.“네. 전부 저의 부하들이에요. 줄곧 저에게 충성을 다했고 저를 위해 일하신 분들이에요. 다들 실력이 강한 사람들인데 그날 밤 윤하 씨와 싸운 뒤로 일부 사람들은 상처를 입어 병원에 입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64화

    소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래서 저는 결혼을 아직 하지 못했어요. 제가 다른 여자들에게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저의 병 때문에 상대방을 평생 과부로 살게 할 수는 없잖아요? 저의 부모님도 너무 조급하신 나머지 저에게 수많은 맞선 자리를 주선해 주셨는데 저는 정말 나가기 싫더라고요. 그 여자들의 사진들을 가져오면서 제가 그중 한 명에게 반응이 있기를 바라셨어요. 제가 어느 여자를 한 번만 더 쳐다봐도 우리 부모님께서는 제가 그 여인을 좋아하는 줄로만 아세요. 저도 어쩔 수 없어서 부모님이 오해하지 않도록 그 여자들을 피하는 수밖에 없었고요.”“윤하 씨, 저는 원래 평생 홀아비로 살 작정이었는데 관성의 공항에서 윤하 씨의 열쇠 꾸러미를 주울 줄 누가 알았겠어요? 열쇠고리에 작은 사진이 들어있는데 작은 사진 속의 윤하 씨를 보고 괜히 뽀뽀하고 싶고 심장이 두근두근해서 몰래 얼굴을 붉히기도 했어요. 지난 30여 년 동안 이런 느낌은 없었어요. 당신이 바로 하늘이 정해주신 운명적인 여신이에요. 윤하 씨는 이 세상에서 저를 구할 수 있는, 저를 정상적인 남자처럼 만들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에요.”정윤하는 멍하니 듣고 있었지만, 또 흥미진진해서 마치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았다.만약 그녀가 소지훈 이야기 속의 여주인공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정말로 자신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윤하 씨.”소지훈은 정윤하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고백했다.“윤하 씨, 제가 아까 한 말은 전부 저의 진심이에요. 저는 정말 윤하 씨한테 첫눈에 반했어요. 평생 윤하 씨 말고는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제가 일시적인 호기심 때문에 윤하 씨와 함께 지낸다던가, 저의 마음이 변한다든가 하는 그 문제들은 절대로 저에게 일어나지 않을 게예요. 제가 그런 병에 걸렸기에 윤하 씨만 저를 치료해 줄 수 있거든요. 우리 부모님이 싫어하실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진짜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사실 우리 부모님은 이미 윤하 씨의 존재를 알고 계세요. 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63화

    소지훈은 일어나서 윤미연에게 말했다.“이모, 그럼 저는 올라가서 윤하 씨와 얘기 좀 할게요. 제가 아픈 문제도 숨김없이 털어놓을게요.”“네. 그래요. 얘기 좀 잘 나누세요. 애들이 돌아오면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밥을 먹으라고 부를게요.”곧 소지훈은 위층으로 올라갔다.윤미연은 그의 등을 보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병에 걸린 것 같지 않은데…. 대체 무슨 병에 걸렸다는 거지? 그 병으로 인해 지금까지 그 나이 먹도록 결혼하지 않았다니. 노총각이 결혼을 안 하는 건 다소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휴... 설마...”윤미연은 정윤하가 언제 남자친구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했다. 그녀는 소지훈이 정말 마음에 들어 그를 이미 미래의 사위로 여겼다.정윤하는 소지훈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 또 위층으로 올라간다는 말을 듣더니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소지훈이 아래층에서 윤미연과 함께 얘기를 나눈 사실을 모른 척했다.소지훈은 이내 정윤하의 방문 앞에 도착했고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방문을 잠그지 않았으니 들어오셔도 돼요.”정윤하가 안에서 대답했다.소지훈은 손잡이를 비틀어 방문을 열어 들어왔지만, 방문을 닫지 않았다.“윤하 씨.”정윤하는 소파에 앉아 그가 문을 밀고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며 놀란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어설픈 연기를 도저히 하지 못했다. 결국, 그가 묵묵히 다가오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윤하 씨, 얘기 좀 하고 싶은데...”소지훈은 정윤하의 곁에 앉았다.“물 마실래요?“정윤하가 물었다.“따듯한 물 한 잔 주세요.”그는 조금 이따가 말을 너무 많이 하면 목이 마를까 봐 걱정했다.정윤하는 일어나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준 다음 다시 앉아 소지훈을 쳐다보면서 입을 오므렸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아저씨, 아저씨랑 우리 엄마가 아래층에서 한 말을 다 들었어요. 병에 걸렸어요? 무슨 병이에요? 심각하세요?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그쪽에 전문의사 선생님을 소개해 드릴게요.”소지훈은 꾸밈없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62화

