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씨 집안의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하예정은 겨우 열 살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하예진이 친동생을 키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예진 자매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깊어 하예진은 하예정의 엄마이자 언니였다.하예정이 전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된 후 큰일이 생기지 않은 이상 하예진은 친동생 부부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 했다.전태윤 부부도 그런 하예진을 보며 어쩔 수 없었다.누가 하예진을 설득해도 안 되는 일이었다.이경혜마저 그녀를 타이르기도 했다.“우리가 이곳에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항상 아무 일도 없이 안전했어요. 오늘 밤에만 취객을 만났을 뿐이에요. 앞으로도 이렇게 늦게 집에 가지 않을 거예요. 오늘은 특수한 상황이니까.”“동생의 후원자가 되지 못할망정 어찌 동생의 발목을 잡을 수 있겠어요. 하늘 리조트에서 별장 한 채만 해도 100억 원 넘어요. 게다가 제부가 구매한 그 별장은 가장 큰 별장으로 아마도 200억 가까이 될걸요.”“이렇게 후한 선물을 받을 수 없어요.”하예진은 집 한 채에 2억 원 남짓 하는 집이라면 아들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뻔뻔하게 받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전태윤은 재력이 막강한 탓인지 그의 명의로 된 빌딩 중에서 가장 싼 집이 바로 발렌시아 아파트였다.전태윤은 발렌시아 아파트 중 한 채만 샀지만 나머지는 빌딩 하나를 통째로 사지 않는가 하면 별장 구역 전체를 모두 구매해 버리는 사람이다.하여 전태윤은 처형에게 하늘 리조트 중 가장 큰 별장으로 선물하려 했다.하지만 하예진의 성격으로는 그렇게 비싼 집을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노동명은 계속해서 설득했다.“그렇게 생각하지 마. 태윤의 집이 엄청나게 많거든. 또 예정 씨를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친누나처럼 생각하고 있을 거야. 태윤이는 단지 예정 씨와 함께 너에게 효도하고 싶은 마음뿐이야. 받아도 돼. 생각 많이 할 필요 없어.”“그리고 앞으로 너의 사업이 점점 커지면서 중요한 일들도 더 많아질 테니 밤늦게 집으로 갈 일도 많을 거 아니야. 예진 씨가 우빈이를 돌보아준다 해도 너
“동명 씨, 너무 늦었어요. 일찍 쉬세요.”“그래, 너도 얼른 쉬어. 난 할 일도 없어 좀 늦게 잘 거야. 늦게 일어나도 상관없으니까.”두 사람은 인사를 나누고 통화를 끊었다.노동명은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경호원은 먼저 휠체어를 땅에 내려놓은 후 노동명을 천천히 부축하여 차에서 내리게 했다.노동명이 휠체어에 앉은 뒤에야 경호원은 다시 그를 밀어 집으로 들어갔다.이 시간에 노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잠들었다.노동명이 금방 집으로 들어올 때 경호원이 아직 불을 켜지 않았는데도 방 안의 불이 켜져 있었다. 윤미라가 켜놓은 것이다.윤미라가 위층에서 내려왔다.“사모님.”경호원은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엄마,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도 안 주무셨어요?”윤미라는 걸어오면서 경호원에게 퇴근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고 아들이 앉은 휠체어를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네가 계속 돌아오지 않아서 안심할 수 없었어. 잠도 안 오고. 밖에 인기척을 주의하고 있었는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어. 그래서 베란다에서 내다보니 네 차가 들어오길래 얼른 내려와서 마중 나왔지.”“왜 이렇게 늦게 돌아왔어?”하예진의 새 가게가 오픈하자 윤미라도 다른 며느리를 데리고 가서 축하해 주었다.노씨 가족은 하예진을 예비 며느리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같은 가족의 일원이 가게를 오픈하면 마땅히 축하해 주러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잠시 머무르다가 이내 가게를 나섰다. 막 오픈한 날이라 해도 장사를 정상적으로 해야 했기 때문이다.하예진은 바삐 돌아쳤다.그들과 같은 귀부인들은 하예진의 일을 도울 수 없었기 때문에 하예진의 장사를 방해하지 않으려면 가게를 떠나는 방법밖에 없었다.“예진이가 가게 일을 마치고 예진의 집에 데려다주고 오느라 늦었어요.”노동명은 솔직히 대답했다.윤미라가 말을 이었다.“예진한테 너무 악착같이 장사하지 말고 밤 9시면 퇴근하라고 해. 사장님은 가게에서 문 닫는 순간까지 지킬 필요는 없어.”하예진도 점장님을 청해 직원들을 관리하게 했
