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명은 퇴근길에 마침 주형인이 주우빈을 안고 가게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그가 아이를 뺏으러 온 줄로 알고 급히 차를 토스트 가게 앞에 멈춰 세웠다.“우빈아!”노동명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다가가 주형인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의 품에서 주우빈을 빼앗아 안았다.주우빈을 안은 노동명은 발을 뻗더니 주형인을 세게 걷어찼다. 주형인은 힘에 밀려 뒤로 몇 걸음 물러나더니 결국 계단에 주저앉고 말았다.주형인은 매우 놀란 얼굴로 노동명을 쳐다보며 생각했다.‘이 사람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그에게서 아들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발로 걷어차기까지 한다.“당장 꺼져! 또다시 와서 예진 씨를 괴롭히고 우빈이를 빼앗아 가려 하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빠.”주우빈은 아빠를 부르더니 노동명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렸다.주형인은 얼른 일어서서 해석했다.“노 대표님, 오해하셨습니다. 저는 우빈이를 뺏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예진이를 괴롭히지도 않았고요. 단지 우빈이를 보러 왔다가 애가 놀이터에 가고 싶다 하여 데리고 놀러 가려던 참이었습니다.”노동명은 여전히 그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이었다.그는 주우빈을 안고 바로 가게로 들어갔다.“예진 씨.”그는 들어가자마자 큰 소리로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항상 굵었다.“괜찮아? 이 쓰레기 같은 자식이 당신을 괴롭히지는 않았어? 우빈이를 빼앗아 가려는 거 맞지?”주형인은 주우빈을 빼앗아 가려 한 전과가 있다.부엌에서 나온 하예진은 아들이 노동명의 품에 안겨있는 걸 보고 어리둥절해하며 답했다.“노 대표님, 오셨어요? 제가 형인 씨에게 우빈이를 데리고 놀러 가라고 한 거예요.”“...내가 오해했네.”그는 주우빈을 바닥에 내려놓고 고개를 돌려 주형인에게 말했다.“그럼 자네는 우빈이를 데리고 가서 놀도록 해. 방금 너무 세게 차지는 않았으니 괜찮겠지? ”주형인은 굳은 얼굴이었다.방금까지만 하여도 그는 노동명의 거센 발길질에 몇 걸음 뒤로 물러섰을 뿐만 아니라, 계단에
주우빈은 아빠를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그런데요, 동명 아저씨는 엄마를 괴롭힌 적이 없어요.”“우빈아... 너, 노동명 아저씨가 좋아?”주우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는 아저씨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그가 노동명 아저씨를 좋아하건 안 하건 간에 아저씨가 좋은 사람인 건 사실이다.“우빈아, 노동명 아저씨가 지금은 나쁜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중엔 너에게서 엄마를 빼앗으려 하는 나쁜 사람이 될 거야. 그래서 넌 아저씨와 엄마가 단둘이 있는 것을 막아야 해, 알겠지? 만약 엄마가 아저씨와 데이트하러 가려 하면 우빈이 너는 울고불고 해서라도 그걸 막는 거야, 알아들었지?”주우빈은 이모부가 화가 났을 때 눈살을 찌푸리던 모습을 흉내 내며 큰 소리로 말했다.“아저씨는 엄마보다 우빈이를 좋아해요! 항상 엄마하고 우빈이를 빼앗으려 하지, 우빈이에게서 엄마를 빼앗으려 하지 않아요. 비록 우빈이도 아저씨의 얼굴이 무섭고 싫지만,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엄마도 동명 아저씨와 단둘이 외출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아저씨는 올 때마다 우빈이에게 바람개비를 주는데 우빈이는 이제 바람개비를 좋아하지 않아요.”노동명 아저씨는 선물을 바꾸어 줄 줄도 모른다.“...”주형인은 멈춰 서서 아들을 바라보았다.하예진과 이혼할 때, 주우빈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이제 겨우 몇 달도 안 되었는데, 꼬맹이는 말을 또박또박할 뿐만 아니라, 아주 조리 있게 잘한다.‘내 아들, 정말 똑똑한데?!’“우빈아, 넌 아직 어려서 어른들의 일을 잘 몰라. 어쨌든 노동명 아저씨는 너에게서 엄마를 빼앗아 가려 하는 거야. 먼저 우리 우빈이한테 잘해줬다가, 결국에는 엄마를 빼앗아 가버리는 거지. 우빈아, 넌 엄마가 점점 예뻐지는 것 같지 않아? 노동명 아저씨도 엄마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사흘이 멀다고 끊임없이 찾아오는 거야. 다만 널 핑계로 삼았을 뿐이지.”“엄마는 항상 예뻐요.”아이의 마음속에서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다.“맞아
