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42화

작가: 고능비
“...내가 언제 내일 리조트에서 바비큐를 한다고 했어?”

그리고 아무 곳에서나 먹을 수 있는 바비큐를 굳이 리조트에서 먹으려 하다니...

“그리고 오징어, 양고기, 대하 등등... 어쨌든 네가 구운 거면 난 다 좋아.”

노동명은 전태윤의 말을 못 들은 듯 아직도 혼잣말하고 있었다.

전태윤은 몇 마디 듣다가 결국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노동명의 전화는 그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었다. 내일은 일요일이고 출근할 필요도 없으니 아직 리조트에 가보지 못한 하예정을 데리고 리조트에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서원 리조트에는 바비큐 전용 장소가 있으니 친구 서너 명을 불러 함께 파티를 열면 딱 맞춤할 것이다.

그리고 하예정이 그곳에 익숙해지게끔 며칠 동안 머물면, 그녀가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기분이 좋아질 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한 전태윤은 노동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알았어, 그럼 정남이도 불러. 만약 소지훈도 시간이 되면 같이 데려오라고 하고.」

노동명은 친구의 답장을 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들킬 뻔했다.

비록 전태윤이 그의 말을 안 받아준대도 내일 그를 찾아가 곁에 하루 종일 붙어 있을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노동명은 흔쾌히 응했다.

전태윤은 메시지를 보낸 후 부엌을 나와 베란다로 하예정을 찾아갔다.

“식사 준비 벌써 끝났어요?”

“응, 거의 다 됐어. 배고프지? 음식 다 데워났으니, 먼저 국 한 그릇 먹어.”

“지금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아요.”

고향에 한 번 갔더니 옛일이 떠오르며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다. 비록 고향을 다시 떠났지만, 하예정은 여전히 추억에 잠겼다.

전태윤은 몸을 웅크리고 그녀와 눈을 맞추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내일 서원 리조트에 가서 며칠 묵어. 그곳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잘 간직된 곳이야. 비록 리조트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거지만, 이젠 수십 년을 거쳐 자연의 한 경치가 되었어. 지금은 봄꽃이 만발할 때라 매우 아름다워. 동명이에게서 방금 전화가 왔는데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43화

    하예정은 지금에 와서야 자신이 설 쇠러 갔을 때 머물던 고택은 전씨 가족이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집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를 속이기 위해 시댁 식구들은 집을 다시 깨끗이 청소하고 들어갔던 것이였다.속이느라 정말 힘들었겠네!전태윤은 사랑스러운 눈길로 하예정을 바라보면서 대답했다.“좋아, 당신 말대로 해. 우리 집이니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어. 있고 싶을 때까지 있어도 돼.”“제가 밥 차릴게요.”하예정이 말하면서 전태윤의 앞치마를 벗기려 하자 전태윤은 그녀가 주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아니야, 두 가지 요리만 더 하면 되니까 당신은 여기서 꽃구경이나 해.”하예정이 그의 얼굴에 키스를 해주자, 전태윤은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주방에 들어갔다.“자기야.”전태윤은 둘만 있을 때 하예정이 ‘자기’라고 불러주면 엄청 좋아한다. “자기가 소 이사님, 노 대표님과 바베큐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죠? 사람이 적은 것 같은데, 예씨 가문 다섯째 도련님을 청하는 건 어때요? 제가 효진이와 소현 언니와도 약속을 잡을게요. 그리고 예진 언니도 같이 가고 싶은지 물어볼게요.”전태윤의 목소리가 부엌에서 들려왔다.“알았어, 내가 바로 예준하 씨에게 전화할게.”하예정이 먼저 언니에게 전화했다.“언니, 밥 먹었어?”“지금 가게에서 먹는 중이야.”“언니가 가게에 있을 줄 알았어.”오후 4시쯤 고향에서 돌아온 후 하예진은 지금까지 줄곧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치고 있다.하예진이 웃으며 동생에게 물었다.“너희들은 밥 먹었어?”“태윤 씨가 지금 식사 준비하고 있어. 언니, 내일 친구 몇 명과 함께 태윤 씨네 리조트에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우빈이를 데리고 함께 가지 않을래?”“모레가 가게 오프닝 하는 날이라 아직 할 일이 많아. 충분히 준비한 것 같은데 아직도 할 일이 많네. 하지만, 너의 시댁에도 아직 가보지 못해서 또 가보고 싶고.”장소민이 아직 하예진과 이경혜에게 만나자고 요청하지 않은지라, 하예진은 내심 사돈이 여동생에게 불만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44화

