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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하지만 현주네 가족들이 못됐잖아. 예정이 봐봐, 그땐 집안일도 도와주고 아침밥도 차리고 우빈이도 돌봐줬어. 전에 내가 몇 시에 일어나든 예정이는 항상 우리 세 식구를 위해 아침밥을 차려줬어. 난 그냥 먹고 출근하기만 하면 다였지. 현주는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차려주지 않을지언정 내가 일어나서 밥을 차려야 한다니까. 처가 식구들은 이익만 챙기려 할 뿐 아무런 도움도 안 돼.”

하예진은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울화가 치밀었다.

“그건 당신이 내 동생을 공짜 도우미로 생각해서 그런 거잖아. 작년에 우리가 왜 싸웠는지 기억나? 내 동생이 당신 집에 들러붙어 먹고 자고 하는데 한 달에 고작 식비 몇십만 원 준다고 무슨 소용이냐고 당신이 투덜거렸어! 인제 와서 아무도 공짜 도우미 안 해주니까 내 동생이 좋아 보여? 주형인, 내 동생 나만 아니었으면 진작 이사했어. 예정이라고 좋아서 공짜 도우미 해준 줄 알아? 걔 오직 날 위해서 그런 거야. 내가 못난 언니라서 예정이 지켜주지 못했어. 당신이 예정이를 미워하고 비난해서 어쩔 수 없이 시집간 거잖아.”

“우리 결혼할 때 예정이 시집가기 전까지 분명 함께 살기로 했어. 그런데 당신이... 물론 다시 생각해 보면 나 당신한테 고마워. 당신이 예정이를 그토록 미워하고 비난하지 않았으면 걔도 태윤 씨랑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 예정이가 전씨 그룹 사모님이 될 수 있었던 건 당신 공로도 있어.”

주형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았다.

“예진아, 지난 얘기는 그만해.”

주형인이 배시시 웃었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잖아.”

“당신이 먼저 꺼냈어. 주형인, 우빈이랑 함께 있고 싶으면 애 데리고 근처 놀이터라도 나가 있어. 내 앞에서 알짱대지 말고. 나 일해야 해. 당신 신경 쓸 겨를 없어. 여기 있으면 나 엄청 기분 잡치니까 그만 나가줄래.”

주우빈이 아빠를 반기고 그의 품에 안겨있지만 않았어도 하예진은 진작 전남편을 밖에 내쫓았을 것이다.

이혼하면 남남이 되어 더 이상 아무런 연관이 없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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