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300화

작가: 고능비
하지만 전호영이 웃길 때면 고현은 정말 즐겁다고 느꼈다.

한 가지만은 확신했다.

전호영은 처음에는 할머니의 주선으로 고현에게 접근했지만 지금은 고현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그 감정 변화가 매우 뚜렷했다.

잠시 앉아 있던 고현은 몸을 일으켜 책상을 에돌아 휴게실로 향했다.

전호영은 그의 평상시 복장으로 갈아입었지만 신발이 없었다. 그의 구두는 차에 있었기 때문이다.

전호영은 하이힐을 보더니 허리를 굽혀 들어 올려 쓰레기통에 버리려 했다.

“왜 버려요? 남겨 두지 그래요. 그래도 호영 씨가 신었던 하이힐인데.”

고현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전호영이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바라보니 문에 기대어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현을 발견했다.

“그 치마도 버리지 말고 보관하세요. 너무 아쉽네요. 제가 호영 씨 여성 옷을 입고 가발을 쓴 모습을 사진 찍어 놨어야 했는데.”

고현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휴게실 안으로 들어와서 전호영에게 다가가더니 바지 주머니에 넣었던 두 손을 꺼내 전호영의 옷을 정리해 주었다.

“호영 씨는 역시 남자 옷을 입어야 멋지네요.”

“멋있어요?”

“맞아요, 멋져요. 몸매가 좋아서 남자 모델처럼 어떤 옷을 입어도 멋지네요.”

전호영은 자신의 옷깃을 정리해 주는 고현의 두 손을 잡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의 이목구비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사진 찍어 주려고요? 제가 다시 치마로 갈아입고 가발과 하이힐을 다시 신을게요. 고현 씨가 원하는 만큼 찍게 해드릴게요.”

“됐어요. 호영 씨 얼굴은 멋있지만 여성 옷을 입으면 여자처럼 느껴지지 않거든요.”

고현은 손을 빼내고 전호영의 넓고 평평한 가슴을 건방지게 두드리며 농담했다.

“여기가 여자처럼 느껴지지 않거든요.”

전호영은 잠시 할 말을 이었다.

그는 좀 더 비슷하게 꾸미고 싶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흠... 전호영은 뻔뻔하지만 그 정도로 꾸미기에는 너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

고현은 허리를 굽혀 휴게실의 침대 위에서 전호영이 내려놓은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01화

    “호영 씨.”고현은 무뚝뚝한 얼굴로 소리쳤다.전호영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그는 앞으로 걸어가려고 했다.“움직이지 마세요. 호영 씨 휴대전화를 들어요. 사진 두 장만 찍도록 허락할게요. 그리고 제가 바로 제 옷으로 갈아입을 것이고 아마 앞으로 제가 다시 여성 옷을 입을 일은 없을 거예요.”전호영는 휴대전화를 꺼내며 대답했다.“알겠어요. 알겠어요. 바로 사진 찍을 테니 옷 갈아입지 마세요.”그는 서둘러 휴대전화로 그녀를 향해 사진을 찍었다.고현은 화장하지 않았지만 타고난 미모로 만약 여성 옷으로 갈아입고 가발까지 쓴다면 정말로 전호영의 상상대로 엄청나게 아름다울 것이다.전호영은 사진을 몇 장 찍었다.뒤이어 고현은 몸을 돌려 화장실로 들어갔다.전호영은 또 서둘러 그녀가 치마 입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찍었다.너무 아름답다!사진을 찍고 난 전호영은 얼굴에 걸려있는 함박웃음을 거두어들이지 못했다.그는 몇 번이고 고현의 치마 입은 사진을 들여다보았다.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골라서 그의 휴대전화의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다.매번 휴대전화로 그녀의 사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좀 큰 사이즈 사진으로 씻어내서 자신의 방의 곳곳에 모두 걸어놓으려고 했고 크기가 아주 작은 사진도 씻어내서 액자에 넣어 열쇠고리에 끼워 넣으려고 했다.어쨌든 전호영은 고현의 아름다운 모습을 언제든지 감상하려고 했다.고현의 여성 옷을 입은 사진을 찍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전호영은 그녀가 왜 갑자기 여성 옷을 갈아입으려 했는지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단지 고현이 여성 옷을 입을 기회가 이번 단 한 번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앞으로 그녀가 여성 옷을 입은 모습을 보려면 아마 무척 어려울 것이다.오늘의 일을 통해 전호영은 고현에게 다시 여성 옷을 입으라고 강요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고현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이제 남자 행세를 하는 것에, 이런 옷차림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치마와 하이힐을 신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전호영 스스로 입는 것마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02화