    “아빠가 우빈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놀러 갔어요.”“아빤 집에 가셨어?”“네. 그리고 아빠가 내일은 우빈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놀러 간다고 하셨어요. 이모, 내일 같이 동물원에 안 가실래요?”오늘 하루 종일 아빠와 함께 즐겁게 논 주우빈은 기분이 좋아서 재잘거리며 아빠 얘기에 신이 났다.“이모는 내일 바비큐 먹으러 가. 엄마도 가는데, 우빈이는 안 갈래?”주우빈은 생각지도 않고 바로 대답했다.“저도 갈래요. 그럼, 아빠랑 동물원에 안 갈래요.”주우빈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야 하예정은 심효진과 성소현에게 전화해서 내일 여행 겸 같이 서원 리조트에 가자고 약속했다.서원 리조트는 경치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라고 들었다. 물론 누구나 서원 리조트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여보, 어서 와서 밥 먹어.”전태윤이 마지막으로 볶은 두 가지 요리를 들고 주방에서 나와 테이블에 차려놓고는 베란다를 향해 소리쳤다.하예정은 급히 성소현과 통화를 끝내고 몸을 일으켜 키친룸으로 들어갔다.테이블에 다가간 하예정은 자신이 좋아하는 새우가 있는 것을 보고 손을 뻗어 새우를 집어 입에 넣었다.“새우 껍질을 까서 먹어.”“까기 귀찮아요.”그녀가 다시 손을 뻗어 음식을 집으려고 하자 전태윤은 하예정의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 “다 큰 어른이 아직도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다니.”하예정은 히죽 웃으며 다시 새우 한 마리를 집어 입에 넣고 나서야 주방에 들어가 수저를 가져왔다.부부가 식사하려고 의자에 앉자마자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씨 할머니가 들어오셨다.형기로운 음식 냄새를 맡은 전씨 할머니가 다가와서 물었다.“밥 먹고 있었어? 맛있는 냄새가 나는구나.”전씨 할머니가 주방에 들어가 그릇과 수저를 들고 나오며 말했다.“내가 먹을 복이 있다니깐.”“할머니.”하예정은 전씨 할머니에게 의자를 당겨 드린 후 할머니의 손에서 국그릇을 받아 국을 떴다. 할머니의 식사량을 잘 알고 있는 전태윤은 밥그릇에 밥을 절반만 담았다. “할머닌 오늘 집에 안 계시고, 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45화

    전태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두 여자를 바라보았다.“여보, 국물 먼저 먹어.”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다행히 방금 국물을 먹지 않았으니 말이지, 아니면 모두 뿜어냈을 지도 몰라요.”“밥이나 먹자.”전씨 할머니가 웃으며 좋아하는 음식을 집어 맛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예정아, 이 음식은 네가 한 거 아니지? 맛이 예전과 조금 다른 거 같은데.”“맛없어요?”전태윤이 말했다.“음식이 입에 안 맞으시면, 지금 호영이에게 전화해서 할머니를 호텔에 모시고 가서 산해진미를 대접하게 할게요. 어쨌든 여기 반찬은 할머니 입에 안 맞으니까.”“말투를 보니 태윤이가 요리한 게 틀림없구나.”전씨 할머니는 아무렇지 않게 계속 음식을 집으면서 하예정에게 말했다.“예정아, 태윤의 요리 솜씨가 별로 늘지 않았구나. 주말이면 하루 세 끼를 모두 시켜라. 연습을 많이 해야 음식도 맛있게 할 수 있는 거다.”전태윤이 부르튼 어조로 말했다.“할머니께선 불만을 토하시면서도 계속 드시네요.”“넌 예전에 요리를 전혀 할 줄 몰랐잖니. 만약 예정이가 아니었다면 이 할미가 언제 네가 만든 요리을 먹어보겠니? 기회가 있을 때 많이 먹어야지. 물론 5성급 요리사의 수준은 아니지만 먹을 수는 있다. 먹고 죽지는 않겠지.”“...”“할머니, 우리 내일 바비큐 먹으러 가요.”하예정이 할머니와 손자가 끊임없이 말다툼할까 봐 제꺽 화제를 바꾸었다.“너희 젊은이들이나 가거라, 이도 없는 늙은이가 뭘 먹는다고?”할머니는 두 사람 사이에 끼고 싶지 않았다.전씨 할머니는 지금 넷째 손자의 신붓감을 물색하고 있는데, 아직 목표가 없다.집에 장가보내야 하는 손자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바비큐 먹으러 서원 리조트로 가요.”전태윤이 한마디 덧붙였다. “처형도 가요.”“예진이도 간다고? 그럼 할머니도 너희들과 함께 가서 구경할 테니, 좀 있다가 부모님께 전화해서 잘 준비하라고 해라. 예진이는 비록 젊었지만 친정 가장을 대표하잖아.”“알겠어요.”하예정은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를 듣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46화

