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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소송을 걸면 우리가 승산이 없어?”

하씨 노친이 물었다.

“이 집은 너희 셋째 큰아버지가 지은 거야. 난 하유 친엄마인데 왜 상속을 못 받아?”

“상속받을 순 있어요. 그렇지만 전부를 상속받는 건 아니에요. 아까 제가 한 말처럼 할머니는 그저 셋째 큰아버지 몫의 4분의 1만 상속받을 수 있어요. 할아버지도 마찬가지고요.”

하지철은 할머니가 또다시 하예정을 찾아가 시비를 걸까 봐 인내심 있게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딴 거 몰라 난. 아무튼 이 집은 나랑 네 할아버지가 살고 있으니 우리 거야. 누굴 주든 우리가 정해. 소송에서 지면 날 잡아가기라도 할 거야?”

하지철이 정색하며 말했다.

“강제 집행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를 이 집에서 내쫓을 거고 만약 두 분이 소란을 피우면 감방에 갇힐 거예요. 저번에 나처럼 갇히게 돼요. 할머니, 감방 들어가면 엄청 무서워요. 웬만하면 법을 어기지 말아야 해요.”

그는 15일 동안 감방에 갇힌 후 트라우마가 생겨 또다시 못된 짓을 저지르라고 해도 그럴 엄두가 안 난다.

“하지만 예정이네는 딸이야. 딸들도 상속받을 수 있어?”

“상속법 규정에 따르면 딸들도 상속권이 있어요.”

“얼어 죽을 계집년들, 왜 죽지도 않는대? 진작 죽어버렸으면 돌아와서 나랑 유산 다툴 일도 없잖아.”

하씨 노친은 법을 모르지만 손자가 설명해 주니 이 유산 다툼에서 이득을 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또한 셋째 아들이 전 재산을 하지문에게 물려준다고 선뜻 주장할 수도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녀는 또다시 하예진 자매가 파렴치하게 친정에 돌아와 유산을 다투고 있다고 모질게 욕했다.

하예정은 밖에 있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전태윤과 함께 집안을 둘러보았다. 이 집을 지은 지 20년 가까이 되어 어느덧 낡은 건물로 돼버렸지만 그녀에겐 여전히 소중한 집이고 그녀의 뿌리와도 같은 존재였다.

하예정은 잡동사니가 수북이 쌓인 방 입구에 서서 전태윤에게 말했다.

“여기가 바로 나랑 언니 방이에요. 내가 어릴 때 겁쟁이라 혼자 방을 쓸 엄두가 안 나 언니랑 함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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