    동생이 여기로 와서 구경거리를 보러 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고현은 한숨을 쉬며 앞으로 걸어 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려 돌아갔다.고빈은 이내 사무실 문을 열었다.“형, 전 대표님은? 전 대표가 여자로 변장해서 우리 회사로 왔다면서?”고빈은 구경거리를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하여 그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현장에서 여자로 변장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전호영은 여자로 변장하고는 사람들에게 전호영의 쌍둥이 누나라고 속일 줄 이야!전씨 가문은 몇 대째 딸이 없었다.전호영이 쌍둥이 누나가 있다면 다른 사람이 모를 리 없었다.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아마 그 딸을 응석받이로 키웠을 것이다.고현은 표정 한 번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누가 그런 말을 했어?”“사람들이 다 말하고 있어. 내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여기로 달려왔지. 형, 전 대표님이 여성 옷을 입었다는 게 사실이야? 아름다워? 예뻐?”“전 대표님이 형을 위해 여자로 변장할 줄은 몰랐어. 여성 옷을 입다니! 하하하, 웃겨 죽을 것 같아!”“형, 감동했어? 전 대표님은 사실 좋은 사람이야. 설령 전 대표님이 처음에 형에게 접근한 것이 전씨 할머니 때문일지 몰라도 그 뒤로는 형한테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을 나까지도 보아낼 수 있었어.”“우리 부모님도 경험이 많으셔서 발견하셨을 것이고.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전 대표님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한 번 생각해 봐. 그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잖아.”“부모님께서 우리보다 오랜 세월을 더 보내오셨어. 게다가 딸을 시집보내고 싶어 하시는 거 사실이지만 그래도 누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셔.”뒤에 이 말은 밖에 있는 비서가 들을까 봐 고빈은 아주 작게 말했다.“누나, 전 대표를 고려해 보는 건 어때? 기회를 한 번 줘.”고빈은 이 말을 더 작게 말했다.고현은 남동생을 바라보았다.“호영 씨가 너에게 얼마나 많은 혜택을 준 거야? 왜 호영 씨 대신 좋은 말을 해?”고빈은 히쭉 웃었다.“아니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03화

    고빈이 너털웃음을 지었다.“하하! 누나, 그거 봐. 전 대표님은 항상 누나 위주로 말씀하시잖아.”“닥쳐!“고현은 동생을 꾸짖었다.고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웃었지만 감히 아까처럼 호탕하게 웃지는 못했다.고현은 두 눈을 부릅뜨며 전호영을 노려보았다.전호영은 그녀를 향해 빙그레 웃었고 고현이 아무리 노려봐도 화를 내지 않았다.“전 대표님, 다들 대표님께서 여자 분장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대표님이 우리 누나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다고 믿지 않거든요. 혹시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 보실 의향이 있으신지요?”전호영은 고현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처남에게 증명할 필요는 없죠. 고현 씨가 저를 믿으면 되니까요.”고빈은 전호영의 어깨를 덥석 껴안고 소파 쪽으로 걸으면서 말을 건넸다.“저는 전 대표님의 미래 처남인걸요. 저에게 보여주면 어디가 덧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도 보았는데 제가 못 본다면 얼마나 아쉬워요.”전호영은 고빈의 손을 잡아당기며 소파에 주저앉았다.“처남이 복이 없어서 그래요. 누구 탓할 입장은 아니죠. 고현 씨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한 저는 다시는 여성 옷을 입지 않을 겁니다.”고현이 전호영의 소원을 들어주었으니 전호영도 앞으로 여성 옷을 입는 일에 관해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고빈이 아무리 설득해도 전호영은 더는 여자 분장을 하지 않으려 했다.고빈은 아쉬워하며 누나에게 물었다.“전 대표님이 여자로 분장한 모습을 찍었어?”고현은 자신의 책상에 앉아 다시 바쁘게 일했다.고현은 동생의 물음에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아니.”전호영의 치마를 입고 가발을 쓴 모습은 이미 고현의 마음속에 콕 박혀 들어갔다.사진 찍을 필요 없었다.전호영처럼 사진을 찍어서 저장하지 않아도 되었다.전호영은 그 모습을 찍어서 남겨두려고 했다. 고현은 여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성 신분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전호영은 진정한 남자였기 때문에 고현은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다. 여러 방면으로 고려한 결과일 것이고 전호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04화

