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겁 없는 놈이 감히 전이진의 약혼녀를 건드려?전이진이 빠른 속도로 회사 밖으로 달려 나가보니 길옆에 세워둔 하예정의 차가 있었다.하예정의 옆에는 네 명의 경호원이 서 있었는데 그중 두 명은 전태윤이 암암리에 배정해 놓은 하예정의 경호원이었고 두 명은 여운초를 보호하는 경호원이었다. 조금 전 여운초가 습격당했을 때 그녀를 암암리에 보호하던 경호원은 미처 달려오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큰 사모님 덕분에 여운초가 무탈하였다.전이진이 미친 듯이 달려오며 물었다.“형수님.”“운초야, 괜찮아?”전이진이 헐떡이며 달려와 무릎을 꿇고 하예정의 손에서 여운초를 받아 안았다.“운초가 목덜미를 맞고 까무러쳤어요. 곧 있으면 깨어날 거예요. 다행히 제가 큰형님한테 꽃다발 주러 오다 운초를 만났고 운초에게 인사하려고 하는 사이에 이런 일이 발생했어요.”“운초가 그 남자와 말하는 모습을 봤는데 익숙한 사이인 것 같았어요. 운초는 차에 오르려고 하다가 갑자기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려 했는데 그 남자의 손날에 맞고 까무러쳤어요.”전이진이 여운초를 안고 일어서며 말했다.“형수님. 저 형수님 차 좀 빌려도 될까요? 먼저 운초를 집에 데려다 놓고 이제 깨어나면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어요.”“이 길에 CCTV가 있으니 형님한테 말해서 그 사람들 찾아달라고 해요.”“그래요. 먼저 가요. 방금 형님한테 전화했으니 곧 나올 거예요. 아... 내 꽃다발.”하예정이 차에서 꽃다발을 꺼내면서 시동생보고 여운초를 집에 데려가라고 했다.전이진이 여운초를 안고 차에 오르려고 할 때 큰 형님이 경호원과 함께 달려 나오는 것을 보고 시름 놓고 여운초와 함께 그 자리를 떠났다.전태윤이 경호원 한 팀을 데리고 나왔다.“여보, 무슨 일이야?”“나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운초가 깨어나야 알 수 있어요. 이진 도련님 보고 먼저 운초를 집에 데려가라고 했어요.”하예정도 아직은 어리둥절한 상태였다.그 남자와 여운초가 모르는 사이라고 하기에는 여운초가 그 남자와 웃으며 얘기를 나누었고 심지
전태윤은 한 손으로 하예정이 건네준 꽃다발을 받고 다른 한 손으로 하예정의 볼살을 꼬집으며 말했다.“내가 열 받은 거 알기는 해?”하예정이 미안한지 웃으며 말했다.“저도 그 정도 자아 성찰은 해요.”하예정이 머리를 돌려 경호원에게 말했다.“별일 없으니 다들 가서 일 봐요.”네 명의 경호원이 동시에 전태윤을 바라보았다.전태윤이 그들을 책망할까 봐 걱정되는 모양이다. 그러자 하예정이 그들을 도와 말했다.“갑작스레 발생한 일이고 운초가 그들과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기에 아는 사람인 줄 알았죠. 누구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 그러니 이번 일은 이분들의 직무 과실 아니에요. 너무 뭐라 하지 마요.”전태윤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모님이 말을 했으니 각자 돌아가 일 봐.”“사모님, 고맙습니다.”네 명의 경호원이 하예정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그리고 하예정이 다시 여운초의 두 명의 경호원에게 말했다.“두 분은 운초 곁으로 가요. 사건의 경위는 내가 이진 도련님한테 설명할게요. 두 분의 책임이 아니라고 내가 잘 말할게요.”두 명의 경호원이 하예정에게 재차 고맙다고 인사했다.그들은 혹시 전이진이 화낼까 봐 두려웠다.큰 사모님의 말대로 당시 그들은 차에서 내릴 때 둘째 예비 사모님과 말하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둘째 예비 사모님이 그들과 웃으면서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서로 아는 사인 줄 알고 곁으로 다가가지 않았는데 이런 반전이 생길 줄은 누구도 생각 못 했다.큰 사모님이 그 시간에 마침 도착했고 큰 사모님이 태권도 능력자인 동시에 반응이 빨라 짧은 시간 내에 둘째 사모님을 차에서 끌어 내렸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그 결과를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비록 그들이 암암리에서 보호하고 있었고 또한 필사적으로 둘째 사모님을 구출한다 해도 이건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큰 사모님이 그들을 도와준 동시에 사건 목격자이기에 둘째 도련님의 책망을 모면할 수 있었다.사실 둘째 사모님의 눈이 안 보이기에 그들은 한 발짝도 떨어져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감히 여운초에게 손을 대다니, 전이진은 진범을 찾아서 반드시 그의 목덜미를 힘껏 내리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기절하는 기분이 어떨지 맛보게 하고 싶었다.여운초는 손을 뻗어 전이진을 잡으려고 했고 전이진이 재빨리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았다.