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명은 퇴근길에 마침 주형인이 주우빈을 안고 가게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그가 아이를 뺏으러 온 줄로 알고 급히 차를 토스트 가게 앞에 멈춰 세웠다.“우빈아!”노동명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다가가 주형인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의 품에서 주우빈을 빼앗아 안았다.주우빈을 안은 노동명은 발을 뻗더니 주형인을 세게 걷어찼다. 주형인은 힘에 밀려 뒤로 몇 걸음 물러나더니 결국 계단에 주저앉고 말았다.주형인은 매우 놀란 얼굴로 노동명을 쳐다보며 생각했다.‘이 사람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그에게서 아들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발로 걷어차기까지 한다.“당장 꺼져! 또다시 와서 예진 씨를 괴롭히고 우빈이를 빼앗아 가려 하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빠.”주우빈은 아빠를 부르더니 노동명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렸다.주형인은 얼른 일어서서 해석했다.“노 대표님, 오해하셨습니다. 저는 우빈이를 뺏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예진이를 괴롭히지도 않았고요. 단지 우빈이를 보러 왔다가 애가 놀이터에 가고 싶다 하여 데리고 놀러 가려던 참이었습니다.”노동명은 여전히 그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이었다.그는 주우빈을 안고 바로 가게로 들어갔다.“예진 씨.”그는 들어가자마자 큰 소리로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항상 굵었다.“괜찮아? 이 쓰레기 같은 자식이 당신을 괴롭히지는 않았어? 우빈이를 빼앗아 가려는 거 맞지?”주형인은 주우빈을 빼앗아 가려 한 전과가 있다.부엌에서 나온 하예진은 아들이 노동명의 품에 안겨있는 걸 보고 어리둥절해하며 답했다.“노 대표님, 오셨어요? 제가 형인 씨에게 우빈이를 데리고 놀러 가라고 한 거예요.”“...내가 오해했네.”그는 주우빈을 바닥에 내려놓고 고개를 돌려 주형인에게 말했다.“그럼 자네는 우빈이를 데리고 가서 놀도록 해. 방금 너무 세게 차지는 않았으니 괜찮겠지? ”주형인은 굳은 얼굴이었다.방금까지만 하여도 그는 노동명의 거센 발길질에 몇 걸음 뒤로 물러섰을 뿐만 아니라, 계단에
주우빈은 아빠를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그런데요, 동명 아저씨는 엄마를 괴롭힌 적이 없어요.”“우빈아... 너, 노동명 아저씨가 좋아?”주우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는 아저씨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그가 노동명 아저씨를 좋아하건 안 하건 간에 아저씨가 좋은 사람인 건 사실이다.“우빈아, 노동명 아저씨가 지금은 나쁜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중엔 너에게서 엄마를 빼앗으려 하는 나쁜 사람이 될 거야. 그래서 넌 아저씨와 엄마가 단둘이 있는 것을 막아야 해, 알겠지? 만약 엄마가 아저씨와 데이트하러 가려 하면 우빈이 너는 울고불고 해서라도 그걸 막는 거야, 알아들었지?”주우빈은 이모부가 화가 났을 때 눈살을 찌푸리던 모습을 흉내 내며 큰 소리로 말했다.“아저씨는 엄마보다 우빈이를 좋아해요! 항상 엄마하고 우빈이를 빼앗으려 하지, 우빈이에게서 엄마를 빼앗으려 하지 않아요. 비록 우빈이도 아저씨의 얼굴이 무섭고 싫지만,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엄마도 동명 아저씨와 단둘이 외출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아저씨는 올 때마다 우빈이에게 바람개비를 주는데 우빈이는 이제 바람개비를 좋아하지 않아요.”노동명 아저씨는 선물을 바꾸어 줄 줄도 모른다.“...”주형인은 멈춰 서서 아들을 바라보았다.하예진과 이혼할 때, 주우빈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이제 겨우 몇 달도 안 되었는데, 꼬맹이는 말을 또박또박할 뿐만 아니라, 아주 조리 있게 잘한다.‘내 아들, 정말 똑똑한데?!’“우빈아, 넌 아직 어려서 어른들의 일을 잘 몰라. 어쨌든 노동명 아저씨는 너에게서 엄마를 빼앗아 가려 하는 거야. 먼저 우리 우빈이한테 잘해줬다가, 결국에는 엄마를 빼앗아 가버리는 거지. 우빈아, 넌 엄마가 점점 예뻐지는 것 같지 않아? 노동명 아저씨도 엄마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사흘이 멀다고 끊임없이 찾아오는 거야. 다만 널 핑계로 삼았을 뿐이지.”“엄마는 항상 예뻐요.”아이의 마음속에서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다.“맞아
