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윤하 씨를 경호원으로 모시고 싶어요. 제가 마침 경호원이 부족하거든요. 윤하 씨처럼 실력이 좋은 분 한 분만 계신다면 제 안전은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정윤하도 웃으며 대답했다.“별말씀을요. 아저씨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은인이라고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정윤하는 수많은 사람을 도와줬지만 소지훈이 가장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역시 대표라서 그런지 인성이 훌륭했다.소지훈은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하느님도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다.소지훈의 사업이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어느 때인가 제가 지금의 직업이 지겹다고 느껴지면 아저씨께서 저에게 경호원 일자리를 소개해 주세요. 제가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 않거든요. 자신의 손으로 돈을 당당하게 벌 수만 있으면 돼요.”“훔치거나 도둑질하는 일이 아니면 모두 받아들일 수 있어요.”정윤하는 자기가 무술을 잘하는 것 외 아무런 장점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일자리를 구함에 있어서 직장의 종류를 따지지 않고 직업을 가질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직업의 종류를 마다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하면 언젠가 우수한 성적을 이룰 수 있다.소지훈이 말했다.“제가 윤하 씨 일자리를 남겨둘게요.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저의 경호원으로 일하신다면 윤하 씨 요구를 모두 만족시켜 드릴 수 있어요.”“네, 직장을 옮기고 싶을 때 아저씨께 꼭 연락드릴게요.”두 사람은 가는 길 내내 이야기를 나누었다.관성 호텔에 도착한 소지훈은 거리가 너무 짧다고 아쉬워했다.진작 알았으면 방향을 바꿔서 에돌아 오면 정윤하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첫 만남에 정윤하가 소지훈을 ‘살려’주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그녀가 소지훈에 대한 좋은 인상이 망쳐질 수도 있었다.차는 관성 호텔 입구에 멈추었고 소지훈은 정윤하를 바라보았다. 정윤하는 밝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멋진 분위기를 보며 소지훈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정윤하의 옆모습도 무척 아름다웠다.
소지훈은 차에서 내려 정윤하를 향해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녀가 관성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까지 모두 지켜보았다. 그는 정윤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다가 그제야 차를 타고 돌아갔다.그는 먼저 휴대 전화를 꺼내 자신의 유능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상대방이 전화를 받자 소지훈이 물었다.“다들 부상 상황은 어때?”“도련님, 우리 미래의 사모님 실력이 너무 강해요. 다들 상처를 입어 전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거든요.”비서가 정윤하를 미래의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은 소지훈의 눈가에는 만족한 듯한 웃음기가 드러났다.사모님이라... 그는 이 호칭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소지훈의 운명의 여신이 아니었던가.그는 자신의 여신이 점점 더 좋아졌고 점점 더 만족하고 있었다.하느님은 여전히 소지훈에게 잘 대해주셨다. 그에게 이렇게 성격이 시원한 여자를 주선해 주어 진정한 남자로 될 기회를 주셨기 때문이다.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이 바로 소지훈이 정윤하보다 열 살 위였다느 점이다. 정윤하가 소지훈이 나이가 너무 많다고 싫어할지는 모른다.소지훈은 단 한 번도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남자는 이 나이가 꽃다운 나이에 속했다. 게다가 그는 관리도 아주 완벽히 잘해서 20대처럼 보였다. 겉으로 보면 그는 절대로 34세로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정윤하와 마주 서면 소지훈은 자신이 늙었다고 느껴졌다.소지훈이 열 살 되였을 때쯤 정윤하가 막 태어났을 때였다.정윤하의 성격을 생각하던 소지훈은 그녀가 자신에게 빠진다면 절대로 자신이 늙은 점을 개의치 않으리라 생각했다.“그럼 모두 입원해서 치료하도록 해. 병원비와 영양비 그리고 기타 비용도 모두 계산해 주고. 또한, 그들의 앞으로 3개월 동안 월급을 3배 올려줘.”소지훈의 인생사를 위해 다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부하들이 다치면서도 이익도 얻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되었다.소지훈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월급을 세 배로 올려 주기로 했다.비서가 웃으며 말했다.“한 달만 월급 3배
