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04화

작가: 고능비
“준하 씨가 제 차를 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해하니까 상관없어요. 어차피 저는 소현 씨를 마중하기 위해 나온 것이니까요. 겸사겸사 준하 씨를 챙기려고 했는데 싫다면 알아서 가시죠.”

소지훈은 늘 웃으면서 말했지만, 예준하의 귀에는 말마다 가시가 있어서 가슴이 답답했다.

소지훈은 성소현에게 물었다.

“준하 씨가 들고 있는 캐리어가 소현 씨 거죠? 여자들이 핑크색을 좋아하니까 핑크색 캐리어가 소현 씨 거 맞죠?”

그는 말하면서 예준하의 손에서 성소현의 캐리어를 가져와서 차 뒤로 끌고 갔다. 그는 캐리어를 가볍게 들어서 트렁크에 밀어 넣고 뚜껑을 닫았다. 그러고 나서 웃으면서 성소현에게 말했다.

“관성 호텔에서 자리를 예약했고 음식도 주문해 놨으니 가서 바로 식사하면 돼요.”

“식사 후에 집에 돌아가든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든지 제가 사람을 보내서 곁에 있어 줄 게요.”

다시 말하면, 그는 성소현과 함께 있지 않겠다는 뜻이다.

소지훈은 성소현을 마중해서 목적지에 데려다준 후 바로 튀려고 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전태윤이 곧 아빠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가 그렇지 못했다고 한스러워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마치 그가 아이를 낳지 못한 것처럼.

아, 그는 여자가 아니니까 확실히 낳지 못한다.

하예정의 임신 사실은 가까운 지인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씨 가문의 가주에게 있어서 비밀은 아니다. 그는 귀를 움직이기만 해도 많은 소식을 들을 수 있다.

“지훈 씨, 고마워요. 저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성소현은 소지훈이 직접 나왔으니 그녀가 아무리 거절해도 결국은 그의 차를 타고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거절하지 않고 바로 예준하를 끌고 소지훈의 차에 올라탔다.

소지훈은 웃으면서 차 문을 닫아주었다. 그는 돌아서 다른 쪽으로 차에 올라타려고 했는데 뭔가를 밟은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숙여 보니 한 열쇠고리였다. 열쇠고리에 작은 거울 같은 것이 달려 있는데 1인치의 사진이 있다. 소지훈은 그 열쇠고리를 주워서 먼지를 깨끗하게 닦아 내자 작은 사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205화

    소지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또 웃으면서 말했다.“이해할 수 있어요. 예정 씨가 태준 씨와 결혼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임신을 못 해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이제 임신했으니 마음을 놓을 수 있고 다들 기뻐해 주는 것도 인지상정이죠.”이에 예준하는 한마디 건넸다.“지훈 씨가 이후에 아버지가 된다면 많은 사람이 기뻐해 줄 겁니다.”소지훈에게 감정이 없는 병이 있어서 그의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여인을 만나지 못하면 환관처럼 한평생 진정한 남자로 살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로 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예준하의 이 말은 소지훈의 정곡을 찔렀지만, 소지훈은 이미 내려놓아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이런 병에 걸려도 죽지 않으니 평생 홀로 살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그는 웃으면서 말했다.“제가 아버지로 될 기회가 있다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집에 있는 영감이 가장 좋아하실걸요.”그가 감정이 없는 병에 걸리는 것을 모르고 있을 때, 부모님은 그의 결혼을 걱정하셨지만 미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가 이런 병에 걸린 것을 아신 후 부모님은 완전히 미쳐버렸다.그들은 무슨 여자이든 모두 그의 앞에 데려다 놓았다. 그가 정상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여자가 나타나기를 바랐다.아쉽게도 부모님이 찾아 주신 여자에 대해 그는 추호의 반응도 없었다.“참, 당시 전씨 할머니께서 한 점쟁이를 청해서 태윤 씨와 예정 씨의 사주를 봐줬는데 예정 씨는 가을에 임신한다고 했죠?”소지훈은 문득 사주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성소현은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녀는 하예정과 사촌 자매 관계라 하예정은 평소에 늘 그녀에게 하소연해서 가장 많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사실이에요. 하지만 이 일은 전씨 할머니께서 예정이가 매일 임신에 대해 고민하지 말고 위로해 주기 위해서 꾸민 일이에요. 전씨 할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으면 예정이는 의욕을 잃고 우울증에 걸렸을걸요. 예정이는 강해 보이지만 무너질 때도 있거든요.”성소현은 이어서 웃으면서 말했다.“근데 공교롭게도 가을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206화

