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이 큰이모의 기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중요성을 인지하고 다정하게 말했다.“좀 쉬세요, 큰이모. 저와 소현언니 먼저 나갈게요.”성씨 가문 사모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딸에게 말했다.“소현아, 예정이랑 나가서 놀아라. 엄마 걱정하지 말고. 엄마가 지금까지 많은 일을 겪어봤으니 괜찮아.”성씨 가문 사모님은 정말로 이씨 가문 출신이었고 전임 가주의 딸이었다. 부모와 가족들은 모두 둘째 이모에게 해를 입었다. 이모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하려면 오랜 시간 증거를 수집해야 했다. 하지만 수십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증거를 찾을 수 있을까?성씨 가문 사모님은 자신을 진정시켰다. 진정한 후에 자신이 이씨 가문 출신임이 확인되면 그때 가서 계획을 세울 것이다.“큰이모, 저희 나갈게요.”하예정은 일어나 소현에게 같이 나가자고 손짓했다.성소현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소현아, 엄마 걱정하지 마.”성씨 가문 사모님은 다시 딸을 안심시키며 딸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성소현은 엄마가 항상 강하고 독립적인 사람임을 알고 있었다. 이번 일은 엄마에게 큰 충격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만약 엄마가 정말로 큰 원한을 품고 있다면 부모와 가족을 위해 복수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우리는 자녀로서 엄마를 지지해야 한다.“엄마, 저와 예정이는 정원에 있을게요. 필요하다면 부르세요.”성씨 가문 사모님은 미소를 지었다.“알았다. 나가서 놀아라. 엄마가 잠시 진정할게.”성소현과 하예정은 나갔다.집안에서 나오자 성소현은 휴대폰을 꺼내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예정에게 아버지를 원말했다.“우리 아빠는 요즘 낚시에 빠졌어.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때나 밤에야 돌아오셔. 엄마 곁에 같이 있어 주지도 않아.”성문철은 곧 딸의 전화를 받아 조용히 말했다.“소현아, 무슨 일이니? 아빠 낚시 중이야. 너무 크게 말하지 마, 물고기가 도망가면 낚이지 않으니까. 오늘 잡은 물고기를 저녁에 엄마한테 구워줄 거라고 말했어."“생선구이를 먹고 싶으
“엄마 친정이 강성의 이씨 가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지금 이씨 가문 가주에게 살해당한 것 같고요. 만일 엄마가 정말로 이씨 가문 사람이라면 지금 이씨 가문 가주가 바로 둘째 이모이고 그 사람이 바로 엄마의 부모를 죽인 원수예요.”성소현은 아버지에게 간단하게 설명했다. 성문철이 듣더니 큰일이다 싶어 바로 성소현에게 말했다.“알았어. 아빠 지금 바로 집에 갈게. 아빠가 집에 있기 싫어서 나온 거 아니고 엄마가 바로 낚시해서 잡은 물고기를 구워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해서 날마다 낚시하러 나오는 거야.”성문철이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아내인데 어찌 아내를 집에 홀로 남겨놓고 자기만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겠는가?요즘 성문철이 매일 낚시하러 가는 이유가 바로 아내의 한마디 말 때문이었다.“아빠, 운전 조심해서 돌아와요.”“알았어.”바삐 전화를 끊은 성문철은 바로 낚싯대를 정리해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성문철이 전화를 끊고 난 뒤 성소현이 하예정에게 말했다.“또 한 번 우리 아빠의 사랑꾼 모습에 놀랐어. 나는 아빠가 매일 낚시 가길래 아빠가 변한 줄 알았어. 그런데 그건 엄마가 낚시로 갓 잡은 물고기를 구워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해서 매일 낚시하러 가신 거야.”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이모부와 큰이모가 워낙 금슬이 좋잖아요. 젊을 때는 부부이고 나이 들면 친구라고 하잖아요. 이런 부부가 제일 부러워요.”가정이 화목하고 자식이 효도하는 큰이모의 생활이 자기 엄마보다 훨씬 행복하고 행운이었다. 하예정이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렸다. 부모님이 만약 아직 살아 계신다면 두 사람도 금슬이 좋은 부부일 것이고 자기와 언니도 부모님에게 엄청나게 효도했을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하예정 자매가 이제 어른이 되어 부모님을 공경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자 부모님은 돌아가셨다.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어도 이젠 기회가 없었다.“부러워할 것 없어. 태윤 씨가 널 많이 사랑하잖아. 너희 부부도 이제 아주 행복할 거야. 넌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잖아.”“