    전태윤이 점점 야위어 가고 위가 나빠져서 식사도 제대로 못 하자 마음이 아파 난 하예정은 그제야 그가 신분을 감추고 그녀를 속인 일을 용서해 주었다.이미 코트를 입은 하예정이 전태윤의 코트를 가지고 방에서 나왔다.“오늘 밤은 바람이 세요. 꽃샘추위가 여전하니 코트를 입어요.”하예정이 다가와 전태윤에게 자상하게 코트를 걸쳐주자,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전씨 할머니는 흐뭇한 미소를 띠며 다정하게 손을 잡고 바람을 쐬러 나가는 젊은 부부를 바라보았다.... 주씨 집 셋방.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마중 나온 김은희가 아들을 보고 관심 조로 물었다.“어떻게 됐어? 문 열었어? 예진이가 우빈이를 데리고 어디 간 거야? 우리가 시끄럽게 굴어서 예진이가 우빈이를 데리고 숨은 건 아니지?”그녀는 아들이 서현주와 헤어지고 다시 하예진과 재혼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희망이 크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여 이젠 손자마저 잃을까 봐 두려웠다.만약 하예진이 주우빈을 데리고 숨어버리면, 그들은 어떻게 찾아야 할지?주형인이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엄마, 현주는?”“반찬 사러 나갔다. 밥을 하랬더니 냉장고에 음식 재료가 너무 적다고 하면서 반찬 몇 가지를 사 오겠다고 하더라. 정말 살림할 줄 하나도 몰라. 너희 부부는 지금 직장이 없어서 수입도 없는데, 여전히 절약하는 법을 모르니.”김은희는 새 며느리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안도의 숨을 내쉬며 집으로 들어간 주형인이 주방에 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냉장고에는 야채와 계란 세 알뿐이었다. 재료가 너무 적긴 했다.“엄마 아빤 집에서 그렇게 한가하신데 장도 좀 보고 그러실 거지. 매일 야채와 계란만 먹으니 나도 견디기 어려운데, 현주는 더 말할 것도 없잖아.”부모가 요리하는 한, 끼니마다 야채 한 그릇과 삶은 계란 세 알뿐이다.삶은 계란 3알마저도 아빠, 엄마와 주형인이 1알씩이고, 서현주 몫은 없다.한두 번은 참을 수 있었지만, 횟수가 많아지니 서현주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47화

    소파에 앉아 잠시 침묵을 지키던 주형인이 입을 열었다.“노 대표가 예진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 아니, 진짜 좋아하고 있어. 예진이를 좋아하는 게 아니면 왜 자꾸 가게에 가겠어?”“형인아, 내 말 좀 들어봐. 예진이가 꾸린 토스트 가게는 아침 손님이 많아서 장사가 잘될 거야. 예진이는 워낙 요리 솜씨가 좋고 부지런하고 살림살이도 잘하니... 지금 살도 빠져서 예전보다 훨씬 더 예뻐졌더라. 노 대표 같은 남자도 좋아서 쫓아다니는 걸 보면, 예진이가 여전히 몸값이 꽤 간다는 걸 알 수 있어.”김은희는 이 기회에 아들에게 권유했다.“중요한 것은 예진이에게 대단한 친정 식구들이 생겼다는 거야. 하예정이 전씨 가문 사모님인 건 말할 것도 없고, 예진이의 이모만 보더라도 대단한 부잣집 사모님이더라. 엄마가 여기저기 수소문해 봤는데 그 성씨 사모님이 성씨 일가에서 매우 존경받고 있다고 하더라.”“그래서요?”“네가 예진이와 재혼하면 성씨 가문이든 전씨 가문이던 모두 너한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네가 직접 회사를 차리고 사장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김은희는 꿈도 야무졌다. “서현주는 젊고,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애인으로는 좋지만, 좋은 마누라는 될 수 없어. 너도 보다시피, 매일 날이 밝자마자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오면서 집안일도 하지 않잖아. 이렇게 게으른 여자는 돈을 모을 수 없어. 매일 요란하게 차려입고 나가서 무엇을 하는지... 일자리를 찾는 것도 아니고. 형인아, 현주가 바람을 피우지 않는지 조심해. 엄마가 예전에 너한테 말했잖니, 집 살림은 예진이가 잘한다고.”주형인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허탈하게 말했다.“엄마, 몇 번이나 말했어, 신혼집 인테리어는 현주가 맡아서 한다고. 현주가 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것도 인테리어 작업하는 것을 보러 가는 거야. 나도 자주 가 보잖아. 인테리어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 예전에 예진이도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오면서 인테리어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던 거 기억 안 나?”“...”“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48화

    “...”문 여는 소리가 들리자, 서현주가 돌아온 것을 눈치챈 주형인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아니나 다를까, 문이 열리더니 서현주가 도시락 두 개를 포장해 왔다.“여보, 마침 잘 오셨어요, 내가 도시락 두 개 사 왔어요.”서현주는 도시락을 들고 다가와 주형인 옆에 앉더니 그중 하나를 꺼내 주형인에게 건넨 뒤 자신의 몫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도시락 뚜껑을 열고 먹기 시작했다.주형인이 엄마와 서현주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왜 두 개만 사 왔어? 엄마 아빠 도시락은?”서현주가 음식을 먹으며 말했다.“아버님, 어머님 도시락은 사지 않았어요. 드시고 싶으면 직접 해 드시라고. 집에 라면 두 개가 있으니 두 분이 한 개씩 드시면 돼요. 그리고 계란도 세 알 있으니, 당신들 세분이 한 개씩 넣어서 드시면 돼요.”시부모는 언제나 쌀을 적게 넣어서 밥을 짓는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와 주형인, 그리고 자기 밥만 뜨고 절대 서현주에게 밥을 떠주지 않는다. 서현주가 밥을 뜨려고 하면 밥솥에는 밥이 한 숟가락밖에 남아있지 않다.시어머니는 일부러 그런 것이다. 매번 집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시어머니는 일부러 장을 보지 않고, 장을 보더라도 서현주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만 골라 샀다.야채 한 접시와 삶은 계란 세 알, 며느리 몫은 없다.주형인이 매번 자기의 그릇에 담긴 밥을 절반씩 나눠주고, 삶은 달걀을 그녀에게 주지 않았다면 서현주는 이 집에서 더 이상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다.오랜 시간을 함께할수록 서현주는 하예진이 왜서 이혼 후 자기에게 감사하다고 했는지 이해가 갔다.그들이 이렇게 나오면 그녀도 곱게 대하지 않을 것이다.도시락은 주형인 것만 사 오고, 시부모님 몫은 당연히 없다.화가 나서 가슴이 막힌 김은희가 맛있게 먹고 있는 서현주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엄마, 이걸 자셔, 난 라면 먹을게, 오랜만에 라면을 먹고 싶네.”주형인은 고부간에 또 다른 충돌이 일어날까 봐 서둘러 엄마 손에 자신의 도시락을 쥐여주었다.김은희는 벌떡 일어나서 도시락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49화

