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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하예진이 차분하게 말했다.

“당신 꽃 주문한 거 당신 와이프가 알면 또 날 찾아와서 난리 칠 거야. 내가 제 남편한테 꼬리 쳤다고 뭐라 하겠지. 웃겨 정말. 진짜 남자를 유혹할 생각이었다면 당신보다 더 잘난 사람을 택했겠지 뭣 하러 쓰다 버린 쓰레기를 줍겠어? 이 세상 남자들이 다 멸종됐대?”

주형인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하예진에게 인간쓰레기로 낙인되었다. 그녀 성격상 다 끝난 인연은 절대 되돌아보지 않는다.

주형인의 엄마와 누나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애초에 하예진을 그렇게 대해놓고 인제 와서 재결합을 원하다니, 하예진을 바보로 안 걸까?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사람인 줄 아나!

“예진아, 다 내 잘못이야. 이젠 다 지나간 일이고... 우리 앞으로 부부는 못 돼도 친구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빈이 봐서라도 내 체면 좀 살려줘.”

하예진은 아들을 바라봤는데 아이는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빈은 아직도 엄마, 아빠가 왜 함께 지내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아빠 옆에 왜 항상 다른 아줌마가 있는지, 왜 엄마가 아닌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하예진은 아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이혼에 관한 일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나중에 아들이 철들면 그때 다시 말해주기로 했다. 두 사람이 이혼해서 남남이 되어도 아이에겐 영원히 엄마, 아빠이니까.

하예진은 우빈이를 향한 사랑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주형인은 나중에 변할지 말지 짐작할 수 없다.

지금은 서현주가 임신하지 않아 전남편 가족이 주우빈을 엄청 중히 여기지만 일단 서현주가 임신하여 아이를 낳기만 하면 전남편 가족도 우빈이를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

“예진아, 모레 내가 와서 도와줄까? 현주가 오해할까 봐 걱정되면 엄마, 아빠더러 오시라고 할게. 다른 건 못 도와줘도 설거지나 우빈이 돌보는 건 할 수 있어.”

주형인은 말하면서 또다시 배시시 웃었다.

“네가 수당 챙겨주고 싶으면 줘도 되고 싫으면 주지 마. 우빈의 할머니, 할아버지라 한 가족이니 서로 돕고 사는 거지 뭐.”

하예진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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