하예정이 눈을 깜짝이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작은이모가 하늘에서 너와 예진 언니가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주 뿌듯해하실 거야.”하예정이 연신 머리를 끄덕이었다. 부모님이 하늘에서 두 자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시름을 놓을 것이다.이때 대문 벨 소리가 울려왔다.하예정과 성소현이 마당에서 산보하던 중 대문 앞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고 하인이 문 열어주기 전에 누구인지 확인하고는 문을 열어주었다.하예정도 따라갔다.별장 단지 내의 경비원이었다.경비원은 한 손으로는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다른 손으로는 쇼핑백을 여러 개 들고 있었다. 얼핏 보니 옷인 것 같았다. “성소현 씨. 먼젓번 그 남자분이 저보고 전해주라고 했어요.”경비원은 꽃다발과 쇼핑백을 성소현에게 넘겨주었다.성소현은 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경비원에게 물었다.“그 사람 갔어요?”“네. 저에게 이걸 전해주고는 바로 차 타고 갔어요.”성소현이 입술을 깨물면서 생각했다.‘돌려주기 힘들겠네.’성소현은 할 수 없이 꽃다발과 쇼핑백을 받으면서 경비원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니 경비원은 괜찮다면서 바로 자리를 떴다.하예정이 그걸 보더니 바로 호기심이 생겨 성소현에게 물었다.“언니, 또 어떤 남자가 언니한테 반했어요? 준하 씨가 보낸 거 아니죠?”아까 경비원의 말대로라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았다. 성소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반한 거 아니야. 뭐라고 설명할지 모르지만 반한 건 절대 아니야. 안 그래도 너에게 말해주려고 했어. 그런데 절대 효진 씨 알게 하면 안 돼.”“저기 정자에 가서 앉아서 얘기해. 하지만 예정이 너 비밀 지켜야 해. 절대 효진 씨한테 말하면 안 돼. 효진 씨가 알게 되면 정남 씨도 알게 되고 그러면 피곤해져.”하예정이 말했다.“비밀 지킬 테니 걱정하지 마요. 중요한 일인 것 같은데 절대 효진이한테 말하지 않을게요.”두 사람이 말하면서 정자를 향해 걸어갔다.정자에 들어서더니 성소현이 내부 전화로 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과일과 간식을 준비하게 했다.
하예정이 놀란 얼굴로 바닥에 있는 꽃다발과 쇼핑백을 가리키며 말했다.“소지훈이 보낸 거라고요? 내가 아는 그 소지훈 맞죠?”하예정의 인상 속의 소지훈은 겉으로는 상냥한 것 같지만 아주 까탈스러운 사람이었다. 하예정이 전태윤의 아내이고 심효진의 단짝이기에 소지훈이 그나마 하예정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지훈이 전에 자기 입으로 자기가 병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무슨 병이냐고 하니 무자비한 것이 병이라고 했다. 뜻인인즉슨 세상에 많고 많은 여자 중 딱 한 여자만이 소지훈을 진정한 남자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여자는 절대 성소현이 아니다.소지훈과 성소현이 꽤 오래전부터 얼굴을 알고 있었다. 만일 성소현이 그의 운명의 여인이라면 소지훈이 지금까지 싱글로 있지 않았을 것이다. 소지훈의 결혼 문제는 현재 소씨 가문의 최대 걱정거리이다. 소지훈이 결혼하지 않으니 소지훈의 동생도 결혼에 관심이 없었고 가문의 사촌 형제 중 소정남을 제외하곤 전부 결혼할 뜻이 없었다. 그들은 소지훈을 방패로 삼아 결혼을 회피하고 있었다. 하여 소지훈의 작은 아버지와 작은어머니는 골머리가 아파 항상 큰형님에게 하소연하곤 했다. 소씨 가문 가주는 제수씨들의 성화에 할 수 없이 자기 맏아들인 소지훈을 향해 칼을 들었다. “소지훈이 언니 좋아해요?”하예정이 정신을 차리면서 성소현에게 물었다. “그럴 리 있겠어? 비록 나와 소지훈이 만난 적이 거의 없지만 처음 본 건 아니야. 내가 만일 소지훈의 운명의 여인이라면 소지훈이 지금까지 혼자이겠어?”소지훈은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만일 소지훈이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다면 그 여자를 보쌈해서라도 집으로 끌고 갔을 것이다.“그런데 왜 이런 걸 보내왔을까요? 이건 분명히 언니한테 뜻이 있다는 거잖아요.”“나에게 뜻이 있다고 말은 했어. 하지만 소지훈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내가 느낄 수 있어. 나에게 손톱만큼 한 관심도 없으면서 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예정아, 내가 혹시 소지