    “도장에 갔더니 일이 좀 있다고 하길래 집에 간 줄 알았어요. 이모,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윤미연은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꺼내 TV를 틀면서 소지훈에게 말을 건넸다.“오늘 저녁은 샤브샤브를 먹을 거예요. 식자재가 다 준비됐으니 더는 할 일은 없어요. 지훈 씨, 이리 와서 나랑 얘기 좀 해요.”“넵!”소지훈은 미래의 장모님과 기꺼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가 잘 보이기만 하면 윤미연이 점점 더 그를 좋아하게 될 테니까.소지훈은 윤미연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준 후 윤미연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잘생긴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이모, 무슨 일 있으세요?”“편하게 이것저것 얘기하죠. 나와 같은 가정주부야 다 일상적인 얘기 외 할 말이 있겠어요?”윤미연은 TV 리모컨을 내려놓고 소지훈을 쳐다보면서 물었다.“지훈 씨는 서른이 넘도록 왜 연애하고 결혼하지 않으셨어요? 지훈 씨 부모님은 며느리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으신가 봐요? 지훈 씨가 좋아하는 여자마다 부모님이 전부 맘에 들어 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홧김에 결혼하고 싶지 않으신 건가요?”소지훈은 검은 눈을 반짝였다. 윤미연은 그에게 거의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 갑자기 그에게 이런 물음을 묻고 있었다.소지훈은 정윤하가 집으로 돌아와 자신이 고백한 사실을 윤미연에게 알려주었을 것으로 추측했다.‘윤하 씨와 이모가 혹시 소씨 가문의 문턱이 높을까 봐 걱정하고 있는 건가?’“아주머니,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희 부모님은 무척 조급해하고 계세요. 우리 부모님이 저에 대한 유일한 요구는 결혼 상대가 여자여야 한다는 것뿐이에요. 제가 결혼만 한다면 그분들은 아마 시름을 놓을 수 있을 겁니다. 저의 아내에 대한 요구는 정말 높지 않으세요.”“겉으로 그렇게 말하지만, 지훈 씨가 정말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부모님의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언젠가 태도가 달라질 거예요. 없을 때는 갖고 싶어 하지만 정작 생기게 되면 또 더 좋은 걸 가지고 싶어 까다롭게 굴게 될 테니까요.”사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61화

    “제가 만약 아저씨와 결혼하게 되면 나가서 살 거예요. 시부모님과 거리를 두는 것도 좋아요.”윤미연은 잠자코 있다가 말을 꺼냈다.“만약 지훈 씨의 어머님이 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시댁과 함께 살지 않는다고 해도 너의 결점을 들추어내고 너희 부부의 감정을 깨뜨리려고 할 거야. 시어머니는 지훈 씨의 친어머니기 때문에 지훈 씨가 친어머니와 인연을 끊을 수는 없잖아?”정윤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후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엄마, 아저씨의 마음을 아직 받아들이지 말라는 말씀이세요? 원래는 잘 정리해 놓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또 혼라스러워져요. 혼자 있는 것도 좋긴 해요. 그렇게 복잡한 관계를 처리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제 성격도 심술궂은 사람과는 어울리지 못해요. 다들 재벌 가문의 시어머니들과 어울리기 힘들다고 하던데. 예정 씨와 효진 씨네 시어머니처럼 사리에 밝은 사람은 많지 않더라고 하던데. 제가 듣기로는 전태윤 씨와 예정 씨가 금방 함께 있었을 때 시어머니는 사실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예정 씨 시어머니는 상처를 주거나 부부의 관계를 틀어놓는 일을 한 적이 없대요. 오히려 아들 부부의 일이 남의 입에 오르내릴 때마다 공개적으로 감싸주며 쓸데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욕설까지 퍼부으셨대요. 예정 씨 시어머니는 우아하고 고상하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며느리를 위해 상대방을 욕하기까지 하셨대요. 예정 씨와 그녀의 시어머니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시부모님을 특히 존경하고 있거든요. 저는 현실 속에서 그런 시어머니는 드물다고 생각해요.”윤미연은 딸을 나무랐다.“넌 아직 지훈 씨의 부모님을 만나본 적도 없는데 널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 꼭 한번 만나 뵙고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하자.”“그런데 아저씨랑 연애하고 정이 이미 깊어졌을 때 그분들이 우리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하면 저는 엄청 고통스러울 것 같아요. 이럴 바에야 처음부터 관계를 이루지 않고 현재 생활을 유지하면서 지금처럼 친구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60화