    다음날, 날이 밝자 노동명은 얼른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아침도 먹지 않고 집을 나섰다.엄마가 일어나면 손은경을 데리고 다니라고 할까 봐 걱정 돼서이다.보기만 하면 항상 결혼을 재촉하는 엄마에게는 삼십육계 줄행랑이 상책이다.노동명은 사실 엄마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그는 스물여섯 살이 아닌 서른여섯이나 먹은 노총각이니까. 노동명의 큰 조카가 곧 아내를 맞는데 작은삼촌인 그가 아직 여자 친구 하나 없으니, 왜 조급해하지 않을까.그는 이른 아침 발렌시아 아파트로 달려가 동네 입구에서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예정을 끌어안고 침대에 누워있던 전태윤은 친구의 전화를 받자, 얼굴이 푸르뎅뎅해서 소리쳤다.“이른 아침부터 왜 전화질이야? 꺼져!”“...왜 화를 이렇게 내는 거야? 우리의 오랜 친분으로 너희 집에 가서 아침을 좀 얻어먹으면 안 돼?”“지금이 몇 신데, 아침부터 전화질이야? 왜, 집에 호랑이라도 와서 너를 잡아먹으려고 하냐? 아침도 안 먹고 이렇게 뛰어와?”전태윤이 화가 나서 노동명에게 소리 질렀다.그는 오늘 요리를 하지 않으려고 특별히 전호영에게 호텔에서 아침을 포장하여 서원 리조트로 가는 길에 그걸 자기 집으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전호영:한 길이 아닌데요... 하지만 형의 분부이니, 가는 길에 들르는 수밖에요.’노동명이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7시가 다 되어가네. 난 어떻게든 너희 집에서 아침을 먹을 거니 그렇게 알아둬. 그리고 태윤아, 너 참 귀신처럼 잘 알아맞혔어, 우리 집에 정말 호랑이가 왔어. 암호랑이에게 물리면 뼈도 남기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아서 너의 집에 피난을 온 거야, 넌 나의 든든한 방패잖아.”노동명의 말에 전태윤은 말문이 막혀버렸다.하예정이 눈을 뜨니 전태윤이 억이 막힌 표정을 짓고 있었다.“누구 전화예요?”전태윤이 노동명과의 통화를 끊으며 대답했다.“피난민.”피난민?어리둥절해난 하예정이 궁금해서 물었다.“누가 피난을 와요?”“노동명 말고 누가 있겠어. 소정남은 인제 심효진이 있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050화

    “노 대표님도 오셨는데 빨리 일어나서 모시고 들어와요.”하예정은 다시 자기를 끌어안으려는 전태윤을 피해 침대에서 일어났다.그녀가 갈아입을 옷을 가지러 가는 뒷모습을 보며 전태윤이 말했다.“내가 동명이를 부른 것도 아니고, 자기 절로 온 건데 기다리라지 뭐. 호영이가 오면 강일구가 나가서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면 돼. 그럼, 강일구도 두 번 가지 않아도 되고.”하예정이 자신이 갈아입을 옷과 전태윤의 양복 한 벌을 가져왔다.“휴가 중인데, 정장 안 입을래.”하예정은 양복을 들고 돌아가서 곧 다른 옷으로 바꾸어 가져왔다.그녀가 옷을 갈아입으려고 욕실에 들어가자, 전태윤은 자기 옷을 들고 사랑하는 와이프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여보, 우리 사이에 이젠 같이 옷을 갈아입어도 부끄러울 게 없지 않아?”하예정은 못 들은체하였다.둘만 있으면 전태윤은 점점 더 느끼해지고, 점점 더 질척거린다.어떤 건 정말 남자의 천성이라서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하예정이 욕실에서 나오니 전태윤은 여전히 상의를 벗은 채 침대에 앉아 있다가 잘생긴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며 하예정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여보, 안아줘.”하예정이 다가가서 그가 들고 있던 상의를 한 손으로 빼앗은 다음, 그를 끌어당겨 상의를 입혀주었다.“옷을 입지 않고 감기에 걸리면, 매일 한약을 마시게 할 거예요!”전태윤이 웃음을 거두며 원망했다.“여보, 내가 그렇게 매력 없어? 당신 마음 안 끌려? 내가 복근이 몇 개인지 세어보지 않을래?”“당신 말대로 우리 사이에 내가 아직도 당신 몸매가 어떤지 모를까 봐요? 쇼는 여름에 하시고, 추운데 무슨 몸매 자랑이에요? 감기에 걸리면 어쩌려고요.”그를 도와 상의 단추를 채운 후, 하예정은 발끝으로 서서 그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전태윤은 싱글벙글 웃으며 힘껏 하예정을 껴안은 후, 진지한 성인군자의 모습을 되찾았다.“여보, 날 속이면 강아지야.”“그래요, 내가 당신을 속이면 강아지예요. 어차피 사람을 속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6화

