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을 의심할 필요 없어요. 저는 단지 사모님과 같은 혈육을 가졌는지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이윤미는 이경혜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친어머니에 대한 루머만으로도 이윤미와 이경혜는 적대적인 관계를 이룰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이윤미가 이경혜에게 DNA 검사를 요청했으니 이경혜가 그녀를 의심하는 것은 정상이라고 생각했다.“그 루머가 사실이라면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이경혜가 불쑥 물어보았다.이윤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비록 이씨 가문에서 자라지 않았고 이씨 가문으로 돌아온 지 겨우 1년밖에 안 되었지만 이윤미는 결국 이 가주의 친딸이었다.이윤미가 같은 혈육을 가진 엄마를 해치는 것은 결코 해내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반나절 후 이윤미가 말을 이었다.“증거가 있으시면 하고 싶은 대로 하셔도 돼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사모님과 적대적 관계를 이루지 않는 것뿐이에요. 저의 어머니가 벌을 받는다 해도 저는 사모님을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이윤미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경혜와 적이 되지 않는 것뿐이다. 이경혜가 어머니를 감옥에 보내려고 해도 막지 않을 것이란 의미였다.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윤미는 자신의 어머니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직접 친어머니를 감옥으로 보내게 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지만 윤미 씨가 어머니께 자수하라고 설득할 수는 있다고 봐요.”이윤미는 멈칫하더니 또 말을 이었다.“소문이 사실이라면 제가 어머니께 자수하시라고 설득할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수하는 것을 싫어하신다면 제가 제 손에 있는 모든 증거를 사모님께 넘겨드릴 테니 어떻게 처리할지 사모님께서 결정하시면 돼요.”“소문대로 이 가주는 매우 악랄하고 무자비한 사람인데. 이렇게 악독한 사람 밑에서 윤미 씨처럼 사리 밝은 딸이 태어날 수 있다니, 놀랍네요.”이윤미는 쓴 웃음 지으면서 자신을 비웃었다.“아마도 제가 친어머니 곁에서 자라지 않은 탓일 거에요. 저는 다만 진실을 찾고 싶을 뿐 제 것이 아닌 것에 대해 욕심내지 않으려고요. 이씨
이 가주의 아들은 남편의 성을 따라야 했고 이씨 그룹을 이어받을 수 없지만 결국 이윤미의 형제들이었고 여전히 이 가주의 친아들이었다. 이 가주도 아들이 이렇게 가문에서 머리를 쳐들지 못하고 수그러드는 모습에 가슴 아파하고 있었다.그러나 가주로서 주인의 권력 계승을 지켜야 했으며 다른 사람들이 가주와 맞서 싸우지 않도록 보호해야 했다.이 가주가 키운 늑대들은 이 가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이윤미는 세 형제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고 그들도 이윤미를 여동생으로 여기지 않았다.형제들과 형수님들 눈에는 이윤정만이 그들의 여동생이라고 여겼다. 그들은 이윤정과 연합하여 이윤미에게 걸림돌을 만들어주고 함정에 빠뜨리고 온갖 계략으로 그녀를 모함했다.이윤미는 형제들과 형수님들을 해결하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지금 형제들과 형수님들에게 여전히 어느 정도 권력을 짊어지고 있었기에 이윤미가 가주의 자리에 오른 후에도 어느 정도 노력을 거쳐 쫓아내야 했다.이윤미가 만약 이씨 그룹을 이어받을 필요 없다면 그녀는 분명 아무런 걱정도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그녀는 이 상황에 관에 다소 피하고 싶은 심리상태를 보였다.이경혜는 이씨 가문의 주인 자리를 빼앗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이윤미에게 알려주었다. 이경혜의 현재 신분과 지위로 보면 이씨 그룹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이씨 그룹은 강성의 몇몇 대가문 중에서도 이미 서열 꼴찌로 된 셈이라 시간이 지남에 따려 그 세력도 점점 쇠퇴해지고 있다.만약 이윤미가 이씨 가문을 잘 이끌지 못한다면 아마 이씨 그룹은 곧 강성 상류사회의 울타리를 벗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이경혜의 동생이자 하예진 자매의 어머니는 세상 떠난 지 10여 년이나 되였으니 고려할 필요는 없었다. 하예진 자매 중 하예정은 지금 전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되었기에 강성으로 달려가 이씨 그룹을 이어받지는 않을 것이다.그리고 하예진도 요즘 요식업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고 이경혜의 친딸인 성소현은 속셈이 많은 사람이 아니기에 아마도 이씨 그룹을 이어받지