    “그건 그 사람들이 안목이 없는 거고. 눈이 장식품이나 마찬가지야.”예준하는 성소현의 손을 잡고 함께 성씨 가문의 별장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사람들이 안목이 없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내가 수많은 연적이 생기게 되면 정말 질투 나서 쓰러질지도 몰라.”성소현은 히죽히죽 웃었다.예준하의 앞에서 성소현은 편안하고 솔직하게 지냈고 예준하도 그런 성소현의 진실된 성격이 좋았다.예준하 커플을 집으로 데려다준 소지훈은 성씨 가문을 떠나 바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때마침 시어머니에게 불려 온 심효진을 만났다.심효진의 경호원은 소지훈의 차를 보더니 급히 차를 도로 옆으로 세워 소지훈의 차를 먼저 지나가게 했다.소지훈과 심효진은 동시에 차창 버튼을 내리눌렀다.“오빠.”심효진이 인사했다.소지훈은 따뜻하게 대답했다.“그래. 왜 지금 집에 가는 거야?”심효진이 다시 서점에 출근하게 된 후로 그녀는 늘 저녁이 되어야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엄마가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고 전화하셔서 먼저 왔어요.”소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얼른 들어 가봐. 무슨 일이신지.”소지훈은 창문을 닫으며 왼편으로 차를 몰았다.그의 차가 떠난 후에야 심효진의 경호원은 다시 차를 몰고 오른쪽으로 향했다.소씨 가문 사람은 모두 모여 살았다.이 지역에서 사는 주민들은 모두 소씨 가문의 사람들이었다.소정남과 소지훈은 사촌지간이다. 소정남의 집은 소씨 가문의 권력 중심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 겨우 몇 분밖에 안 되는 위치에 있었다. 경호원은 고풍과 현대화가 서로 어우러진 큰 별장 입구에서 차를 멈췄다.“들어갈 필요 없어요. 좀 있으면 또 나갈 가능성이 크니까.”시어머니가 그녀에게 전화해서 집으로 오라고 한 목적은 아마도 그녀가 소씨 가문을 대표하여 하예정에게 임신 선물을 보내려 하기 위함일 것이다.심효진과 하예정은 절친이었기 때문에 편리했다.“알겠습니다.”경호원은 공손하게 대답했다.심효진은 혼자 차에서 내려 큰 별장으로 들어갔다.별장으로 들어서자마자 여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207화

    영양사 최서우는 밖에서 먹는 사람들의 자유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고모에 의해 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의 식단을 책임진 사람이었기에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의 식단만 책임졌을 뿐 오지랖 넓게 집 밖의 사람들의 식단에는 관여하지 않았다.지금 최서우의 중점 관심 대상은 바로 사촌 동생의 아내였다.소정남은 같은 세대 중 가장 먼저 결혼한 사람이라 심효진의 배 속의 아기는 다음 세대의 첫 후대었다. 하여 최민주뿐만 아니라 소씨 가문의 사람들 전부 심효진의 배 속의 아기를 매우 중히 여겼다.심효진이 건강하고 똑똑한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최서우가 그녀에게 만들어준 임산부 식단은 영양이 풍부하고 종류들도 다양했다. 하지만 심효진이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식단이 반복되게 올려질 뿐 바뀌지는 않았다.다행히 심효진은 편식하지 않는 먹보라서 아무런 일도 없었다.그동안 별일 없이 잘 지내왔다.발소리가 들려오자 최민주와 최서우는 고개를 돌려 현관문을 바라보았다.“효진아.”며느리가 돌아온 모습을 보자 최민주는 서둘러 손에 든 선물들을 내려놓고 심효진에게 다가가면서 웃었다.“더운 날 오느라 고생 많았지?”“차에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고 괜찮았어요.”심효진은 웃으며 그 선물들을 바라보았고 또 최서우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언니.”최서우는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효진도 최서우의 침묵에 익숙했다.“내가 선물을 준비해서 예정에게 직접 주려고 했는데 너도 분명 예정이에게 임신 선물 줄 것 같아서 차라리 너에게 함께 보내는 게 낫겠다 싶어서 불렀어.”최민주는 며느리에게 목이 마르냐고 관심했다.“안 말라요. 어머님, 고마워요. 이렇게 꼼꼼히 생각해주셔서.”심효진이 시어머니 곁으로 걸어오면서 곁에 있던 선물들을 힐끗 보았다. 시어머니께서 준비하신 선물들은 모두 임신부에게 적합한 선물들이었고 최서우가 곁에서 조언도 해주었기에 심효진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효진 씨 매운 김치 비빔국수 드셨어요?”최서우가 갑자기 심효진에게 물었다.심효진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208화

    최서우는 최민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더니 더 이상 뭐라고 말하지 않았다.어쨌든 고모의 며느리였기 때문이다.배 속의 아기도 소씨 가문의 후대이고 최서우는 단지 영양로서 조언해 줄 뿐이다.최민주도 사실 뭐라고 잔소리할 것 없었다. 그 김치는 사돈집에서 직접 만든 것이고 게다가 며느리도 날마다 친정집으로 가서 먹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두 번 먹들뿐이기 때문에 아무 일도 없을 거로 생각했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심효진은 말을 마친 뒤 재빨리 화장실로 향했다.심효진이 자리를 뜨자 최서우는 조용히 말했다.“고모, 효진 씨가 제가 쓸데없이 참견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절인 음식은 정말로 많이 먹으면 안 돼요. 일반적인 사람들도 적게 먹어야 하는걸요.”“우리 두 집안 식탁에서도 그런 음식이 나타난 적도 없는데, 효진 씨는 너무 즐겨 먹는 것 같네요.”“심지어 친정집에 가서 먹다니, 제가 만들어준 식단이 입에 안 맞는 거 아닐까요? 저도 고모님께서 도와달라고 하셔서 왔거든요. 고모를 위해서, 정남이를 위해서 온 거예요.”최민주는 부드럽게 조카에게 말을 건넸다.“임신한 사람은 입맛이 달라지거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바로 먹어야 해. 네가 효진이에게 짜준 식단도 너무 좋아. 영양도 풍부하고 고기와 야채도 적당히 들어있어서 효진이가 살도 잘 쪘잖아. 안색도 많이 좋아지고.”“20년 넘게 친정집의 음식을 먹으면서 자라서 친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이 더 익숙할 거야. 가끔 친정집의 밥을 찾는 것도 이해해 주어야 해. 너도 마음에 담아 두지 마. 효진이는 널 싫어하거나 속셈이 많은 사람이 아니야.”“그렇다고 효진이를 친정집으로 가지 못하게 할 순 없잖아.”“많이 먹지도 못했을 거야. 먹는 것도 한두 번일 뿐이니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의사 선생님께서도 검사를 보시더니 배 속의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말씀하셨어. 효진이가 잘 먹는 것도 복이야.”최민주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지금 절친인 예정이도 임신 중이고 하니 전씨 가문에서도 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209화