하예진도 이혼한 걸 추호도 후회하지 않았다.노동명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럼 그 자식 왜 항상 당신 가게에 찾아오는 거야? 그 쓰레기 같은 자식, 애초에 당신한테 했던 짓을 생각하면 볼 때마다 한 대씩 때려 당신 대신 화풀이를 해주고 싶어.”“아마도 우빈이을 이용하여 나와 그들 사이의 차가운 관계를 풀려는 걸 거예요.”노동명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당신이 아니라 태윤이의 용서를 구하려는 걸 거야. 용서고 뭐고 집어치우라고 해. 계속 실직한 상태로 빈털터리가 될 때까지 놔두는 거야. 그때 가서도 지금의 와이프랑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그들의 고생길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있을 것이다.“지금 당신의 가게가 여기에 자리 잡고 있으니, 이사할 수가 없어. 아니, 이사할 필요도 없어. 그들더러 당신의 사업이 잘되는 걸 두고두고 지켜보라고 해. 앞으로 당신은 큰 호텔도 차리고 또 억만장자가 되어 그들이 뼈저리게 후회하게끔 만들어.”하예진은 웃으며 말했다.“나도 나중에 큰 호텔을 차리고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가게가 잘될 지부터 지켜봐야하지 않겠어요? 나의 첫 번째 목표는 먼저 가게를 차린 본전을 되찾는 거예요. 그리고 두 번째 목표는... 분점을 하나 여는 거예요.”그녀의 인생 목표는 자신의 사업을 점차 확장하여 앞으로 큰 호텔을 세우고 요식업계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금방 이혼했을 때 나도 주씨네 가족들과 왕래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전 시어머니께서 나를 미행해서 내가 어디에다 가게를 차렸는지, 나의 월세방이 어디인지 다 알아버렸어요. 생각해 보니 그들을 벗어날 수도 없게 되었고, 정말 왕래를 끊을 수도 없었어요. 아무래도 우빈이가 있으니... 어차피 더 이상 그들에게 휘둘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러니 그들이 불쑥불쑥 찾아와도 두렵지 않아요.”노동명이 콕 집어 말했다.“주씨 일가는 당신에게 돈이 많은 이모가 생기고, 당신의 여동생도 전씨 가문의 큰며느리가
노동명도 현재 성씨 가문과 전씨 가문의 도움을 받고 있는 하예진에게 그의 도움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그럼 당신은 할 일 마저 해. 난 가봐야겠어, 어머니께서 또 재촉하시기 전에.”“네, 대표님. 그럼 안녕히 가세요.”하예진은 노동명을 가게 밖으로 배웅했다.노동명은 가게 밖에 세워져 있는 주형인의 차를 보고 하예진에게 물었다.“저게 당신 전남편의 차지?”“아마도요. 저 차에서 내리는 걸 봤는데, 새 차를 산 것 같아요.”아내가 바뀌면서 차도 하나 바꿨다.만약 전태윤이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주형인은 아마도 매우 쾌활하게 살았을 것이다. 돈도 있고, 새 아내도 있고, 새 차도 있으니...노동명은 다가가 주형인의 차 타이어에 펑크라도 내고 싶었다. 하지만 타이어에 펑크가 나면 주형인은 분명 하예진의 가게에 남아 밥을 얻어먹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노동명은 결국 생각을 접었다.“앞으로 주씨 가족이 다시 찾아와서 당신을 괴롭히기라도 하면, 바로 전화해. 우리 회사가 여기서 가까우니, 전화 한 통이면 내가 사람을 보내 당신을 도와주도록 할게. 이 거리의 가게 주인들은 모두 내 가게를 임대한 것이니, 이것도 나의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야.”노동명은 마치 세입자들만을 위해 생각한 듯, 전혀 사심이 없는 듯 공명정대하게 말했다.그 말에 하예진은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 지난번에 대표님께서 사람을 데리고 와서 주씨 모녀를 쫓아낸 후, 그 사람들은 요 며칠 동안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는 걸요.”아마 주형인도 그 막돼먹은 누나를 자기 집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다.노동명은 하예진의 배웅하에 차에 올라타 곧 떠났다.노씨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노동명은 자기 집 주차장에 본 적이 없는 차가 주차된 것을 발견하고 마중 나온 도우미에게 물었다.“이 차는 누구 것이지?”“손씨 아가씨의 차입니다.”“손씨네 아가씨?”노동명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우리 집과 왕래하는 사람들 중에 손씨 성을 가진 사람