여운초는 전이진의 손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냄새를 맡더니 익숙한 냄새를 맡으며 신분을 확인했고 그제야 바로 전이진을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을 풀었다.“운초 씨?”전이진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여운초가 말을 이었다.“먼저 차에 타자. 집에 곧 도착할 수 있지? 집에 가서 얘기해.”“집에 거의 다 왔어. 알았어. 집으로 가서 말하자. 뒷목이 아직도 아파?”“아파.”“집으로 돌아가면 약 발라줄게.”여운초는 아무 말도 없이 차에 올라탔다.곧 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갔다.전이진은 약혼녀를 안고 들어가려다 여운초에게 거절당했다. 여운초는 20여 년 넘게 살아온 집에서는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매우 익숙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아가씨, 둘째 도련님.”집사가 방에서 나오더니 두 사람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했다.여운초는 집사의 안부에 대답도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집사 곁을 지나갔다.집사도 여운초 태도에 습관이 되었다.여씨 가문 하인들은 여운초를 관심하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 완전히 충성심을 보이지 않았다.여운초는 그들을 모두 바꾸지 않았다. 그들이 모두 도련님에게 더 충성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만약 그들이 다른 마음을 가진다면 여운초는 그들을 진작 모두 바꿔 버렸을 것이다.게다가 현재 여씨 집안에는 전씨 가문의 사람들도 들어있었다. 여운초는 전이진이 안배한 사람들을 더 믿었기에 집사의 존재감은 더욱 낮아졌다.여운초는 집에 들어서더니 바로 위층으로 향해 올라갔다.전이진은 묵묵히 여운초를 따라갔다. 며칠 전에 여운초의 방에 방음 기능을 설치해 놓았기 때문에 방음 효과가 매우 좋았다.두 사람이 중요한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여운초는 상대방의 냄새와 목소리 그리고 발걸음에 의해 사람을 구분했다.하지만 이런 특징들은 쉽게 모방할 수 있었다. 여운초가 조금만 방심해도 속아 넘어갈 뻔했다.이번에는 하마터면 계략에 빠질 뻔했다. 상대방을 따라 차에 타려고 할 때 차 안의 담배 냄새를 맡고서야 진이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전이진은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차에도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았다.“맞아. 이진 씨인 척하는 거 있지. 목소리와 발걸음 소리 그리고 냄새까지 정말 이진 씨와 너무 똑같았어. 내 생각엔 그들이 우리 일거수일투족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이진 씨를 모방한 것 같아.”“그리고 냄새는 당신도 가끔 향수 치고 다니잖아. 향수 브랜드를 수소문하면 냄새쯤이야 쉽게 모방할 수 있잖아.”전이진이 입을 열었다.“당신 고모 두 분이 계획한 게 틀림없어. 두 분 모두 당신 꽃집 근처에서 자주 어슬렁거리고 있었잖아.”전이진은 여운초의 등 뒤로 돌아가더니 뒤에서 여운초를 꼭 안아줬다. 그리고 나지막이 말했다.“운초 씨, 앞으로 내 말 좀 들어. 당신 시력이 회복되기 전에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녀. 오늘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말이야.”“나중에 당신이 이상한 낌새를 발견했다고 해도 보이지 않아서 도망가기가 매우 어려워. 오늘 형수님이 마침 회사로 가는 바람에 마주쳐서 다행이지. 게다가 형수님도 싸움 실력이 어느 정도 있어서 당신을 구해낼 수 있었고.”“아니면 그들이 당신을 차에 태워 어디로 데려갈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숨어있던 경호원들이 그 상황을 발견했다 해도 반응이 느려 당신을 구해내기 매우 어려워.”전이진은 손을 풀어 다시 여운초 목의 고통을 덜어줄 겸 어깨를 주물러주었다.“참! 약 있지? 발라줄게.”“괜찮아. 시간이 좀 지나면 안 아파.”“오늘은 정말 위험했어. 차 안에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았다면 정말 속아 넘어갈지도 몰랐으니까. 이진 씨 경호원들도 내가 스스로 차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의심하