    다만 심효진은 최서우가 자신에 대해 이렇게 의견이 많을 줄은 몰랐다.다행히 최서우는 소정남의 사촌 언니일 뿐이다. 최서우는 소씨 가문의 영양사로 일하고 있긴 하지만 평소 소씨 가문에서 살지는 않았다.단지 심효진이 임신한 후로 자주 와서 식단을 건의 해줄 뿐 그녀에게 의견이 많다 해도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또한, 시어머니는 전씨 가문도 영양사를 고용하여 하예정에게 하루 세끼 식단을 지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그러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을 뿐 전씨 가문은 하예정을 너무 엄격하게 통제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심효진은 시어머니와 최서우가 더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몇 분이 지나서 화장실에서 나갔다.“효진아, 배탈이 났어?”최민주는 걱정하며 물었다.“아니요.”심효진은 민망한 듯 대답했다.“화장실에 갈 때마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서...”심효진이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모두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요즘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화장실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효진 씨, 휴대전화를 적게 사용해야 해요. 몸에 안 좋아요.”최서우는 자기도 모르게 또 잔소리 해버렸다.심효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자주 사용하지 않아요. 평소 서점에서도 책만 볼 뿐 휴대전화를 잘 사용하지 않는걸요.”심효진은 시어머니에게 말을 건넸다.“어머님, 물건들은 준비가 다 됐나요? 제가 먼저 예정 이한테 가져갈게요. 예정이가 병원에서 이미 돌아왔대요.”“다 준비됐어.”최민주는 웃으면서 사람을 시켜 준비한 선물들을 심효진의 차에 올려놓으라고 지시했다.곧 심효진은 최민주와 최서우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별장을 떠났다.반면 소지훈은 자신의 서재에 누워 의자에 기댄 채 주운 열쇠고리를 손에 들고 작은 액자 속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문득 소지훈의 입가에 미소가 띠기 시작했다.기다란 손가락은 사진 속의 여자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 부드러운 손길을 소지훈의 지인이 본다면 상대방은 아마 너무 몰라 넘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아름답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210화

    소정남의 신분과 소씨 가문을 떠나 외적인 조건만 보아도 그는 수많은 남자 중에서 손꼽힐 정도로 우수했고 심지어 전태윤과 소정남과도 겨룰 수 었었다.소지훈은 사진 속의 여자를 보고 있자니 결국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사진에 입을 맞추었고 얼굴에 바보 같은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이게 바로 정상적인 남자의 반응이 아니었던가!모태 솔로 30여 년째 소지훈은 처음으로 이런 느낌을 받았다.예전부터 소지훈은 자신이 눈이 너무 높아서 일반적인 여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 줄로만 알았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든 후로도 여자들이 많은 장소로 가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소지훈은 지금 와서야 자신이 눈이 높은 문제가 아닌 신체 반응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소지훈은 체면을 너무 중시한 탓으로 죽어도 검사받으러 가지 않았다.서른 살의 대문을 넘어선 데다 또 부모님의 결혼 재촉도 있고 놀 만큼 놀았기 때문에 경험이 많고 훌륭한 의사를 찾아가서 진찰받았던 것이다.그제야 소정남은 자신의 신체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했다.소정남이 진정한 남자로 살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젠 그의 부모님도 재촉할 필요가 없었다.만약 전씨 할머니께서 끼어들지 않았다면 소지훈도 친아버지께서 마치 쥐가 고양이를 보기라도 한 듯 재빨리 도망가는 모습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오늘부터 소현 씨와 거리를 두어야 게겠어. 선물도 하지 말고. 앞으로 네가 나와 소현 씨 사이를 오해하면 어떡해. 입이 열 개라도 해명할 수 없을 거야.”소지훈은 그 여신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여신을 위해서라도 모든 복잡한 인연은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계속해서 장연준을 도와준다면 미래의 아내 대감께서 오해하시면 안 되었다.소지훈의 등장으로 인해 비교를 이룬 뒤로 이경혜가 예준하를 대하는 태도마저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더 기쁜 소식은 성씨 가문에서는 이젠 예준하를 사윗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소지훈은 그와 장연준의 내기도 이젠 끝내도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이경혜는 더 이상 장연준을 방해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211화