    “기자들이 모여있든 말든 저는 상관없어요. 저의 경호원들과 회사 경비실 직원들이 제가 회사에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보장할 거예요. 하지만 저한테서 답을 얻지 못하면 호영 씨에게 매달릴지도 모르니 호영 씨도 조심하세요.”고현이 연예기자를 처음 상대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긴장하지 않았다.전호영은 그녀의 남자 친구이다.연예 기자들도 전호영의 곁을 맴돌며 혹시 그도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그녀에게 구애하지 않았냐며 그에게 매달릴 것이다.전호영은 웃으며 대답했다.“저는 무서울 것 하나도 없어요. 저에게 그런 물음을 물어본다면 제가 바지를 벗겨보지도 못했는데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으면 기자들이 더는 물어보지 못할 거에요. 어차피 사람들은 우리를 동성애자라고 생각할 텐데 제가 그런 말을 하면 기자들도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이미 저를 게이로 보고 있기도 하고 고현 씨가 여자인 걸 알았다고 해도 뭐 어쩔건데요? 저도 어제 금방 알았다고 말하면 기자들도 믿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고현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하긴, 전호영은 말재주가 좋아 연예 기자들은 몇 번이나 그의 손에 놀아났는지 모른다.전호영이 말하고 싶지 않으면 기자들이 제아무리 애써봤자 그의 입에서 실오라기 하나도 건질 수 없을 것이다.그리고 전호영은 화제를 돌려 연예 기자들의 주의력을 딴 곳으로 끌어가면서 기자들을 되돌려 보낼 것이다. 그러다가 기자들은 떠난 뒤에야 또 그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예전에 고현과 전호영의 일에 관해 연예 기자들에게 쫓겨 다녔을 때 연예 기자들은 모두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녀의 주위를 맴돌지언정 친근해 보이고 그들을 배척하지 않는 전호영의 주위를 맴돌지 않았다.연예 기자들은 왠지 전호영이 그들을 원숭이 놀리듯 조롱당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는 전호영을 찾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현은 옷을 갈아입고 욕실에서 늠름하고 멋진 예전의 모습으로 나왔다.전호영은 사랑하는 여인을 보며 휘파람을 불며 농담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5화

    전호영은 정돈을 마친 후 노크했다.“현이야, 나야, 호영이”방금 잠에서 깨나 침대에 아직 누워 있던 고현은 노크 소리를 들고 마지못해 일어나 문을 열었다.“좋은 아침!”전호영은 꽃다발을 내밀면서 그윽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꽃처럼 매일 환하게 웃을 일이 가득하길 바랄게.”고현은 호영과 꽃다발을 번갈아 보다가 꽃을 건네받으면서 물었다.“고작 이 꽃 선물 때문에 아침 댓바람부터 찾아온 거야?”“아침 같이 먹으려고 왔지, 꽃은 덤으로 선물하는 거고. 내가 선물 한 꽃이 향도 좋고 예쁘다고 했잖아. 매일 선물 해줄게. 매일 싱싱하고 이쁜 꽃다발을 받는 게 좋지 않아?”고현은 꽃다발을 든 채 뒤돌아서서 말했다.“내가 싫다고 해도 매일 보낼 거잖아.”전호영은 구애하는 데 있어서 고현의 말을 들은 적이 없이 줄곧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왔고 고현은 그런 전호영이 귀찮다 못해 한 대 패주고 싶을 정도였다.맨 처음 호영은 고현의 부모님을 공략해 자신의 편을 들어주게끔 만들더니 나중에는 고씨 그룹도 자유롭게 출입하곤 했다.“네가 없이도 난 아침밥 잘만 먹었어.”고현은 입으로는 전호영이 너무 강압적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꽃 선물을 한다고 나무랐지만 어느새 꽃을 꽃병에 꽂아 넣고 한 발짝 멀리서 구경했다.방으로 들어온 전호영은 아직 잠옷 차림인 고현을 보더니 옷방에서 옷을 꺼내 건네 주며 말했다.“요즘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어, 아침에는 특히 더 추워, 얼른 옷 갈아입어,그러다 감기 걸리겠다.”고현은 별다른 얘기 없이 옷을 건네받고는 말했다.“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어, 옷 갈아 입고 올게.”“그래.”어젯밤 일이 생각 난 호영은 큰 목소리로 말했다.“어제 네가 여자 옷을 입은 일이 강성에 다 퍼졌어, 오늘 아마 인기 검색어가 돼 있을 거야, 너희 회사랑 고성 호텔에 기자들이 잔뜩 모여 있을걸. 오늘 회사 나가지 말고 하루 쉬는 건 어때?”회사랑 고성 호텔은 고현이 매일 가는 두 곳이었다.연예기자들은 고현이 여자가 맞는지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4화

