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의 고현이 이윤미를 보더니 운전 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윤미 씨, 무슨 일이세요?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에요?”고현은 차 창문을 내리누르면서 이윤미에게 물었다.이윤미는 들려오는 소리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고현인 것을 확인하고 걸어가며 대답했다.“차가 갑자기 고장이 났는데 무슨 이유인지 잘 모르겠어요.”“제 운전 기사님께 살펴달라고 부탁해볼게요.”고현은 운전 기사에게 차에서 내려 이윤미 차의 고장 원인을 검사하라고 부탁했다.고현이 고용한 운전기사는 성숙하고 침착할 뿐만 아니라 운전 기술도 좋고 차를 수리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고현이 차에서 내리자 그녀의 경호원들도 자연스레 차에서 내렸다.운전기사가 이윤미의 차를 점검하더니 이윤미에게 말을 건넸다.“윤미 씨, 차 수리부에 연락해서 견인차를 불러 달라고 부탁하세요. 제가 차를 수리해 드릴 수 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도구가 부족해서 수리해 드릴 수 없어요.”“괜찮아요. 제가 이미 수리부 사장님께 연락했어요.”이윤미가 고현을 만났을 때 이윤미는 이미 수리부 사람들에게 연락했다.운전기사는 이윤미를 보며 할 말이 있는듯했지만 여전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고현과 이윤미도 운전기사의 표정을 보아냈다. 고현은 진지하게 말했다.“할 말 있으면 하세요.”“도련님, 윤미 씨 차에 누군가가 손을 댄 것 같아요.”고현의 눈빛은 이내 어두워졌지만 이윤미의 표정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아마도 어느 정도 짐작한 모양이다.운전기사가 신중하게 말했다.“상대방이 윤미 씨의 차가 가던 길을 못 가게 하려고 한 것 같은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차에 손을 대는 이유는 바로 상대방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의외사고로 위장해 죽은 것으로 보이기 위해서였다.이윤미의 이런 경우는 보기 극히 드물었다.진범이 이윤미의 목숨을 원하지 않고 단지 혼내주고 싶었을 뿐일까?고현은 이윤미를 바라보았고 이윤미는 먼저 운전기사에게 감사 인사를 드렸다.그리고 고현을 향해 말했다.“저
이윤미가 호텔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고현은 기사에게 말했다.“우리 집으로 가죠.”“알겠습니다.”고현은 뒷좌석에 기대어 이윤미가 방금 겪은 일을 생각했다.이윤미를 음해할 수 있는 사람은 묻지 않아도 그녀를 잘 아는 사람일 것이다.이씨 가문에서 진정으로 이윤미를 가주 자리에 앉히는 것을 동의하는 사람은 아마 이 가주와 그녀의 방계 사람들뿐일 것이다.옛날 이씨 가문의 후계자는 이윤정이었다. 하지만 이윤정은 이씨 가문의 진정한 딸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 이상 이윤정을 가주 자리에 앉히지 못할 것이다.이윤미가 만약 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 못한다면 방계 출신의 딸들도 욕심을 부리기 시작할 게 뻔했다.고현은 진범이 이윤미의 가족이라고 추측했다. 친척들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컸지만 그 일을 막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윤미가 진정한 이씨 가문의 딸이지만 이씨 가문에서 자라지 않았기에 어려서부터 집안의 사람들과 교제하지 못했다.하여 이씨 가문의 친척들은 이윤미가 가주 자리에 오르면 이 가주보다 훨씬 더 독하게 일을 처리할까 봐 걱정했다.이윤미가 그들과 그리 깊은 친분이 없었으니 어쩔 수는 일이었다.이윤정이 가주 자리에 오를 수 없고 이윤미가 무능력해야만 그들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이 아닌가!부잣집의 내부 경쟁은 항상 잔인했다.이 가주가 주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친자매도 죽일 수 있었던 걸 생각해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명리를 위해서라면 그들은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싸움과 피바람으로 몰아치는 이씨 가문과는 달리 전씨 가문은 그와 정반대였다.전씨 가문 늘 화목한 환경을 꾸리고 있었기 때문에 형제, 조카들은 명예와 이익을 위해 싸우지 않았다. 그 집안은 교육을 매우 중시했다.모든 아이가 인재로 자랐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도 달랐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좋아하는 업계에서 발전하고 있었다.그들은 사업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가문의 회사를 이어받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었다.고현도 문득 자신의 부모님이 왜