이윤미가 칼로 손가락을 살짝 베고 피 몇 방울을 떨어뜨린다면, 상처가 깊지 않으면 가족들이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이씨 가문의 사람들이 이윤미를 무시하는 태로도 보면 그녀가 손목을 그어 상처가 난다 해도 가족들은 분명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이경혜는 부드럽게 식사 요청 했다.“너무 조급해할 필요 없어요. 우리 집으로 오시면 다 손님인데 여기서 식사하고 가세요.”“고마워요, 사모님. 바로 가야 해요. 오늘 밤 10시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하거든요.”이경혜는 한참을 침묵하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그럼 저도 더는 고집하지 않을게요.”그녀는 집사에게 작은 칼을 가져오라고 지시했고 뒤이어 집사에게 그 칼과 컵을 이윤미에게 드리라고 했다.이윤미는 칼을 들어 바로 자신의 손가락을 베었고 피가 흘러나올 때 컵으로 재빨리 받았다. 피가 몇 방울 흐른 뒤에야 이윤미는 비로소 손으로 그 상처를 꾹 눌렀다.이윤미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즉시 칼로 손을 베어내는 모습을 본 이경혜는 그녀가 분명 독한 사람일 것으로 생각했다.이윤미는 현재 이씨 가문 사람 중 가치관이 가장 올바른 사람인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이런 사람을 적으로 두고 싸우게 된다면 매우 골치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하예진는 다가가서 지혈 패치를 가지고 오더니 포장을 뜯어 이윤미의 상처에 붙여주었다.“고마워요.”“별말씀을요.”이윤미는 자신의 피가 담긴 컵을 이경혜 앞에 놓으며 이경혜에게 말을 건넸다.“사모님, 이 정도 피면 충분하겠죠?”“충분해요.”이경혜는 사람을 시켜 랩을 가져와 그 컵을 밀봉하라고 했다. 좀 있다가 이윤미와 함께 그 피를 가지고 검사하러 갈 계획이었다.“고마워요, 윤미 씨. ”이경혜는 공손하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이윤미는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제가 더 고맙죠. 사모님께서 저를 믿어주셨는데. 사모님, 제가 시간이 없으니 이만 먼저 가볼게요. 얼른 식사하세요.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꼭 식사 한번 대접해 드릴게요.”“예진아, 윤미 씨 좀 데려다줘.”시간이 촉박해
이경혜는 하예진이 이윤미를 배웅할 때 큰아들 성기현에게 전화를 걸었고 성기현이 전화를 받자 큰아들에게 부탁했다.“이윤미가 조금 전에 우리 집으로 왔어. 사람을 시켜 이윤미가 관성에서 떠난 뒤로 이윤미가 관성으로 왔던 흔적을 모두 지워줘.”성기현은 이유도 묻지 않은 채 바로 대답했다.“알겠어요.”“그리고 일찍 퇴근해. 와서 청하도 좀 돌보고.”“네.”이경혜는 전화를 끊었다.이윤미가 성씨 가문으로 방문한 사실과 성씨 가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애물단지 하예정조차도 몰랐다.하예정은 지금 서원 리조트의 애물단지였다.저녁 9시가 되어서야 하예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전태윤은 드디어 아내를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여보.”전태윤은 아내보다 먼저 방으로 들어가 있었다.하예정이 임신한 사실을 안 후로 시댁 식구들은 하예정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를 정성껏 보살펴 주었다. 전태윤의 어떠한 도움도 필요 없을 정도로 말이다.하예정 옆에 앉아있던 전태윤은 결국 열정스러운 시댁 어르신들에게 밀려 구석에 앉아있기만 했다.그렇게 몇 번 반복했고 전태윤은 어쩔수 없이 먼저 방에 들어가 애물단지 아내를 기다기만 했다.문 여는 소리를 듣자마자 전태윤은 바로 일어나 마중 나갔다.하예정이 들어오자 전태윤은 사랑하는 아내를 품에 끌어안았다.부드러운 향기가 전태윤의 품을 가득 채웠다. 전태윤은 아름다운 아내를 껴안으면서 감탄했다.“드디어 우리 마누라를 안게 되는군. 드디어 내 품으로 돌아왔어.”“당신이 임신한 것이 분명 나에게도 공이 있는데. 나를 한쪽으로 밀어버리는 거 있지.”전태윤의 말속에는 서러움이 묻어 있었다.하예정은 남편의 품에 안겨 하소연을 들으며 웃었다.“서러워하지 마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보살핌받는 저도 너무 익숙하지 않아서 뛰쳐나오고 싶었는걸요. 그 열정이 너무 부담스러워요.”전태윤은 하예정을 안아 들고 침실로 들어가 그녀를 큰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아내의 얼굴에 뽀뽀한 뒤 웃으면서 말을
