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정이 전화를 끊고 나서 절친에게 말했다.“우리 남편이 나와 연기하기 싫다고 하네.”심효진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발가락으로 생각해도 태윤 씨가 널 협조해서 연기하지 않을 거란 걸 알 수 있어.”“태윤 씨가 껌딱지처럼 24시간 동안 네 몸에 붙어있고 싶어 하는데 그런 껌딱지가 왜 널 협조해서 연기하려 하겠어? 그러다 정말 서재에 쫓겨나면 어떡하려고?”“다리 부러진 노루가 한곳에 모인다고 했어. 네 남편도 껌딱지야.”심효진이 장난스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그렇고 말고. 나 아직 오후에 너희들 부부와 함께 리조트에 가서 주말 보낸다는 말도 안 했어.”“점심 먹고 말할 거야.”지금 소정남에게 알렸다가 소정남이 허락 안 하면 소정남의 일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전태윤이 아내와 통화를 끊은 뒤 바로 도 대표에게 전화하니 도 대표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전 대표님.”“도 대표님, 미안합니다. 혹시 카톡 추가해도 될까요?”도 대표가 잠깐 멍해 있더니 바로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그럼 카톡으로 얘기하죠.”전태윤이 말하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받은 도 대표가 무슨 일인지 몰라 마음이 불안했다.두 그룹에서 계약을 맺은 뒤 전태윤이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도 대표도 섣불리 전태윤에게 전화를 못 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소정남에게 연락했다.전태윤이 오늘 갑자기 전화해서 카톡으로 얘기하자고 하니 도 대표가 걱정부터 앞섰다. 혹시 자기가 국내에 없는 틈을 타 외동딸이 큰 사고를 친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조카가 그와 말한 적이 없었다.도 대표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전태윤의 친구 추가요청이 들어왔고 그는 급히 수락을 눌렀다.친구 추가를 하고 나서 전태윤이 그에게 사진을 발송하기 시작했다.연이어 몇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전태윤이 사진을 보내고 난 뒤 음성메시지를 보내왔다. 도 대표가 먼저 음성메시지를 클릭하니 전태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 대표님. 이 사진은 따님이 찍은 거예요. 사진 속 남자는 제가 아
“도차연 씨 혼자 아니에요. 관성에 조수가 있어요.”도 대표는 반드시 이 일을 잘 처리하겠다고 몇 번이고 조태윤에게 강조했고 조태윤은 도 대표를 믿는다고 답장했다.도 대표를 이용해 도차연과 도차연을 도운 그 여자를 한꺼번에 처리하면 전태윤 부부는 직접 손쓸 필요가 없었다.전태윤이 더는 메시지를 보내오지 않자 도 대표가 그 자리서 큰 조카 도기범에게 전화를 걸었다.중요한 일은 도 대표의 확인을 받아야 했기에 삼촌과 조카는 거의 날마다 통화를 했다.비록 도차연이 결정했다 하더라도 신중한 도기범은 항상 둘째 삼촌한테 전화해 확인했다. 도기범의 신중함은 도 대표를 위해서이기에 도 대표는 도기범을 많이 신임했다. 도기범이 바로 도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둘째 삼촌.”“기범아. 너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내가 국내에 없는 동안 차연이 뭐 했어? 차연이 혹시 남자 생겼어? 그것도 전 대표랑 체형이 아주 비슷한 남자야? 차연이와 그 남자 맨날 붙어 다녀?”도기범이 깜짝 놀랐다.‘이일이 벌써 둘째 삼촌 귀에까지 전해졌단 말인가?’전태윤이 참다못해 손을 쓴 모양이다.도기범의 사촌 동생 도차연은 절대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관성 쪽 어떤 사람이 도차연 신변에 남자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도기범은 사실 이 일을 알고 있었다. 부하를 시켜 도차연을 감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일부로 그 남자의 신상을 밖에 폭로하여 소정남 측에서 간단하게 임무를 완성하게끔 했다.도기범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소정남 측에서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도기범은 누구도 이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이 도기범을 까발리지 않은 이유가 도차연이 한 짓이 너무나 악랄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기에 도기범과 도차연이 도씨 그룹 대권을 쟁탈하게끔 판을 짜 도차연이 전태윤을 건드린 대가를 맛보게 했다.전태윤을 사랑한 여자들은 대부분 광적이었고 성소현처럼 전태윤이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감정을 정리하는 여자들이 드물었다. 전태윤이 기혼이란 사실
