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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9화

전태윤은 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전태윤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두 쌍의 젊은 부부들도 모두 믿지 않았다.

하예정이 남편의 손에서 약 처방전을 다시 가져오려 했지만, 전태윤은 즉시 찢어버렸다.

전태윤은 처방전을 산산이 찢어 화장실로 가져가서 찢어진 조각들을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렸다.

화장실에서 나오는 전태윤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태윤아, 아버지가 말한 건 다 사실이야. 이 약 처방전은 정말 예정이를 위한 게 아니야. 예전에 너희 엄마를 위한 약 처방전이 맞아.”

전현림은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계속했다.

전태윤은 아버지의 거짓말을 참지 못하고 바로 지적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할머니께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하고 나서 3개월 만에 임신했다고 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꼐서는 오래도록 임신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할머니께서 잘못 기억하고 계신 건가요? 아니면 아버지께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가요? 어머니께서도 빨리 임신했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있어요.”

전현림은 할 말이 없었다.

“어머니, 이 약 처방전은 외할머니께서 저와 예정이가 아이가 없다고 걱정해서 어머니에게 주신 거 맞죠? 어머니께서는 예정이에게 이 약을 먹으라고 하실 건가요? 우리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약 처방전을 탁자 밑에 숨긴 거죠?”

전태윤은 자신의 부모를 잘 알고 있었다.

분명히 추측한 대로였다.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지만, 저와 하예정은 둘만의 시간을 더 보내고 싶어서 당장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요. 지난번 하예정과 건강 검진 문제로 싸운 이후로, 저는 항상 피임을 철저히 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는데 어떻게 하예정이 임신할 수 있겠어요?”

전현림과 장소민은 말문이 막혔다.

전이진과 여운초는 듣고만 있었고 말을 꺼내지 못했다.

큰형이 지금 화가 나서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전태윤의 말이 끝나자 하예정은 속으로 아버지가 거짓말했지만 전태윤도 거짓말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피임한 적이 없었다.

하예정이 예진 리조트에서 돌아온 이후로 전태윤은 그녀에게 매달려 있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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