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87화

전태윤이 아무리 아쉬워해도 하예정은 결국 전씨 그룹을 떠나 가게로 돌아왔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 학생들이 야간 자율 학습을 시작하지 않아 가게가 매우 바빴다.

소정남도 아직 안 와서 하예정과 심효진이 한참 바삐 돌아쳤다. 소정남이 서점 문 앞에 도착했을 때 학생들도 곧 자율 학습 시간이 다 되어 가게에 손님이 확 줄어들었고 하예정이 홀로 가게를 돌볼 수 있었다.

소정남은 올 때마다 심효진에게 꽃 한 다발 선물한다.

심효진도 그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며 두 사람 모두 섬세하게 서로를 잘 챙긴다.

천생연분이란 바로 이 두 사람을 말하는 듯싶다.

“예정아, 우리 밥 먹으러 갈게.”

심효진은 가방을 챙기고 소정남이 선물한 꽃다발을 안은 채 활짝 웃으며 하예정에게 말했다. 하예정이 대답한 후 그녀도 안심하고 소정남과 함께 가게를 나섰다.

하예정은 홀로 좀 더 바삐 돌아쳤다. 학생들이 자율 학습하러 학교로 돌아간 후에야 그녀는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덮여서 카운터에 앉아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예정아.”

옆 가게 정씨 아저씨가 접시를 들고 음식을 먹으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아저씨, 인제 저녁 드세요?”

“그래, 너도네.”

정씨 아저씨가 웃으며 물었다.

“효진이는 나갔어? 꽃다발 들고 너희 가게로 자주 오는 잘생긴 남자분과 함께 가던데 남자친구야?”

“네, 맞아요.”

하예정은 정씨 아저씨에게 자리를 안내했지만 아저씨는 앉지 않았다.

“그냥 한번 들러본 거야. 너랑 얘기도 나누고.”

그는 목소리를 낮추고 담담하게 웃었다.

“저번에 내기한 일 너랑 말했었잖아. 내 비상금을 전부 걸었는데 크게 벌었지 뭐야. 하하하, 네가 전씨 일가 사모님이 되어도 이 서점은 정상 운영할 테고 너도 늘 똑같이 출근한다고 했거든. 그런데 다들 안 믿는 거야. 네가 전씨 일가 사모님이 되면 집에서 사모님 노릇만 할 거라며 더는 얼굴을 내밀지 않을 거라고 하더니 내가 이겼어. 전부 다 졌다고, 하하하. 아쉽게도 내 비상금이 너무 적어서 더 많이 벌진 못했어.”

하예정은 하마터면 사레 걸릴 뻔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