    임 대표님도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는 전호영을 쳐다보고는 또다시 눈앞의 고현을 보더니 눈가에 고현을 동정하는 눈빛을 머금고 있었다.고현은 임 대표가 만나본 최고의 청년 인재였다. 만약 그에게도 딸이 있다면 그 딸을 고현과 이어주려고 했을 정도였다.하지만 고현이 불행하게도 전호영에게 매달릴 줄은 몰랐다.전호영은 뻔뻔스럽게도 고현이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말했는데도 전호영은 여전히 고현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었다.고현을 사모하는 여자들도 모두 전호영을 이길 수 없다고 전해 들었다. 모두 하나같이 실패하고 말았다. 주로 그녀들이 전호영의 뻔뻔함이 없었기도 했고 고현이 그녀들에게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하여 고현을 사모하는 여자들은 전호영이 이가 갈리도록 미웠지만 그렇다고 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네, 고 대표님이 퇴근하고 나서 저녁에 같이 밥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어요.”전호영은 임 대표가 그를 어떤 눈빛으로 보든지 전혀 개의치 않았다.사람들은 전호영이 동성애자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들이 모두 고현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누구도 몰랐다.“고현 씨, 저는 방해하지 않고 이만 VIP룸에 가서 기다릴게요.”전호영은 자상하게 고현에게 말하고는 옆에 있는 VIP룸으로 걸어갔다.전호영이 자리를 떠난 뒤 고현은 임 대표를 소파에 앉으라고 표시했다.임 대표가 앉은 자리가 마침 전호영이 앉았던 자리였다.전호영이 입고 온 긴 치마와 하이힐이 모두 한 가방 안에 들어있었고, 물론 그 가방도 전호영이 앉았던 자리 옆에 놓여있었다.임 대표님은 그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그 가방 안에 들어있는 치마와 하이힐을 발견했다.고현은 황급히 그 가방을 들어 탁자 밑에 쑤셔 넣었다.“고 대표님, 이 일은 고 대표님의 개인적인 일이라는 것을 저도 잘 알지만 제가 이 말은 꼭 해드려야겠어요. 저는 고 대표님께서 전 대표님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고 생각해요.”“고 대표님은 정상적인 남자이고 동성애자가 아니잖아요. 저는 고 대표님께서 끝까지 거절하여 전 대표님께 어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05화

    고현과 임 대표가 사업상의 일을 다 이야기했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임 대표님, 수고하셨어요.”고현은 일어나서 임 대표와 악수했다.임 대표는 웃으면서 악수했다.“수고하셨어요.”“임 대표님, 함께 식사해요. 제가 한턱 낼게요.”고현은 시간을 보더니 임 대표님을 초대해서 같이 식사하려고 했으나 임 대표는 완곡하게 거절했다.임 대표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고마워요, 전 대표. 다음에 약속 잡죠. 오늘은 저와 저의 아내의 15주년 기념일이라 집으로 돌아가 밥을 먹어야 하거든요.”“암요. 당연히 집으로 돌아가셔서 아내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셔야죠. 다음 기회에 제가 식사 한 번 대접해 드리죠.”고현은 더는 고집하지 않고 직접 임 대표를 대표 사무실 문 앞부터 1층까지 배웅해 드렸다.“전 대표님, 더 이상 배웅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만 먼저 가볼게요.”임 대표는 사무실 건물 입구에서 멈춰서서 고현에게 말을 건넸다.고현은 제자리에 서서 임 대표가 회사를 나가는 것을 바라보았다.임 대표의 차가 고씨 그룹을 빠져나가는 것을 본 고현은 그제야 비로소 몸을 돌려 들아갔다.“전 대표님.”“전 대표님.”퇴근 시간 때라 다들 밖으로 나갔지만 유독 고현만 안으로 들어갔다.고현을 만난 사람마다 모두 그녀에게 공손한 태도로 안부를 물었다.착각인건지 예민한 건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그녀에게 인사할 때 항상 이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아직도 VIP룸에서 기다리고 있는 전호영을 떠올린 고현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직원들이 그녀를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전호영 때문이다.여자로 변장하여 회사로 들어와 고현을 찾으러 왔으니 분명 많은 직원이 알아보았을 테고 따라서 회사 구석구석에 이미 소문이 퍼졌을 것이다.“형.”마침 고빈이 내려왔다.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누나를 본 고빈은 발걸음을 멈추어 누나를 불렀다.“임 대표님께서 가셨어?”고빈이 물어보았다.고현은 양복 외투를 벗은 동생을 보며 물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06화

    비서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고현이 돌아온 모습을 보자 비서가 일어서며 그녀를 일깨워주었다.“고 대표님, 전 대표님께서 아직도 VIP룸에 계십니다.”“알겠어요. 오늘 저녁 일정은 취소하고 먼저 퇴근하세요.”“알겠습니다.”고현의 저녁 일정이 취소하라는 말에 비서는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 고현이 저녁에 약속이 없다는 뜻은 비서가 저녁 내내 쉬면서 여자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의미였다.전 대표의 비서로서 남 비서는 매일 바쁘게 돌아쳤다. 평소 아침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왔기 때문에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해 본 지도 꽤 오래되었다.여자친구도 이에 대해 불만이 매우 많았다.비서에게 저녁 일정을 취소하라고 지시한 고현은 VIP룸 입구로 가서 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전호영은 소파에 앉아 한 손에 차 한 잔을 들고 마시면서 다른 손으로 탁자 위에 놓인 신문을 뒤적거렸다.그의 안색이 매우 평온해 보였고 오래 기다렸다고 귀찮아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눈치챈 전호영은 고개를 들어 보았는데 고현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나 고현에게 관심하며 물었다.“사업 얘기는 다 끝났어요? 어때요?“고현이 바로 대답했다.“우리 그룹과 임씨 그룹의 협력은 거의 성사된 거나 다름없어요. 오늘 임 대표님께서 오셔서 저와 오후 내내 얘기를 한 결과 그 사업을 끝내 성사시켰어요.”전호영이 기뻐하며 말했다.“축하드려요.”고현도 즐거운 표정으로 인사했다.“고마워요.”고현은 아까 전호영이 보던 신문과 찻잔을 보면서 물었다.“신문 읽었어요?”“네. 신문도 보고도 차도 마시며 사랑하는 여인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너무 행복한 것 같아요.”고현은 그를 노려보았다.“누가 당신 여자예요!”“고현 씨는 제가 사랑하는 여인이 맞잖아요. 제 말이 틀린 말 했어요?”고현은 할 말을 잃었다.잘못 알아듣고 재빨리 대답했던 모양이다.“퇴근했죠? ”고현의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보니 전호영은 또 자신이 이겼다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07화