“하느님은 알고 계실거야. 나 그 당시 너무 놀랐어. 형수님이 전화 와서 당신이 사고 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 혼비백산할 뻔했다니까.”전이진은 두 손으로 여운초의 목을 가볍게 껴안았고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몰래 냄새를 맡기도 하고 가끔 볼에 뽀뽀도 했다. 그러더니 아예 여운초의 얼굴을 바로 잡고 그녀의 입술을 막아버렸다.키스해버렸다.전이진은 의자에 앉았다.여운초는 전의진의 품에 안겨 있었다.전이진은 두 손으로 여운초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전의진의 손에 의해 아픔을 느낀 여운초는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조용히 말했다.“너무 힘쓰지 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전이진은 바로 힘을 풀었다.“무서워서 그래.”전이진은 나지막이 대답했다.“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두려웠어.”“다행이야. 다행히도 형수님이 마침 회사로 향하는 길에 운초 씨와 마주쳐서. 형수님이 싸울 줄도 몰랐으면 운초 씨가 정말로 그들에게 끌려갔을지도 몰라.”결과를 상상하던 전이진은 매우 두려웠다.“우리 운초 씨에게 행운이 따른 거지.”전이진은 여운초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쪽으로 잡아당기면서 말했다.“정 선생님이 이번 달이면 산후조리가 끝나실 거야. 그때 되면 내가 직접 초대해서 당신 눈을 치료해주도록 부탁할게.”여운초의 눈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사고가 자주 나는 것이라고 여겼다.만약 사고가 났다고 해도 여운초는 앞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진범의 모습을 진술할 수 없었다.“자꾸 정 선생님을 재촉하지 마. 40일이 지나고 나서 초대해도 돼. 여자들은 아기를 낳으면 몸이 많이 상하거든. 잘 쉬고 잘 회복해야 해.”“당신 자꾸 재촉하면 정 선생님은 성격이 좋아서 따지지 않는다만 그분 남편 예준일은 당신을 절대로 가만 놔두지 않을걸.”여운초는 하예정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예씨 가문 넷째 도련님은 전이진이 자주 정겨울을 찾아가서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달라고 조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말이다.그 당시 정겨울은 임신 말기였다. 지금도 아직 산후조리 중이
“따르릉...”여운초의 휴대전화 소리가 울렸다.여운초는 틈만 나면 자신에게 키스하는 남자를 밀어냈다.전이진은 두 손으로 여운초 얼굴을 다시 바로 잡고는 자신의 키스를 피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나지막이 한마디 내뱉었다.“받지 마.”전이진은 여운초에게 달라붙어 억지로 키스를 오랫동안 했고 그제야 아쉬운 듯 손에서 힘을 풀었다.집사는 여운초의 방문 앞에 서 있었다.집사는 여운초의 방에 방음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문을 두드리는 대신 전화를 걸었다.여운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집사는 먼저 전화를 끊은 후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여운초에게 전화를 걸었다.여운초는 그제야 전화를 받았다.“아가씨, 전씨 가문 사모님께서 오셨어요.”집사가 전화로 공손하게 말했다.“오셨으면 집안으로 모셔요. 금방 내려갈게요.”여운초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고 집사는 방안에서 일어난 일을 알지 못했다.집사는 두 사람이 방 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결혼하지 않은 두 남녀가 같은 방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약혼한 사이였고 예비부부기에 사람들의 비웃음거리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집사는 또 공손하게 대답했다.“알겠어요.”여운초는 휴대전화를 귓가에서 떼고는 전화를 끊었다.집사는 문에 기대어 귀를 기울였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체념한 듯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여운초는 방 안에서 전이진을 밀어내면서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옷을 담담하게 정리하며 전이진이게 물었다.“나 어때 보여? 이상해 보여?”전이진은 과감하게 여운초의 몸을 한번 훑어보더니 슬며시 웃으면서 대답했다.“내가 운초 씨 옷을 헝클어뜨린 것도 아닌데 뭐가 이상해?”두 사람은 약혼한 사이지만 가장 친밀하게 한 행동은 키스뿐이었다. 전이진이 여운초의 다른 부분에는 손대지 않았다.여운초를 사랑했기에 여운초를 존중했다.혼인 신고하고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 굶주린 늑대로 변신할 계획이었다.그리고 또 하나, 여운초는 전이진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전이진은 여운초를 데리고 계단을 내려왔고 전태윤 부부에게 다가가서 인사했다.여운초도 따라서 두 사람을 향해 인사했다.그리고 바로 전태윤 부부 맞은편에 앉았다.