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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6화

집에서 닭을 잡기에 그녀는 다리와 날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먹지 않았다.

“요즘 젊은이들은 산후조리를 할 때, 영양 결핍은 걱정 안 해도 되고 얼마나 좋아. 엄마가 산후조리를 했을 때는 한 달에 닭도 몇 마리밖에 먹지 못했어. 그리고 아무것도 사 오지 말라니까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 엄마, 아빠가 다 먹지도 못하는 데 돈 낭비야.”

나은서는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온 심효진을 꾸짖으면서도 그녀가 무거워할까 봐 얼른 받아서 들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심범수는 부엌으로 급히 들어가 그릇과 젓가락을 꺼내왔다.

심범수와 나은서는 규칙을 따지는 사람이 아니라서 경호원들과 한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것이 익숙했다.

심효진은 자리에 앉으려다가 나은서가 직접 담근 장아찌를 보고 말했다.

“엄마, 흰죽 있어요? 나 오늘따라 흰죽에다가 장아찌를 올려서 먹고 싶어요.”

시댁의 영양사는 장아찌에 염분이 많다면서 못 먹게 했기에 심효진은 오랜만에 본 장아찌에 군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마침, 아침에 끓여 놓은 게 있는데, 먹고 싶으면 엄마가 데워줄게.”

나은서는 심효진이 시집을 간 후로 끼니마다 영양사가 차려주는 산해진미를 먹는다는 것과 서점에 출근할 때도 소정남이 음식을 배달시켜 주거나 사돈댁에서 사람을 시켜서 보내준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무의식적으로 소정남의 눈치를 살폈다.

소정남도 나은서의 생각을 읽었는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어머님, 저도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밥 대신 죽이 더 먹고 싶네요.”

“알겠어, 내가 가서 데워줄게. 미리 집에 온다고 연락했으면 신선한 죽을 끓여줬을 텐데.”

나은서는 곧장 부엌으로 들어가 아침에 끓인 죽을 데우기 시작했고, 평소 선풍기만 켜던 심범수도 얼른 모든 창문을 닫고 거실에 있는 에어컨을 켰다.

얼마 후, 나은서는 큰 냄비에 죽을 담아서 식탁 위에 올려놓았고, 두 사람한테 먹고 싶은 만큼 퍼서 먹으라고 했다.

심효진은 임신한 후, 식욕이 폭발했는지 눈 깜짝할 사이에 두 그릇을 먹어 치웠다.

그녀가 한 그릇을 더 뜨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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