하예진도 이혼한 걸 추호도 후회하지 않았다.노동명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럼 그 자식 왜 항상 당신 가게에 찾아오는 거야? 그 쓰레기 같은 자식, 애초에 당신한테 했던 짓을 생각하면 볼 때마다 한 대씩 때려 당신 대신 화풀이를 해주고 싶어.”“아마도 우빈이을 이용하여 나와 그들 사이의 차가운 관계를 풀려는 걸 거예요.”노동명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당신이 아니라 태윤이의 용서를 구하려는 걸 거야. 용서고 뭐고 집어치우라고 해. 계속 실직한 상태로 빈털터리가 될 때까지 놔두는 거야. 그때 가서도 지금의 와이프랑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그들의 고생길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있을 것이다.“지금 당신의 가게가 여기에 자리 잡고 있으니, 이사할 수가 없어. 아니, 이사할 필요도 없어. 그들더러 당신의 사업이 잘되는 걸 두고두고 지켜보라고 해. 앞으로 당신은 큰 호텔도 차리고 또 억만장자가 되어 그들이 뼈저리게 후회하게끔 만들어.”하예진은 웃으며 말했다.“나도 나중에 큰 호텔을 차리고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가게가 잘될 지부터 지켜봐야하지 않겠어요? 나의 첫 번째 목표는 먼저 가게를 차린 본전을 되찾는 거예요. 그리고 두 번째 목표는... 분점을 하나 여는 거예요.”그녀의 인생 목표는 자신의 사업을 점차 확장하여 앞으로 큰 호텔을 세우고 요식업계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금방 이혼했을 때 나도 주씨네 가족들과 왕래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전 시어머니께서 나를 미행해서 내가 어디에다 가게를 차렸는지, 나의 월세방이 어디인지 다 알아버렸어요. 생각해 보니 그들을 벗어날 수도 없게 되었고, 정말 왕래를 끊을 수도 없었어요. 아무래도 우빈이가 있으니... 어차피 더 이상 그들에게 휘둘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러니 그들이 불쑥불쑥 찾아와도 두렵지 않아요.”노동명이 콕 집어 말했다.“주씨 일가는 당신에게 돈이 많은 이모가 생기고, 당신의 여동생도 전씨 가문의 큰며느리가
노동명도 현재 성씨 가문과 전씨 가문의 도움을 받고 있는 하예진에게 그의 도움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그럼 당신은 할 일 마저 해. 난 가봐야겠어, 어머니께서 또 재촉하시기 전에.”“네, 대표님. 그럼 안녕히 가세요.”하예진은 노동명을 가게 밖으로 배웅했다.노동명은 가게 밖에 세워져 있는 주형인의 차를 보고 하예진에게 물었다.“저게 당신 전남편의 차지?”“아마도요. 저 차에서 내리는 걸 봤는데, 새 차를 산 것 같아요.”아내가 바뀌면서 차도 하나 바꿨다.만약 전태윤이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주형인은 아마도 매우 쾌활하게 살았을 것이다. 돈도 있고, 새 아내도 있고, 새 차도 있으니...노동명은 다가가 주형인의 차 타이어에 펑크라도 내고 싶었다. 하지만 타이어에 펑크가 나면 주형인은 분명 하예진의 가게에 남아 밥을 얻어먹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노동명은 결국 생각을 접었다.“앞으로 주씨 가족이 다시 찾아와서 당신을 괴롭히기라도 하면, 바로 전화해. 우리 회사가 여기서 가까우니, 전화 한 통이면 내가 사람을 보내 당신을 도와주도록 할게. 이 거리의 가게 주인들은 모두 내 가게를 임대한 것이니, 이것도 나의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야.”노동명은 마치 세입자들만을 위해 생각한 듯, 전혀 사심이 없는 듯 공명정대하게 말했다.그 말에 하예진은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 지난번에 대표님께서 사람을 데리고 와서 주씨 모녀를 쫓아낸 후, 그 사람들은 요 며칠 동안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는 걸요.”아마 주형인도 그 막돼먹은 누나를 자기 집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다.노동명은 하예진의 배웅하에 차에 올라타 곧 떠났다.노씨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노동명은 자기 집 주차장에 본 적이 없는 차가 주차된 것을 발견하고 마중 나온 도우미에게 물었다.“이 차는 누구 것이지?”“손씨 아가씨의 차입니다.”“손씨네 아가씨?”노동명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우리 집과 왕래하는 사람들 중에 손씨 성을 가진 사람
“그리고 만약 은경이가 일 처리할 때 도움이 필요하거든 네가 알아서 도와주도록 해. 엄마랑 방 이모는 오랜 친구야, 비록 십수 년 동안 만나지는 못했지만, 연락이 끊긴 적은 없거든.”노씨 사모님은 손은경과 아들을 엮으려는 뜻이 분명했다.그리고 손은경이 노동명을 보는 눈빛에도 두려움이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비록 노동명의 얼굴에 무서운 칼자국이 나 있지만 성형수술을 하여 없애버리면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의 칼자국이 없는 다른 한쪽 얼굴만 보면 아주 준수한 남자이다.젊었을 땐 누구나 충동적인 일을 한두 번 한다.그녀도 예전에 몸에 문신한 적이 있다.“엄마, 저 아주 바빠요.”노동명은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손씨 아가씨가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와주는 건 문제없지만,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닐 시간은 정말 없어요. 