    소균성은 소파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 노란 봉투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그리고 소파에 털썩 앉으며 장남에게 얼른 와서 아내를 고르라고 명령했다.“아버지, 저는 이 여자들에게 관심이 없다니까요.”소지훈은 대답하면서 걸어왔다.소균성은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보지도 않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아? 내가 이번에 찾은 여자들은 모두 24세 여자들이야. 그 점쟁이도 말했잖아. 너의 운명의 여신은 올해 겨우 24인, 너와 10살 차이나는 여자라고.”“상대방이 네가 너무 늙었다고 싫어할지도 모르겠네. 설령 상대방이 널 싫어해도 내가 너와 여자가 결혼하게 만들어 줄 거야.”소지훈의 얼굴은 새파랗게 변했다.“만약 제 운명적인 여자라면 아버지께서 저를 도와주시지 않는다고 해도 저 스스로 행동하여 그녀에게 구애할 거 거든요.”그가 쓸모없는 사람도 아니고.예전부터 소지훈은 노는 것을 좋아해서 너무 빨리 결혼생활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자신에게 병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뒤로 소지훈은 결혼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었다.그는 자신을 진정한 남자로 되게 할 수 없었기에 소씨 가문의 가주로 될지라도 다른 여자들을 평생 과부 생활을 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그럼 빨리 봐봐! 나랑 네 엄마는 너무 걱정돼서 머리까지 하얗게 변했거든. 이 자식아! 넌 왜 긴장하지도 않고 별로 신경 쓰지도 않는 거야? 평생 홀아비로 살고 싶어?”소균성은 아들이 여전히 그 사진들을 꺼내 보지 않는 모습을 보더니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그는 이 아들 때문에 애를 태웠지만 녀석은 여전히 협조하지 않았다.소지훈은 느릿느릿 그 사진들을 꺼내서 아버지 곁으로 다가가 앉아 그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보는 척했다.소균성은 그야말로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그 사진들은 공통점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모두 24살 미혼 여자들이었다. 뚱뚱한 여자들, 마른 여자들, 예쁜 여자들, 못생긴 여자들, 평범한 여자들 등 모든 유형의 여자 사진들이 들어있었다.소지훈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212화

    소균성은 아들이 자신이 가져온 이 사진들에 대해 느낌이 없어 하는 모습을 보더니 실망한 표정으로 사진들을 봉투에 다시 넣었고 아들에게 말을 건넸다.“언제 그 여자를 찾을 수 있을지. 전씨 할머니께서 돌아오신다면 한 번 찾아가서 그 점쟁이와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해야겠어. 그 운명의 여신이 어디 있는지 한 번 물어보게.”소지훈이 말을 이었다.“아버지, 그 점쟁이도 말씀하셨잖아요. 그분과 우리와의 인연은 이제 끊겼다고요. 다시는 전씨 할머니와 우리를 만나지 않으신다고 하셨어요. 그런 분들은 우리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라요.”“그분들이 우리와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하셨으니 우리가 아무리 찾아다녀도 못 찾을 거에요.”소균성은 아무 말도 잇지 않았다.그 점쟁이도 분명 이렇게 말씀하셨다.점쟁이는 그들과 속세의 인연이 닿았기 때문에 한 번 만날 수 있었고 또 소지훈에게 한 번 점쳐 주었던 것이다.속세의 인연이 끝나면 더는 만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점쟁이는 자신과 소지훈 부자의 속세 인연 그리고 전씨 할머니와의 속세 인연이 이미 끝났으니 전씨 할머니와의 인연도 끊길 때가 되었다고 말씀하셨다.그는 전씨 할머니를 보며 더는 연락하지 말라고 부탁했다.전씨 할머니께서는 섭섭했지만 상대방의 결정을 존중해 주었다.많은 사람은 그 점쟁이를 보지 못했고 그는 결국 이렇게 지나가는 손님처럼 전설만 남긴 채 사라졌다.소균성은 실망한 표정으로 서재에서 나왔다.소지훈은 아버지를 보면서 위로했다.“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운명에 나타나야 하는 것은 기어코 나타나고야 말 겁니다. 저의 운명에 아내가 있다고 하셨으니 그녀도 반드시 나타날 거에요.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 함께 기다려 봐요.”소균성은 아들이 하는 말을 듣지도 못했는지 실망한 모습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때 소씨 가문의 안주인 김연수가 밖에서 들어오더니 남편의 실망한 표정을 보고 또 그의 손에 들고 있던 봉투를 보더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금세 눈치챘다. 그리고 걱정스레 남편에게 물었다.“어때요? 아드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3화

