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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분명 우리한테 손 내밀 때가 있을 거야.”

전태윤은 점사를 보듯 미래를 예지한 것처럼 말했다.

하예정은 실소를 터트렸다.

본인도 나무토막처럼 딱딱하면서 동생들이 도움을 청한다고 대체 뭘 도울 수 있을까? 죄다 불필요한 아이디어만 제공해 괜히 더 번거로워질 뿐이다.

“여보 나 안 믿네?”

“그럴 리가요.”

전태윤이 그녀를 힐긋 쳐다봤다.

“두고 봐. 힘들 땐 분명 이 큰형한테 구원의 손길을 내밀 거야. 내가 도움을 못 주더라도 나한테 고민은 하소연할 게 뻔해.”

여덟 도련님은 전태윤을 아주 존경하고 믿는다. 그걸 봐서라도 하예정은 전태윤의 예언을 믿기로 했다.

“여운별 씨는 당신이랑 안 다퉜지?”

하예정은 여운별을 만났고 그 집 두 자매가 사이가 안 좋다고만 말했을 뿐 자신이 여운별과 다퉜다고는 하지 않았다.

여운별이 아무리 기고만장해도 하예정을 건드려서 좋을 건 하나도 없다.

전태윤은 하예정에게 몰래 경호원을 파견해 암암리에서 그녀를 지켜주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하예정은 결국 여운별이 버릇없게 군 사실을 전태윤에게 알렸다. 괜히 또 뭘 숨겼네, 가족으로 대하지 않았다는 둥 갖은 원망을 퍼부을까 봐.

전태윤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낯빛이 확 어두워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하예정 앞에 다가와 롤스로이스 차 키를 그녀 손에 쥐여주며 박력 있게 말했다.

“예정아, 이 차는 앞으로 네가 타. 다음에 또 여운별 만나면 그때도 똥차라고 말할지 지켜봐 봐. 어딜 감히 겁도 없이 네 차를 짓부수겠다고 거만을 떨어!”

여 대표는 직접 찾아와 아내와 딸 대신 정중하게 사과했는데 둘째 딸 여운별은 여전히 교훈을 섭취하지 못한 듯싶다. 되레 하예정이 이를 박박 갈게 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한 게 틀림없다!

“미친개가 사람 문다고 똑같이 물어버리게요?”

하예정은 차 키를 그에게 돌려줬다.

“난 내 똥차가 좋아요.”

“예정아.”

전태윤이 나지막이 그녀를 불렀다.

“딴 사람들이 널 얕잡아보는 거 나 너무 싫어.”

“한 사람을 얕잡아보는 기준이 그 사람이 타고 다니는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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