하예진은 사장님으로 되였기에 옷차림도 많이 우아해 졌다.하예진은 매우 예쁜 여자였다. 예전에는 너무 뚱뚱하여 예쁜 얼굴이 가려졌던 것이다. 그 뒤로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덮여졌던 예쁜 얼굴도 드러나게 되었고 딴 사람으로 태어난 듯했다.얼굴도 환해져서 어디로 가나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예쁜 여자가 워낙 시선을 끌기 쉬운 데다 하예진은 또 아들을 데리고 홀로 살고 있어 그녀가 이혼녀라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었다. 따라서 많은 남자도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악의 없는 사람이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제가 예진이 보고 태윤이가 선물한 하늘 리조트의 별장으로 이사하라고 설득했어요. 저도 그 리조트에 별장이 있기에 예진이가 이사하기만 하면 저도 저의 별장으로 들어가 생활하려고요.”“앞으로 서로 보살피기도 편하고. 평소에 저도 예진이 곁에 있거나 경호원을 예진이뒤에 따라다니게 하려고요.”“예진의 고집을 꺾을 사람이 없을 거야.”예전에 윤미라가 하예진을 찾아 그녀를 관성에서 떠나게 하려고 했지만 하예진의 반박에 윤미라는 말을 잇지 못했다.하예진은 원칙성이 매우 강한 여자였다.그녀는 실제 행동으로 자신을 증명했다.“맞아요.”노동명도 한마디 보탰다.그런데 노동명은 하필이면 그 고집 센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윤미라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꺼냈다.“예진이 성격이 예진이 이모와 너무 비슷해. 예진이 이모가 그런 분이시거든. 그래서 하예진도 열다섯 살 되는 친동생을 데리고 X떡같은 고향을 떠나 홀로 예진이를 잘 키웠잖아. 동생이 얼마나 훌륭해.”하예정의 훌륭함은 하예정 자신의 노력도 있지만 친언니의 교육과도 관계를 뗄 수 없었다.하예진은 돈이 없어 자신이 무술, 피아노 등을 배우지 못했지만 친동생을 배우게 했다. 그녀들은 그녀들의 부모님 사망 보상금으로 겨우 대학을 졸업했다.하예정이 배우고 싶어 하는 수업도 아마 하예진이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배우게 했을 것이다.하예진은 교육을 매우 중시했다.그 당시 하예진도 아직 미성년자
우빈이에 관한 말이 나오자 노동명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맴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윤미라를 보며 말했다.“제가 오늘 밤 우빈이를 안고 재웠거든요. 잠든 우빈이를 보면서 어찌나 예쁘던지. 꽉 깨물고 싶었다니까요.”“그 녀석 보면 볼수록 귀여워요. 점점 좋아져요.”“아빠라고 부르는 것은 바라지도 않아요. 저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할 따름이에요.”주형인은 여전히 살아있다.우빈은 그의 아버지와 정이 깊지 않지만 주형인이 친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옛날에 노동명이 우빈을 달래면서 우빈의 새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우빈이는 친아빠가 있으니 다른 아빠를 찾을 필요 없다고 했다. 욕심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빠 한 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우빈의 말을 들은 노동명도 그제야 우빈이가 그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을 것을 알았다.그래서 하예진과 결혼해서 그녀와 함께 우빈을 키우고 우빈이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했다.어쨌든 노동명이 우빈의 엄마를 빼앗지 않았는가!“우빈이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걸.”윤미라가 아들을 보며 말했다.“네가 예진이와 결혼한 뒤로도 우빈이가 널 아빠라고 부르지 않으면 강요하지는 마. 친아버지도 살아 계시고 양육비도 내주기에 친아버지의 존재를 지울 수는 없어.”“너와 예진이가 아이를 낳을 수만 있다면 이 어머니는 정말 죽어도 한이 없을 것 같아.”윤미라의 네 아들 중 막내아들을 제외한 모든 자식은 다 결혼했고 심지어 아이까지 낳았다. 유독 막내아들만 그녀를 걱정하게 했다.예전에 윤미라는 하예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아들이 하예진과 함께 있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윤미라는 하예진을 받아들였지만, 아들이 휠체어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이 언제 함께 인생을 살아갈 건지 무척 걱정하고 있었다.두 사람 모두 서른 살이 넘었다.나중에 두 사람이 정말로 함께 미래를 약속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게 된다면 고령 산모에 속할 것이다.그러나 노동명