엄마는 매일 집에서 심심해 하시잖아요, 그럼 엄마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되겠네요.”노동명은 손은경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안한데 내가 정말 바빠서요.”그러자 노씨 사모님이 물었다.“내일 일요일 아니야? 너 내일도 회사에 나가야 하는 거니?”“내일 태윤의 집에서 바비큐 약속이 있어요.”노동명이 아무런 핑계나 둘러댔다.“그럼 마침 잘됐네, 은경이도 데리고 가. 동년배들이 모여야 할 이야기가 있지. 엄마는 이제 나이가 있어 은경이랑 세대 차이가 날 거야.”노동명은 담담하게 해석했다.“서원 리조트에서 모이기로 약속 잡았어요. 그리고 엄마도 태윤의 성격 잘 알잖아요, 걔 동의 없이는 초대받지 않은 다른 젊은 여성을 데려갈 수가 없어요.”“...”전태윤은 지금 와이프도 있는데, 아직도 그렇게 인정사정이 없는 건가?노씨 사모님은 아들이 전태윤을 끌어내 방패로 삼은 것이라고 의심이 들었다.“괜찮아요, 저는 이모가 곁에 있어만 줘도 너무 즐거워요. 동명 오빠는 가서 일 보세요.”손은경이 눈치 있게 말했다.그녀는 노씨 사모님의 옷자락을 조용히 잡아당기며 더 이상 노동명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만나 뵙고 싶네요.”그녀는 전태윤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전태윤의 마음을 움직인 여자에게는 분명 뛰어난 점이 있을 거로 생각하며 그 사모님에게서 남자를 정복하는 테크닉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올해 스물여덟인 손은경은 아직 독신이다. 열여덟 살쯤인가? 한번 연애한 경험은 있지만 그 감정이 결실을 보지는 못했고, 그 후 가문의 회사에 들어가 너무 바쁘게 보내다 보니 지금까지도 남자친구가 없다.노씨 사모님은 그녀와 자기 아들을 주선할 의향이 있어 보인다. 양가 부모님도 모두 묵인했고, 손은경 자신도 노동명의 과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그의 모든 과거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녀는 노동명의 얼굴에 있는 칼자국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만약 노동명이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면, 칼자국쯤은 성형수술을 통하여 쉽게 제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 칼자국을 제거하면 그도 준수한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노씨 사모님은 웃으며 말했다.“그럴 기회가 있을 거야.”그리고 노씨 사모님은 목소리를 낮추어 손은경에게 속삭였다.“태윤이의 와이프 말이야, 비록 출신은 별로지만 태윤이의 와이프라는 신분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으니 혹시라도 앞으로 만나게 되면 잘 지내봐.”그녀는 도도하고 능력이 있는 손은경이 하예정을 얕잡아보기라도 할까 봐 걱정된 것이다. 전태윤과 노동명은 절친이고 하예정은 전태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아내이다. 만약 손은경이 노동명과 사귀게 되면, 노동명의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야 할 것이다.하예정의 출신 때문에 그녀를 얕잡아보았다가는 전태윤과 노동명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노씨 사모님은 손은경 때문에 전태윤과 노동명의 관계가 영향을 받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이 크나큰 관성에서, 전태윤이 절친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녀의 막내아들과 소정남 뿐이다.“이모, 걱정하지 말아요. 영웅은 출처를 묻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전씨 가문의 큰며느리로 되었다는 것은 그만한 능
“...내가 언제 내일 리조트에서 바비큐를 한다고 했어?”그리고 아무 곳에서나 먹을 수 있는 바비큐를 굳이 리조트에서 먹으려 하다니...“그리고 오징어, 양고기, 대하 등등... 어쨌든 네가 구운 거면 난 다 좋아.”노동명은 전태윤의 말을 못 들은 듯 아직도 혼잣말하고 있었다.전태윤은 몇 마디 듣다가 결국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노동명의 전화는 그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었다. 내일은 일요일이고 출근할 필요도 없으니 아직 리조트에 가보지 못한 하예정을 데리고 리조트에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서원 리조트에는 바비큐 전용 장소가 있으니 친구 서너 명을 불러 함께 파티를 열면 딱 맞춤할 것이다.그리고 하예정이 그곳에 익숙해지게끔 며칠 동안 머물면, 그녀가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기분이 좋아질 지도 모른다.이렇게 생각한 전태윤은 노동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알았어, 그럼 정남이도 불러. 만약 소지훈도 시간이 되면 같이 데려오라고 하고.」노동명은 친구의 답장을 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마터면 들킬 뻔했다.비록 전태윤이 그의 말을 안 받아준대도 내일 그를 찾아가 곁에 하루 종일 붙어 있을 생각이었지만 말이다.