    여운별은 잠자코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하긴, 여운초가 이미 제 목소리를 들었으니 다음에 제가 변성하면 더 의심할 거예요. 이제 다들 저를 의심하는 거예요? 하지만 하예정은 어떻게 저를 의심했죠? 몇 번 만나보지 못했는데.”용태호는 여운별을 힐끗 쳐다보다가 대답했다.“기억력이 좋거든.”여운별은 말을 잇지 않았다.여운초의 기억력도 아주 좋다.여운초는 10년 가까이 눈이 멀어서 기억력에 의존해야 했다.“그리고 네 눈먼 장님 언니도...”“태호 씨, 여운초는 이제 장님 아니에요. 진작에 시력을 회복했거든요. 전이진 도련님이 신의의 제자인가 뭔가 하는 사람을 찾아와서 눈을 치료해 주었다고 들었어요.”여운별은 말하다가 억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그 장님은 왜 이렇게 운이 좋을까!”전이진이 여운초에 접근했을 때 그녀 아직도 장님이었으나 전이진은 싫어하는 기색이 없었다.여운초의 두 고모는 그때 명해은을 만나러 서원 리조트에 찾아가 여운초의 눈이 멀어서 전이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들쑤시기까지 했다.그러나 명해은은 전씨 가문의 사모님은 아무 일도 할 필요 없이 돈 쓸 줄만 알면 된다고 당당하게 쏘아붙였다.그녀의 두 고모를 울분이 터져 미칠 지경이었지만 그렇다고 감히 전씨 가문에서 미치광이처럼 떠들지는 못했다.이제 여운초는 시력을 회복했고 또 전이진과 혼인 신고까지 했다. 그녀가 전씨 가문에서의 지위는 더욱 견고해지기만 할 것이다.내일 저녁에 여운초는 명해은을 따라 연회에 간다고 하지 않았는가!예전에는 상류층에 연회가 있을 때마다 추미자는 여운별을 데리고 참석했지만, 여운초는 절대 데려가지 않았었는데...여운별이 여운초를 심하게 괴롭혔을 때 여운초가 평생 관성의 상류 사회에 들어가지 못할 거라고 비꼬기까지 했다.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지금은 여운별은 상류 사회에서 밀려나게 되었고 여운초는 전이진의 어머니가 데리고 다니며 접대하고 교제하고 있다!여운초는 지금도 여씨 가문의 모든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여운별은 생각하면 할수록 울화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2화

    용태호는 로비의 소파에 앉아 손에 술 한 잔을 들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술을 맛보았다.발소리를 듣고도 그는 여운별을 쳐다보지 않았다.여운별은 다가와 가방을 내려놓고 용태호의 옆에 앉으며 애교스럽게 소리쳤다.“태호 씨.”용태호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칼처럼 날카로운 눈빛에 여운별은 깜짝 놀랐다.또 무언가 잘못을 저질렀나?“식사하셨어요?”여운별은 더는 애교를 부리지 못하고 조심스레 물었다.“식사하셨어요?”용태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는 몸을 뒤로 젖혔다.“테이블 위에 있는 그 초대장은 네가 내일 저녁 연회에 참석할 때 사용될 거야. 그리고 저기, 너에게 드레스 몇 벌과 보석 몇 세트를 사 놓았어. 마음에 드는 치마를 골라 입어.”용태호는 1인용 소파 위를 쳐다보았다.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그 소파 위에 여러 개의 정교한 가방과 몇 개의 크고 빨간 선물 상자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여운별은 먼저 그 초청장을 들어 펼쳐 보았다.그리고 다시 일어나 드레스와 보석들을 살펴보았다.드레스는 화려하고 정말 예뻤다. 보석은 말할 것도 없이 아주 빛났다.여운별은 좋은 물건들을 본 적도 있고 사용한 적도 있지만, 용태호의 큰 씀씀이 앞에서는 여전히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태호 씨, 고마워요.”씀씀이가 이토록 대범한 것으로 보면 용태호의 자산은 아마도 전태윤과 전이진을 능가할 것이다.여운별은 만약 용태호를 도와 일을 성사시켜 그의 마음에 들어서 아이까지 낳는다면 앞으로 자신이 정말 용씨 사모님으로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하예정과 여운초보다 더 잘 살아야 했다.그녀는 용태호가 준 선물을 마주하더니 용태호에게서 받은 공포를 단번에 잊은듯했다.용태호 또한 항상 그녀의 목을 조르고 살벌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그땐 단지 그녀에게 경고만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용태호는 웃으며 물었다.“좋아해?”“좋아해요. 태호 씨,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밤 반드시 잘할게요. 절대 허점을 드러내지 않고 잘해 볼게요.”용태호는 그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1화

