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걸 모두 놓쳐버린 것이다.그저 자기 아이가 보고 싶을 때마다 천우 보러 가끔 가는 게 전부였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조수아는 그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그 모습을 본 육문주는 마음이 아팠다.“수아야, 앞으로 같이 보낼 시간이 많은 데 너무 슬퍼하지 마. 이제 우리 행복한 일만 남았어.”“이제야 아들을 찾아서 너무 기뻐 그러는데 왜 방해하시지?”조수아가 육문주를 살짝 놀려보자 그는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있다가 대뜸 천우의 귀에 속삭였다.“아들아, 네 엄마 너무 무서워.”그러자 천우는 냉큼 조수아의 목을 끌어안고
조수아는 한창 자기 아들의 잘생긴 외모를 감상하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 방해하는 육문주의 말에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았다.“육 대표님, 저희는 아직까지 이혼한 사이란걸 잊지 말아 주세요.”하지만 육문주는 작게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조 변호사님, 이혼해도 충분히 재혼할 수 있는 게 아니겠어요?”“그건 당사자가 원하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겠죠. 근데 제가 만약 거절하기라도 하면 강제적으로 할 생각인 건 아니죠?”“못 할 것도 없지. 널 데려와서 딸을 낳게 되면, 난 아들 하나에 딸 하나로 얼마나 행복하겠어. 그때 가서 넌 분
비록 한지혜를 위하는 말로 들리지만 말속에는 분명 다른 뜻이 담겨있었다.물론 한지혜도 단번에 그녀의 말뜻을 알아채고 무표정이지만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 돋친 채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강소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동정 어린 눈빛으로 한지혜에게 다가와 다시 말을 이었다.“지혜 씨는 연예계에서 힘들게 노력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결국에는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네요. 옆에서 보는 제가 다 마음이 아픈데 몸이 조금 회복되면 수어부터 배워봐요. 벙어리 역할이라도 들어올지 누가 알아요? 안 그러면 지혜 씨 연기력이 너무 아깝잖아요.”
조수아는 숨 참느라 빨개진 한지혜의 얼굴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벙어리 연기 하느라 고생했어.”한지혜는 여전히 헐떡이며 답했다.“방금 강소연 그 빌어먹을 여자가 날 어떻게 비웃었는지 못 들었어? 아주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면서 우리 앞에서는 순진한 척하기는. 기다려, 내가 아주 제대로 혼쭐을 내줄 테니까.”그녀의 말에 조수아가 그녀를 달랬다.“걱정하지 마. 널 다치게 한 사람에게는 내가 두 배로 복수해 줄 거야.”“저 여자에 대한 증거는 찾았어? 바로 고소해 버리고 싶은데.”“찾았어. 수법이 아주 치밀했는데 결국에는
격렬한 정사가 끝나고, 조수아는 옅게 배어나온 땀을 한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육문주는 그런 조수아를 품에 안은 채 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오관을 덧그렸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깊고 매혹적인 눈매에 전에 없는 다정함을 담고 있었다.조수아는 몸이 혹사될대로 되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순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기분 때문에 마음만은 충만했다.그러나 그녀의 정욕이 채 흩어지기도 전에 육문주의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본 조수아는 가슴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육문주의 팔을 끌어안고 있는 손에 힘이
육문주의 낯빛이 삽시간에 싸늘해졌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검은색 눈동자가 조수아에게 단단히 박혔다.“내가 결혼은 안 된다고 했잖아. 그 정도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애초에 내 제안을 거절했어야지.”조수아의 눈가에 옅은 붉은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그때는 우리 둘만의 감정이었는데 지금은 세 사람이 엮였잖아.”“걔는 너한테 위협이 안 돼.”자조 섞인 웃음이 지어졌다.“그녀의 전화 한 통에 당신이 내 생사는 상관도 안 하고 나를 내팽개치는데. 말해 봐, 문주 씨. 대체 어떻게 해야 그걸 위협이라고 쳐주는지.”육문주의 눈밑에
술잔을 쥔 육문주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심장이 그 순간 쿡하고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날 송미진이 자살시도를 했을 때 조수아가 생리통 때문에 여러번이나 전화한 걸 처음에는 받았다가 나중에는 짜증이 나서 그냥 끊어버렸던 게 생각이 났다. 설마 그것 때문에 조수아가 헤어지자고 한 건 아니겠지? 눈매를 드리운 육문주는 송학진과 허연후가 그 쓰레기 남편 흉을 보는 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었다. 끝까지 타들어간 담배가 손가락을 뜨겁게 하는데도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온밤을 육문주는 마음이 뒤숭숭했다.보통 이맘때쯤 되면 조수아가 걱정스
육문주의 키스는 언제나 뿌리침을 불허할 정도로 강압적이었다. 조수아를 테이블로 밀고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은 그는 다른 한 손으로 허리를 제 쪽으로 바짝 당겼다. 부드럽게 휘어지는 향긋한 몸이 육문주의 모든 신경줄을 예민하게 자극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 갇힌 맹수가 나오고 싶다면서 울타리에 쉴 새없이 몸을 부딪쳤다.조수아와 함께 한 시간 동안 육문주는 잠자리 쪽으로 아주 만족스러웠었다. 그가 얼마나 원하든 조수아는 힘들어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의 수요에 다 맞춰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조수아는 뻣뻣하다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