    윤미연은 정윤하와 마음을 나누고 싶어 했다.“샤브샤브를 먹기 때문에 별로 준비할 것도 없어. 밥은 진작 했지. 너와 지훈 씨가 잘 지내는 것 같던데. 그분도 너에게 진심인 것 같으니 며칠 동안 잘 생각해 보고 답을 주렴.”정윤하가 말을 이었다.“엄마, 아저씨가 일시적인 호기심 때문에 갑자기 저에게 고백한 건 아닐까요? 아저씨 집에 돈도 많고 부잣집 도련님인데 만나본 미녀들도 수두룩할 거 아니에요. 저의 미모로 아저씨를 반하게 만들지는 못할 것 같은데. 그냥 놀고 싶은 건 아닐까요? 어쩌면 지금은 저에게도 진심일 수도 있겠지만 결혼 후에는 마음이 변해서 바람을 피울 수도 있는데 바람피우거나 밖에서 내연녀랑 가정을 이룬다면 저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때 가서 제가 아저씨를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멀리 있는 관성에서 엄마의 도움도 받지 못하면 어떡하죠?”윤미연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해 주었다.“글쎄... 하지만 결혼 생활은 두 사람이 서로 잘 가꾸어야 하는 법이야. 너희 두 사람이 심혈을 기울여 잘 가꾸어 나가면 그런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다만 그 집안 부모님이 널 마음에 들어 하실지 모르겠어.”정씨 가문은 연성에서도 이름이 있는 가문이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정합 도장이 유명하기 때문이다. 수조 원의 재벌가는 아니지만 겨우 수백억 원을 넘는 자산 정도는 갖고 있다.소씨 가문과 비하면 너무 많이 차이가 나지만 말이다.만약 소지훈의 부모님이 정씨 가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면...“관성에 갔을 때 지훈 씨 부모님을 본 적이 있어? 너에 대한 태도는 어땠어? 태도가 좋고 잘 웃으신다면 그래도 희망은 있을 텐데. 차갑거나 공손한 태도로 임한다면 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만약 그의 부모님이 싫어하신다면 우리는 단념하자. 아빠 엄마가 널 평생 책임질 수 있으니까. 네가 그 가문으로 가서 괴롭힘당하는 꼴을 우린 못 봐.”윤미연은 평소에 딸을 욕할 때 몇 번이고 그녀의 친딸이 아니라고 하지만 누군가가 정윤하를 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59화