“언니랑 이모들한테는 알려 드렸어요?”하예정은 시댁 식구들에게 둘러싸이는 바람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릴 시간이 없었다.하지만 남편이 자랑을 많이 할 거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이전에 소정남이 심효진이 임신한 소식을 받자마자 군데군데 자랑질하며 다닌 것에 대해 전태윤은 마음이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전태윤과 하예정은 먼저 결혼하고 그 뒤로 정이 생긴 케이스였다. 서로 존경하면서 선을 지키는 사이로부터 금실 좋은 부부로 되기까지, 하예정은 여전히 임신하지 못했다.그러나 소정남은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심효진이 임신했기 때문에 전태윤이 답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처형과 성 대표에게는 이미 알려줬어. 하지만 이모 번호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서 성 대표에게 전화해서 알려줬어.”“이모한테서 전화 안 왔어?”전태윤은 이경혜가 알면 기뻐하면서 하예정에게 전화할 줄 알았다.“언니가 메시지로 제가 임신한 거 맞냐고 물어봤어요. 언니는 우리가 이미 돌아온 것을 모르시더라고요. 아직도 이모 댁에 계시나 봐요.”전태윤은 웃으면서 대답했다.“맞다! 나도 너무 기뻐서 우리가 관성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미처 얘기 못 했으니 처형이 우리가 아직도 예진 리조트에 있다고 생각했나 봐.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좋은 일인걸. 우리 먼저 몰래 이 기쁨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좋아!”“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선 안 돼. 아니면 또 우리 여보를 빼앗아 갈 테니까.”하예정은 그런 남편을 보며 농담했다.“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다 얘기한 거 아니에요? 이젠 말하면 안 된다니요.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길 바라면서...”하예정이 결혼한 뒤로 계속 임신 하지 못했기에 관성의 기자들조차 하예정의 임신 소식을 주시하고 있었다.전태윤은 속으로는 답답했다.이번에 아내가 정말로 임신했으니 전태윤도 허리를 펴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하예정이 금방 임신한 터라 집안 어른들도 친한 지인끼리만 알려줄 뿐 임신 초기에 대외로 공개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만약 전태윤
하예정은 언니와 이모께 할머니께서 하신 제안을 조용히 물어보았지만 언니와 이모는 여전히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3년 이상 임신 못 한다면, 부부의 건강문제가 확실히 아니라면 그때 가서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해보자고 결정했다.한 아이를 입양해 그 기운으로 임신하려고 말이다.그때 정겨울이 하예정이 임신했다고 말했으니 하예정의 그 기쁨을 누구 알아주리! 전태윤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어머님과 아버님께서 내일 제 계좌로 400억을 입금할 거라고 하셨어요.”하예정은 갑자기 남편에게 말을 건넸다.“저한테 주는 상이라고 하셨어요. 임신 후로도 몸매가 변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아기를 더 낳으라고 제안하셨고요.”“제가 전씨 가문의 큰 공신이라며 꼭 상을 줘야 한대요. 우리가 아기를 가지는 게 부부에게 있어서 가장 평범한 일 아니에요?”하예정을 말을 꺼내면서 매우 답답해 났다.시부모님이 직접 400억을 주신다고 하니 임신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마치 장사하는 것처럼, 거래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하예정은 임신과 출산이 돈과는 상관없는 전태윤과의 사랑의 결정체이고 두 사람 생명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웃으면서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은 전태윤은 하예정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왔다.“이건 우리 명문가들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어. 우리 전씨 가문도 다른 큰 가문과 마찬가지도 아랫사람들이 임신하게 되면 어르신들이 저택 혹은 고급 차, 값비싼 액세서리, 심지어 자가용 비행기, 자가용 요트까지 선물하거든.”전태윤도 하예정에게 선물을 준비했다.며칠 후면 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기념일이다.전태윤은 하예정을 위해 고급 차와 고급 저택, 그리고 개인 요트 한 척을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려 했다.하지만 지금 하예정이 임신했기에 전태윤은 몇 가지 선물을 더 추가해서 아내에게 주기로 했다.부모님께서는 아내에게 돈을 선물했고 전태윤도 사랑하는 아내에게 거액의 돈을 선물하려 했다.하지만 결혼한 뒤로 모든 재산을 두 사람이 함께 소유하고 있다 해도 독립적인 성격을