“그리고 만약 은경이가 일 처리할 때 도움이 필요하거든 네가 알아서 도와주도록 해. 엄마랑 방 이모는 오랜 친구야, 비록 십수 년 동안 만나지는 못했지만, 연락이 끊긴 적은 없거든.”노씨 사모님은 손은경과 아들을 엮으려는 뜻이 분명했다.그리고 손은경이 노동명을 보는 눈빛에도 두려움이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비록 노동명의 얼굴에 무서운 칼자국이 나 있지만 성형수술을 하여 없애버리면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의 칼자국이 없는 다른 한쪽 얼굴만 보면 아주 준수한 남자이다.젊었을 땐 누구나 충동적인 일을 한두 번 한다.그녀도 예전에 몸에 문신한 적이 있다.“엄마, 저 아주 바빠요.”노동명은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손씨 아가씨가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와주는 건 문제없지만,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닐 시간은 정말 없어요. 엄마는 매일 집에서 심심해 하시잖아요, 그럼 엄마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되겠네요.”노동명은 손은경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안한데 내가 정말 바빠서요.”그러자 노씨 사모님이 물었다.“내일 일요일 아니야? 너 내일도 회사에 나가야 하는 거니?”“내일 태윤의 집에서 바비큐 약속이 있어요.”노동명이 아무런 핑계나 둘러댔다.“그럼 마침 잘됐네, 은경이도 데리고 가. 동년배들이 모여야 할 이야기가 있지. 엄마는 이제 나이가 있어 은경이랑 세대 차이가 날 거야.”노동명은 담담하게 해석했다.“서원 리조트에서 모이기로 약속 잡았어요. 그리고 엄마도 태윤의 성격 잘 알잖아요, 걔 동의 없이는 초대받지 않은 다른 젊은 여성을 데려갈 수가 없어요.”“...”전태윤은 지금 와이프도 있는데, 아직도 그렇게 인정사정이 없는 건가?노씨 사모님은 아들이 전태윤을 끌어내 방패로 삼은 것이라고 의심이 들었다.“괜찮아요, 저는 이모가 곁에 있어만 줘도 너무 즐거워요. 동명 오빠는 가서 일 보세요.”손은경이 눈치 있게 말했다.그녀는 노씨 사모님의 옷자락을 조용히 잡아당기며 더 이상 노동명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만나 뵙고 싶네요.”그녀는 전태윤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전태윤의 마음을 움직인 여자에게는 분명 뛰어난 점이 있을 거로 생각하며 그 사모님에게서 남자를 정복하는 테크닉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올해 스물여덟인 손은경은 아직 독신이다. 열여덟 살쯤인가? 한번 연애한 경험은 있지만 그 감정이 결실을 보지는 못했고, 그 후 가문의 회사에 들어가 너무 바쁘게 보내다 보니 지금까지도 남자친구가 없다.노씨 사모님은 그녀와 자기 아들을 주선할 의향이 있어 보인다. 양가 부모님도 모두 묵인했고, 손은경 자신도 노동명의 과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그의 모든 과거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녀는 노동명의 얼굴에 있는 칼자국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만약 노동명이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면, 칼자국쯤은 성형수술을 통하여 쉽게 제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 칼자국을 제거하면 그도 준수한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노씨 사모님은 웃으며 말했다.“그럴 기회가 있을 거야.”그리고 노씨 사모님은 목소리를 낮추어 손은경에게 속삭였다.“태윤이의 와이프 말이야, 비록 출신은 별로지만 태윤이의 와이프라는 신분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으니 혹시라도 앞으로 만나게 되면 잘 지내봐.”그녀는 도도하고 능력이 있는 손은경이 하예정을 얕잡아보기라도 할까 봐 걱정된 것이다. 전태윤과 노동명은 절친이고 하예정은 전태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아내이다. 만약 손은경이 노동명과 사귀게 되면, 노동명의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야 할 것이다.하예정의 출신 때문에 그녀를 얕잡아보았다가는 전태윤과 노동명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노씨 사모님은 손은경 때문에 전태윤과 노동명의 관계가 영향을 받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이 크나큰 관성에서, 전태윤이 절친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녀의 막내아들과 소정남 뿐이다.“이모, 걱정하지 말아요. 영웅은 출처를 묻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전씨 가문의 큰며느리로 되었다는 것은 그만한 능