이 가주가 이윤미에게 사고 상황을 만들어 주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게 하고 싶어 한다 해도 이윤미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지 않을 것이다.혹여라도 차가 고장이 났을 때 다른 차량에 의해 추돌당해 차 사고라고 나게 된다면 이윤미가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을 하기 어려웠다.겉으로는 이 가주가 여전히 이윤정을 편애하고 친딸을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이 가주는 핏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이 가주는 친딸을 어렵게 되찾았기에 아무리 모질어도 이윤미의 목숨으로 장난을 치지 않을 것이다.“그건 윤미 씨 일이에요. 우리는 구경이나 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만약 전호영이 지나가다가 이윤미를 만나게 된다면 나서서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전호영은 늘 자신의 형수 편에 서 있었다.이윤미의 친엄마가 하예정의 외할머니를 죽인 범인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고현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그녀도 전호영의 입장을 잘 알고 있었다.“고빈은 돌아왔어요?”전호영이 대답했다.“아니요. 고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도 집에 안 계세요. 오늘 저녁은 우리 둘만 먹어야 할 것 같아요.”고 아저씨와 고 아주머니가 피할 줄 알았으면 일찍 와서 낭만적인 저녁을 준비하는 건데.고현이 미간을 찌푸렸다.고현은 분명 집에 미리 전화해서 부모님께 돌아와 밥을 먹겠다고 알려주었고 부모님도 알았다고 대답하셨는데도 저녁에 밖으로 나가신 것이다.그녀와 전호영이 단둘이 있을 기회를 주려는 것이 틀림없었다.집 안에는 하인들만 있었다.두 사람이 집안에 들어서자 곧 하인들도 물러갔다.식탁에는 고현이 좋아하는 요리가 많이 차려져 있었다.전호영이 웃었다.“우리 먼저 밥 먹어요. 다 먹고 저랑 영화 보러 갈래요?”“영화를 본 적이 없어요. 시간이 없어서.”“그럼 오늘 밤에 저랑 나가서 데이트 제대로 합시다.”전호영은 말하면서 또 고현의 손을 잡으려 했다.전호영은 고현이 휴게실에서 그에게 여성 옷을 갈아입어 보인 것으로 보면 고현도 분명 그에게 마음의 문을 조금
“좋아요. 오늘 밤 제가 고현 씨가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고현이 전호영과 데이트하는 것을 동의하기만 하면 되었다.고현은 전호영을 보더니 웃으며 말을 건넸다.“호영 씨와 함께 있으면 즐거워요. 당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전호영은 더 크게 웃었다.전호영의 결혼 상대는 고현이고 또한 고현은 차분한 성격이라 그녀가 전호영과 달콤한 말을 하는 사치는 바라지도 않았다.고현은 달콤한 말을 하지 않았지만 전호영에게는 그 말이 사랑의 말로 들렸다.달콤했다.밥을 먹을 때 전호영은 고현에게 세심하게 배려하다 못해 먹여줄 기세였다.전호영이 짚어준, 눈앞의 산처럼 쌓아 올린 요리를 바라보며 고현이 말했다.“저에게도 손이 있어요. 저 스스로 음식을 짚어 먹을 수 있거든요. 보세요. 제 그릇에 호영 씨가 짚어준 요리들이 얼마나 많은지. 제가 밑에 있는 밥을 먹을 수 없잖아요.”고현이 말하자 전호영은 바로 가서 밥 한 그릇을 따로 떠다 주었다.그리고 국 한 그릇도 떠주었다.고현도 공용 젓가락을 들고 전호영 그릇에 요리들을 가득 짚어주었다.전호영은 싱글벙글 웃으며 그릇에 수북이 쌓인 요리를 먹는 고현을 바라보았다.“밥이나 좀 드세요. 저만 보지 말고.”“저는 고현 씨를 보는 게 더 좋아요. 고현 씨가 저의 그릇 안의 요리인걸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에요.”고현이 이내 말을 이었다.“저 말고도 또 좋아하는 요리들이 많은가 봐요??”“없어요. 절대로 없어요. 저는 당신이 가장 좋아요. 다른 요리들은 다 안 좋아해요. 우리 가문의 남자들은 모두 혼자 먹는 것을 좋아하거든요.”“혼자 먹는 것과 한가지 요리만 먹는 것은 달라요.”“봐봐요. 제가 그렇게 많은 반찬을 짚어주었는데 호영 씨는 다 좋아하잖아요.”전호영은 멈칫했다.그는 음식을 집어 먹던 동작을 잠깐 멈추어 먹어야 할지 말지 망설였다.전호영의 고민하는 모습을 본 고현은 결국 웃음이 터져버렸다.“제가 가장 맛있는 요리라고 말하면 되잖아요. 얼른 드세요.”