노동명은 흔쾌히 응했다.전태윤은 메시지를 보낸 후 부엌을 나와 베란다로 하예정을 찾아갔다.“식사 준비 벌써 끝났어요?”“응, 거의 다 됐어. 배고프지? 음식 다 데워났으니, 먼저 국 한 그릇 먹어.”“지금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아요.”고향에 한 번 갔더니 옛일이 떠오르며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다. 비록 고향을 다시 떠났지만, 하예정은 여전히 추억에 잠겼다.전태윤은 몸을 웅크리고 그녀와 눈을 맞추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내일 서원 리조트에 가서 며칠 묵어. 그곳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잘 간직된 곳이야. 비록 리조트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거지만, 이젠 수십 년을 거쳐 자연의 한 경치가 되었어. 지금은 봄꽃이 만발할 때라 매우 아름다워. 동명이에게서 방금 전화가 왔는데
하예정은 지금에 와서야 자신이 설 쇠러 갔을 때 머물던 고택은 전씨 가족이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집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를 속이기 위해 시댁 식구들은 집을 다시 깨끗이 청소하고 들어갔던 것이였다.속이느라 정말 힘들었겠네!전태윤은 사랑스러운 눈길로 하예정을 바라보면서 대답했다.“좋아, 당신 말대로 해. 우리 집이니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어. 있고 싶을 때까지 있어도 돼.”“제가 밥 차릴게요.”하예정이 말하면서 전태윤의 앞치마를 벗기려 하자 전태윤은 그녀가 주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아니야, 두 가지 요리만 더 하면 되니까 당신은 여기서 꽃구경이나 해.”하예정이 그의 얼굴에 키스를 해주자, 전태윤은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주방에 들어갔다.“자기야.”전태윤은 둘만 있을 때 하예정이 ‘자기’라고 불러주면 엄청 좋아한다. “자기가 소 이사님, 노 대표님과 바베큐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죠? 사람이 적은 것 같은데, 예씨 가문 다섯째 도련님을 청하는 건 어때요? 제가 효진이와 소현 언니와도 약속을 잡을게요. 그리고 예진 언니도 같이 가고 싶은지 물어볼게요.”전태윤의 목소리가 부엌에서 들려왔다.“알았어, 내가 바로 예준하 씨에게 전화할게.”하예정이 먼저 언니에게 전화했다.“언니, 밥 먹었어?”“지금 가게에서 먹는 중이야.”“언니가 가게에 있을 줄 알았어.”오후 4시쯤 고향에서 돌아온 후 하예진은 지금까지 줄곧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치고 있다.하예진이 웃으며 동생에게 물었다.“너희들은 밥 먹었어?”“태윤 씨가 지금 식사 준비하고 있어. 언니, 내일 친구 몇 명과 함께 태윤 씨네 리조트에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우빈이를 데리고 함께 가지 않을래?”“모레가 가게 오프닝 하는 날이라 아직 할 일이 많아. 충분히 준비한 것 같은데 아직도 할 일이 많네. 하지만, 너의 시댁에도 아직 가보지 못해서 또 가보고 싶고.”장소민이 아직 하예진과 이경혜에게 만나자고 요청하지 않은지라, 하예진은 내심 사돈이 여동생에게 불만을
“알고 있어, 회사에 돌아오자마자 경비원이 알려줬어.”서지혜는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영 씨는 만만치 않아 보여요, 무슨 연고로 찾아왔는지 몰라요. 성 대표님이 어느 회사냐고 물었지만 말하지 않았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도 말하지 않았어요.”“성 대표님은 하 대표님의 연적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하예정은 실소를 지었다.“젊은 여성이 찾아온다고 다 나의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 만약 나의 연적이었다면 언니가 아영 씨를 들여보내지 않았겠지.”서지혜가 말했다.“그건 성 대표님이 몰랐기 때문이에요. 우리 모두 그렇게 의심하고 있어요. 어쨌든 하 대표님 조심하세요.”전태윤 같은 우수한 남자는 수시로 그를 사모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그래서 하예진에게는 수시로 연적이 나타났다.“알았어, 조심할게. 내가 조심해도 소용없어, 그들이 나와 태윤 씨를 빼앗는다면 내가 태윤 씨를 집에 가두어도 연적이 나를 찾아올 거야.”모든 일에 마음을 넓게 먹었던 하예정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더 많은 여자가 전태윤을 좋아할수록 그녀는 더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이 그녀를 일편단심으로 대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복 받았다고 생각했다.서지혜는 하예정을 따라 VIP룸에 들어갔다.서지혜가 VIP룸 문을 열자 젊고 예쁜 기품이 고상한 여인이 소파에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그녀의 앉은 자세를 본 하예정은 그녀가 어느 명문가의 딸일 것으로 추측했다.