    병실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밤은 깊어져 가고 북적이던 도시도 점점 고요해져갔다.다음 날, 마이바흐 한 대가 고현의 별장 앞에 세워져 있었다.손에 꽃다발과 예쁜 쇼핑백을 든 전호영이 차에서 내려 벨을 눌렀다.한참이 지나서야 문을 연 집사는 문 앞에 서 있는 전호영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좋은 아침이에요, 전 대표님, 저희 대표님께서 아직 주무시고 계셔요.”고현은 어젯밤 늦게 집에 돌아왔다. 사실 일도 바쁘고 접대도 많아서 매일 집에 늦게 돌아오곤 했다.고현은 어젯밤 파티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았었다.그녀는 친분이 있는 몇몇분의 대표님들과 인사를 건넨 뒤 비즈니스를 나누고는 전호영과 같이 파티장을 떠났다.고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온 그녀는 곧바로 남장으로 바꿔 입었다. 대신 가짜 복근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워낙 살쪄 보이지 않는 데다가 날씨도 추워서 옷 한 벌 더 입고 겉에 양복을 걸치면 남들 눈에는 여전히 멋진 고씨 집안 도련님이었다.그 후 고현은 여의 팰리스로 돌아와 잠을 잤다.전호영은 웃으며 집사와 얘기했다.“괜찮아요, 안 깨울 거예요. 제가 일찍 도착한 거예요. 늦게 오면 아침을 같이 못 먹을까 봐서요.”집사는 전호영의 차를 보고는 물었다.“대표님, 안쪽에 주차해 드릴까요?”“괜찮아요, 밖에 세워둬도 아무 일 없어요.”그곳에 주차하면 기자들이거나 고씨네 친척들이 별장 문 앞에 모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오히려 방지할 수 있었다.집사는 별장 문을 닫았다.“이모님, 무슨 얘기 못 들으셨어요?”전호영은 집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집사는 전호영이 자신과 고현의 연애에 관해서 물어보는 줄 알고 대답했다.“얘기 많이 들었어요. 전 대표님과 저희 도련님 두 분께서 좋으시면 되죠, 남들 신경 쓸 필요가 뭐가 있어요.”전호영과 만나기 시작한 후로 고현의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졌다.전호영은 웃으며 답했다.“하긴 그렇죠. 내 갈 길 가는데 남들이 뭐라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집사는 아직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3화

    “윤미의 결혼을 생각하면 나도 걱정이 태산이야. 걔는 보통 사람들이랑은 달라.”윤미는 혼자 아이를 낳아 후계자로 둘 생각이었다. 남편 없이 아이만 원하는 윤미의 생각에 이 가주도 머리가 아주 복잡했다.비록 이 가주와 정화의 오랜 결혼생활에도 결국 금이 생겼지만 수십 년간 부부생활을 해온 만큼 사랑까지는 아니라도 정은 남아있었다.노년이 됐을 때 동반자가 있으면 적어도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자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나이가 들면 다들 가정을 차리게 되고 또 일과 육아 때문에 부모는 뒷전일 게 분명했다.결국 곁에 남는 것은 동반자일 뿐.정화와 윤정의 해프닝이 있고 난 뒤에도 결국에는 윤정이만 내쳐지고 정화는 수술하는 것에 그치고 집에서 쫓겨나지는 않았다.이 가주는 정화가 나중에 해코지할 걱정도 없었다. 그녀는 이씨 집안의 실세이고 윤미가 후계자가 된다고 할지라도 윤미는 이 가주랑 더 친하고 정화랑은 아무 감정도 없었기 때문이다.정화가 이 가주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은 것을 고려하면 이 가주가 나이가 들어 걷지 못할 때가 온다고 해도 어쩌면 그땐 정화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이 가주는 윤미가 그냥 아무 남자나 만나 후계자가 될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결혼해서 남편이랑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보내기를 바랐다.정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친딸이랑 친하지도 않았고 또 그녀의 결혼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도 아니었다.얼마 전에도 남자 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하자 좋아하기는커녕 상대가 돈만 많고 능력 없는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나무랐다.이씨 집안은 데릴사위를 찾는 상황인데 데릴사위가 되기를 원하는 남자가 몇이나 되겠는가?이씨 가문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면 정화도 애당초 데릴사위가 될 일은 없었다.정화는 자신과 이 가주의 친딸이 나중에 이씨 가문의 주인이 되면 젊었을 때 체면이 구겨졌더라도 그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아이가 뒤바뀌었고 다시 제자리로 되돌려졌을 때에는 이미 부녀지간의 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2화