    전호영은 야근해야 한다는 고현의 말에 또 마음이 아파 났다. 그는 고현이 힘들어할까 봐 다급하게 다시 말을 건넸다.“그럼 됐어요. 결혼식 당일에 가서 축하해 주면 되죠. 고현 씨가 관성에 며칠 머무를 수 있으면 고현 씨를 모시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려고 했더니만.”“고현 씨가 가는 곳을 저도 따라가면 되죠. 굳이 관성이 아니더라도 강성에서 고현 씨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돼요.”고현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호영 씨는 종일 아무 일도 안 하세요? 태윤 씨가 당신에게 전씨 그룹의 요식업을 넘겨주었는데, 전씨 그룹의 요식업이 업계에서 밀려나면 어떡해요? 모두 당신 책임이잖아요. 종일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고 있으면 어떡해요.”전호영이 고현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정신으로 사업을 하면 아마도 업계에서 가장 큰 거물이 될 수도 있었다.전호영은 이미 요식업계의 거물로 되었다.“저의 전씨 그룹과 관련된 모든 분야는 모두 기본적으로 안정되었어요. 게다가 제가 완전히 관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호텔에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저도 처리하러 가거든요.”전호영은 자꾸 웃는 얼굴로 고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현은 전호영이 웃지 못하게 그의 얼굴을 힘껏 꼬집고 깨물어주고 싶었다.“지금 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아내의 마음을 빼앗는 거예요. 제가 만약 고현 씨 마음을 훔치지 못한다면 아마도 올해 설에 서원 리조트로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 우리 할머니께서는 분명 저를 쫓아내실 거에요.”“고현 씨, 제가 집에서 쫓겨나게 되면 저를 꼭 받아주셔야 해요. 제가 고현 씨 집에서 새해를 보낼 거예요.”전호영은 문득 이 방법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지금은 10월이라 새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전호영은 고현이 새해 전에 자신에게 시집오지 않을 것 같다고 추측했고 심지어 약혼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만약 할머니가 그를 쫓아낸다면, 집에서 설을 쇠지 못하게 한다면 짐을 싸 들고 고현의 집에서 얹혀사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라고 여겼다.전호영이 고씨 가문에서 살고 심지어 새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08화

    차 안의 고현이 이윤미를 보더니 운전 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윤미 씨, 무슨 일이세요?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에요?”고현은 차 창문을 내리누르면서 이윤미에게 물었다.이윤미는 들려오는 소리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고현인 것을 확인하고 걸어가며 대답했다.“차가 갑자기 고장이 났는데 무슨 이유인지 잘 모르겠어요.”“제 운전 기사님께 살펴달라고 부탁해볼게요.”고현은 운전 기사에게 차에서 내려 이윤미 차의 고장 원인을 검사하라고 부탁했다.고현이 고용한 운전기사는 성숙하고 침착할 뿐만 아니라 운전 기술도 좋고 차를 수리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고현이 차에서 내리자 그녀의 경호원들도 자연스레 차에서 내렸다.운전기사가 이윤미의 차를 점검하더니 이윤미에게 말을 건넸다.“윤미 씨, 차 수리부에 연락해서 견인차를 불러 달라고 부탁하세요. 제가 차를 수리해 드릴 수 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도구가 부족해서 수리해 드릴 수 없어요.”“괜찮아요. 제가 이미 수리부 사장님께 연락했어요.”이윤미가 고현을 만났을 때 이윤미는 이미 수리부 사람들에게 연락했다.운전기사는 이윤미를 보며 할 말이 있는듯했지만 여전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고현과 이윤미도 운전기사의 표정을 보아냈다. 고현은 진지하게 말했다.“할 말 있으면 하세요.”“도련님, 윤미 씨 차에 누군가가 손을 댄 것 같아요.”고현의 눈빛은 이내 어두워졌지만 이윤미의 표정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아마도 어느 정도 짐작한 모양이다.운전기사가 신중하게 말했다.“상대방이 윤미 씨의 차가 가던 길을 못 가게 하려고 한 것 같은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차에 손을 대는 이유는 바로 상대방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의외사고로 위장해 죽은 것으로 보이기 위해서였다.이윤미의 이런 경우는 보기 극히 드물었다.진범이 이윤미의 목숨을 원하지 않고 단지 혼내주고 싶었을 뿐일까?고현은 이윤미를 바라보았고 이윤미는 먼저 운전기사에게 감사 인사를 드렸다.그리고 고현을 향해 말했다.“저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5화