“아파요. 하지만 제가 이겼으니 고현 씨도 저와 내기를 해야 해요.”고현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전호영을 바라보았다.“그러죠. 저도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편이에요. 약속하죠. 저도 인생을 내걸게요.”고현의 약속을 받아낸 전호영은 바로 일어나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그는 배를 움켜쥐고 서둘러 화장실로 뛰어갔다.고현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하지만 전호영이 그녀에게 진심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한참 후에야 전호영이 화장실에서 나왔다.“병원으로 가볼까요?”고현은 걱정스레 물었다.전호영은 허리를 쭉 펴면서 말했다.“아니요. 괜찮아요. 우리 나가서 소화도 좀 시킬 겸 산책하러 가요.”전호영은 여태껏 자라면서 이렇게 많이 먹어본 적 없었다.배가 터지도록 너무 많이 먹었다.다행히 이겼다.고현의 한평생을 이겼다.고현이 평생을 걸고 전호영과 내기를 한다는 의미는 그도 평생을 내걸어 고현과 내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고현은 소파에서 일어나 부드럽게 말했다.“가요. 산책하러 나가요.”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고현은 전호영을 데리고 자기 집 정원에서 산책했다. 다행히 그녀의 정원이 충분히 컸기에 두 바퀴를 걸어 다닌 전호영은 그제야 속이 훨씬 편안해졌다.“아무리 이기고 싶어도 배부르게 먹으면 안 되죠. 아까 화장실 가기 전에 식은땀까지 흘렸잖아요.”“우리 평생의 행복을 위한 일인데 제가 목숨 정도는 내걸어야죠.”전호영은 고현의 손을 잡았다.고현은 전호영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그가 자신의 손을 잡도록 내버려 두었다.두 사람이 손을 잡고 정원을 산책하는 장면을 본 집사는 가슴이 몹시 아파 났다. 슬기롭고 총명하신 큰 도련님이 결국 이대로 전호영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하지만 고진호 부부는 전호영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고 심지어 전호영을 사위처럼 생각했다.며느리로 대했을 수도 있었다. 남자 며느리로.집사는 큰 도련님이 전호영에 의해 성향이 바뀐 사실에 대해 매우 비통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 표현
고현이 바로 대답했다.“호영 씨도 할머니 덕분에 알았잖아요. 할머니께서 조사하시지 못하셨더라만 호영 씨도 아마 못 알아낼걸요.”전호영은 여전히 웃음만 지었다.“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우리 할머니 덕을 본 셈이죠.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저도 고현 씨가 여자일 줄 몰랐을 것이고 더더욱 고현 씨에게 구애하지 않았을 거예요.”“처음에 할머니께서 고현 씨 사진을 저에게 주시고 고현 씨에게 구애하시라고 하셨을 때 저는 할머니가 저에게 불만이 있는 줄 알았어요. 남자를 선택해주셔서 남자를 아내로 맞이하라는 줄로 알았다니까요.”“저를 동성애자로 만들려고 하는 줄 알았어요. 할머니께서 고현 씨가 여자라고 하셨는데 저는 전혀 믿기지 않았어요. 사진에는 분명 멋진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요.”“그래서 처음에는 거부했어요. 고현 씨에게 구애하기고 싶지 않았고 사람들이 제가 동성애자라고 말하는 것도 두려웠거든요. ”“저는 처음에 고현 씨 여성 신분을 폭로하고 싶었지만 고현 씨가 너무 완벽하게 분장한 바람에 아무런 허점도 찾지 못했어요. 우리 할머니께서도 고현 씨의 여성 신분을 알아내시는 데 엄청 긴 시간이 걸렸을 거예요.”고현은 그제야 이해된다는 듯 말을 건넸다.“어쩐지, 호영 씨가 한동안 저에게 시비 걸면서 제가 여자라는 것을 의심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도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우리가 교제한 횟수도 적었으니까. 그 뒤로는요?“고현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전호영에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인생을 걸고 전호영과 함께 하겠다고 결심한 고현은 그제야 전호영이 어떻게 천천히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어 했다.고현을 만나 본 사람마다 어김없이 그녀가 남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남자라면 고현을 좋아할 수 없었다.진정으로 동성애자인 남자라 해도, 고현이 마음에 들었다 해도 감히 그녀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지 못했다.전호영은 솔직하게 대답했다.“제 연애 상담사들이 직접 고현 씨에게 구애하라고 조언해주셨거든요.”“연애 상담사요?”“저의 둘째 형과