그렇게 깊은 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 레아닐 아파트.하예진은 아들의 책가방을 챙겨 들고 방문 앞으로 걸어가면서 재촉했다.“우빈아, 좀 빨리 움직여. 늦었어.”우빈이는 어물어물하다가 방에서 자신의 신발을 들고나와서 소파 위에 앉아 천천히 신발을 신었다.그리고 입을 열었다. “엄마, 나 오늘 유치원 안 가면 안 돼?”유치원에 다니기 전에 우빈이는 유치원에 다니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유치원에 지원하러 갔을 때도 녀석은 유치원에서 놀다가 엄마가 데려가려고 하자 집에 가기 싫어서 울기도 했다.한동안 유치원에 다니던 우빈은 집에서 노는 게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엄마가 그를 데리고 다니지 못하면 이모 회사로 갈 수도 있고, 안 되면 이모부 사무실에 가거나 이모 집에 가도 된다.유치원에 가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유치원에 다니면서 녀석은 매일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예전처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지 못했다.엄마는 출근해야 하므로 일찍 유치원에 가야 했고 우빈이는 매일 유치원에서 가장 먼저 유치원에 도착하는 어린이로 되였다.“아프지도 않은데 왜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예진은 문을 열면서 고개를 돌려 아들에게 물었다.우빈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하예진은 또 입을 열었다.“준호보다 더 잘하고 싶다며. 준호는 너처럼 며칠동안 유치원에 다니다가 또 다니고 싶지 않다는 말을 안 하거든.”우빈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예진은 다시 몸을 돌려 걸어가 아들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녀는 아들의 신발 신는 것을 돕지 않았다. 녀석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스스로 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아들, 엄마에게 말해봐. 왜 유치원에 가기 싫어?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널 괴롭혔어? 선생님은 너에게 잘해주고?”우빈이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친구들 모두 좋아요. 저를 괴롭히지도 않아요. 저도 남을 괴롭히지도 않는걸요. 저는 무술을 배워본 사람인데 어떻게 남을 괴롭히겠어요. 선생님도 저한테 잘해줘요.”우빈의 무술 실력은
하예진은 아들을 다시 안으며 한결 부드러워진 어조로 말했다.“요즘 엄마가 너무 바빠서 우빈이와 놀아주지도 못하고 소홀히 대했어. 이틀만 유치원에 다니고 주말이 되면 엄마랑 바닷가로 놀러 갈래?”“이모도 가요?”“이모와 이모부랑 그리고 사촌 이모도 다 같이 가자.”우빈은 엄청나게 기뻐하면서 말했다.“좋아요! 미안해요, 엄마. 다시는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는 말 안 할게요.”하예진은 아들을 풀어주면서 웃으며 말을 이었다.“우빈이가 엄마 이해해줘서 엄마 너무 기뻐. 우빈이는 잘못을 저지르고 바로 고치는 착한 아이니까. 엄마는 우빈이가 너무 좋아.”그러더니 하예진은 아들의 작은 얼굴에 뽀뽀했다.녀석도 엄마에게 뽀뽀해 주었다.“엄마, 우리 유치원에 가요.”우빈이는 엄마 손을 잡고 집 문 앞으로 걸어갔다.그리고 엄마에게 또 말을 건넸다.“엄마, 제 가방은 제가 들게요.”하예진은 가방을 건네주었고 우빈이는 스스로 가방을 메고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집 문을 나선 우빈이는 옆에 서서 엄마가 문을 잠그기를 기다렸다.하예진은 문을 꼭 잠그고 돌아서서 아들의 손을 잡으려는데 한 남자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하예진 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남자는 바로 어젯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술에 취한 남자였다.취객은 어젯밤보다 많이 깨어 있는 것 같았지만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섬뜩했다.그 남자는 하예진을 노려보았고 하예진은 바로 아들을 안고 자리를 떠나려는데 그 남자가 갑자기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여기서 사셨군요.”하예진은 순간 공포에 휩싸였다.그녀는 못 들은 척하고 아들을 안아 들어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고 같은 층에 사는 아주머니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장을 보려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모, 아까 그 남자 봤어요? 우리 층에 살았었나요? 그전에는 보지 못한 것 같은데.”하예진은 사이가 가까운 이웃집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면서 물었다.아주머니가 대답했다.“술 냄새 나는 그 남자요? 맨 위층에 사는 남