    하예정은 무언가 떠오른 듯 전태윤에게 말했다. “태윤 씨, 우리도 리조트에 이틀 정도 지내러 갈까요? 주말에 출근도 안 하고 서점도 주말에는 문을 안 열잖아요.” 예전에는 서점만 운영할 때 주말에도 문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제 사업이 커지면서 서점은 그냥 하예정과 심효진의 추억으로 남아있었다.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애정으로 운영하는 곳이 된 것이다. 그래서 주말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전태윤은 아직 대답하지 않았는데 친구인 소정남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를 읽고 나서 그는 휴대폰을 하예정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래, 우리도 리조트에 가서 주말을 보내자.” “어머님, 아버님, 할머니도 오늘 가시니까 소정남 씨와 효진이도 불러서 점심 같이 먹어요. 샤부샤부 어때요? 오랜만에 샤부샤부 먹고 싶어요.” 하예정이 자주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하는 것에 전현림은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아무런 이의도 없이 받아들였다. 하예정이 자신의 어머니와 꽤 닮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이 그렇게 친한 것 같았다. 예전에 전씨 할머니가 일부러 하예정을 자신의 은인으로 만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 덕분에 온 가족이 하예정에게 감사하게 되었고 전씨 할머니는 장남인 전태윤에게 하예정과 결혼하라고 했다. 전현림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머니의 수법은 정말 대단해. 손자들도 어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 없구나.’ 다행히 전태윤과 하예정은 사이가 좋았으며 지금은 아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하예정을 아끼는 전태윤은 당연히 아무런 이의도 없었다. 그는 소정남에게 답장을 보냈다. “예정아, 우리 아침 먹고 리조트로 가자. 소정남이랑 효진 씨도 리조트에서 만나자. 샤부샤부는 사람이 많아야 더 맛있잖아. 예준하 씨랑 소현 누나도 불러야겠다.” 전태윤이 제안했다. 하예정은 성소현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성소현은 사양했다. 그녀는 예준하와 A 시로 날아가 예진 리조트에서 며칠 지낼 예정이었다. 예준하를 계속 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4화

    전태윤은 그를 속인 거였다. 하예정은 주우빈에게 답장을 보냈다. [눈이 왔구나. 우빈이 운이 좋네, 갔는데 바로 눈이 와서 진짜 눈을 볼 수 있게 됐구나.] [눈사람도 만들 수 있네. 이모는 지금까지 눈사람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어.] [아침 맛있게 먹었어? 옷 많이 입고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 [너희 셋째 작은 아버지는 여행 갔는데 열흘에서 보름 정도는 있어야 돌아올 거야. 네가 따라가면 유치원에 못 가잖아.] 다행히 전호영은 빨리 도망친 덕분에 주우빈에게 붙잡히지 않았다. 하예정의 답장을 받은 주우빈은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하예정과 주우빈은 30분 동안 통화를 했다. 통화를 마친 후, 전태윤은 중얼거렸다. “오늘에서야 우빈이가 그렇게 말을 잘하는 줄 알았네. 당신이랑 30분 동안이나 이야기하다니.”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 “우빈이는 앞으로 수다쟁이가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따뜻한 남자가 될 거예요.” 따뜻한 남자에다 수다쟁이라니... “9시가 넘었네요. 부모님과 할머니도 일어나셨을 거예요. 우리도 얼른 서둘러야죠. 창빈 도련님은 오늘 원림성의 A 시로 가는 거예요?” 전태윤은 먼저 그녀의 옷을 가져오며 말했다. “월요일에 갈 거야. 이틀 정도는 집에서 할머니랑 시간을 보내려고.” 10여 분 후, 부부는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층 거실 소파에는 전현림 혼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전씨 할머니와 장소민, 그리고 어제 형의 집에서 잔 전창빈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 “아버님.” 부부는 전현림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전현림은 부부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일어났구나. 아침 식사 준비해 뒀어. 아직 따뜻할 거야. 먹으러 가.” “엄마랑 할머니는 어디 계세요?” 전태윤이 물었다. “창빈이는 아직 안 일어났어요?” “할머니가 엄마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셨는데 창빈이도 같이 갔어.” “이렇게 추운 날씨에 할머니가 산책하러 나가시다니.” 전태윤이 말했다. “할머니 말씀하시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3화