하예정이 걱정하면서 물었다.“운초 씨, 괜찮아요?”“괜찮아요. 다만 목이 좀 아플 뿐이죠. 형수님, 저를 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운초는 감격하면서 하예정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하예정이 입을 열었다.“한 식구인데 별말씀을요. 하지만 앞으로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세요. 운초 씨가 안전해야만 우리 모두 안심할 수 있어요.”“오늘 저도 우연히 만났기에 구해줄 수 있었어요. 만나지 못했더라면 후과가 매우 엄중했을 거예요.”여운초도 두려워하면서 말을 이었다.“아까 이진 씨도 그렇게 저한테 얘기했어요. 앞으로 경호원들을 곁에 두고 다닐게요.”만약 여운초가 여씨 가문의 사업을 이어받지 않았다면 경호원들이 따라다닐 필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여운초는 두 고모의 눈엣가시가 되었다.여운초는 오늘의 일이 아마도 두 고모가 저지른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안전 문제에 있어서 여운초는 더는 고집하지 않고 전이진의 안배에 따랐다. 여운초는 경호원들이 더 이상 몰래 보호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곁을 따라다니면서 보호하게끔 허락했다.“잘 생각하셨어요. 사실 경호원들이 따라다니는 것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점차 나아질 거예요.”하예정도 예전에 경호원들이 따라다니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경호원들이 따라다니며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남편이 장악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아주 익숙해졌다.전태윤도 하예정과 약속했다. 경호원들이 따라다니며 하예정의 안전에 관한 문제만 관여할 뿐 다른 일들은 하예정의 동의 없이는 전태윤에게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전태윤과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하예정도 경호원들의 수행에 적응할 수 있었다.“이 일에 대해 의심되는 사람이 있어요?”전태윤이 나지막이 물었다.여운초가 대답했다.“고모 두 분 말고는 없을 거예요.”“네.”
전태윤이 바로 대답했다.“너와 나 그리고 아홉째 동생을 빼고는 모두 외지에 있어.”아홉째 동생은 아직도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평일에 학교에 머물었고 한 달에 한 번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전이진이 멈칫하더니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아, 맞다. 까먹었어.”그들 형제 모두는 업무 때문에 출장을 가거나 아내를 쫓으러 외지로 나갔다.전이진과 전태윤만이 관성에 남아있었다. 두 사람만이 인생의 큰일을 해결했기 때문이다.“할머니도 안 계셔.”전이진은 그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할머니께서 집에 계실 때에는 내가 무언가 잘못해서 할머니께서 화내실까 봐 항상 긴장한 상태로 있었거든. 벌줄까 봐 두렵기도 하고. 하지만 할머니께서 밖에서 돌아다니시며 집에 계시지 않으시니까 또 너무 보고 싶어.”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말에 매우 공감했다.그들 형제의 결혼에 관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람이 바로 할머니였다.예전에 전태윤과 하예정이 싸움하여 냉전을 벌일 때도 전씨 할머니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할머니는 하예정의 집으로 들어가서 며칠 동안 머무르면서 함께 지낸 적도 있었다.그나저나 전태윤 부부도 발렌시아 아파트로 가보지 못한 지도 오래되었다.전태윤 부부는 나중에 또 돌아가서 한동안 머물려고 계획했다.“별일 없지? 지금 출발하자.”전태윤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응.”전이진이 대답했다.전태윤은 몸을 일으키면서 그의 마누라도 챙겼다.“효진이와 소 이사님도 오실 거예요.”“학생들도 곧 학교에서 나올 거야. 효진이는 좀 더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할 것 같아요.”전태윤이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정남에게 말할게. 정남이가 가서 효진 씨 데리러 가게하면 돼. 서점은 소씨 가문의 경호원들에게 맡기면 되고. 경호원들이 날마다 서점에서 지키고 있으니 아마 익숙해 졌을 거야. 그들이 서점을 잘 돌볼 수 있을 거야.”“그럼 정남 씨에게 말씀드리세요.”전태윤은 바로 소정남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후, 두 형제는 짝을 데리고 서원 리조트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