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가 돌아왔어?”“네, 돌아왔어요. 지금 방에서 쉬고 있어요.”윤미라가 걸어가면서 물었다.“왜 일어나셨어요?”노진규는 잡지를 덮으며 대답했다.“당신처럼 아들이 걱정돼서 그러지. 동명이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잠을 이룰 수가 있어야 말이지. 나도 이젠 익숙한 차 소리가 들려오고 동명이가 돌아온 것을 확인해야 잠들 수 있거든.”“휴, 그러게요. 돌아오지 않으면 걱정되어서 잠을 잘 수가 없다니까요.”“동명이가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는지 당신과 말했어? 또 무슨 얘기를 나누었어?”윤미라는 침대로 돌아와 앉았고 이불을 젖히며 말했다.“예진이가 퇴근하기를 기다리다가 가게 문 닫고 집까지 데려다주고 왔대요.”“예진이가 오늘 너무 바빠서 늦게 돌아온 거래요. 앞으로는 이렇게 늦을 일은 없다고 했어요. 동명이 몸 상태도 아주 좋으니 걱정하지 말고 얼른 자요. 너무 늦었어요.”“별 얘기 안 했어요. 동명이와 예진의 미래에 관한 얘기를 좀 했어요.”노진규는 아내가 눕기를 기다렸다가 불을 끄고 다시 말했다.“지금 그런 얘기 뭐 하러 해? 동명이가 회복도 안 되었으니 예진이와 함께 하지 않으려고 할 텐데. 예진이가 힘들어할까 봐 그러는 거야. 두 사람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둬. 우린 지켜보고만 있으면 되고.”“아무 말도 안 했어요. 우리가 살아있을 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할 텐데.”“걱정하지 마. 잘될 거야.”노진규는 아내를 위로했다.노진규도 마음속으로 막내아들이 빨리 하예진과 결혼하여 아기를 낳았으면 했다.학생들이 잠든 틈을 타 정윤하는 남몰래 밖으로 나가 야식을 먹었다.낮에 학생들을 데리고 경기에 참가해야 했기에 관성에서 제대로 둘러보고 싶어도 시간이 없었다.혼자 야식을 먹으러 나가려면 학생들이 모두 꿈나라에 가야만 기회가 올 수 있었다.야식을 배불리 먹은 정윤하는 30분 정도 걸으면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돌아갔다.밤이 깊어지자 수많은 차가 지나치던 관성의 거리도 한결 조용해졌다.도로에는 가끔 차 한
“어서 가장 값진 물건들을 내놔! 빨리!”정윤하는 차에서 내리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청력으로 악당들의 말을 어렴풋이 들었다.정윤하는 재빨리 달려갔다.차에서 내린 남자가 벌벌 떨면서 지갑을 꺼내 상대방에게 건네는 순간 정윤하는 빠른 속도로 날아올라 발로 그 지갑을 걷어찼다.지갑은 그 남자의 손에서 옆으로 날아갔다.정윤하는 날렵한 움직임으로 몸을 돌려 땅에 떨어지고 있는 지갑을 받았다.그리고 그 지갑을 차창이 열린 차 안으로 휙 뿌렸고 지갑은 차 앞 유리창에 튕겨지며 조수석으로 들어갔다.이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정윤하의 동작은 매우 빨랐다.모든 동작이 단숨에 이루어졌다.그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 정윤하는 이미 두 대의 오토바이를 걷어차 넘어뜨렸고 남자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땅에 떨어진 쇠몽둥이를 집어 들어 그들을 한바탕 두들겨 팼다.뒤이어 오토바이 남자들은 바로 땅에 엎어지며 울부짖었다.아직 넘어지지 않은 네댓 대 오토바이 위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전부 뛰어내려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정윤하를 포위했고 그중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어디서 온 계집애가 감히 쓸데없는 일에 참견해!”무술 가문에서 태어난 정윤하는 어려서부터 싸움 실력을 키워왔기에 하예정보다 몇 배나 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예정의 실력으로도 십여 명의 건달들을 쉽게 때려눕힌 것으로 보면 정윤하는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정윤하는 아무 말 없이 손에 쥐고 있는 상대방에게 쇠몽둥이를 힘껏 휘둘렀고 단 한 번도 헛되게 때린 적 없었다.정윤하가 동작을 멈추었을 때 그녀를 공격하던 남자들은 이미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넘어졌고 고통스러워하며 굴러다녔다.여전히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몇몇 사람들은 상황이 나쁘게 돌아가자 얼른 오토바이를 타고 냅다 뛰었다.정윤하는 손에 쥐고 있던 쇠몽둥이를 한 번 휘날리더니 그 쇠몽둥이는 오토바이의 앞바퀴에 내리쳐졌고 오토바이가 그대로 땅에 넘어지며 뒤차까지 연루되어 오토바이 두 대가 연이어 땅바닥에 엎어졌