“동명이가 돌아왔어?”“네, 돌아왔어요. 지금 방에서 쉬고 있어요.”윤미라가 걸어가면서 물었다.“왜 일어나셨어요?”노진규는 잡지를 덮으며 대답했다.“당신처럼 아들이 걱정돼서 그러지. 동명이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잠을 이룰 수가 있어야 말이지. 나도 이젠 익숙한 차 소리가 들려오고 동명이가 돌아온 것을 확인해야 잠들 수 있거든.”“휴, 그러게요. 돌아오지 않으면 걱정되어서 잠을 잘 수가 없다니까요.”“동명이가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는지 당신과 말했어? 또 무슨 얘기를 나누었어?”윤미라는 침대로 돌아와 앉았고 이불을 젖히며 말했다.“예진이가 퇴근하기를 기다리다가 가게 문 닫고 집까지 데려다주고 왔대요.”“예진이가 오늘 너무 바빠서 늦게 돌아온 거래요. 앞으로는 이렇게 늦을 일은 없다고 했어요. 동명이 몸 상태도 아주 좋으니 걱정하지 말고 얼른 자요. 너무 늦었어요.”“별 얘기 안 했어요. 동명이와 예진의 미래에 관한 얘기를 좀 했어요.”노진규는 아내가 눕기를 기다렸다가 불을 끄고 다시 말했다.“지금 그런 얘기 뭐 하러 해? 동명이가 회복도 안 되었으니 예진이와 함께 하지 않으려고 할 텐데. 예진이가 힘들어할까 봐 그러는 거야. 두 사람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둬. 우린 지켜보고만 있으면 되고.”“아무 말도 안 했어요. 우리가 살아있을 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할 텐데.”“걱정하지 마. 잘될 거야.”노진규는 아내를 위로했다.노진규도 마음속으로 막내아들이 빨리 하예진과 결혼하여 아기를 낳았으면 했다.학생들이 잠든 틈을 타 정윤하는 남몰래 밖으로 나가 야식을 먹었다.낮에 학생들을 데리고 경기에 참가해야 했기에 관성에서 제대로 둘러보고 싶어도 시간이 없었다.혼자 야식을 먹으러 나가려면 학생들이 모두 꿈나라에 가야만 기회가 올 수 있었다.야식을 배불리 먹은 정윤하는 30분 정도 걸으면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돌아갔다.밤이 깊어지자 수많은 차가 지나치던 관성의 거리도 한결 조용해졌다.도로에는 가끔 차 한
“어서 가장 값진 물건들을 내놔! 빨리!”정윤하는 차에서 내리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청력으로 악당들의 말을 어렴풋이 들었다.정윤하는 재빨리 달려갔다.차에서 내린 남자가 벌벌 떨면서 지갑을 꺼내 상대방에게 건네는 순간 정윤하는 빠른 속도로 날아올라 발로 그 지갑을 걷어찼다.지갑은 그 남자의 손에서 옆으로 날아갔다.정윤하는 날렵한 움직임으로 몸을 돌려 땅에 떨어지고 있는 지갑을 받았다.그리고 그 지갑을 차창이 열린 차 안으로 휙 뿌렸고 지갑은 차 앞 유리창에 튕겨지며 조수석으로 들어갔다.이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정윤하의 동작은 매우 빨랐다.모든 동작이 단숨에 이루어졌다.그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 정윤하는 이미 두 대의 오토바이를 걷어차 넘어뜨렸고 남자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땅에 떨어진 쇠몽둥이를 집어 들어 그들을 한바탕 두들겨 팼다.뒤이어 오토바이 남자들은 바로 땅에 엎어지며 울부짖었다.아직 넘어지지 않은 네댓 대 오토바이 위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전부 뛰어내려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정윤하를 포위했고 그중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어디서 온 계집애가 감히 쓸데없는 일에 참견해!”무술 가문에서 태어난 정윤하는 어려서부터 싸움 실력을 키워왔기에 하예정보다 몇 배나 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예정의 실력으로도 십여 명의 건달들을 쉽게 때려눕힌 것으로 보면 정윤하는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정윤하는 아무 말 없이 손에 쥐고 있는 상대방에게 쇠몽둥이를 힘껏 휘둘렀고 단 한 번도 헛되게 때린 적 없었다.정윤하가 동작을 멈추었을 때 그녀를 공격하던 남자들은 이미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넘어졌고 고통스러워하며 굴러다녔다.여전히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몇몇 사람들은 상황이 나쁘게 돌아가자 얼른 오토바이를 타고 냅다 뛰었다.정윤하는 손에 쥐고 있던 쇠몽둥이를 한 번 휘날리더니 그 쇠몽둥이는 오토바이의 앞바퀴에 내리쳐졌고 오토바이가 그대로 땅에 넘어지며 뒤차까지 연루되어 오토바이 두 대가 연이어 땅바닥에 엎어졌
