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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하예정은 정교한 봉투를 건네받으며 활짝 웃었다.

“뭔데요?”

전태윤이 소파에 앉으며 가볍게 웃었다.

“보면 알아.”

그는 도시락 뚜껑을 열고 와이프가 해준 사랑의 저녁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하예정은 힐긋 보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다 기초제품이네요. 소현 언니가 준 것도 아직 많이 남았는데.”

전태윤은 질투에 눈이 멀어 아내가 성소현이 준 화장품을 쓰는 걸 원치 않았다. 하여 터프하게 기초제품을 한가득 샀지만 줄곧 선물하지 못했다.

하예정도 그가 그냥 해본 말인 줄 알고 계속 성소현이 준 기초제품들을 써왔다. 전에 혼자 샀던 브랜드 제품들보다 피부에 훨씬 잘 맞았고 역시 돈의 힘이 크긴 컸다.

“앞으론 내가 준 것만 써.”

전태윤은 사실 여자들이 쓰는 기초제품 브랜드를 잘 모른다. 여자에게 기초제품을 선물한 적이 없으니까. 엄마한테 사적으로 물어보고 엄마의 추천으로 몇몇 브랜드 제품을 골랐다.

그의 엄마는 평생 재벌가에서 지내다 보니 사용한 제품도 최상의 제품일 테니까.

하예정은 그가 제일 사랑하는 여자이니 당연히 가장 좋은 제품을 써야 한다.

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

“네, 앞으론 태윤 씨가 주는 것만 쓸게요.”

“예정아, 함께 먹을래?”

“아니요, 일 인분만 준비했어요. 아까 이진 도련님 봤을 때 함께 드시면 분명 모자랄 것 같았는데 다행히 눈치껏 나가주시더라고요.”

‘형수님, 저는 형한테 쫓겨난 거잖아요.’

전태윤이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걔가 눈이 멀지 않았다면 남아서 우리 둘 사이를 훼방하진 않겠지.”

하예정은 실소를 터트렸다.

그가 맛있게 먹어주자 하예정도 기분이 좋아져 여운초 꽃가게에 갔다가 여운별을 만난 일까지 얘기했다.

“운초 씨는 진짜 앞이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연기가 아니었어요. 큰 병을 앓고 나서 실명했대요.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막내 고모가 수년간 운초 씨를 데리고 갖은 안과 병원에 돌아다녔는데 결국 시력을 회복하지 못했대요. 여운별 씨는 악마가 따로 없어요. 자매지간에 저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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