도 대표가 말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건 묵인이다.도기범이 많이 놀란척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차연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전 대표를 사랑한다는 게 말이 돼요? 전 대표가 이미 결혼했고 그것도 이제 막 결혼 발표한 게 아니고 오래전에 결혼 발표했는데 차연이가...”“비록 전 대표가 우수하다고 하지만 이미 결혼한 몸이고 차연이가 전 대표를 사랑한다고 해서 전 대표 결혼 생활에 끼어들 순 없잖아요. 그리고 전 대표 결혼생활이 그렇게 쉽게 깨질 것 같아요?”도기범은 둘째 삼촌이 갑자기 전화한 이유가 전태윤이 둘째 삼촌에게 연락한 것이란 걸 이제야 눈치챘다.도차연 옆에 있는 남자는 대역이고 얼굴은 전태윤을 닮지 않았지만 체형이 전태윤과 흡사하기에 전태윤이 알았다고 해도 도차연에게 뭐라고 할 수 없었다.하지만 전태윤이 둘째 삼촌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면 이건 다른 일이다.둘째 삼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도차연이 찾은 대역이 실은 배달원도 아니고 엄격히 말하면 그저 놀고먹는 백수이고 도차연에게 음식을 배달하게 한 것은 도기범이 계획하고 지시한 것이다.“내가 지금 당장 티켓 끊어 돌아갈 테니까 이일은 차연에게 비밀로 하고 가서 얘기해.”도 대표는 딸 옆에 있는 진짜 체형이 전태윤과 비슷한 남자가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모양이다.“삼촌, 당장 돌아오신다고요? 차연이 일은 아니면 둘째 숙모보고 처리하시라고 하면 안 돼요? 차연이보고 그 남자와 헤어지라고 하면 되잖아요. 딱 봐도 돈 아니겠어요? 우리 도씨 가문 돈이 탐나서 그러는 거겠죠.”상대가 도차연에게 접근한 목적이 돈인 건 사실이다.도기범이 이 일을 계획할 때 이미 그 남자의 모든 정보를 장악했고 그 남자가 도차연으로부터 돈을 얼마 받았는지 도기범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둘째 숙모는 이일을 처리 못 해. 차연이를 응석받이로 키운 사람이 바로 너의 둘째 숙모야. 안 그래도 일이 거의 끝나가 요즘 돌아가려고 생각하던 중인데 이런일이 생겼으니 내가 이곳에 더
하예정이 말했다.“이진 도련님이 아직도 운초에게 꽃 심부름을 시켜요? 장미 한 다발 주세요.”“네.”점원이 장미꽃다발을 포장하는 것을 기다리면서 하예정이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물었다.점원이 웃으며 말했다.“사장님이 저희 급여 올려주셨어요. 요즘 사장님이 가게에 자주 안 오세요. 다른 가게 일 때문에 자주 회의해야 해서요.”여운초가 아직 눈이 보이지 않기에 매번 회의할 때마다 한동호와 함께 참석했다. 한동호는 지금 여운초의 두 팔이고 그녀의 대변인이었다. 한동호의 말이면 여운초의 뜻이기도 하다.두 사람의 배합이 맞기에 여씨 그룹이 여 대표가 수감된 후 잠깐의 부진이 있었지만 이젠 정상 상태로 회복됐고 상승의 기미도 보인다.여씨 가족은 이제야 시름을 놓게 되었다.비록 최씨 가문과 김씨 가문이 가끔 여씨 그룹을 찾아가 욕하고 부수고 행패를 부리긴 하지만 여씨 그룹 운영에는 별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한동호가 매번 경찰에 신고하기 바쁘게 최씨와 김씨 가문은 도망갔다.경찰서에 연행될 때도 있지만 저지른 범행이 며칠 구류하거나 몇십만 벌금하는 것으로 끝나기에 크게 무서워하지도 않았다.두 가문은 여운초가 그들을 불쾌하게 했기에 그들도 여운초를 불쾌하게 하겠다는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전이진이 무서워 관성에서 여운초에게 직접 태클을 걸지 못했다.“큰 사모님, 우리 사장님 눈 완치될 수 있어요?”점원이 여운초의 눈이 걱정되어 물었다.“나도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정겨울 선생님이 아기 낳고 돌아오면 운초 눈을 봐주겠다고 했으니 희망이 있어요. 정겨울 선생님이 독물 치료로는 일등이잖아요. 선생님이 봐주겠다고 했으면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만일 정겨울 선생님이 가망이 없다고 하면 그건 정말 가망이 없는 것이다.이 말은 하예정이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사장님 눈이 빨리 나아지셨으면 좋겠어요. 눈이 안 보인다고 나쁜 사람들이 자꾸 괴롭히잖아요.”“그 두 가문에서 아직도 가게에 와서 행패 부려요?”“아니요. 하지만 이 부근에서 왔다 갔다 하는