그러자 그 아주머니는 하예진의 앞을 가로막아 남자 취객이 하예정을 보지 못하게 했고 이야기하는 척하면서 하예진에게 물었다.“애 아빠는 곧 돌아오는 거죠?”하예진도 말을 이었다.“곧 도착해요.”주형인은 조금만 더 입원하다가 퇴원할 수 있었다.확실히 곧 돌아올 것이다. 물론 하예진이 사는 곳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그녀는 주형인과 이미 이혼한 지 1년이 되어갔다.아주머니는 또 우빈이를 보며 물었다.“아빠 보고 싶어?”우빈이는 솔직하게 대답했다.“보고 싶어요. 우리 엄마가 저를 데리고 주말에 아빠 보러 갔는걸요.”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주말에 아빠를 보러 갔구나.”우빈은 고개를 끄덕였다.아주머니는 일부러 취객에게 하예진의 집에 남자가 있다는 걸 알게 하려고 말을 내뱉었다. 하예진의 남편이 출장 갔다가 곧 돌아오니 하예진을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였다.술 취한 남자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1층에 도착했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 아주머니는 얼른 하예진 모자를 끌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그 술 취한 남자는 가만히 서 있었고 하예진이 그의 곁을 지나갈 때 그는 나지막이 말했다.“제가 당신을 밤새 찾았거든요. 당신 이혼했다는 사실을 저도 알고 있어요.”하예진의 안색은 바로 어두워졌다.남자 취객은 일찍부터 그녀에게 눈독을 들였던 것이다.어젯밤 노씨 가문의 경호원이 하예진을 위층으로 데려다주었을 때 취객을 의식한 하예진은 자신이 사는 층에서 내리지 않고 몇 층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하지만 남자 취객이 그녀가 어느 층에 사는지 알고 싶어 밤새 찾으러 다닐 줄은 몰랐다.그리고 그녀가 이혼한 여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예진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아들을 안아 들고 빠른 걸음으로 아파트 밖으로 나갔다.사실 레아일 아파트는 아주 안전한 아파트였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도둑맞거나 위험한 일을 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이 술 취한 남자도 실연당하기 전에는 아마 정상적인 남자였을 것이다.그 남자는 지금 하예진에게 아
하예진은 한참을 침묵하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우빈이 이모부께서 우빈에게 별장을 하나 사주셨거든. 그것도 엄청나게 크고 아름다운 별장으로. 우빈이 이모가 사는 그런 별장을 사주셨어. 하지만 엄마가 계속 받아들이지 않았어.”“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건 돈 많이 벌어서 우리 우빈이를 공부도 시키고 좋은 생활도 마련해 주기 위해서야. 그리고 우빈이 이모의 든든한 후원자로 되고 싶었거든.”“엄마는 네 이모부의 별장을 받아들이면 네 이모에게 누를 끼치게 될 것 같아.”“사람들이 우리가 네 이모 덕에 사돈의 돈을 받아서 쓴다고 말하는 게 너무 싫어. 엄마가 돈을 많이 벌면 언젠가는 엄마의 능력으로 그런 별장에서 살 수 있을 거라 믿었거든.”“동명 아저씨와 정남 아저씨도 모두 그 부근에 별장이 있대. 우리가 이모의 별장을 받아들여 이사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안전할 거야. 엄마도 고민이야. 그 집을 받아들일지 말지.”“방금 만난 술에 취한 아저씨 일을 네 이모에게 알린다면 분명 우리 때문에 엄청나게 걱정하실걸. 하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또 앞으로 사고라고 나게 되면 네 이모가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몰라.”“네 이모가 금방 임신해서 너무 놀라면 안 되는데.”하예진은 무척 갈등했다.그 술 취한 남자는 지금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하예진은 아들이 걱정 되었고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동생이 많이 놀랄까 봐 더 걱정했다.우빈은 겨우 3살 어린 아이였다. 녀석은 엄마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없었다.“저는 이모와 함께 살고 싶어요. 동명 아저씨랑 정남 아저씨랑 함께 살아도 돼요.”아들이 대답한 말을 듣자 하예진은 결국 피식 웃고 말았다. 3살짜리 아이가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아들이 아무리 똑똑해도 겨우 세 살인데 엄마를 도와 이런 문제들을 분석할 수 없었다.유치원에 도착하자 하예진이 차를 세웠다.우빈이는 스스로 안전벨트를 풀고 그의 작은 가방을 메고 스스로 문을