    “예진아, 늦었어. 얼른 쉬어. 나도 방으로 돌아가서 쉬어야겠어. 내일 아침 같이 먹자.” 노동명의 목소리는 약간 쉰 듯했다. 하예진은 그의 얼굴에 살짝 입을 맞추며 말했다. “동명 씨, 잘 자요.” “잘자.” 하예진은 그를 밀며 밖으로 나왔다. 그는 직접 휠체어를 조종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달콤한 미소였다. 그날 밤은 더 이상의 대화 없이 지나갔다. 주말 아침, 출근할 필요도 없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평소 일찍 일어나던 전태윤도 침대에서 나오기 싫었다. 그는 침대에 늘어져 아내의 따뜻한 핫팩이 되어 주었다. 관성의 기온이 떨어져 정말 추웠지만 사실 기온은 아직 10도 정도였다. 낮에는 최대로 10도 중반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관성 사람들은 너무 추웠다.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인터넷으로 두꺼운 옷을 주문했다. 관성 사람들이 옷을 주문하면 판매자들은 재빨리 발송했다. 며칠 후 주문이 취소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었다. 관성의 추위는 찬 공기가 남하할 때 며칠 동안 추워지고 며칠이 지나면 다시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발송이 늦으면 날씨가 풀리고 나서 두꺼운 옷을 입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주문을 취소하게 된다. 방에는 보일러를 켜지 않았다. 가장 추운 며칠 동안 전태윤은 보일러를 켜지 않았다. 그는 보일러를 켜면 하예정이 더워서 자신의 품에 안기지 않을까 봐 일부러 켜지 않았다. 그가 하예정이 자신의 품에 안기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건 절대 예정이에게 들키면 안 돼. 아니면 또 교활하다고 할 거야.’ ‘카톡!’ 하예정의 카톡에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는 잠에서 깼지만 움직이기 싫어서 전태윤에게 말했다. “여보, 누가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나한테 메시지를 보내는지 좀 봐줘요. 너무 시끄러워요.” 전태윤이 말했다. “내 생각엔 우빈일 거야.” “우빈이는 엄마랑 있어서 이렇게 일찍 나한테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거예요. 아직 꿈나라에 있을지도 몰라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2화

    시도 때도 없이 간식을 꺼내 그녀에게 먹여줬다. 영화가 끝날 즈음, 하예진은 그가 챙겨준 음식으로 배부르게 먹고는 그를 보고 말했다. “이제 됐네요. 야식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예요. 또 산책하면서 소화라도 좀 시켜야겠어요.” 노동명이 일어나자 하예진과 보디가드가 그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 노동명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를 밀면서 호텔까지 걸어가. 산책하면서 소화 시키는 거지.” 하예진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죠 뭐. 그런데 걸어가면 길을 못 찾을지도 몰라요. 길을 잘못 들면 우리 둘 다 강성의 길거리에서 하룻밤을 돌아다녀야 할 거예요. 저 원망하지 마요.” “그럴 리 없어.” 지금은 밤이 더욱 깊어졌다. 영화관을 나오니 거리의 떠들썩함은 사라지고 점점 고요해지고 있었다. 하예진은 노동명을 천천히 밀며 걸었다. 보디가드들은 두 사람 뒤에서 조용히 그들을 보호했다. 걷다 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동명 씨, 눈이 오네요. 빨리 차 타고 호텔로 돌아가요.” 어느 정도 걷자 하예진은 더 이상 배가 부르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오니 길이 미끄러워 운전하기 어려울까 걱정되었다. “그래.” 노동명은 아무런 이의 없이 그녀의 말을 따랐다. 그에게는 그녀의 말이 곧 정답이었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 이내 그들은 이내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주우빈은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 강일구는 주우빈과 함께 있었다. 하예진이 돌아오자 강일구는 방으로 돌아갔다. “우빈이 자고 있어?” 노동명은 방에 들어와 주우빈을 보았다. 아이가 깊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이불을 살짝 덮어주며 말했다. “보일러 온도는 적당하면 돼, 너무 높일 필요 없어. 우빈이가 땀을 흘리고 있잖아.” 아이는 더우면 이불을 걷어차는 버릇이 있었다. 하예진은 온도를 조금 낮췄다. 노동명은 주우빈의 땀을 닦아주고 이불을 살짝 걷어내 더 덥지 않게 했다. 노동명의 행동을 보며 하예진의 눈에는 애틋함이 가득했다. 그는 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1화

    노동명은 남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그녀의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등에 한 번, 손바닥에 한번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하예진은 다급하게 손을 뺐다. 그녀의 얼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영화관 안은 어두웠고 아무도 그녀를 주시하지 않아 그녀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동명 씨, 진지하게 좀 굴어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그를 꾸짖었다. 노동명은 늘 거칠고 대범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비쳤으며 성격도 시원시원했다. 그런 그가 애교를 부리기 시작하면 그녀의 얼굴은 빨개졌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마치 어린 소녀처럼 변했다. 하예정은 언니가 두 번째 사춘기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명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알았어. 진지해질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예진아, 앞으로 네가 휴식을 원할 때,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서 바람을 좀 쐬고 싶다면 나에게 말만 해줘. 아무리 바빠도 내 손에 있는 일을 내려놓고 너와 함께 나갈 수 있어. 일도 중요하지만 너의 행복이 더 중요해. 나는 돈도 충분히 있어. 예전에 번 돈이 너무 많아서 다 쓰지도 못했어. 지금 일을 하는 건 그냥 시간을 보내고 약간의 용돈을 버는 정도야. 나에게는 너와 우빈의 행복이 가장 중요해.” 하예진은 그를 꾸짖듯 말했다. “동명 씨가 말하는 약간의 용돈은 다른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도 못 버는 금액이에요. 동명 씨, 일부러 자랑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하예진이 식당을 운영하며 매출이 좋아 월 순이익이 꽤 높다고 하더라도 그가 버는 돈에 비하면 그녀의 이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에잇, 비교하니까 열 받네.’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까지 일하며 온 힘을 다해야 그 정도 돈을 벌 수 있다. 일반 직장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노동명이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젊은 시절 고생하며 노력한 결과다. 노동명은 업계에서 십여 년을 뛰어다니며 오늘의 성과를 이루었다. 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0화