하예정은 할머니와 시어머니의 가르침을 받아 예전보다 고귀하고 우아해졌지만 이 여성과 비교하면 자신의 내공이 부족하게 느껴졌다.그들의 말처럼 집안이 부유하지 않으면 명문가의 자녀일 것이다. 그녀의 기질은 하루아침에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도아영은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하예정을 본 그녀는 일어섰고 하예정이 다가오자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하 대표님, 안녕하세요.”“아영 씨, 안녕하세요.”하예정은 상대방의 이름이 도아영이라는것은 알지만 그녀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물론 노동명도 건드리면 화를 낸다.그들은 머리가 문에 끼인 것이 아닌 이상 노동명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노동명이 온 것을 본 모든 사람은 그에게 인사했다.식당 직원은 이미 노동명의 점심 식사를 준비해서 한 테이블에 차려놓았다.노동명은 몇몇 고위층 관리들과 함께 앉아서 식사했다.밥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대표로서의 격식을 차리지 않았다.퇴근 후 그들은 일 얘기를 하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허풍을 떨었다.노동명은 퇴근 후에는 신경이 너무 긴장되지 않도록 스스로 긴장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노동명은 회사 구내식당에서 회사 사람들과 함께 식사했고 전태윤은 사랑하는 아내와 관성 호텔에서 식사했다.식사 후 그들 부부는 옥상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낮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했다.낮잠을 자고 일어나 각자 자기 회사로 돌아가 일을 했다.하예정의 차가 회사에 들어서자 당직 경비원이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아영 씨라는 분이 하 대표님을 찾으세요. 성 대표님이 아영 씨를 모시고 들어갔어요.”도아영?차를 세운 후 차에서 내린 하예정은 경비원에게 물었다.“어느 회사에서 오셨다고 말했나요?”그녀가 아는 여성 지인분 중 도아영이라는 사람은 없었다.하예정은 그녀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경비원이 대답했다.“어느 회사에서 오셨다고는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다만 하 대표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하셨어요. 제가 원래 들여보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때마침 성 대표님이 돌아오셨어요. 성 대표님이 아영 씨가 하 대표님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들여보내셨어요.”경비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영 씨는 하 대표님과 나이가 비슷해 보였고 매우 아름다웠고 품격이 있어 보였어요. 평소에 하 대표님이 들고 다니던 가방을 들고 왔는데 내력이 보통이 아닌 것 같아요.”“하 대표님, 젊은 여성이 찾아왔으니 조심하세요.”그 뜻은 하예정의 연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하예정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하예정의 남편인 전태윤은 관성에서 전
비서가 대답했다.“저도 그냥 노 대표님에게 말했을 뿐이에요. 평소에 직업 정장을 입으시던 분이 갑자기 예쁜 일상복 차림으로 갈아입은 건 누군가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일 거예요.”“아마 열애 중일 수도 있어요. 여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하여 예쁘게 꾸민다고 했어요.”고개를 돌려 비서를 본 노동명은 웃으면서 말했다.“여자를 잘 아는가 봐.”“노 대표님, 저 두 아이 아빠예요. 가정이 있는 남자라 여자 마음을 당연히 잘 알죠.노 대표님도 예진 씨의 마음을 얻고 싶으면 저에게 물어보셔도 돼요.”“애초에 너에게 물었으면 지금쯤 예진이와 행복한 가정을 꾸렸겠지.”노동명은 농담하며 말했다.“나는 여자의 마음을 잘 몰라, 하지만 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녀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알아.”“진심으로 대한다면 예진이도 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을 거야.”“명품을 선물하는 것보다 예진이가 내가 필요하면 제일 먼저 나서서 도와줄 수 있고 위험에 처하면 제일 먼저 곁으로 갈 수 있는 것이 명품을 선물하는 것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다고 생각해.”하예진은 그가 선물한 명품을 받은 적이 없었다.기껏해야 그가 선물한 꽃다발을 받았다.하예진은 물질을 중요시하지 않는 여자였기에 그는 오직 옆에 함께 있어 줄 수밖에 없었다.옆에서 함께 하며 묵묵히 지켜주는 것만이 진정한 사랑이다.비서는 노동명과 몇 해 동안 일하며 그와 하예진의 사랑을 지켜봐 온 산증인이다. 노동명은 처음에 하예진에게 감정이 없었다. 하지만 전태윤의 처형이고 하예정의 언니였기 때문에 노동명은 하예진에게 일할 기회를 주었다.그때 그는 하예진을 뚱뚱하다며 매일 일찍 회사에 출근해 달리기해서 살을 빼라고 했다.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노동명은 하예진을 사랑하게 되었다.한 명은 돈을 노리지 않고 한 명은 외모를 신경 쓰지 않는다.그들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진심으로 서로를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노 대표가 하예진을 좋아하게 됐을 때 그녀는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했다.다만 그때 노동
