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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2화

고현이 말을 이었다.

“전씨 할머니, 저와 전호영 씨의 일을 다 알고 계신 거예요?”

“알죠. 요즘 인터넷이 발달했잖아요. 당신네 강성에서 일어난 일을 인터넷만 접속하면 우리 A 시에서도 볼 수 있으니깐요.”

고현은 문득 오늘에 전화하여 고자질하려는 일이 또 실패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씨 할머니도 알고 계셨고 전호영의 어머니도 알고 계셨다.

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을 잡고 계시는 전씨 할머니께서 이 사실을 아시면서도 반응이 없는 걸 보니 전호영의 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틀림없었다.

고자질해도 무슨 소용 있으랴!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 틀림없었다.

결과는 전태윤이 말한 것처럼 전호영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누구에게 구애하든 상관없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할머니, 저는 남자입니다.”

고현은 목소리를 깔면서 말했다.

“저는 게이가 아닙니다. 전호영 씨가 자꾸 저를 마음에 담아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없을 겁니다. 저는 오히려 전호영 씨가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아내가 싫어서 반항하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할머니께서 손주들의 아내를 정해줬다는 얘기를 저도 다 들었어요.”

전씨 할머니는 웃으면서 되물었다.

“호영이가 고현 씨에게 제대로 말 안 하셨어요?”

전호영 그 녀석이 고현한테 구애하면서도 고현에게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고현이가 바로 할머니께서 고르신 아내라는 사실을 말이다.

고현은 할머니 말의 요점을 알아듣고 물었다.

“전호영 씨가 저에게 제대로 말 안 해줬어요. 할머니, 전호영 씨가 저에게 구애하고 있는 행동이 혹시 따로 이유가 있는 거예요? ”

“고현 씨, 호영에게 가서 물어보세요. 당신 둘의 일입니다. 저는 늙어서 귀가 어둡고 눈이 침침해서 지팡이도 짚으며 다녀요. 젊은이들의 일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요.”

말을 마친 전씨 할머니는 마음이 찔리기라도 한 듯 하예정에게 다시 휴대전화를 돌려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예정아, 네 미래 동서야. 네가 처리해 줘.”

하예정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고현에게 말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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