    이 가주는 미소를 띠었다. 어쩐지 마음을 내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사실 속으로는 고현이 자신의 사위가 됐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이 가주가 생각하기에 고현이 윤미를 대하는 매너는 아주 좋았다.윤미는 비록 절세 미녀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미모 하는 여자였다. 아무렴 정화와 이 가주의 친딸인데 외모가 뒤쳐질 리가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젊었을 때는 인물들이 좋았고 특히 정화는 젊었을때 이 가주의 눈에 쏙 들 정도로 아주 꽃미남이었다.이 가주는 윤미가 고현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고현이 그동안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받아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냥 본인이 여자라서 그럴 수 없음을 알게 됐다.“고현이가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그럼 왜 전호영이랑 만나는 건데?”“알아맞혀 봐.”“전혀 모르겠는데?”이 가주는 설명에 나섰다.“고현이 오늘 이브닝드레스르 입고 송씨네 파티에 갔는데 송씨네 안주인이 고현의 엄마랑 친분이 있어서 현이한테 몇 마디 했나 봐. 그런데 고현이가 자기는 여자라고, 평소에는 편리함 때문에 그냥 남자처럼 하고 다니는 거라고 했대.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현은 도련님이 아니라 아가씨인 거지. 남장하고 다니는 아가씨. 걔가 여자인데 어떻게 우리 딸을 마음에 두겠어? 전호영이랑 만나는 게 정상인 거지.”정화는 어안이 벙벙하였다. 고현이 여자라고? 진짜로?윤정이가 알면 얼마나 속상해할까?정화가 맨 처음으로 든 생각은 윤정이가 속상해할 것이었다.사실 윤정이가 지금 어디서 뭐 하고 있는지 아무도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이씨 집안에서 한 푼도 없이 쫓겨난 윤정이는 별장 부근에서 떠돌이 생활하고 있었고 그마나 정일범이 정 때문에 아무도 몰래 윤정이를 자신의 별장으로 데려가 잠시 지내도록 도와주었다.그는 엄마랑 아빠가 병원에서 돌아오고 엄마의 화가 좀 가시면 윤정이에 대해 사정을 들려고 생각 중이었다.집으로 다시 돌아오게는 못해도 살길은 마련해줘야 하지 않겠는가.지금 윤정은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가 되었다.정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1화

    발 없는 말이 천리 가는 법, 모든 여자의 이상형인 고씨 가문의 주인, 고씨 그룹의 대표가 여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소문이 금세 강성 상류사회에 퍼졌다.그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라 턱이 빠질 지경이였다.심지어 병원에서 정화의 병간호를 하고 있던 이 가주도 이 소문을 듣고 깜짝 놀랐다.병실 침대 옆에 앉아 있던 그녀는 갑자기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그런 거였군, 역시 그런 거였어.”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혼자 중얼중얼하는 아내를 보며 정화는 영문을 몰라 당황해했다.정화는 거세함으로써 수십 년간 해왔던 결혼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고 또 자신의 오랜 희생과 맞바꾼 정가네 재부를 지킬 수 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단지 아내 곁을 지키는 일만 남았을 뿐.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비록 수술을 했어도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생긴 틈은 결국 완벽히 봉합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내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자신의 실체를 아이들에게 까발리지 않고 체면을 지켜준 것이었다.하지만 그녀가 기분이 나쁘면 언제든지 그와 등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니 병상에 누워 있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마음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여보, 무슨 일 있어?”정화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상상도 못 할 빅 뉴스가 있어.”이 가주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십 년이나 늙어 보이는 데다가 이제 남자구실도 못 하는 정화를 바라보자니 이 가주는 깨 고소했다.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남편에게 물었다.“당신이 좋아하는 그 불여우가 고현에게 대시해도 왜 아무런 결과가 없는 줄 알아?”정화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해명에 바빴다.“여보, 나랑 윤정이는 정말 아무 사이 아니야. 사람들이 모함한 거라니까. 그날 밤, 우리 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여보도 잘 알잖아. 게다가 다들 잘 아는 사람들이고. 윤정이는 내가 딸처럼 생각하는 아이야.”정화는 바람둥이가 분명했다. 바람을 피운 전적도 있고 또 항상 기회를 엿보는 사람이지만 윤정이한테까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0화

    오늘 밤 약속 자리에는 원래 고현이 참석해야 했지만, 고현이 오후에 회사로 돌아오지 못하는 바람에 고빈이 나서서 약속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고빈은 고현의 쌍둥이 동생으로 여러 방면에서도 매우 훌륭하지만, 고현과 비교하면 능력이 좀 떨어졌다.“제 형이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우리 형이 문제를 만드신 거예요. 그리고 그 문제가 저를 찾아온 거죠.”고빈의 말이 끝나자마자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 그는 또 사람들에게 말했다.“또 전화가 왔네요. 왜 우리 부모님께 전화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저한테 전화를 걸어 뭐 하려는 건지. 저와 저의 형은 20년 넘게 형제로 살긴 살았지만, 함께 잠을 자 본 적도 없고 함께 샤워도 해보지 못했는데 제가 어떻게 우리 형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겠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형이라고 불렀는데...”고진호 부부가 고빈에게 사실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알려주었을 때 고빈은 이미 성인으로 되었다.하지만 고빈은 확인한 적 없었다.고진호 부부가 고현이 여자라고 하니 고빈도 그녀가 여자인 줄로만 알았다.‘우리 부모님이 날 속인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은 대체 여자예요? 남자예요?”고빈은 해명했다.“우리 형이 오늘 밤 연회에 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참석했는데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네요. 저에게 우리 형이 호영 씨를 위해 치마를 입은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셨는데 우리 형은 호영 씨를 위해 치마를 입은 것이 분명해요. 호영 씨도 예전에 우리 형을 위해 치마를 입은 적 있거든요. 두 사람이 똑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면 정말 한 가족답네요.”고빈은 말을 마치고 진미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진미리가 휴대전화를 꺼놓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고진호의 핸드폰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 꺼져있었다.“어쩐지 저에게 전화가 오더라니, 우리 부모님께서 전화를 꺼놓으신 거였군요. 이미 예상하셨을 거예요.”또 다른 전화가 걸려오자 고빈은 바로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버렸다.전화가 터질 것만 같았다.고빈은 전화를 바지 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9화