    그와 동시, 용씨 별장.여운별은 이미 용씨 사모님의 신분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용태호가 그녀에게 사준 별장에도 용씨 성을 붙여주었다.그녀는 어두워질 때까지 밖에서 어슬렁거리다가 별장으로 돌아갔다.차는 여운별을 태워 별장 안으로 들어갔고 별장 내부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여운별은 곧 용태호가 왔을 것으로 추측했다..여운별은 자기도 모르게 좀 긴장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이제 그녀는 용태호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처음에 그녀는 앞으로 진짜 용씨 사모님을 대신해 용태호를 정복하면 그가 자신에게 고분고분해 질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지난번, 용태호는 여운별의 목을 졸라 죽일 뻔했다. 용태호의 살벌하고 음흉한 눈빛을 보고 있자니 그녀는 놀라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용태호가 여운별에게 맡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 그가 정말로 여운별을 죽여버릴지도 모른다.감히 다른 생각을 가져 용태호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할 테니까.용태호는 금전적인 방면에서는 매우 대범했다. 아름다운 옷과 보석 세트들은 물론, 돈도 약속했던 것보다 더 많이 주었다.그가 별장으로 오지 않아도 수시로 그녀에게 용돈을 자주 주었다.만약 용태호에게 목이 졸리지 않았다면 여운별은 아마 용태호가 정말로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거라고 착각했을 것이다.“사모님, 집에 도착했습니다.”차를 멈춘 뒤에도 뒷좌석에 앉아 있던 여운별이 움직이지 않자 경호원은 조용히 몇 분을 더 기다렸다. 그러나 여운별이 여전히 차에서 내리지 않고 앉아있자 경호원은 고개를 돌려 일깨워줄 수밖에 없었다.“집에 도착하셨습니다.”.그러나 이곳은 여운별이 사는 곳이 아니었다!여운별이 속으로 발악했다.그녀의 집은 여씨 가문의 대별장으로 그곳은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자라왔던 곳이다.그러나 지금 여운초에게 점령당했다. 그리고 더 화가 나는 것은 그 집이 정말로 여운초의 명의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그녀의 부모님은 그녀와 남동생을 데리고 그곳에서 수십 년을 살면서 한때 모든 노동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0화

    “이모, 엄마 여기 너무 추워요. 바람도 너무 세요.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바람에 날아갈 뻔했어요.”녀석은 과장되게 말했다.“그럼 옷을 좀 다 입어. 바람에 날아가면 안 되니까. 우빈이가 날아가면 이모가 어디로 찾으러 가야 할지 모르잖아.”우빈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이모, 거짓말이에요. 바람이 너무 센 건 맞지만 저를 날려 보낼 수 없는걸요. 저는 다 커서 바람이 저를 날려 보낼 수 없어요. 하지만 정말 추워요. 엄마는 여기에 눈이 올 거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눈이 오지 않아요.”강성은 관성보다 확실히 많이 추웠다.다행히 하예정이 우빈의 여행 가방에 두꺼운 옷 몇 벌을 쑤셔 넣었다.“저와 아저씨는 이미 엄마의 새 차에 올랐어요. 차에는 히터가 켜져 있어서 지금은 그렇게 춥지 않아요. 게다가 아저씨가 저를 안아 주시니 저는 더 따뜻해졌어요.”“다행이네. 그럼 이따가 차에서 내릴 때 외투를 더 입는 것을 잊지 마. 이모가 너의 여행 가방에 두꺼운 옷을 넣어놓았거든. 그리고 날씨가 추운데 엄마한테 천천히 운전하라고 하고.”“엄마가 운전하는 게 아니라 일구 삼촌이 운전하고 계세요.”우빈은 강일구와 가장 친했다.그리고 강일구는 하예진을 따라 강성으로 와서 그녀를 보호하도록 했다.우빈은 공항에서 강일구를 만났을 때 뛸 듯이 기뻐했다. 우빈은 강일구가 그를 여러 번 껴안고 돌게 하는 바람에 노동명이 하마터면 질투할 뻔했다.“강일구 아저씨 운전 실력이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모께서 안심하라고 전해달래요.”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일구 아저씨가 운전하시니, 그럼 이모가 안심해도 되겠네. 그럼 우빈이 엄마는?”“제 옆에 계세요.”우빈은 하예진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그리고 노동명의 품으로 파고들면서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 너무 추워요. 저를 다시 꼭 안아 주세요. 아저씨 품이 너무 따뜻해요.”노동명은 코트를 펼쳐 녀석을 코트 안에 감쌌다.“공항에서 엄마 집까지 거리가 좀 있어. 먼저 좀 자. 도착하면 깨워줄게.”노동명과 하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99화

    그러나 하예정은 어르신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태윤 씨가 호영 도련님과 고 대표님께서 휴가를 떠나 보름 만에 돌아온다고 했어요. 할머니께서 지금 가시면 놀러 갈 수 있지만, 혼담을 꺼내려면 주인이 집에 없을 때 가면 좀 그렇지 않을까요?”현장의 어르신들은 순간 멍하니 할 말을 잃었다.“그럼 애들이 돌아오면 그때 혼담을 꺼내러 가자. 우리도 가서 고 이사님 부부와 친해져야지.”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아직도 매우 친하지 않다고 생각하세요?”“전화로는 통화를 많이 했을 뿐 만나본 횟수가 적거든.”하예정은 할 말이 없었다.쌍방의 부모님들은 전화상으로만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만나본 횟수는 많지 않았다.주로 거리가 좀 멀었기 때문이다.“식사하세요.”전태윤이 부엌에서 나와 소리쳤다.전씨 할머니께서 집에 계시니 남자들은 요리하고 여자들은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기를 기다렸다.평생 딸을 낳아보지 못한 전씨 할머니는 며느리를 딸처럼 아꼈다.손녀가 또 태어나지 못한다면 손자며느리를 손녀로 여기면서 사랑해줄 것이다.전태윤은 꿈에서도 아내의 배 속의 아기가 딸이 되고 싶었다.그렇게 되면 그의 딸은 전씨 가문의 가장 사랑스러운 보물로 될 것이다. 조상처럼 모셔야 하느니라!그러다가도 두 사람이 오랫동안 이 아이를 품었다는 생각에 딸이든 아들이든 전태윤은 태연하게 생각하기로 했다.하예정이 낳은 아이가 꼬리가 달린 아이라 할지라도 전씨 가문의 첫 손자이기 때문에 여전히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랄 테니까.여자들은 몸을 일으켜 식사하러 갔다.“할머니.”전창빈은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그는 웃으며 전씨 할머니와 인사했다.전씨 할머니는 자애롭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그래도 먹을 복이 있나 보다.”“할머니께서는 늘 먹을 복이 많았거든요.”하예정은 할머니를 부축하여 자리에 앉히며 말했다.“할머니, 천천히... 조심하세요.”할머니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너야말로 조심해.”전씨 할머니의 시선은 하예정의 배 위에 떨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98화