하예정이 그말을 듣고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맞아요. 준하 씨 그럴 사람 아니에요. 그리고 소지훈도 호락호락하지 않고요. 태윤 씨 부탁도 가끔 거절할 때가 있어 뭘 부탁하려면 정남 씨가 소지훈한테 말을 전해야 한다니깐요.”“언니, 소지훈이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준하 씨한테는 좋은 일이잖아요. 큰 이모가 준하 씨가 언니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실 것 아니에요? 승리가 코 앞까지 다가왔어요.”하예정이 긍정적으로 말했다.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니라 그런지 성소현보다는 조급함이 덜했다. 소지훈이 정말로 성소현에게 뜻이 있는 것이 아니면 모든 것이 수월해진다. “그런데 이게 마치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큰 바위가 나와 준하 씨 머리 꼭대기에 있는 것 같아 불안해서 미치겠어.”성소현이 한숨을 쉬며 하예정에게 말했다. “내가 사랑운이 안 좋은가 봐. 좋아하는 사람만 생기면 자꾸 꼬여.”전태윤과 하예정을 놓고 말한다면 두 사람 중 하예정이 먼저 전태윤에게 반한 것이다. 성소현과 예준하 두 사람은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이고 가문도 비슷하지만 결국 엄마의 심한 반대를 받고 있다. 하예정이 전태윤에게 반했을 때도 그 누구도 하예정의 손을 들어준 사람이 없었다. 성소현과 예하준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큰언니 외에는 누구 하나 찬성하는 사람이 없었다. 예준하가 사준 신혼집이 바로 성소현의 집 옆이라 결혼하고 나서 매일 친정에서 밥을 먹을 정도인데도 가족들의 반대가 심해 성소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언니, 언니와 준하 씨가 견지만 하면 모든 게 다 이뤄질 거예요. 아까 언니가 큰 이모가 준하 씨 대하는 태도가 좋아졌다고 했잖아요. 사실 큰이모가 준하 씨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언니가 큰이모 곁을 떠난다는 게 싫은 거예요.”“소지훈 덕분에 큰이모가 누가 언니 짝이란 걸 알았잖아요.”큰이모와 엄마가 어릴 때 가문이 망하는 바람에 헤어져 사는 바람에 큰이모는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유별하였다.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과 얼굴도 모른 채 살다가 여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성문철과 성기현 부자가 돌아왔다. 성소현과 하예정도 그들 부자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하예정이 집에 들어가서 얼마 안 돼 전태윤의 전화를 받고 바로 성소현의 집에서 나와 전씨 그룹으로 향했다. 회의를 마친 전태윤이 회의실에서 나와 대표 사무실에 들어와 앉자마자 하예정이 노크하더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여보.”하예정을 본 전태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걸어가면서 하예정을 맞이했다.“왜 회사로 오라고 했어요? 무슨 일 있어요? 물어봐도 답도 안 해주고.”전태윤의 회사로 오라는 전화를 받자마자 하예정은 전태윤이 걱정되어 부랴부랴 달려왔다. 전태윤이 아내의 손을 잡고 소파로 가 하예정을 소파에 앉히고는 마실 것과 간식을 가져왔다. 그러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별일 없어. 함께 점심 먹으려고. 좀 있으면 점심시간이니 먼저 와서 날 기다렸다가 함께 밥 먹으려고 했어.”하예정이 전태윤을 향해 눈을 흘겼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싶어 부랴부랴 달려왔더니 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서이다.“큰이모가 밥 먹고 가라고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가득 해주셨는데 당신이 전화해서 아무 말도 없이 그저 회사로 오라고만 해서 쏜살같이 왔더니...”하예정이 어이가 없어 전태윤의 팔뚝을 찰싹 치면서 말했다.“깜짝 놀랐잖아요. 무슨 큰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어요.”전태윤이 하예정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그녀의 얼굴에 입을 맞추더니 웃으며 말했다.“남편과 같이 밥 먹는 것도 큰일이야. 사람은 밥심에 사는 건데 밥 먹는 것도 큰일 맞잖아.” “여보, 곧 있으면 우리 결혼 1주년이야. 갖고 싶은 거 있어?”전태윤이 하예정을 끌어안은 채 말하고 있었다. 전태윤은 하예정이 자신의 품에 안기는 느낌이 좋았다. 하예정을 품에 안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 “부족한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뭐가 부족하기만 하면 당신이 선물하잖아요. 그런데 아직 한참 남았어요. 결혼기념일이 지나면 결혼식도 준비해야 해요.”“아직이지만 그렇게 많이 남은 것
