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4화

서현주도 원하지 않았고 주형인도 내려가기 싫었으니 하예진과의 관계를 완화하여 전태윤의 용서를 비는 것만이 답이다.

하예정이 전씨 가문 사모님이란 걸 진작 알았다면 질질 끌어서라도 이혼하지 않았을 텐데, 그러면 하예정도 언니를 봐서 전태윤에게 적당히 괴롭히라고 말했을 테니까.

다만 모든 게 늦어버렸다.

애초에 주형인도 전태윤이 전씨 그룹 도련님이라고 의심했지만 하예정이 절대 그런 부귀영화를 누릴 팔자가 못 된다고 생각해 재벌가에 시집가는 건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전태윤이 정말 전씨 도련님일 줄이야.

주형인은 말문이 턱 막혔다.

“더 할 얘기 없으면 그만 나가시지.”

주형인은 아들을 안고 멍하니 앉아서 그녀에게 대답했다.

“나 우빈이랑 좀 더 있고 싶어. 전에는 일이 너무 바빠서 아이랑 함께할 시간이 없었는데 지금은 잠시 백수 상태라 남아도는 게 시간이야. 마침 우빈이랑 함께 있어 주고 좋지 뭐.”

“당신 서현주랑 결혼식 올리는 거 아니야? 집도 새로 장식한다며?”

하예진이 되물었다.

“내 돈은 거의 서현주가 관리하고 있어. 그러면 현주도 우리 둘의 재정 상태를 알게 될 거고 친정 식구들을 도울 생각도 접을 테니까. 현주네 친정 식구들은 흡혈귀처럼 내 피를 빨아먹지 못해서 안달이야. 다행히 현주가 사리 분별이 밝아.”

주형인은 이젠 처가에 대해 일말의 호감도 없다.

예물을 적게 준 건 맞지만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그더러 두 처남에게 차 한 대씩 사주라고 하다니, 너무 비싼 건 됐고 몇천만 원 정도면 된다고 하신다.

두 처남에게 차 한 대씩 사주면 벌써 오륙천만이 빠진다.

주형인은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따지기 싫어 서현주에게 콕 집어 얘기했다. 둘은 지금 고작 이 정도 적금일 뿐이니 그녀더러 알아서 하라고 했다.

서현주는 주형인과 살림을 가꿀 생각에 두 오빠에게 차 사주는 건 아예 접어두었다. 그녀조차 주형인의 낡은 차를 타고 다니니 말이다.

서현주는 하루가 멀다 하게 친정에 돌아가 가족들과 대판 싸우는 중이다.

그녀의 가족들은 딸이 너무 못났다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