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빨리 제 아내를 낳아줘요. 그때 가서 아빠가 안고 싶다고 해도 못 안게 할 테니까요.”그의 말에 허연후는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마. 네 아빠가 만약 우리 딸을 안으려 하면 아예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천우는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대뜸 그에게 물었다.“전 지혜 이모의 딸이라고 했지 삼촌 딸이라고 한게 아닌데 왜 이렇게 흥분해요?”허연후는 이를 악물고 천우의 엉덩이를 살짝 때리며 말했다.“요망한 자식, 자꾸 삼촌한테 시비 걸래? 지혜 이모한테 그만 안겨있고 빨리 네 엄마한테나 가봐.
그의 말에 허연후는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아버지 따님이 중간에서 방해만 하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도 진작에 손주를 봤을 텐데요.”말을 마친 뒤 허연후는 한지혜 쪽으로 걸어갔다.허가은은 그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그의 팔짱을 꼈다.“오빠, 나랑 같이 문주 오빠랑 언니한테 인사드리러 가자.”하지만 허연후는 살짝 짜증이 섞인 말투로 그녀의 팔을 뿌리쳤다.“혼자 가. 애도 아닌데 굳이 같이 가줄 필요 없잖아.”“문주 오빠 인상이 무서운데 오빠까지 없으면 나 혼자 너무 무섭단 말이야. 같이 가주라.”“싫어
조수아가 그를 올려다보며 답했다.“다행히 모든 게 다 지나갔네. 그리고 육씨 가문도 다시 원상 복귀되고 앞으로 우리가 함께할 매일이 행복하고 즐거울 거야.”육문주는 그녀의 배 위에 손을 올려다 놓고 부드럽게 어루만졌다.“혹시 지금 우리 딸은 내 손길이 느껴질까?”“어떻게 아들이 아닌 딸이라고 확신해?”“천우가 여동생이라고 했으면 무조건 여동생일 거야. 이런 건 어린아이들이 다 맞추는 거 몰라?”“됐어. 그만 만져. 난 이만 지혜 쪽에 가봐야겠어. 오늘 혼자 왔는데 허가은이 또 지혜한테 행패를 부릴까 봐 걱정되네.”육문주
바로 이때, 누군가가 그들에게 소리쳤다.“누가 물에 빠졌어요. 빨리 와서 도와주세요!”그 말에 허연후는 망설임 없이 그대로 강에 뛰어들어 허가은을 물 위로 끌어 올렸다.그리고 다급히 그녀에게 물었다.“가은아, 괜찮아?”허가은은 물에 쫄딱 젖은 채로 허연후의 품에 안겨 헐떡이면서 답했다.“오빠, 나 숨이 잘 안 쉬어져.”“괜찮아. 수압이 커서 그럴 텐데 올라가면 괜찮아질 거야.”허연후는 말을 마친 뒤 허가은을 안고 뭍으로 헤엄쳐 올라왔다.소란스러움에 육문주와 조수아도 재빨리 달려와 상황을 발견하고는 사람들에게 담요를
“그러니까. 연예인들이 다 그렇지 뭐.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 다들 슬슬 위세를 부리하잖아요. 언론에까지 소문이 들어가게 되면 연예계 생활은 아주 끝장날 것 같네요.”사람들의 말에 허가은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아직도 그렁그렁한 눈으로 허연후에게 말했다.“오빠, 만약 지혜 언니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면 내가 무릎이라도 꿇을게. 날 용서해 줄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거야.”허연후는 이를 악물고 사람들에게 소리쳤다.“시X, 여기서 지금 누가 한마디라도 더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어디 계속 떠들어봐.”그 말
녹음을 틀자 허가은의 찢어 질 듯한 목소리가 순식간에 사람들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한지혜, 이 여우 같은 계집애. 온 밤 우리 오빠한테만 매달리다니. 정말 얄미워 죽겠어.”“싫은데? 우리 오빠한테 자꾸 들이대는 모습을 내가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 그런다. 이거 정말 보기 드문 나쁜 X이네. ”“한지혜, 네가 일부러 날 강에 빠뜨리는 모습을 우리 오빠가 보고도 과연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한지혜는 녹음을 하나하나 사람들에게 들려줬다.허가은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두 주먹을 꽉 쥔 채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다
한건우는 그런 딸의 모습이 안쓰럽기만 했다. 그는 한지혜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됐어. 웃고 싶지 않으면 애써 웃으려 안 해도 돼. 아빠는 네 마음 충분히 이해해. 지금 아주 속상하다는 거 알고 있어. 이게 다 허씨 가문 때문이야. 허씨 가문에 어떻게 그런 여우 같은 여인이 있는 거야? 아주 화근이네!”“아빠, 전 괜찮아요.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화를 내시면 어떡해요? 할아버지는 허 씨 할아버지와 오랫동안 목숨을 나눠온 전우잖아요. 아까 그 일 때문에 우리 두 가문이 이대로 멀어지면 어떡하죠?”“무서울 게 뭐
한지혜의 물음에 고인우는 당황한 기색으로 눈길을 피하며 입을 열었다.“그 사람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한지혜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래? 그 정도로 좋아? 사귀면 꼭 누나에게 보여줘야 한다.”“알겠어요. 누나, 만두 따뜻할 때 얼른 드세요.”한편.허씨 가문 저택.허연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뒷문을 열고 무작정 허가은을 끌어내렸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잡고 안으로 끌고 갔다.허가은이 쌕쌕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허연후를 따라가다가 토끼처럼 빨개진 두 눈으로 허연후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