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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그도 이제 막 도착해 가게 문을 열지 않아 문 앞에 서서 잠시 기다리다가 떠날 채비를 했는데 몸을 돌리자마자 하예진과 주우빈이 스쿠터를 타고 멀리서 오는 걸 발견했다.

“예진아.”

주형인이 큰 소리로 외쳤다.

전남편의 목소리에 하예진은 순간 방향을 틀어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전남편 가족은 참 지긋지긋하게도 달라붙는 인간들이다.

이혼하기 전에는 그녀와 주우빈을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스쿠터 앞에 탄 우빈이가 아빠를 보자 활짝 웃으며 큰소리로 아빠를 불렀다.

하예진도 결국 피하지 않고 직진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찔릴 게 뭐가 있겠는가.

주형인은 계단을 내려와 모자 앞으로 다가갔다.

“우빈아.”

하예진이 스쿠터를 세우자 주형인이 곧장 달려와 우빈이를 어린이용 의자에서 번쩍 들어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

“우빈이 아빠 보고 싶었어?”

“네.”

주형인은 고개 숙여 아들의 볼에 뽀뽀했고 아이도 아빠에게 뽀뽀했다.

부자가 다정한 인사를 마친 후 주형인이 하예진에게 물었다.

“오늘 무슨 일 있었어? 몇 번 왔는데 줄곧 가게 문이 닫혀있길래.”

그는 하예진에게 감히 전화하지 못한다.

그녀가 전화하는 걸 몹시 싫어하니까.

하예진은 차분하게 계단을 올라가며 말했다.

“무슨 일로 찾아왔어? 아직도 내가 가게 당신한테 넘기길 바라는 거야? 아니면 당신 누나 대신 돈 빌리러 왔어?”

주형인은 아들을 안고 그녀 따라 계단을 오르더니 하예진이 문을 열자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가게 모레면 오픈이지?”

주형인은 가게 안을 쭉 둘러보다가 아이를 안고 편한 자리에 앉아 하예진에게 물었다.

“속 시원히 용건이나 말해. 하지만 내 가게 욕심내거나 당신 누나한테 돈 빌려달란 얘기를 꺼낼 거면 문 활짝 열렸으니 그대로 꺼져. 우빈이 보러 온 거면 애 데리고 쇼핑이나 좀 해. 우빈이가 이젠 거의 만 세 살인데 아빠가 돼서 어쩜 아들 데리고 쇼핑도 안 하냐?”

주형인이 재빨리 말했다.

“예진아, 나 돈 빌리러 온 게 아니야. 누나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잘 알아. 전에는 내가 연봉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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