노동명이 하예진을 좋아할 수 있는 것도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점차 그녀에게 끌려서 사랑하게 된 것이다.그는 상대방에게 첫눈에 반하지 않고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정이 생기는 편이다.그녀는 기회만 준다면 자신이 하예진보다 더 우수하기에 노동명에게 자신의 좋은 점을 보여준다면 마음을 바꿔 그녀를 선택하리라고 생각했다.사업 이야기를 마쳤을 때 식사 시간이었다.장월은 노동명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노동명은 장월의 초대를 완곡하게 거절하며 말했다.“지금은 거동이 불편해 친구들과 회식하지 않는 한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어요.”“그럼 좋아요, 노 대표님이 완쾌되시면 다시 제가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너무 의도적으로 행동하면 노동명의 반감을 살까 봐 걱정되어 그녀는 무리하지 않았다. 그가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본다면 그녀와 선을 그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노동명은 미혼여성과 접촉하는 일이 거의 드물었다.노씨 그룹과 협력하는 대표 중 여성이 있더라도 그녀와 같은 중년층이며 대부분은 할머니급이었다.그녀가 남편을 대신해 시댁의 가문을 지탱하고 또 아들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노동명은 그녀 회사와의 협력관계를 직접 책임지지 않았을 것이다.노동명의 눈에 그녀는 시댁이 있는 결혼한 여자로 보였다. 남편이 죽더라도 그녀는 다른 곳에 시집을 가지 않고 시댁을 떠나지 않는 한 외부 사람들의 눈에는 시댁이 있는 여자로 보일 뿐 독립적인 개인이 아니었다.노동명이 그에게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할 수가 없었다.“비서에게 장 대표님을 배웅해 드리라고 할게요.”노동명은 장월을 배웅하기 위해 일어나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했던 그는 누가 오더라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사람들도 그를 이해해 주었다.장월은 웃으면서 노동명과 악수하며 말했다.“노 대표님, 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노동명은 비서에게 장월과 그녀의 비서를 배웅하라고 했다.일 층까지 장월과 그의 비서를 배웅한 노동명의 비서는 두 사람이
남편이 살아있을 때 장월은 커피를 여유롭고 편안하게 마셨으며 그녀에게는 일종의 즐거움이었다.지금 그녀는 기운을 북돋아 일을 하기 위해서 커피를 마신다. 예전과 같은 여유로움은 이미 사라졌다.노동명은 비서더러 장월에게 커피 한잔을 가져다드리라고 했다.그리고 그는 말했다.“나는 따뜻한 물 한 잔 줘, 태윤이 회사에서 커피를 마셨어.”그는 보통 오전에만 커피 한잔을 마시고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기에 오후에는 거의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노 대표님, 전씨 그룹에 다녀오셨어요?”장월은 미소를 지으며 노동명에게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차분했다.“네, 급한 일이 있어서 전씨 그룹에 가서 태윤이를 만나서 얘기 좀 나눴어요.”노동명이 깊게 말하려고 하지 않자 장월도 눈치껏 더 이상 묻지 않았다.노동명과 소정남 그리고 전태윤까지 세 사람은 형제이자 절친한 친구였다. 관성의 상류층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이 3대 가문은 개인적인 친분도 매우 두텁다.전태윤이 하예정과 초고속으로 결혼한 후 노동명이 하예진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그가 천천히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노동명과 전태윤의 우정은 더 돈독해졌다.만약 노동명이 순조롭게 하예진과 결혼한다면 그와 전태윤은 동서지간이 될 것이다.소정남의 아내와 하예정 또한 절친이다.장월은 갑자기 하예정은 복이 많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왕성하게 한다고 느꼈다.그녀는 운이 좋게 전씨 가문에 시집가서 전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었고 그녀의 절친과 이혼한 언니까지 잇따라 부잣집에 시집갈 수 있었다.하예정과 친한 사람들은 모두 잘 되었다.성씨 가문의 딸 성소현은 예전에 명성이 악랄했다. 모두 그녀가 교활하고 제멋대로이며 독단적인 데다 안하무인이라고 말했다.하예정이 이경혜와 관계를 확인한 후 그녀와 성소현은 사촌이자 좋은 친구가 되었다.그 뒤로 성소현의 명성은 점점 좋아졌고 두 사람은 협력해 회사를 설립해 모닝 프레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도 잘되고 있다.많은 황무지