    정윤하의 얼굴은 노을처럼 빨개졌다.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방금 아저씨가 도장으로 바비큐를 가져왔거든요. 엄마, 제가 먹자고 한 것이 아니라 저희 학생들이 먹고 싶다고 했어요. 아저씨도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바비큐를 사다 준 거예요. 제가 바비큐를 먹고 있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저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거예요. 친구 사이가 아닌 남녀 간의 사랑이라면서 저를 사랑한다고 저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 거 있죠. 참, 그리고 저에게 꽃다발도 선물해줬어요. 그 꽃을 받으니 어떤 생각이 드냐고 묻길래 꽃 떡이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대답했어요.”윤미연은 그 말을 듣고 두 눈을 부릅뜨고 딸을 노려보았다.그 모습을 본 정윤하는 점점 작은 소리로 무고한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아저씨가 저에게 장미꽃을 선물했길래 그렇게 많은 장미꽃 앞에서는 장미꽃 떡만 생각났다니까요. 무슨 심정이냐며 묻길래 사실대로 대답한 것뿐이에요.”윤미연은 정윤하의 이마를 쿡쿡 찌르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왜 이렇게 멍청해? 종일 먹을 생각만 하다니. 네가 바비큐를 좋아하니까 지훈 씨가 그렇게 많은 바비큐를 포장해 간 거 아니야? 날씨가 춥다고 바비큐를 먹으면 소화가 잘될 줄 알았어? 내가 이따가 차 한 잔 끓여 줄게.”“엄마, 괜찮아요. 아저씨가 모두에게 보이차도 사줬어요. 보이차도 소화가 잘되는걸요. 학생들도 바비큐를 먹는 데 익숙해져서 소화도 잘될걸요.”윤미연은 그제야 시름 놓으며 말을 건넸다.“지훈 씨는 보이차를 사줄 줄도 알고 역시 자상하구나.”윤미연은 말을 마친 후 정윤하를 노려보더니 한참 뒤에야 정윤하에게 물었다.“지훈 씨가 갑자기 고백하는 바람에 이렇게 일찍 집으로 달려온 거야?”정윤하는 덤벙대며 줄곧 소지훈을 형제로 대했는데 갑자기 고백을 받고 놀란 것도 당연한 일이다..“거절한 건 아니지?”윤미연은 긴장하며 물었다.“당분간은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런데 바로 거절하지는 마. 여지를 남겨두어야 해. 너도 이제 스물네다섯 살이나 되었는데, 너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58화

    “지훈 씨가 회사 대표는 맞지만 신분이 단순하지 않을 거야. 분명 우리에게 숨기고 있는 일이 있을 거야. 우리에게 말하지 않을 뿐이지.”“누구나 자신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걸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 같은 거요.”정윤하가 소지훈의 편을 들어주었다.윤미연은 또 말을 꺼냈다.“잘 생각해 봐. 네가 지훈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싸울 줄 모르는 것처럼 하지 않았어? 네가 도와준 뒤로 은인이라고 떠들면서 너에게 은혜를 갚겠다고 무척 잘해줬잖아. 엄마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럴 수도 있는데 나는 지훈 씨가 처음부터 너를 겨냥하고 너에게 접근한 것 같아. 작전을 세워서 너를 지훈 씨의 은인으로 만들면 당당하게 너에게 접근하면서 잘해줘도 네가 의심하지 않잖아. 어쩌면 네가 지훈 씨를 구해주던 날의 일도 지훈 씨가 꾸민 일일지도 몰라. 지금 관성의 환경이 얼마나 안전한데 건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출몰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거든. 관성의 경찰들이 그들을 나와서 행패 부리게 내버려둘 리가 있겠어?”정윤하는 설마 하는 생각에 다시 말을 이었다.“엄마,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셔서 생각이 많으신 거 아니에요? 아저씨가 저에게 접근해서 뭐 할 게 있다고. 우리 집은 엄청난 부자도 아니고 저도 우리 도장에서 일하는 일개 직원일 뿐인데. 저의 전 재산을 내놓는다고 해도 아저씨가 하루에 버는 돈보다도 적을 텐데. 저를 겨냥한 건 아닐 거예요. 게다가 아저씨를 도와준 그날 밤은 확실히 제가 아저씨를 처음 만난 날 맞아요. 서로 초면인데 이유 없이 저에게 접근해서 뭐 하게요? 아저씨는 아주 큰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어쩌다가 남의 미움을 사서 복수 당할 수도 있죠. 누군가가 건달들을 시켜 아저씨를 해치려고 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정윤하는 소지훈이 그녀를 위해 이런 일들을 꾸밀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만약 정윤하의 집이 수백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소지훈이 무언가 꾸며도 믿을 법도 하다.그러나 그녀는 겨우 200만 정도의 월급쟁이에 집에 재산이 많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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