“큰이모님께 말씀드렸어?”전태윤이 물었다. “말했어요. 큰이모 보러 간 목적이 이걸 알려주려고 간 거잖아요. 큰이모가 어릴 때 기억이 잘 안 난대요. 어릴 때 가정이 부유했고 하인들이 아가씨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대요.”“그리고 외할머니가 바쁘셔서 외할아버지가 집에서 아이들을 돌봤다고 해요.”“그리고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가 외할머니가 딸 둘을 낳았다고 싫어하시는 기색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손녀들을 아주 예뻐하셨대요.”“큰이모 말대로라면 큰이모가 이씨 가문 전 가주의 딸을 가능성이 95퍼센트 이상이에요.”전태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강성 명문 중에 이 씨가 많지 않아. 이모님이 이 씨라고 하시니 바로 강성 이씨 가문이 생각났어. 우리 추측이 맞을 것 같아.”하예정이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다.“큰이모가 머리가 복잡해서 생각 좀 해보자고 했어요. 그리고 이모부와 사촌오빠도 불러왔어요. 먼저 확인해 보고 나서 친정이 맞는지 확정해야 한다면서요.”만일 맞다면 또 한바탕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다.“큰이모한테 저희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하라고 했어요.”전태윤이 말했다.“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은데 소문이 진실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워.”사람들이 이씨 가주가 큰 언니와 동생을 살해하고 큰 언니 시부모님댁마저 살려두지 않았다며 수법이 너무 악랄하다고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소문이고 그 누구도 이씨 가문 소행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없었다.더욱이 10여 년 전 일이라 사정을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세상 뜬 지 오래되었을 것이다.만에 하나 사정을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이씨 가문에서 그 사람에게 살길을 남겨줬을까?“내 생각에는 그래도 어디에 증거가 남아있을 거 같아요. 누군가 꼭 알아낼 수 있을 거예요.”하예정은 정의는 반드시 존재할 것이고 늦게 도착할 순 있지만 반드시 도착할 것이라 믿었다. 이씨 가문에서 만일 용서 못 할 만행을 저질렀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종이로 불을 감싸지 못한다. 밖에 종이가 타버리면
“그리고 소지훈이 그 결과를 모르겠어? 소지훈 아버지가 아시면 소지훈과 성소현 두 사람 모두 피곤해져.”하예정이 소리내어 웃더니 말했다.“정말 당신과 상관이 없는 거죠? 그런데 눈빛이 왜 흔들리면서 내 눈을 못 쳐다봐요?”하예정이 갑자기 전태윤의 머리를 돌려 억지로 자신과 눈을 맞추게 하였다.“전태윤 씨, 당신이 다시는 나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어기면 일 년 동안 서재에서 자야 한다는 거 알죠?”“일 년 동안 서재에서 잔다는 말은 안 했어.”전태윤이 자신 없는 말투로 말했다.전태윤은 절대 하예정에게 거짓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일 년 동안 서재에서 자겠다는 말은 한 적 없다.하루 이틀 서재에서 자는 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일 년은 절대 안 된다. 한 달도 버티기 어렵다.“당신은 말한 적이 없지만 내가 정한 거예요. 다시 나한테 거짓말해서 들통나면 일 년 동안 서재에서 자야 해요. 내 곁에 올 생각 하지 말아요.”전태윤이 울상이 된 얼굴로 하예정을 보면서 말했다.“여보, 그건 너무 가혹해.”“그러면 거짓말하지 마요”“내가... 그래. 알았어. 말할게. 그런데 소현 씨한테는 절대 비밀이야. 알면 소현 씨가 나한테 야단을 칠 거야. 나 소현 씨 무서워.”성소현은 전태윤의 사촌 처형이기에 절대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빨리 말해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전태윤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있잖아. 이게 큰이모님 때문에 시작된 일이야. 큰이모님이 준하 씨와 소현 씨 갈라놓고 싶어 하셨잖아. 그리고 큰이모님이 영준이를 마음에 들어 하셨어. 당신도 알잖아.”“그런데 영준이는 소현 씨한테 전혀 그런 생각이 없고 또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어. 소현 씨가 준하를 그렇게 사랑하는데 영준이가 끼어든다고 해도 그 결과가 어떨지 뻔하잖아. 영준이가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그럴 리가 없지.”“큰이모님이 또 계략이 많으시잖아. 자꾸 영준이를 괴롭히니깐 영준이가 나한테 찾아와서 고민을 얘기하는 거야. 사촌 동생이 나에게 도움을 청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