장월은 자연스럽게 비서 자리를 이어받아 노동명을 대표 사무실로 밀고 들어갔다.두 명의 비서는 묵묵히 두 대표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장 대표님, 제가 할게요. 밀지 않으셔도 되세요.”노동명은 장월이 그를 밀어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자동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휠체어를 쉽게 조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장월이 웃으면서 말했다.“제가 힘을 별로 쓰지 않았어요. 노 대표님이 스스로 조종해서 나갔어요.”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화려한 장신구를 거의 착용하지 않았던 그녀는 오늘 여성 정장을 입지 않고 평상복을 입었으며 평소에 묶었던 머리를 풀어 늘어뜨렸다.오늘 그녀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착용했던 눈부신 장신구를 꺼내 착용했다. 정교한 화장을 한 그녀는 마치 20대 소녀처럼 보였다.그녀가 서른이 넘고 아홉 살 아들을 둔 사람이라는 것을 보아낼 수 없었다.아침에 외출할 때 아들은 그녀가 오늘 예쁘다고 칭찬했다.이렇게 차려입은 그녀를 본 시부모님은 말을 잇지 못했다.장월은 시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어젯밤 시부모가 한 말을 그녀는 모두 마음에 새겨들었다.그녀가 몰래 오랜 시간을 관찰했지만 오직 노동명만이 그녀의 조건에 맞았다.그녀는 공공연히 노동명과 하예진사이의 내연녀가 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숨기고 그의 반응을 확인하려고 했다.노동명이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이면 그녀는 내연녀라고 욕을 먹더라도 하예진과 공평하게 경쟁할 것이다.만약 노동명이 단순히 그녀를 사업 협력 파트너로 여겨 좋아하는 거라면 그녀는 단념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끼어드는 내연녀가 되지 않으려고 했다.노동명을 포기하면 그녀는 앞으로 재혼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회사를 잘 운영하고 아들을 키우며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살 것이다. 그 후 아들이 자라서 후계자가 되면 그녀는 은퇴해서 친구들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려고 했다.가끔 마음이 복잡해지면 견우 가게 가서 소비하면 된다.연애도 결혼도 감정도 없다.장월이 말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녀는 두 손을
“신경 쓰지 마, 너희는 단지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많은 고난을 겪었을 뿐이야. 폭풍우가 지나가면 무지개를 볼 수 있어. 처형이 지금 너무 바빠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걸 너도 알잖아.”“결혼 전 처형은 직장에서 잘나갔지만 결혼하고 전업주부로 살면서 사회와 몇 년이나 단절됐어. 이혼하고 스스로 창업한 시간도 길지 않아. 현재 이씨 그룹을 경쟁 상대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경험이 부족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거야. 이씨 그룹의 책임자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야. 그들은 힘든 싸움을 하고 있어. 우리 처형은 회사 운영에 전념하려고 서둘러서 혼인신고를 하려고 하지 않은 것일 거야.”친구의 말을 듣고 노동명이 말했다.“너의 말이 맞아. 예진이는 지금 스트레스가 많을 거야.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했어. 예진이 뒤에서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제일 먼저 뛰어갈 거야.”“내가 필요하지 않으면 묵묵히 그들 모자를 지켜주며 예진이가 조금씩 강해지는 모습을 지켜볼 거야.”그는 하예진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노동명과 함께 있어도 하예진에게는 압박이 컸다.사람들은 그녀가 동생 때문에 노동명을 만날 수 있었다고 했으며 또 그녀가 무슨 수를 써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모른다고 했다.그가 그녀를 도와 각종 구설을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은밀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결국 그녀의 귀에도 전해졌다.그녀가 이렇게 노력하는 것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이다.전태윤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니 네가 너무 예민했어. 너랑 처형이 잘 지내야만 누군가 처형에게 고백할 때 너는 연적을 물리칠 수 있고, 누가 처형에게서 너를 빼앗으려 할 때 처형이 나설 필요도 없이 네가 먼저 그 여성과 거리를 둘 거야.”스무 살 넘어서도 노동명의 마음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이제 곧 마흔이 된 그는 한층 더 성숙하고 진중해져서 각종 미녀를 만나도 쉽게 유혹되지 않을 것이다. 노동명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그는 커피를 마신 후 전태윤에