소지훈은 정윤하와 같은 여자를 좋아했다.그는 간드러진 여자들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물론 큰 가문의 딸들에게도 느낌이 없었다.정윤하가 자신의 운명적인 여신이라고 확신하기 전에 소지훈도 사실 너무 무서웠다.운명적인 여신이 나긋나긋한 여자일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조사하다 보니 깜짝 놀랄 줄이야.정윤하의 실물을 보았을 때도 정윤하가 이렇게 큰 놀라움을 가져다줄 줄 몰랐다.정윤하의 실력은 소지훈과 한 번 겨루어 볼 만한 실력이었다.소지훈도 정윤하처럼 싸움 실력이 대단한 아내가 필요했다. 앞으로도 그 기세로 부하들을 거느릴 수 있기 때문이다.“아저씨, 괜찮으세요?”소지훈은 멍하니 정윤하를 바라보았고 동시에 정윤하도 소지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정윤하는 눈앞의 남자가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그렇게 멋진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관성에 오기 전에 정윤하는 관성에 몇 명의 유명한 미남이 있다는 것을 들었고 그중 한 명이 바로 전씨 그룹의 주인인 전태윤이였다.전태윤은 관성에서도 보기 매우 힘들었다.정윤하 일행은 특별히 관성 호텔이 가장 안전할 거로 생각하면서 관성 호텔에 묵었다. 그러면서 전태윤 부부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미남미녀를 감상해 보고 싶었다.안타깝게 정윤하는 운이 안 좋게도 줄곤 전태윤 부부를 만나지 못했다.전태윤 곁을 지키는 유능한 특파원 소 대표마저도 만나지 못했다.뜻밖에도 늦은 밤거리에서 멋진 남자를 만나게 될 줄이야!관성의 남자들은 모두 젊고 잘생겼다고 하더니 헛소문이 아니었다.정윤하는 힐끔힐끔 소지훈의 차를 몇 번 보았다.고급 차였다. 새 차로 산다면 아마 수억 원을 주어야 살 수 있는 차였다.이렇게 비싼 차를 운전할 수 있다니, 눈앞의 남자는 분명 재벌 2세거나 실력이 막강한 업계 엘리트일 것이다.어쩐지 오토바이 건달들에게 길이 막혀 강탈당하더라니.한밤중에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으니 악당들에게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괜찮으세요?”소지훈이 말이 없자 정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소지훈이 물었다.정윤하는 대범하게 자신의 명함 한 장을 꺼내 소지훈에게 건네주며 대답했다.“저는 정윤하라고 해요.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무술 코치예요.”소지훈은 정윤하의 명함을 건네받아 꼼꼼히 살펴본 뒤 주머니에 조심스레 넣었다.소지훈도 정윤하에게 명함을 건넸다. 명함에는 소씨 가문의 신분이 적혀 있지 않았고 대신 소씨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를 배경으로 하고 회사 대표라고 써놓았다.정윤하는 양손으로 그의 명함을 건네받았고 그 명함을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웃으며 물었다.“아저씨 회사 대표세요? 드라마에서 보면 대표들이 나올 때마다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다니던데. 아저씨는 왜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지 않으세요? ”소지훈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경호원을 몇 명을 데리고 다녔어요. 저와 함께 몇 년 동안 일했거든요.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부모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집에 가서 어르신을 보살펴야 했고 일부 사람들은 결혼 재촉에 못 이겨 사직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결혼해야 했어요.”“그 뒤로 저는 한동안 마땅한 경호원을 구하지 못했어요.”정윤하는 ‘네'라고 대답하고는 더는 묻지 않았다.그녀는 현실에서 처음으로 수억 원짜리 고급 차를 몰고 다니는 회사 대표를 보았다.소지훈은 아마 큰 회사의 대표일 것이다.이것은 단지 정윤하의 추측에 불과했다.그녀도 단지 궁금한 마음에 물어보았을 뿐이다.두 사람 사이가 가깝지 않았기에 정윤하는 꼬치꼬치 캐물을 수 없었다.정윤하은 소지훈을 보며 결론 하나를 지었다. 그것은 바로 관성의 대표는 정말 젊고 잘생긴 데다 재산도 많다는 것이다.경찰이 현장에 도착했고 정윤하에게 맞아 바닥에 쓰러진 “연기자”들도 모두 경찰서로 끌려갔다.정윤하도 소지훈과 함께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했다.두 사람이 파출소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소지훈은 정윤하에게 말을 건넸다.“윤하 씨, 어디에서 사세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정윤하는 한밤중에 택시를 타기도 불편하고 그렇다고 걸어서 돌아가기엔
