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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9화

심효진이 낮게 웃었다.

친구가 전태윤의 마음을 꽉 잡은 동시에 전태윤도 예정을 꽉 잡고 있었다.

이것은 부부 사이의 깊은 감정 때문이다. 감정이 없다면 서로의 마음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하예정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나서 전태윤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

하예정은 일부러 애교 섞인 목소리로 전태윤을 불렀다.

전화 저편의 전태윤은 손이 떨려 휴대폰이 거의 떨어질 뻔했다.

그는 자신이 전화를 잘못 건 줄 알고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내어 아내에게 전화를 건 것이 맞는지 확인한 후 다시 휴대폰을 귀에 대고 웃으며 하예정에게 물었다.

“무슨 양심에 찔리는 일이라도 했어? 내가 알까 봐 두려워? 아니면 내 뒷담화라도 했어?”

“아니. 그냥 당신이 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왜? 내가 그렇게 부르면 당신은 뼈가 녹아내리지 않아? 부드럽지 않아? 듣기 싫어?”

전태윤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전화를 잘못 건 줄 알고 깜짝 놀랐어. 분명히 내 뒷담화를 하다가 내 전화에 걸린 거야. 그래서 양심에 찔려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나를 부른 거지? 아니면 너는 나를 전태윤이라고 부르는 게 습관이잖아. 성까지 붙여서 말이야.”

“아니야, 진짜 아니야. 여보. 무슨 말을 하려고 전화했어?”

양심에 찔린 하예정은 서둘러 화제를 돌리며 전태윤의 전화 목적을 물었다.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안 돼? 너 지금 서점에 있지?”

“응. 방금 도착했어.”

전태윤은 다시 심효진이 가게에 있는지 물었고 답을 들은 후 본론으로 들어가 하예정에게 말했다.

“방금 호영이가 전화로 나한테 알려준 것이 있어. 원래 너에게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너를 피해 갈 수 없어서 결국 말하게 되었어. 하지만 넌 관여할 필요 없어. 큰이모에게 맡기면 돼.”

“큰이모가 처리해야 할 일이라니?”

하예정은 궁금해서 물었다.

전태윤은 이씨 가문 일을 하예정에게 말했다.

하예정은 듣고 나서 오랫동안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잠시 후에 큰이모를 찾아가서 이 일을 얘기할게. 큰이모는 그때 나이가 있었으니 어느 정도 기억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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