    전현림이 황급히 말했다.“엄마, 이따가 소민이랑 쇼핑하러 갈게요. 우리 여보가 좋아하는 무엇이든 살 거예요. 소민이가 행복하기만 되니까요.”전씨 할머니는 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할아버지가 될 사람인데 먼저 자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해.”“엄마, 저는 항상 태윤이와 창빈의 본보기거든요.”“두 사람 다 부엌에 가서 막내를 도와 얼른 밥해.”“엄마, 밥 드세요! 창빈이가 진작에 다 준비했어요!”전현림은 자랑스러운 듯 소리쳤다.전씨 할머니는 전태윤을 곁눈질했다.전현림은 멋쩍게 웃더니 전태윤에게 눈빛을 보냈다. 전현림 부자는 그제야 모두 주방으로 향했다.두 남자를 떼어낸 할머니는 표정을 바꾸어 웃으며 장소민과 하예정에게 말했다.“좀 이따가 우리 셋이 함께 쇼핑하러 나가자. 나도 오랜만에 쇼핑하지 못했는데 우리 증손녀에게 옷 몇 벌 사줘야겠다.”장소민도 맞장구쳤다.“맞아요. 우리 치마 몇 벌 더 사 와요.”하예정도 바로 말을 이었다.“할머니, 어머님. 아기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는데 꼭 딸이라고 장담 못 해요.”전씨 할머니와 장소민은 동시에 하예정을 쳐다보았다.하예정은 바로 수그러들었다.“네. 가요. 가요.”어르신들께 환상을 드리는 것도 나을듯싶다.아기가 태어나 환상이 깨지는 순간 하예정을 탓할 수는 없으니까.하예정은 늘 아들을 낳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전씨 가문에서 몇 대째 딸이 태어나지 못했는데, 과연 하예정이 정말 운 좋게 첫 아이로 딸을 낳을 수 있을까!우빈도 그녀의 배 속에 있는 동생이 남동생이라고 했다.“참, 우빈은?”전씨 할머니는 그제야 우빈이 녀석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왠지 집으로 돌아온 뒤로 뭐가 빠졌다고 생각되었는데. 우빈이가 없네.”“동명이가 데려갔어?”하예정이 대답했다.“우빈이가 할머니께서 이제야 자신이 생각난다는 사실을 알면 울어버릴걸요? 할머니께서 늘 우빈을 가장 사랑한다고 하셨는데 돌아오신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생각나셨잖아요.”“주말이라 우빈은 동명 오빠를 따라 강성으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97화

    “우리 형제들은 전부 할머니께서 가르쳐주셨는데 할머니께서 저를 부정하는 것은 자신의 교육 성과를 부정하는 거나 다름없겠네요.”전씨 할머니는 아무 말도 잇지 못하셨다. 그녀의 보배로운 장손은 말주변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었다. 이는 확실히 전부 할머니의 업적이었다. 전씨 할머니가 전태윤에게 하예정이라는 손자며느리와 결혼시켜주었기 때문이다.하예정의 웃음은 멈춘 적 없었다.전씨 할머니가 전태윤과 말다툼할 때마다 하예정은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고 있었다.“예정아, 우리 태윤이와 말하지 말자. 종일 굳은 표정으로 사람을 대하다니, 너니까 태윤이와 함께 할 수 있지, 다른 여자들은 아마 멀리 쩍 피했을 거야. 애들도 밤에 태윤이를 보면 무서워서 울어버릴걸.”전태윤의 얼굴은 온통 잿빛으로 변해버렸다.“아니에요. 저는 태윤 씨가 아주 좋다고 생각해요. 전혀 무섭지 않거든요. 저에게 엄청 부드럽고 다정하게 자상하게 대해줘요. 저는 마음에 무척 드는걸요.”전태윤은 또 이내 행복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역시 아내밖에 없네.”할머니가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쯧쯧... 싱글들이 너희들을 보면 얼마나 괴롭겠어.”“우리가 이렇게 서로 사랑하는 모습이 싫으세요?”전태윤이 되물었다.전씨 할머니는 너무 행복한 웃음 지으며 말을 이었다.“좋지. 너무 좋지. 네가 예정이와 결혼하니 내가 너무 기뻐. 아이고, 누가 처음에 절대로 예정이를 사랑할 리가 없다고, 절대로 아내로 삼지 않겠다고 맹세했는지 몰라...”전태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할머니를 나무랐다.“할머니, 옛날 일은 좀 끄집어내지 마세요.”하예정은 으쓱하며 말을 꺼냈다.“제 남자는 절대로 제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해요.”“난 너의 그 패기가 너무 좋아!”그렇게 두 여자는 서로 마주 보며 웃으며 전태윤을 뒤로한 채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갔다.전태윤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전태윤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전씨 할머니는 정말 개구쟁이다.또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96화