정윤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심지어 자신이 소지훈 계획한 깊은 구덩이에 빠졌다는 사실조차 몰랐다.호텔로 돌아가는 길에서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말주변이 좋은 정윤하는 이내 소지훈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치 두 사람이 첫 만남이 아닌 십여 년 동안 알고 지낸 오랜 친구처럼 말이다.소지훈도 눈앞의 운명적인 여신에게 점점 더 호감을 느꼈다.역시 소지훈의 운명적인 여신답게 무술 실력이 뛰어나고 성격이 시원시원할 뿐만 아니라 말재주도 무척 좋았다. 이런 여자가 그에게 가장 잘 어울렸다.“아저씨, 아저씨는 회사 대표인데 전태윤 도련님과 협력할 기회가 있었어요? 저는 멀리 있는 연성에서도 전태윤 도련님과 그분 아내의 사랑 이야기를 들었거든요.”연성은 큰 도시가 아니었기에 관성과 비교할 수는 없었고 관성과 멀리 떨어져 있는 도시였다.정윤하가 전태윤과 하예정에 관해 물어보는데 소지훈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정윤하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그녀는 평소 학생들에게 무술을 가르쳐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 외 다양한 소설을 읽는 것이 취미였다. 이 점은 소지현의 제수 심효진과 똑같았다.심효진은 스스로 서점을 운영하며 서점 안의 책을 모두 다 읽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새로운 책들을 들여왔다. 어쨌든 매일 읽을 책이 있어야 했다.정윤하는 겨우 24살 어린 여자였다. 게다가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했기에 소설보다 아름다운 전태윤과 하예진의 사랑 이야기를 당연히 더 좋아할 것이다.당시 전태윤이 갑자기 결혼했을 때 언론들이 크게 떠들어댄 데다 요즘 인터넷도 많이 보급되었기에 멀리에서 생활하는 정윤하가 그 소식을 접하고 흥미를 느낄 만도 했다.소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잘 물어보셨어요. 저와 전 대표는 몇 번 협력해 본 적 있어요. 사적으로도 친구로 지냈기에 가끔 밥도 먹어본 적 있는걸요.”“전 대표와 그분 아내의 실제 사랑 이야기는 윤하 씨가 인터넷으로 본 것과 별로 다른 점 없어요. 언론들이 과장되게 보도하지 않았거든요.”“참, 전씨 가문의 사모님도 싸움 실력이
“사실 제가 윤하 씨를 경호원으로 모시고 싶어요. 제가 마침 경호원이 부족하거든요. 윤하 씨처럼 실력이 좋은 분 한 분만 계신다면 제 안전은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정윤하도 웃으며 대답했다.“별말씀을요. 아저씨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은인이라고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정윤하는 수많은 사람을 도와줬지만 소지훈이 가장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역시 대표라서 그런지 인성이 훌륭했다.소지훈은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하느님도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다.소지훈의 사업이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어느 때인가 제가 지금의 직업이 지겹다고 느껴지면 아저씨께서 저에게 경호원 일자리를 소개해 주세요. 제가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 않거든요. 자신의 손으로 돈을 당당하게 벌 수만 있으면 돼요.”“훔치거나 도둑질하는 일이 아니면 모두 받아들일 수 있어요.”정윤하는 자기가 무술을 잘하는 것 외 아무런 장점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일자리를 구함에 있어서 직장의 종류를 따지지 않고 직업을 가질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직업의 종류를 마다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하면 언젠가 우수한 성적을 이룰 수 있다.소지훈이 말했다.“제가 윤하 씨 일자리를 남겨둘게요.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저의 경호원으로 일하신다면 윤하 씨 요구를 모두 만족시켜 드릴 수 있어요.”“네, 직장을 옮기고 싶을 때 아저씨께 꼭 연락드릴게요.”두 사람은 가는 길 내내 이야기를 나누었다.관성 호텔에 도착한 소지훈은 거리가 너무 짧다고 아쉬워했다.진작 알았으면 방향을 바꿔서 에돌아 오면 정윤하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첫 만남에 정윤하가 소지훈을 ‘살려’주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그녀가 소지훈에 대한 좋은 인상이 망쳐질 수도 있었다.차는 관성 호텔 입구에 멈추었고 소지훈은 정윤하를 바라보았다. 정윤하는 밝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멋진 분위기를 보며 소지훈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정윤하의 옆모습도 무척 아름다웠다.