점원이 장미꽃다발을 포장하여 하예정에게 넘겨주었다.하예정이 돈을 지불하고 꽃다발을 받으며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서 말했다.“수고해요. 나는 우리 태윤 씨한테 꽃다발 선물하러 가야겠어요. 나 때문에 화났으니 가서 달래야겠죠?”점원이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빨리 가세요.”전씨 가문 남자들은 달래야 말을 듣는 타입이다.꽃집 사장님도 가끔 전이진을 달래야 했다.점원들이 가끔 사장이 사적으로 푸념하는 것을 들을 때가 있었다. ‘남자가 돼서는 어떤 때 보면 여자보다도 옹졸해.’하예정은 꽃필 무렵에서 나와 전씨 그룹으로 향했다.거의 전씨 그룹에 도착하려 할 때 여운초를 보았다.차 한 대가 여운초의 곁에 멈춰 있었고 선글라스를 쓰고 까만 마스크를 한 남자가 여운초의 곁에 서서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그러더니 여운초가 웃으면서 그 남자의 부축을 받으며 남자가 이끄는 대로 차 곁으로 가서는 차를 타려 했다.그러던 여운초가 갑자기 그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몸을 돌려 도망가려 하자 그 남자는 여운초의 목덜미를 손날로 내리찍었고 여운초는 그 자리에 바로 쓰러졌다.이 광경을 본 하예정은 액셀을 힘껏 밟고 차를 쌩하니 달려 그 차 앞으로 돌진했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으니 바퀴와 바닥이 마찰이 생기면서 찌지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차에 있던 사람과 여운초를 차로 밀어 넣던 남자가 본능적으로 이쪽을 향해 쳐다보았다.하예정이 급히 차에서 내려 달려가면서 까만 마스크를 한 남자를 향해 힘차게 발길을 날리니 그 남자는 발길에 채어 멀리 나가떨어졌다. 그 틈을 타 하예정이 여운초를 차에서 끌어 내리려 했다.그러자 똑같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하고 차에 앉아 있던 남자가 다급하게 액셀을 밟으며 도망치려 했지만 하예정의 차가 바로 정면에 멈춰있는 탓에 그대로 직진을 못 하고 속도를 낮춰 하예정의 차를 비껴가려는 틈을 타 하예정이 여운초를 차에서 끌어 내렸다.하예정의 발길에 채워 나뒹굴던 남자가 일어나서 달려오면서 하예정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다시 하예정의 발에 채여 나가
어떤 겁 없는 놈이 감히 전이진의 약혼녀를 건드려?전이진이 빠른 속도로 회사 밖으로 달려 나가보니 길옆에 세워둔 하예정의 차가 있었다.하예정의 옆에는 네 명의 경호원이 서 있었는데 그중 두 명은 전태윤이 암암리에 배정해 놓은 하예정의 경호원이었고 두 명은 여운초를 보호하는 경호원이었다. 조금 전 여운초가 습격당했을 때 그녀를 암암리에 보호하던 경호원은 미처 달려오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큰 사모님 덕분에 여운초가 무탈하였다.전이진이 미친 듯이 달려오며 물었다.“형수님.”“운초야, 괜찮아?”전이진이 헐떡이며 달려와 무릎을 꿇고 하예정의 손에서 여운초를 받아 안았다.“운초가 목덜미를 맞고 까무러쳤어요. 곧 있으면 깨어날 거예요. 다행히 제가 큰형님한테 꽃다발 주러 오다 운초를 만났고 운초에게 인사하려고 하는 사이에 이런 일이 발생했어요.”“운초가 그 남자와 말하는 모습을 봤는데 익숙한 사이인 것 같았어요. 운초는 차에 오르려고 하다가 갑자기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려 했는데 그 남자의 손날에 맞고 까무러쳤어요.”전이진이 여운초를 안고 일어서며 말했다.“형수님. 저 형수님 차 좀 빌려도 될까요? 먼저 운초를 집에 데려다 놓고 이제 깨어나면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어요.”“이 길에 CCTV가 있으니 형님한테 말해서 그 사람들 찾아달라고 해요.”“그래요. 먼저 가요. 방금 형님한테 전화했으니 곧 나올 거예요. 아... 내 꽃다발.”하예정이 차에서 꽃다발을 꺼내면서 시동생보고 여운초를 집에 데려가라고 했다.전이진이 여운초를 안고 차에 오르려고 할 때 큰 형님이 경호원과 함께 달려 나오는 것을 보고 시름 놓고 여운초와 함께 그 자리를 떠났다.전태윤이 경호원 한 팀을 데리고 나왔다.“여보, 무슨 일이야?”“나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운초가 깨어나야 알 수 있어요. 이진 도련님 보고 먼저 운초를 집에 데려가라고 했어요.”하예정도 아직은 어리둥절한 상태였다.그 남자와 여운초가 모르는 사이라고 하기에는 여운초가 그 남자와 웃으며 얘기를 나누었고 심지