    우빈은 새 장난감을 들고 호텔로 돌아가 놀고 싶었다.아직 강성의 밤 구경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하예진이 아들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아, 일구 삼촌과 함께 호텔로 돌아가서 놀아달라고 할래? 엄마랑 아저씨랑 좀 더 돌아다니다가 돌아갈게.”우빈은 생각해 보더니 대답했다.하여 강일구는 우빈을 데리고 호텔로 돌아갔다.하예진은 노동명을 밀고 계속 돌아다녔다. 이는 두 사람만의 데이트나 다름없다.“동명 씨, 우리 영화 보러 갈까요? 이 근처에 큰 영화관이 있거든요. 저는 거의 매일 그 영화관 입구를 지나다녔는데도 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없었어요.”노동명이 간절히 원하던 바였다.그는 즉시 경호원에게 먼저 영화표를 사라고 지시했고 그와 하예진은 천천히 걸어갔다.십여 분 후, 두 사람은 영화관 입구에 도착했다.경호원은 표를 끊고 간식도 사 놓고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간식을 먹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단지 영화를 보고 싶을 뿐이고 구매한 표도 곧 시작하게 된다.영화관 입구에서 잠시 기다리면 곧 들어갈 수 있었다.노동명은 휠체어를 타지 않고 한 손으로 경호원의 어깨를 잡고 나머지 한 손은 하예진이 부축하여 들어갔다.자리에 앉은 노동명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들 주변에는 아직 아무도 없었다.그와 하예진, 그리고 몇 명의 경호원들이 두 사람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 경호원들은 그들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보호하고 있었다.“영화관에 와서 영화를 본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어.”노동명은 자리에 앉은 뒤 감개무량하게 한마디 했다.하예진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저도 몇 년 됐어요.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온 적 없어요.”결혼한 뒤로 영화를 보기는커녕 주형인은 그녀와 함께 쇼핑하는 것조차 점점 더 짜증을 냈다.그는 하예진이 물건을 살 때 항상 물건을 이리저리 비교하여 싼 물건을 고르는 모습을 싫어했다.하예진은 그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배속의 태아를 돌봐야 했다. 저축한 돈은 모두 신혼집을 꾸미는 데 썼기에 돈 가방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9화

    하예진은 아들의 이마를 톡 쳤다.“뭐라고 한 거야?”우빈은 하예진이 때린 곳을 만지며 노동명에게 말했다.“아저씨, 엄마가 절 아프게 때렸어요. ‘호’ 해주세요.”노동명은 재빨리 불어주고는 다시 어루만져주며 하예진을 나무랐다.“예진아, 우빈 이마를 자꾸 치지 마. 똑똑한 애가 멍청해지면 어떡해.”“똑똑하면 똑똑하고 멍청하면 멍청한 아이인 거예요. 제가 몇 번 쳤다고 멍청해지는 건 아니거든요. 멍청한 건 녀석이 원래 멍청한 아이였기 때문이에요.”“우리 우빈은 똑똑하거든 멍청하지 않는단 말이야.”우빈은 하예진에게 혀를 내밀고는 얼른 노동명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노동명 아저씨가 그를 보호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우빈을 아껴주던 노동명은 결국 우빈을 데리고 장난감 가게에 들어갔다.가게에 들어간 우빈은 노동명 품으로부터 바닥에 미끄러져 내려와 먼저 몇 권의 유아용 스케치북을 가져와서 하예진의 앞에서 귀여운 얼굴을 들고 물었다.“엄마, 이거요. 저 장난감을 더 사도 돼요?”노동명이 녀석에게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녀석은 엄마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만약 하예진이 그에게 새 장난감을 사지 말라고 고집한다면 그도 사지 않을 것이다.하예진이 대답했다.“하나만 사.”우빈이가 대답했다.“네.”우빈은 장난감 몇 개 더 사려고 했지만, 하예진이 한 가지만 살 수 있다고 하니 하나만 사는 수밖에!녀석은 얼른 가서 그의 장난감을 고르고 있었다.노동명은 우빈이가 여러 장난감을 어루만지며 전부 가지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돌려 사랑하는 여인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이 좋아하는 건 다 사자. 내가 선물로 사줄게.”“동명 씨, 너무 아이 뜻에만 따르면 안 돼요. 한 가지만 고르게 해요. 장난감도 가지고 왔던데.”그러나 하예진은 아들에게 장난감 하나만 사주겠다고 고집했다.노동명은 어쩔 수 없이 하예진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그는 우빈이가 원하는 것을 전부 사서 우빈에게 주고 싶었다.“우빈은 너무 많은 사람이 사랑해주고 아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8화

