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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정씨 아저씨가 말했다.

“하긴... 마누라한테 말 안 하길 다행이지.”

“아주머니가 매달 주시는 용돈이 적은 건 맞아요. 다만 아저씨도 평상시에 다른 지출이 있으면 아주머니가 거의 다 내주시잖아요. 양가 부모님들 생활비도 그렇고 경조사 비용에 아이 키우는 돈까지 모든 지출을 아저씨가 신경 쓸 필요 없으니 사실은 아저씨가 버신 거예요. 돈 관리하는 사람이야말로 제일 수고하죠.”

정씨 아저씨는 밥을 먹으며 말했다.

“맞아. 그래서 마누라도 돈 관리하는 걸 좋아하니 내가 그러라고 했어. 전에 내가 돈 관리할 땐 가게 장사가 아무리 잘 돼도 1년 동안 남는 돈이 400만도 안 됐거든. 마누라가 돈 관리한 이후로 1년에 무려 2000만 원이나 저축할 수 있어. 나도 편하고 집에 적금도 늘어나고 게다가 마누라까지 매우 공평한 사람이라 제 친정 식구들만 편애하진 않아.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이 똑같아. 아주 칼 같다니까. 우리 부모님도 며느리를 엄청 마음에 들어 하셔. 예정아, 만약 우리 부부가 싸우면 그땐 온 집안이 모여들어 날 질책할 거야.”

정씨 아저씨는 원망을 늘어놓는 것 같지만 실은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자랑하는 중이었다. 그들은 남들처럼 어마어마한 부잣집은 아니지만 아내가 현명하여 온 가족이 화목하게 지낸다.

정씨 아주머니는 말만 날카롭게 하지 실은 누구보다 마음 여린 여자다.

게다가 아주머니의 대인관계는 하예정도 따라 배우고 싶을 지경이다.

“여보, 여보.”

정씨 아주머니가 옆 가게에서 남편을 불렀다.

정씨 아저씨는 재빨리 대답하곤 나지막이 하예정에게 말했다.

“예정아, 꼭 비밀로 해야 해. 나 이만 간다.”

하예정이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정씨 아저씨는 곧바로 가게에 돌아가며 아내에게 호응했다.

아저씨가 나간 후 하예정도 곧장 배불리 저녁을 먹고는 주방에 들어가 설거지했다. 설거지를 마치고 나온 후 이웃 가게에 놀러 다니면서 다들 서로 몇 년 알고 지낸 사이라 가볍게 담소를 나눴다.

이웃들은 하예정이 전씨 일가 사모님이 되면 그들과 멀리할 줄 알았는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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