고현은 이해하며 말했다.“어르신들은 다 그러세요.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도 마찬가지에요. 특히 저를 가장 근심하시거든요.”“우리 부모님께서는 호영 씨를 보면 황금을 보는 것보다 더 기뻐하세요. 제 인생의 가장 큰 일이 드디어 싹이 트는 것 같으시니까요.”전호영은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그건 제가 훌륭해서 그런 거에요.”고현은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네네네. 엄청나게 훌륭하시죠. 그럼요.”두 사람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내 고성 호텔에 도착했다.전호영은 지난번처럼 고현과 함께 사람들 몰래 비밀 통로로 맨 위층에 있는 수영장으로 올라갔다.고현은 전호영이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고 한편 이윤미는 마침내 그 사업을 성사시켰다.이윤미는 고객을 호텔 밖으로 배웅했고 고객이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윤미는 호텔 입구에 잠시 서 있다가 방윤림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데리러 오라고 말했다.그녀의 차는 차 수리부에서 수리 중이었다.“밖에 서 있지 마시고 호텔 안에서 기다리세요. 10월인데도 여전히 덥네요.”방윤림은 이윤미에게 당부했다.“알았어요. 호텔 1층 휴게실에서 기다릴게요.”방윤림은 대답하고는 곧 전화를 끊었다.방윤림은 이윤미가 이씨 가문으로 돌아온 뒤 이 가주가 그녀에게 안배해 준 생활 비서였다.방윤림은 성숙하고 침착했으며 일 처리가 깔끔했다. 이윤미는 그를 곁에 두고 싶지 않았으나 방윤림이 자신의 능력을 그녀에게 증명한 후에야 이윤미는 비로소 그를 계속 곁에 두고 일을 시켰다.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지금은 너무 익숙해졌다.그리고 방윤림은 이윤미의 밑에서 일 한 뒤로 그녀에게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밝혔다. 더는 이 가주에 복종하지 않고 그가 살아 있는 한 오직 이윤미에게만 충성할 것이라고 말했다.방윤림이 했던 일도 이윤미는 잘 알고 있었다. 1년 넘게 밤낮으로 함께 일 하면서 그녀는 방윤림이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내리라고 믿었다.이윤미가 이씨 가문에 처음
방윤림은 성큼성큼 호텔로 걸어 들어갔다.방윤림은 들어서자마자 호텔 일 층을 한 번 둘러보더니 이내 이윤미를 찾았다.그는 발걸음을 돌려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방 비서.”이윤미는 방윤림을 보더니 휴대전화를 접고 소파에서 일어섰다.“차에 문제가 생기면 저에게 전화로 알려주시면 얼마나 좋아요. 제가 새 차로 안배해 드릴 텐데.”방윤림은 이윤미의 차가 고장 났는데도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윤미도 조용히 말을 이었다.“차에 오르고 얘기해요.”방윤림은 경계하며 주위를 둘러본 뒤 이윤미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호텔을 떠났다.몇 분 뒤 방윤림은 이윤미를 싣고 고성 호텔을 빠져나왔다.“누군가가 이윤미 씨 차에 손을 댄 거 아니에요?”차에서 말하면 누구도 듣지 못해서 시름 놓을 수 있다. 이 차는 방윤림이 이윤미를 태우기 위해 특별히 가져온 차였다.매번 차를 사용하기 전에 방윤림은 차를 여러 번 검사하곤 했다. 누군가가 차에 손대지 않았는지, 녹음 펜 같은 것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야 사용했다.그리고 이 차는 방탄 기능도 있어서 매우 안전했다.이윤미가 대답했다.“맞아요. 차가 고장 났을 때 마침 제가 고 대표님을 만났어요. 고 대표님의 운전기사가 차를 수리할 줄 아셔서 봐주셨거든요. 제 차를 누군가가 고의로 고장 나게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방 비서, 누가 꾸민 일인지 한 번 알아봐 주세요.”“그리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도 잘 알아봐 주세요. 제 차가 고장 난 걸 알면서도 말하지 않은 사람도 제 차에 직접 손을 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저에게 의견이 많은 사람이니까.”방윤림은 차를 몰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알아볼게요. 참, 고 대표님을 만났다고요?”방윤림은 고현에 대해 경계심이 있었다.“네, 마침 퇴근하는 길에 고 대표님을 만났거든요. 저를 도와 직접 호텔까지 데려다주셨어요. 아니면 제가 늦을 수도 있어요.”“고객님이 제가 시간관념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저에 대한 인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