    “엄마, 하나만 사줘요. 네?”우빈은 계속해서 졸라댔다.“안 돼. 장난감을 사도 여기저기 쌓여 있을 텐데. 네가 놀다가도 정리하지 않으면 엄마가 대신 치워야 하잖아.”“엄마, 제가 다 치울게요. 앞으로 다 치울게요.”우빈도 스스로 정리하고 있었다. 다만 가끔 치우지 않을 때도 있었을 뿐이다.“장난감을 가지고 왔잖아.”하예진은 우빈에게 장난감을 너무 많이 사주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녀석이 장난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우빈은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댔다.“새 장난감 사고 싶어요. 제가 새것 사 가서 동생에게 줄게요.”“그 동생은 아직 어려서 못 놀아.”“그럼, 스케치북을 사줘요. 글씨를 쓰고 숫자도 적으면서 놀래요. 네?”우빈이는 한발 물러서서 스케치북이라고 사고 싶었다.그 장난감 가게에는 연필들과 책들도 많았다.우빈은 그 가게를 다 돌아본 후에야 엄마를 찾으러 돌아와서 사달라고 졸랐다.강일구는 우빈이가 좋아하는 것을 사준다고 했지만, 녀석은 감히 받지는 못하고 하예진의 뜻을 물어보려고 했다.하예진은 항상 우빈의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두 번째 장난감 방도 가득 찼다고 잔소리했다.우빈은 장난감을 매우 사랑했다. 어떤 장난감은 실수로 망가져도 엄마가 버리겠다고 하면 아까워서 버리지 못했다.하예진이 쓰레기통에 버리면 녀석은 전부 도로 주워왔다.“스케치북은 사줄게.”우빈은 금세 원숭이처럼 노동명의 허벅지에 올라가 자신을 안아달라고 요구했다.그리고 하에진이 그들을 밀고 앞으로 가게 했다.“엄마, 그럼 우리 스케치북 사러 가요.”가게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녀석이 원하는 것을 전부 이룰 수 있었다.우빈은 여러 대의 큰 장난감 차와 강아지 인형이 갖고 싶었다.정말 탐나는 장난감이었다!그는 엄청 좋아했다.“스케치북만 사. 이따가 돌아오면 그림도 그려.”하예진은 그녀의 아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모를 리가 있겠는가!그녀는 손을 뻗어 아들의 이마를 콕 찔렀다.“엄마가 네 곁에 없었는데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7화

    노동명은 다정하게 말했다.“널 위해서 늘 재활을 꾸준히 하고 있어. 회사 일은 특히 중요할 때만 나가서 처리하거든. 우리 형도 도와줘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노동명은 그윽한 눈빛으로 말을 건넸다.“예진아, 만약 네가 없었다면 난 정말로 재활을 포기하고 자포자기하면서 평생 일어나지 못했을 거야.”“바보.”“아니거든. 난 단지 너와 우빈을 너무너무 사랑했을 뿐이야. 남들은 네가 이혼한 여자라고 말하고 있어. 내가 널 알게 되었을 때에도 넌 뚱뚱하고 못생겼는데 내가 왜 널 좋아하게 되었는지 몰라... 근데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나도 그 이유를 찾고 싶지도 않아. 아마 너의 강인함과 감히 자신을 개변시키는 그 능력에 매료되었을지도 모르지. 난 우빈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사실 난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느껴져서 안 좋아하거든. 근데 처음으로 우빈을 보자마자 좋아하게 되었다.”“저도 알아요. 저도 제 아들 덕을 봤죠.”노동명은 우빈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빈의 엄마, 즉 하예진에게 조금 더 많은 관심과 포용력을 갖게 되었다.그러다가 접촉 횟수가 많아졌고 함께 지내다 보니 서로 정이 들었다.“우빈이가 우리 두 사람 중매를 선 거나 다름없어.”노동명은 헤벌쭉 웃었다.“태윤이도 마찬가지야. 태윤 때문이 아니었다면 널 알지도 못했을걸. 예진아, 네가 강성에서 일을 마치면 나랑 결혼하는 건 어때?”하예진의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노동명이 계속하게 말했다.“내가 정상적으로 걷지 못해도 난 결혼하고 싶어. 난 이미 스스로 설 수 있어. 그리고 몇 걸음 정도는 앞으로 걸을 수 있게 됐고. 1년이란 시간을 더 주면 분명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수 있을 거야. 근데 난 그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아.”노동명은 지금 36세이고, 2년만 더 기다리면 38세까지 될 것이다.곧 있으면 마흔이 된다.하예진은 속으로 흐뭇해하며 대답했다.“좋아요. 저야 지금 당장이라도 동명 씨와 혼인 신고를 할 수 있어요. 근데 동명 씨가 원하지 않잖아요.”노동명은 자신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