만약 노동명이 시간이 없다면 그의 세 형들은 시간을 내서 그를 도와 회사 일을 처리해 줬다. 그가 마음 편히 재활 운동을 하고 아내를 쫓을 수 있도록 말이다.“알았어요, 저녁에 다시 얘기해요.”하예진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비서가 노크하고 하예진에게 고객이 오셨다고 말했다.그녀는 직접 그 고객을 접대하러 가야 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할 일이 없을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하예진과 통화를 마친 노동명은 핸드폰을 귓가에서 떼었다. 하지만 핸드폰을 손에 꽉 잡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전태윤은 자신의 커피잔을 들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시선을 친구에게 돌렸다.정신을 차린 노동명은 친구와 눈길이 마주쳤다.“왜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데?”핸드폰을 내려놓고 노동명은 웃으면서 전태윤에게 물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전태윤은 노동명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되레 그에게 질문했다.“넋이 나가 있어.”“교통사고를 당하기 전 예진이를 쫓아다니면서 내가 아무리 진심을 표현해도 나를 친구로만 생각하고 또다시 결혼하고 싶지 않다며 모두 거절했어.”“교통사고가 난후 나는 예진이에게 짐이 되기 싫어 왕래를 끊으려고 했어. 그러나 우리 엄마는 오히려 예진이에게 나를 돌봐달라고 부탁했어...예진이가 나를 돌봐주어서 다시 희망을 품게 됐어. 태윤아, 나랑 예진이는 오늘날까지 힘들게 걸어왔어.”“다리를 잃고 나서야 우리 엄마는 예진이를 받아들이셨어. 나와 예진이를 더 이상 반대하시지도 않아.”“한동안 예진이는 내가 청혼하기만 한다면 나와 결혼할 거라고 말했어. 나는 그때 예진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어, 내가 언제 완쾌할지도 모르고 예진이도 바쁘니 완쾌된 후 다시 보려고 했어.”“지금은 혼인신고를 한 후 결혼하고 싶은데 예진이가 허락하지 않아. 태윤아, 나랑 예진이는 항상 동기화되지 않고 의견 차이가 있는 같아.”전태윤은 그들의 인연이 아직 깊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고 노동명에게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전태윤은 이렇게 김새는 말을 할 수 없
“혼인신고 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니 그냥 당신이 시간 내서 돌아오면 돼.”노동명은 먼저 혼인신고를 하자고 고집했다.합법적인 부부가 되면 하예진도 마음이 놓일 것이다.노동명도 임자가 생기면 그를 좋아하고 있는 여자들도 그에게서 멀리 떨어질 것이다.“동명 씨, 이일은 제가 시간 나면 다시 말해요. 그동안 다시 잘 생각해 봐요.”“결혼은 일생의 중대한 문제예요. 충동적으로 결정하면 안 돼요. 저는 또 한 번 이혼한 여자라 두 번째 결혼은 신중해야 해요.”노동명은 하예진이 자신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바빠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그 꿈 때문에 걱정되어서 마음을 바꿨을 수도 있다.그녀의 마지막 한마디는 지난번 실패한 결혼이 그녀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것을 말해주었다.현실에는 연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가 하예진에게 충분히 잘해주지 못했기에 그녀는 꿈만으로도 그가 결혼을 배신할까 봐 걱정되어 혼인신고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그래, 당신이 시간 나면 우리 다시 얘기해. 우빈이가 곧 겨울방학이야, 방학하면 우빈이 데리고 당신에게 갈게.”그러자 전태윤이 끼어들며 말했다.“어제 우빈이가 겨울방학 되면 이모와 함께 예진 리조트에서 가서 용정이랑 놀겠다고 말했어, 이모가 우빈에게 강성에 가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우빈이가 강성이 춥다고 했어.”“우리 처형이 설전에 반드시 돌아온다고 꼬마는 안 간다고 했어, 집에서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했어.”노동명이 말했다.“...우빈이가 나한테는 말한 적이 없어.”전태윤은 웃으면서 말했다.“너와 함께 가자고 한 것도 아닌데 너에게 말해 뭐해?”전태윤은 주우빈의 이모부이다. 주우빈의 감정 저울은 아직 그에게 기울어있었다. 노동명은 지금 주우빈에게 아저씨일 뿐 아직 계부가 아니었다.노동명은 말문이 막혔다.하예진은 전화로 말했다.“연말에 회사마다 바쁠 거예요. 동명 씨도 올 필요 없어요. 먼저 회사 일을 잘 처리해야만 연말을 잘 보낼 수 있어요.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