전태윤에게 시집간 지 1년이 되어가고 있었다.하예정은 전태윤이 막강한 재력의 가문 도련님인 줄도 알고 시댁 식구들도 재산이 매우 많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모두가 전태윤의 뜻에 따르고 그를 이뻐하는 것을 보며 부잣집도 일반적인 가정과는 다름없다고 느꼈다.하지만 이번에 임신한 후로 가문의 어르신들이 자신에게 주는 선물을 보면서 진정한 부잣집이 어떠한지를 진정으로 실감하게 되었다!“태윤 씨.”전태윤은 또 고개를 숙여 아내의 이마에 뽀뽀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여보, 난 당신이 날 여보라고 부르는 게 너무 좋아.”“저 또 배고픈 것 같아요.”하예정이 고개를 들어 쑥스러운 듯 남편을 쳐다보았다.저녁 식사 때 분명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지금 또 배가 고팠다.전태윤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내에게 물었다.“뭐 먹고 싶어? 내가 내려가서 해줄게.”“시원한 국수 먹고 싶어요. 오이와 국물을 듬뿍 넣어서.”전태윤이 멈칫했다.“집에 국수가 없을걸.”하예정은 바로 몸을 일으켜 반짝이는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지금 시내로 가요. 야시장에서 산책도 하고 야식도 먹어요.”전태윤이 시간을 보더니 말을 꺼냈다.“오늘 시내로 들어간다면 시내에서 묵어야 할지도 몰라.”“오늘 밤 발렌시아 아파트에 가서 자고 싶어요.”전태윤은 웃으며 그녀에게 뽀뽀했다.“우리 부인이 나와 같은 생각 하고 있었네. 그래. 당신 국수 먹고 싶다면 우리 같이 가서 먹자.”임산부는 갑자기 뭔가 먹고 싶을 때 즉시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소정남이 말한 적이 있었다.그리고 임신하게 되면 입맛도 변하기 때문에 먹고 싶어 하는 것은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고 했다.뒤이어 두 사람 가족들이 깨날까 봐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갔고 또 조심스레 밖으로 나갔다.어르신들은 하예정이 임신을 금방 했기 때문에 잘 쉬어야지 자꾸 뛰어다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은 집안 어르신들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단지 국수 한 그릇 먹기 위해 시내로 들어간 사실이 발견된다면 어르
“임신했을 때도 사실 많이 움직여야 하는걸요. 매일 침대에 누워있으면 출산에 도움도 안 돼요.”전태윤은 승낙도 거절도 하지 않았다.“내일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고 의사에게 물어본 뒤 우리 논의해 보자. 하지만 힘든 일은 더는 하면 안 돼.”“제가 뭐 힘든 일을 할 게 있다고 그러세요. 산에 오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농사짓는 것도 아닌데. 저의 작은 장사를 하는 거잖아요.”“기껏해야 걸어 다니는 횟수가 많을 뿐이죠. 제가 알아서 제 상태를 점검할게요. 제가 힘들다고 느끼면 반드시 쉴 테니까 걱정 마요.”“소 대표처럼 저를 아무것도 못 하게 하지 않으면 돼요.”전태윤은 소정남 대신 해명해주었다.“효진 씨도 지금 매일 서점에서 일하고 있잖아. 소정남이 일 안 시키는 것도 아니고.”“그럼 태윤 씨 뜻은 앞으로 저도 매일 서점에 출근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세요?”“내가 당신을 알았을 때부터 당신이 서점을 운영하지 않았어?”하예정은 말문이 막혔다.“채소와 과일 장사는 관성에 있는 가게만 관리하도록 해. 출장 갈 일이 생기면 소현 씨에게 맡기고. 소현 씨가 못 갈 때면 나한테 알려줘. 내가 당신과 함께 출장 갈 테니까.”“알았어요.”하예정이 동의했다.남편은 소정남보다 조 더 관대했다. 적어도 그녀가 회사 일을 처리하는 것에 동의했기 때문이다.소정남처럼 심효진이 서점을 지키는 것에만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부부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내로 들어가는 거리가 매우 짧아 보였다.곧 시내로 들어갔다.전태윤은 하예정을 싣고 발렌시아 아파트 근처 아침 가게로 향했다. 하예정은 예전에 근처 시장에서 아침밥을 사 먹곤 했다.그러나 시간 문제로 인해 대부분 가게는 하예진의 하루 토스트 가게처럼 아침밥만 운영하는 가게이기 때문에 일찍 문을 닫아버렸다.결국 하예정은 다른 가게를 찾아 국수를 먹었다.전태윤은 먹지 않았다.그는 사랑하는 아내의 맞은편에 앉아 아내가 먹는 것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아내가 맛있게 먹는 걸 보면서 저도 모르게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