    “눈이 보고 싶으면, 아기가 태어난 후에 가서 눈을 구경시켜 줄게.”“네.”부부는 장거리 여행을 거의 하지 않았다.다들 너무 바빴다.전태윤 부부의 차가 막 별장에 들어가 주차되었을 때 전씨 할머니도 돌아왔다.전태윤은 차에서 내려 전씨 할머니의 차로 향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차에서 내리자 할머니께 말을 건넸다.“할머니, 우리를 잊으신 건 아니네요. 예정이가 임신해서 돌봐주러 오시겠다고 하셨으면서 집에 자주 안 오시고. 자꾸 어디로 도망가시는 거예요? 어느 집 어르신이 할머니처럼 말을 안 들어요? 나이가 드셔서도 여기저기 뛰어다니시고. 전화를 걸어도 몇 마디 못 하고 짜증스럽게 끊어버리시잖아요.”전씨 할머니는 손자의 불만에도 화를 내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내가 뛰어다니는 게 좋다고 생각되지 않아? 내 건강이 좋다는 의미잖아. 내가 만약 침대에서 꿈쩍도 못 하고 누워만 있다면 너희들이 더 골치 아플걸.”“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우리 할머니는 그러실 리가 없거든요.”하예정이 말했다.전태윤도 엄숙한 표정으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는 할머니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손자며느리가 다가오자 전씨 할머니는 즉시 표정을 바꾸어 억울하고 두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재빨리 하예정의 뒤로 숨어서 전태윤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뒤로 숨어 주눅이 드는척했다.“예정아, 태윤이가 조금 전에 잘 욕했어. 자꾸 옛 친구들과 놀기만 하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내가 말을 안 듣는다고 자꾸 잔소리해.”전태윤은 할 말을 잃었다.전씨 할머니는 또 연기의 달인으로 변신했다.하예정은 할머니의 연기에 맞춰주며 한편으로는 전씨 할머니를 보호하면서 전태윤을 나무랐다.“옛 친구들과 모여서 놀았을 뿐인데 왜 그래요? 나쁜 짓 한 것도 아닌데. 뭐라고 자꾸 하지 마세요.”그리고 돌아서면서 다시 전씨 할머니에게 말을 건넸다.“할머니, 밖에서 너무 돌아다니시면 안 돼요. 나이도 점점 많아지시고 하니 안전에 유의하셔야죠. 그래야 우리도 시름 놓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95화

    전태윤은 마음이 아팠다.“관리하기 싫으면 상관하지 마. 내가 도와서 지켜보면 되니까. 예정아, 난 네가 평생 아무 걱정 없이 살았으면 좋겠어.”하예정의 손이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만지고 있었다.“여보, 당신을 볼 때마다 저는 할머니께 항상 감사드려요. 이렇게 훌륭한 당신과 결혼하게 해주셔서. 그리고 당신 가족들에게도 감사드려요. 저를 미워한 적도 없을뿐더러 제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한 적도 없어서. 태윤 씨가 나 힘들어하는 걸 가슴 아파 하는 것도 알아요. 저는 이미 당신과 결혼한 이상 전씨 가문의 사모님으로서 제가 짊어질 짐은 전부 질 거예요. 피하지도 거절하지도 않을 거예요. 태윤 씨도 충분히 바쁠 텐데 제가 어찌 또 도와달라고 하겠어요.”하예정은 자신 있게 또 말했다.“모든 것을 잘 해낼 거예요. 제가 불평을 털어놓는 것도 아닌걸요. 알잖아요. 제가 사업에 관심이 엄청 많다는걸.”전태윤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품에 안고 부비부비한 뒤에야 그녀를 풀어주었다.“익숙해지면 나아질 거야. 우리 엄마도 봐봐. 수십 년 동안 관리해왔기 때문에 이미 익숙해져서 엘리트 직원들도 많이 배양하셨잖아. 지금은 장부만 잘 확인하면 그뿐이거든. 너도 이제 우리 가문에 들어왔으니 아기가 태어나면 장차 적응해서 너만의 심복을 키워 우리 엄마처럼 믿을만한 부하 직원에게 맡겨.”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어머님께 배울게요. 빨리 일 보세요. 일 끝나면 우리 집에 가서 밥 먹어요. 어머님께서 방금 메시지로 오늘 저녁에 밥 먹으러 오라고 하셨어요. 창빈 도련님께서 직접 요리한다고 하셨는데.”전창빈은 곧 멀리 떠나야 했기에 그로 인해 싸운 부모님께 보상해드릴 겸 함께 식사하러 왔다.이번 주말에도 부모님을 잘 모시다가 월요일에 비행기를 타고 원림성의 A시로 날아가 선우씨 가문에 가정 요리사에 지원할 계획이다.멀리까지 가서 요리사로 되는데 전창빈은 선우민아가 그를 채용하지 않을까 봐 그녀에게 자신이 전씨 가문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