전태윤은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오더니 하예진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처형, 저희가 결혼식을 앞당겨 치를 예정이에요. 하늘 리조트에 있는 별장 저랑 예정이가 처형을 위한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세요.”하예진이 있는 곳이 바로 하예정의 친정집이니 결혼식 치를 때가 되면 하예정은 언니 집으로부터 출발하게 될 것이다.하예진은 물잔을 건네받고 웃으며 말했다.“제부, 저도 마침 이 일 말하려고 찾으러 온 거예요.”그 말을 들은 전태윤은 기뻐하며 곧바로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 서랍 속에 있던 열쇠 뭉치를 꺼내왔다.그리고 그 열쇠 뭉치를 하예진에게 가져다주며 말했다.“처형이 허락하면 언제든지 별장 열쇠를 가져다주려고 열쇠는 항상 제가 간직하고 있었어요.”하예진은 따뜻한 물 한 모금 마시고 열쇠뭉치를 보았다. 물의 따뜻함이 마음마저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다.하예정과 전태윤은 하예진을 지극정성으로 대해줬다. 전태윤은 부잣집 도련님이었지만 한 번도 하예정을 싫어한 적 없을 뿐만 아니라 처형인 하예진마저 더없이 존경했다.하예정은 말할 것도 없다.그녀는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을 때부터 언니에게 효도하기 시작했다.하예진은 임신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주부가 된 뒤 남편의 인색함에 수입이 아예 끊기고 말았다. 그때 그녀는 동생이 은밀히 가져다준 돈에 의지하며 힘겹게 견뎌냈다.동생이 없었다면 하예진은 그 몇 년을 버텨내기 힘들었을 것이다.“제부, 그 별장 제가 받아줄게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가지는 게 아니라 제가 사는 거로 해요. 가격을 싸게 하더라도 공짜는 안 돼요. 그래야 제가 이사한 뒤에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죠.”전태윤은 하예진의 말을 듣자, 말문이 막혀 침묵을 지켰다.그는 하예진이 드디어 생각을 바꾼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다른 사람이라면 별장 하나를 돈 필요 없이 공짜로 준다면 엄청나게 기뻐할 텐데 하예진은 달랐다.그녀는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들을 데리고 셋방을 쓰더라도 그의 부부가 주는 집은 받지 않겠다고 견지하여 전태윤
하예진도 전태윤이 한 번에 승낙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집에 가서 예정이랑 한번 얘기 나누세요. 그럼 전 레스토랑 가볼게요. 제부도 일 보고 계세요.”“처형 벌써 가시려고요?”하예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제부는 일도 바쁘고 시간도 빡빡할 텐데 저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시면 제가 미안하죠. ”하예진의 임신 때문에 전태윤은 약속했던 신혼여행을 취소했다. 하지만 한 달 결혼 휴가는 취소하지 않았고 그 한 달 동안 하예진과 함께 관성 이곳저곳을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관성은 워낙 컸기에 아직 돌아보지 못한 곳이 아주 많았다. 최근 전태윤은 결혼 휴가를 내려고 며칠 동안 야근을 하며 중요한 일들을 미리 처리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처형, 제가 엘리베이터까지 모셔다드릴게요.”전태윤은 하예진을 더는 붙잡지 않았고 그녀와 함께 회장실을 나와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뒤에야 사무실로 돌아갔다.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 하예진은 마침 회사로 돌아온 소정남을 만났다. “예진 누님.”소정남은 하예진을 보자마자 웃으며 다가와서 물었다.“누님 언제 오신 거예요? 벌써 가시려고요? 좀 더 계시지. 도움이 필요할 때 말씀만 해주시면 제가 꼭 해결해 드리겠습니다.”하예진이 웃음 어린 얼굴로 대답했다.“좀 일이 있어서 태윤 씨 찾으러 온 거예요. 큰일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태윤 씨 일하느라 바쁠 텐데 저도 이만 레스토랑 가보아야 할 거 같아요. 다음에 만나면 음식 대접할게요.”“좋아요. 누님 요리 솜씨가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던걸요. 얼마나 맛있던지 어제 누님 레스토랑에서 식사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여운이 남아요.”하예진은 소정남의 칭찬에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소정남은 말솜씨가 대단해서 모든 사람과 웃음꽃 피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제 요리가 그렇게 마음에 드시면 시간 될 때 오세요. 제가 직접 요리해 드릴게요.”“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