전태윤은 한 손으로 하예정이 건네준 꽃다발을 받고 다른 한 손으로 하예정의 볼살을 꼬집으며 말했다.“내가 열 받은 거 알기는 해?”하예정이 미안한지 웃으며 말했다.“저도 그 정도 자아 성찰은 해요.”하예정이 머리를 돌려 경호원에게 말했다.“별일 없으니 다들 가서 일 봐요.”네 명의 경호원이 동시에 전태윤을 바라보았다.전태윤이 그들을 책망할까 봐 걱정되는 모양이다. 그러자 하예정이 그들을 도와 말했다.“갑작스레 발생한 일이고 운초가 그들과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기에 아는 사람인 줄 알았죠. 누구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 그러니 이번 일은 이분들의 직무 과실 아니에요. 너무 뭐라 하지 마요.”전태윤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모님이 말을 했으니 각자 돌아가 일 봐.”“사모님, 고맙습니다.”네 명의 경호원이 하예정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그리고 하예정이 다시 여운초의 두 명의 경호원에게 말했다.“두 분은 운초 곁으로 가요. 사건의 경위는 내가 이진 도련님한테 설명할게요. 두 분의 책임이 아니라고 내가 잘 말할게요.”두 명의 경호원이 하예정에게 재차 고맙다고 인사했다.그들은 혹시 전이진이 화낼까 봐 두려웠다.큰 사모님의 말대로 당시 그들은 차에서 내릴 때 둘째 예비 사모님과 말하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둘째 예비 사모님이 그들과 웃으면서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서로 아는 사인 줄 알고 곁으로 다가가지 않았는데 이런 반전이 생길 줄은 누구도 생각 못 했다.큰 사모님이 그 시간에 마침 도착했고 큰 사모님이 태권도 능력자인 동시에 반응이 빨라 짧은 시간 내에 둘째 사모님을 차에서 끌어 내렸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그 결과를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비록 그들이 암암리에서 보호하고 있었고 또한 필사적으로 둘째 사모님을 구출한다 해도 이건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큰 사모님이 그들을 도와준 동시에 사건 목격자이기에 둘째 도련님의 책망을 모면할 수 있었다.사실 둘째 사모님의 눈이 안 보이기에 그들은 한 발짝도 떨어져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감히 여운초에게 손을 대다니, 전이진은 진범을 찾아서 반드시 그의 목덜미를 힘껏 내리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기절하는 기분이 어떨지 맛보게 하고 싶었다.여운초는 손을 뻗어 전이진을 잡으려고 했고 전이진이 재빨리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았다.여운초는 전이진의 손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냄새를 맡더니 익숙한 냄새를 맡으며 신분을 확인했고 그제야 바로 전이진을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을 풀었다.“운초 씨?”전이진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여운초가 말을 이었다.“먼저 차에 타자. 집에 곧 도착할 수 있지? 집에 가서 얘기해.”“집에 거의 다 왔어. 알았어. 집으로 가서 말하자. 뒷목이 아직도 아파?”“아파.”“집으로 돌아가면 약 발라줄게.”여운초는 아무 말도 없이 차에 올라탔다.곧 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갔다.전이진은 약혼녀를 안고 들어가려다 여운초에게 거절당했다. 여운초는 20여 년 넘게 살아온 집에서는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매우 익숙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아가씨, 둘째 도련님.”집사가 방에서 나오더니 두 사람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했다.여운초는 집사의 안부에 대답도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집사 곁을 지나갔다.집사도 여운초 태도에 습관이 되었다.여씨 가문 하인들은 여운초를 관심하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 완전히 충성심을 보이지 않았다.여운초는 그들을 모두 바꾸지 않았다. 그들이 모두 도련님에게 더 충성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만약 그들이 다른 마음을 가진다면 여운초는 그들을 진작 모두 바꿔 버렸을 것이다.게다가 현재 여씨 집안에는 전씨 가문의 사람들도 들어있었다. 여운초는 전이진이 안배한 사람들을 더 믿었기에 집사의 존재감은 더욱 낮아졌다.여운초는 집에 들어서더니 바로 위층으로 향해 올라갔다.전이진은 묵묵히 여운초를 따라갔다. 며칠 전에 여운초의 방에 방음 기능을 설치해 놓았기 때문에 방음 효과가 매우 좋았다.두 사람이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