“...내가 언제 내일 리조트에서 바비큐를 한다고 했어?”그리고 아무 곳에서나 먹을 수 있는 바비큐를 굳이 리조트에서 먹으려 하다니...“그리고 오징어, 양고기, 대하 등등... 어쨌든 네가 구운 거면 난 다 좋아.”노동명은 전태윤의 말을 못 들은 듯 아직도 혼잣말하고 있었다.전태윤은 몇 마디 듣다가 결국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노동명의 전화는 그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었다. 내일은 일요일이고 출근할 필요도 없으니 아직 리조트에 가보지 못한 하예정을 데리고 리조트에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서원 리조트에는 바비큐 전용 장소가 있으니 친구 서너 명을 불러 함께 파티를 열면 딱 맞춤할 것이다.그리고 하예정이 그곳에 익숙해지게끔 며칠 동안 머물면, 그녀가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기분이 좋아질 지도 모른다.이렇게 생각한 전태윤은 노동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알았어, 그럼 정남이도 불러. 만약 소지훈도 시간이 되면 같이 데려오라고 하고.」노동명은 친구의 답장을 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마터면 들킬 뻔했다.비록 전태윤이 그의 말을 안 받아준대도 내일 그를 찾아가 곁에 하루 종일 붙어 있을 생각이었지만 말이다.노동명은 흔쾌히 응했다.전태윤은 메시지를 보낸 후 부엌을 나와 베란다로 하예정을 찾아갔다.“식사 준비 벌써 끝났어요?”“응, 거의 다 됐어. 배고프지? 음식 다 데워났으니, 먼저 국 한 그릇 먹어.”“지금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아요.”고향에 한 번 갔더니 옛일이 떠오르며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다. 비록 고향을 다시 떠났지만, 하예정은 여전히 추억에 잠겼다.전태윤은 몸을 웅크리고 그녀와 눈을 맞추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내일 서원 리조트에 가서 며칠 묵어. 그곳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잘 간직된 곳이야. 비록 리조트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거지만, 이젠 수십 년을 거쳐 자연의 한 경치가 되었어. 지금은 봄꽃이 만발할 때라 매우 아름다워. 동명이에게서 방금 전화가 왔는데
하예정은 지금에 와서야 자신이 설 쇠러 갔을 때 머물던 고택은 전씨 가족이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집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를 속이기 위해 시댁 식구들은 집을 다시 깨끗이 청소하고 들어갔던 것이였다.속이느라 정말 힘들었겠네!전태윤은 사랑스러운 눈길로 하예정을 바라보면서 대답했다.“좋아, 당신 말대로 해. 우리 집이니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어. 있고 싶을 때까지 있어도 돼.”“제가 밥 차릴게요.”하예정이 말하면서 전태윤의 앞치마를 벗기려 하자 전태윤은 그녀가 주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아니야, 두 가지 요리만 더 하면 되니까 당신은 여기서 꽃구경이나 해.”하예정이 그의 얼굴에 키스를 해주자, 전태윤은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주방에 들어갔다.“자기야.”전태윤은 둘만 있을 때 하예정이 ‘자기’라고 불러주면 엄청 좋아한다. “자기가 소 이사님, 노 대표님과 바베큐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죠? 사람이 적은 것 같은데, 예씨 가문 다섯째 도련님을 청하는 건 어때요? 제가 효진이와 소현 언니와도 약속을 잡을게요. 그리고 예진 언니도 같이 가고 싶은지 물어볼게요.”전태윤의 목소리가 부엌에서 들려왔다.“알았어, 내가 바로 예준하 씨에게 전화할게.”하예정이 먼저 언니에게 전화했다.“언니, 밥 먹었어?”“지금 가게에서 먹는 중이야.”“언니가 가게에 있을 줄 알았어.”오후 4시쯤 고향에서 돌아온 후 하예진은 지금까지 줄곧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치고 있다.하예진이 웃으며 동생에게 물었다.“너희들은 밥 먹었어?”“태윤 씨가 지금 식사 준비하고 있어. 언니, 내일 친구 몇 명과 함께 태윤 씨네 리조트에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우빈이를 데리고 함께 가지 않을래?”“모레가 가게 오프닝 하는 날이라 아직 할 일이 많아. 충분히 준비한 것 같은데 아직도 할 일이 많네. 하지만, 너의 시댁에도 아직 가보지 못해서 또 가보고 싶고.”장소민이 아직 하예진과 이경혜에게 만나자고 요청하지 않은지라, 하예진은 내심 사돈이 여동생에게 불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