소지훈은 차에서 내려 정윤하를 향해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녀가 관성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까지 모두 지켜보았다. 그는 정윤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다가 그제야 차를 타고 돌아갔다.그는 먼저 휴대 전화를 꺼내 자신의 유능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상대방이 전화를 받자 소지훈이 물었다.“다들 부상 상황은 어때?”“도련님, 우리 미래의 사모님 실력이 너무 강해요. 다들 상처를 입어 전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거든요.”비서가 정윤하를 미래의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은 소지훈의 눈가에는 만족한 듯한 웃음기가 드러났다.사모님이라... 그는 이 호칭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소지훈의 운명의 여신이 아니었던가.그는 자신의 여신이 점점 더 좋아졌고 점점 더 만족하고 있었다.하느님은 여전히 소지훈에게 잘 대해주셨다. 그에게 이렇게 성격이 시원한 여자를 주선해 주어 진정한 남자로 될 기회를 주셨기 때문이다.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이 바로 소지훈이 정윤하보다 열 살 위였다느 점이다. 정윤하가 소지훈이 나이가 너무 많다고 싫어할지는 모른다.소지훈은 단 한 번도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남자는 이 나이가 꽃다운 나이에 속했다. 게다가 그는 관리도 아주 완벽히 잘해서 20대처럼 보였다. 겉으로 보면 그는 절대로 34세로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정윤하와 마주 서면 소지훈은 자신이 늙었다고 느껴졌다.소지훈이 열 살 되였을 때쯤 정윤하가 막 태어났을 때였다.정윤하의 성격을 생각하던 소지훈은 그녀가 자신에게 빠진다면 절대로 자신이 늙은 점을 개의치 않으리라 생각했다.“그럼 모두 입원해서 치료하도록 해. 병원비와 영양비 그리고 기타 비용도 모두 계산해 주고. 또한, 그들의 앞으로 3개월 동안 월급을 3배 올려줘.”소지훈의 인생사를 위해 다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부하들이 다치면서도 이익도 얻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되었다.소지훈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월급을 세 배로 올려 주기로 했다.비서가 웃으며 말했다.“한 달만 월급 3배
그렇게 깊은 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 레아닐 아파트.하예진은 아들의 책가방을 챙겨 들고 방문 앞으로 걸어가면서 재촉했다.“우빈아, 좀 빨리 움직여. 늦었어.”우빈이는 어물어물하다가 방에서 자신의 신발을 들고나와서 소파 위에 앉아 천천히 신발을 신었다.그리고 입을 열었다. “엄마, 나 오늘 유치원 안 가면 안 돼?”유치원에 다니기 전에 우빈이는 유치원에 다니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유치원에 지원하러 갔을 때도 녀석은 유치원에서 놀다가 엄마가 데려가려고 하자 집에 가기 싫어서 울기도 했다.한동안 유치원에 다니던 우빈은 집에서 노는 게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엄마가 그를 데리고 다니지 못하면 이모 회사로 갈 수도 있고, 안 되면 이모부 사무실에 가거나 이모 집에 가도 된다.유치원에 가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유치원에 다니면서 녀석은 매일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예전처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지 못했다.엄마는 출근해야 하므로 일찍 유치원에 가야 했고 우빈이는 매일 유치원에서 가장 먼저 유치원에 도착하는 어린이로 되였다.“아프지도 않은데 왜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예진은 문을 열면서 고개를 돌려 아들에게 물었다.우빈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하예진은 또 입을 열었다.“준호보다 더 잘하고 싶다며. 준호는 너처럼 며칠동안 유치원에 다니다가 또 다니고 싶지 않다는 말을 안 하거든.”우빈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예진은 다시 몸을 돌려 걸어가 아들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녀는 아들의 신발 신는 것을 돕지 않았다. 녀석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스스로 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아들, 엄마에게 말해봐. 왜 유치원에 가기 싫어?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널 괴롭혔어? 선생님은 너에게 잘해주고?”우빈이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친구들 모두 좋아요. 저를 괴롭히지도 않아요. 저도 남을 괴롭히지도 않는걸요. 저는 무술을 배워본 사람인데 어떻게 남을 괴롭히겠어요. 선생님도 저한테 잘해줘요.”우빈의 무술 실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