    “고... 고 대표님, 지금 고 대표님이 여자라고 하신 거죠?”송씨 가문의 딸 송은하는 말을 더듬으며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고현과 송은하는 서로를 쳐다보았다.송은하는 그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아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고현이 제발 말해줬으면 했다.비록 송은하는 고현을 짝사랑하고 고현의 대답도 받지 못해 단념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고현이 남자이기를 바라고 있었다.적어도 자신의 안목이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고 싶었다.만약 고현이 정말로 여자라면 송은하의 안목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될 것이고 따라서 고현을 남자로 착각해서 짝사랑하게 된 셈이다.송은하는 생각만 해도 어이가 없었다.그녀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전부 침착할 수 없었다.고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저는 여자예요. 믿지 마실지는 여러분 몫이지만요.”그녀는 더 설명하려 애쓰지 않았다.전호영 때문만 아니라면 고현은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설명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고현은 심지어 전호영의 손을 잡고 높이 들어 모두에게 말했다.“저와 호영 씨는 모두 정상적인 사람이에요. 호영 씨도 게이가 아니고 저도 게이가 아니에요!”많은 사람은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 제가 아는 지인을 봤는데 얼른 가서 인사드리고 올게요.”고현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소화할 시간을 주려고 했다. 그녀는 익숙히 아는 대표님을 보더니 몸을 일으켜 전호영과 함께 그 대표님께 인사하러 갔다.다만 고현이 인사하러 가는 그 대표도 그녀가 치마를 입은 모습을 보더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고현도 설명하기 귀찮아 태연한 모습으로 모두에게 인사하고 사업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예전에 고현은 연회에 참석할 때 다른 사람이 준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전호영과 함께한 뒤로 마시기 시작했다.전호영과 함께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고현은 걱정하지 않았다.전호영은 그 누구에게도 고현을 모함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오늘 밤 사람들은 이 연회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8화

    과연 사실일까?고현은 원래 여자였는데 남자 분장하며 살았다고? 아니면 지금 남자인데도 치마를 입고 여자 행세를 하고 있단 말인가!모두가 고현 때문에 의문을 품었으나 아무도 감히 다가가서 물어보지 못했다.어떤 사람들은 고씨 가문과 사이가 매우 가까웠기에 고진호 부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고진호 부부는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송국호의 안내로 별장 안으로 들어온 고현은 우아하게 자리에 앉았다.송국호의 며느리 김지윤은 고현을 몇 번이고 쳐다보면서 몇 번이나 말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전부 배속으로 삼켰다.김지윤과 진미리는 함께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해본 사이라 꽤 친한 사이였다.“저한테 하시고 싶은 말 있으면 하셔도 돼요.”고현은 김지윤이 계속 자신을 뚫어지라 쳐다보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도 말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먼저 입을 열었다.송국호도 그의 며느리 김지윤을 바라보았다.김지윤은 쑥스러워하며 말을 건넸다.“드레스가 너무 예쁜 것 같아서 그래요. 전 대표님께서 선물하신 건가요? 어디서 제작하신 거예요? 저도 맞추러 가야겠어요.”전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제가 선물한 치마가 아니라고 고 아주머니께서 사준 거예요.”전호영이 고현에게 치마를 선물해봤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그 뒤로 고현이 겨우 전호영에게 치마를 한 번 입어 보이긴 했지만, 그 치마들을 여전히 받지 않았다.고현이 받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전호영도 그녀에게 치마를 선물하지 않았다.고현은 오늘 밤 치마를 입고 연회에 참석할 계획도 전호영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만약 전호영이 알았더라면 그는 고현에게 더 예쁜 치마 몇 벌을 미리 선물했을지도 모른다.오늘 밤 고현이 입은 이 드레스는 예쁘긴 한데 등도 드러내놓지 않고 너무 보수적이었다. 다른 재벌가 딸들은 어깨나 등을 드러내놓는 드레스를 입었다.김지윤이 되물었다.“고씨 사모님께서 구매한 거라고요?”그녀는 고현이 입은 드레스가 전호영이 선물한 거로 알고 있었다.송씨 가문의 사람들도 남들처럼 고현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