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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1화

하예정의 옷이 모두 더러워졌고 책가방의 끈도 그들에게 잡아당겨서 끊어졌다.

그래서 그녀는 언니가 알면 속상할까 봐 월세방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언니는 고등학교에 다녀서 공부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게다가 집에 돈도 별로 없었다.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후 받은 보상금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등이 나눠 가졌고 두 자매에게 조금만 남겨주었다.

언니는 돈을 절약해서 사용해야 두 자매가 대학까지 다닐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하예정은 언니가 망가진 책가방을 보면 꼭 돈을 써서 새 가방을 사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감히 집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다행히 평소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 심효진이 그녀를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심효진의 어머니인 나은서는 그때 많이 놀랐고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하예정을 안아주고 위로해 주었다. 언니가 발견하지 못하게 책가방의 끈을 꼭 수선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하예정의 더러워진 옷도 깨끗이 빨아주었고 마르면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게 하였다.

나은서는 하예정의 교복 사이즈가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하예정은 예전의 교복이 작아서 언니의 교복을 주워 입은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언니는 다섯 살 위여서 옷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은서는 옷을 만들 줄 알고 전기 재봉틀도 사용할 줄 알아서 하예정의 사이즈가 맞지 않는 교복을 몸에 맞게 수선해 주었다.

며칠 지난 일요일에 하예진이 여동생을 데리고 사과 한 봉지를 사서 방문하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나은서에게 있어서 하예정은 자기 딸의 동창이고 옷을 조금 수선해 주는 것은 그냥 사소한 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예정 자매에게 있어서 나은서는 그들에게 따뜻함을 주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두 자매는 서로 의지하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따뜻하고 차가운 인정과 친척의 무정함을 뼈저리게 느낀 후 나은서가 한 사소한 일은 겨울날의 따뜻한 햇살처럼 두 자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엄마가 키운 닭도 계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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