소지훈은 정윤하와 같은 여자를 좋아했다.그는 간드러진 여자들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물론 큰 가문의 딸들에게도 느낌이 없었다.정윤하가 자신의 운명적인 여신이라고 확신하기 전에 소지훈도 사실 너무 무서웠다.운명적인 여신이 나긋나긋한 여자일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조사하다 보니 깜짝 놀랄 줄이야.정윤하의 실물을 보았을 때도 정윤하가 이렇게 큰 놀라움을 가져다줄 줄 몰랐다.정윤하의 실력은 소지훈과 한 번 겨루어 볼 만한 실력이었다.소지훈도 정윤하처럼 싸움 실력이 대단한 아내가 필요했다. 앞으로도 그 기세로 부하들을 거느릴 수 있기 때문이다.“아저씨, 괜찮으세요?”소지훈은 멍하니 정윤하를 바라보았고 동시에 정윤하도 소지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정윤하는 눈앞의 남자가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그렇게 멋진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관성에 오기 전에 정윤하는 관성에 몇 명의 유명한 미남이 있다는 것을 들었고 그중 한 명이 바로 전씨 그룹의 주인인 전태윤이였다.전태윤은 관성에서도 보기 매우 힘들었다.정윤하 일행은 특별히 관성 호텔이 가장 안전할 거로 생각하면서 관성 호텔에 묵었다. 그러면서 전태윤 부부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미남미녀를 감상해 보고 싶었다.안타깝게 정윤하는 운이 안 좋게도 줄곤 전태윤 부부를 만나지 못했다.전태윤 곁을 지키는 유능한 특파원 소 대표마저도 만나지 못했다.뜻밖에도 늦은 밤거리에서 멋진 남자를 만나게 될 줄이야!관성의 남자들은 모두 젊고 잘생겼다고 하더니 헛소문이 아니었다.정윤하는 힐끔힐끔 소지훈의 차를 몇 번 보았다.고급 차였다. 새 차로 산다면 아마 수억 원을 주어야 살 수 있는 차였다.이렇게 비싼 차를 운전할 수 있다니, 눈앞의 남자는 분명 재벌 2세거나 실력이 막강한 업계 엘리트일 것이다.어쩐지 오토바이 건달들에게 길이 막혀 강탈당하더라니.한밤중에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으니 악당들에게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괜찮으세요?”소지훈이 말이 없자 정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소지훈이 물었다.정윤하는 대범하게 자신의 명함 한 장을 꺼내 소지훈에게 건네주며 대답했다.“저는 정윤하라고 해요.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무술 코치예요.”소지훈은 정윤하의 명함을 건네받아 꼼꼼히 살펴본 뒤 주머니에 조심스레 넣었다.소지훈도 정윤하에게 명함을 건넸다. 명함에는 소씨 가문의 신분이 적혀 있지 않았고 대신 소씨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를 배경으로 하고 회사 대표라고 써놓았다.정윤하는 양손으로 그의 명함을 건네받았고 그 명함을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웃으며 물었다.“아저씨 회사 대표세요? 드라마에서 보면 대표들이 나올 때마다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다니던데. 아저씨는 왜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지 않으세요? ”소지훈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경호원을 몇 명을 데리고 다녔어요. 저와 함께 몇 년 동안 일했거든요.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부모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집에 가서 어르신을 보살펴야 했고 일부 사람들은 결혼 재촉에 못 이겨 사직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결혼해야 했어요.”“그 뒤로 저는 한동안 마땅한 경호원을 구하지 못했어요.”정윤하는 ‘네'라고 대답하고는 더는 묻지 않았다.그녀는 현실에서 처음으로 수억 원짜리 고급 차를 몰고 다니는 회사 대표를 보았다.소지훈은 아마 큰 회사의 대표일 것이다.이것은 단지 정윤하의 추측에 불과했다.그녀도 단지 궁금한 마음에 물어보았을 뿐이다.두 사람 사이가 가깝지 않았기에 정윤하는 꼬치꼬치 캐물을 수 없었다.정윤하은 소지훈을 보며 결론 하나를 지었다. 그것은 바로 관성의 대표는 정말 젊고 잘생긴 데다 재산도 많다는 것이다.경찰이 현장에 도착했고 정윤하에게 맞아 바닥에 쓰러진 “연기자”들도 모두 경찰서로 끌려갔다.정윤하도 소지훈과 함께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했다.두 사람이 파출소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소지훈은 정윤하에게 말을 건넸다.“윤하 씨, 어디에서 사세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정윤하는 한밤중에 택시를 타기도 불편하고 그렇다고 걸어서 돌아가기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