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는 침대에서 겨우 일어나 눈을 제대로 뜨기도 전에 투덜거렸다.“왜 이렇게 일찍부터 깨우는 거예요. 저 아직 피곤해요.”조병윤은 조수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웃었다.“아홉 시면 사돈네 가족이 몰려들 거야. 네가 밥 먹고 화장까지 하려면 시간이 빠듯할 거다.”조수아는 몽롱한 정신으로 몸을 일으켜 욕실로 들어갔다.그녀가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자 문밖에 많은 사람들이 별장을 둘러싸고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많은 인파 속에서 하얀 옷차림으로 까만색 넥타이를 맨 남자가 눈에 띄게 멋졌다.남자는 호기심 가득해서
“너 이 녀석, 요즘 안 맞으니까 몸이 근질거려?”허연후와 백시율이 한창 투덕거리고 있을 때 문밖에서 곽명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희 언제까지 투닥거릴 거야. 오늘 문주가 드디어 장가가는 날인데 모두 말조심해.”그들은 계속 웃고 떠들다가 시간에 늦지 않게 차를 몰고 출발했다.허연후는 차에 오른 뒤, 한지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전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신랑과 신랑 친구들이 지금 떠나니까 기다려요.]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혜는 음성메시지를 보내왔다.“그래요. 기대하고 있어요.”음성메시지를 들은 백시율은 코웃음 치며 말했
민우가 비밀을 말하려 하자 조수아의 사촌오빠가 달려가 그를 번쩍 들어가서는 엉덩이를 한 대 때렸다.“이런 배신자야, 네가 말해버리면 우리가 고생한 것들이 물거품이 되잖아.”그러자 민우는 발뺌하며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오해에요. 저는 그저 이모가 오늘 엄청 예쁘다가 말해주려고 했던 거예요.”그 말을 들은 육문주는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나의 신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니 당연한 일이지.”육문주가 또 조수아의 자랑을 늘어놓으려 하자 송학진은 깔끔한 양복 차림으로 다가갔다.송학진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허연후는 카드를 넙죽 건네받고 자신만만하게 웃었다.“이거 간단하네. 내가 처음 순서로 할게. 누가 나의 다음 순서로 카드를 받을래?”곽명원은 앞으로 나서며 두 번째 순서를 빼앗았다.“내가 할게.”이윽고 허연후가 입으로 열심히 카드를 곽명원의 입가로 옮겼다.진지한 상황에서 곽명원은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너 아침에 이빨은 닦은 거야? 네 입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이제 돌아가면 민서가 나와 입을 맞추려 하지도 않겠어.”허연후가 반나절 동안 억누르던 감정이 곽명원의 말 한마디에 커져서 버럭 화를 냈다.“뭔 헛소리야. 이건 나
새하얀 드레스는 순간 빨갛게 물들었다.이 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한 육문주는 웨이터를 발로 걷어차고 조수아를 품에 안았다.육문주는 너무 놀란 나머지 목소리도 파르르 떨렸다.“수아야, 무서워하지 마. 내가 병원에 데려다줄게.”조수아는 배를 움켜쥔 채 이를 악물며 육문주의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려 했다.하지만 조수아는 이미 온몸에 힘이 풀렸고 결국 육문주의 품에서 의식을 잃었다.육문주는 조수아를 끌어안고 병원으로 달려가며 말했다.“수아야, 괜찮을 거야. 조금만 버텨.”행복에 겨웠던 분위기는 순간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오현자는
육문주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그에게 말했다.“죽이면 안 돼. 하나라도 저 여자 입에서 알아내야 해.”“나도 알고 있으니까 너는 수아만 잘 돌봐줘. 집안일은 내가 처리할게.”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자리를 떴지만 조병윤만 조수아의 손을 꼭 쥐고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그리고 머릿속에 다시 한번 두 사람이 결혼식을 제대로 못 마쳤으니 추후에도 위험한 일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선일 스님의 말이 떠올랐다.실제로 조수아는 태어날 때부터 위험한 일이 끊이지 않았다.너무나 착한 아이한테 왜 이렇게 많은 시련을 겪게 하는지.
그녀의 말에 육문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되물었다.“아는 사람이라고?”조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혹시 예전에 송미진이랑 손잡고 나를 해치려고 했던 이 비서, 이지수 씨 기억나? 줄곧 못 찾고 있었잖아. 그 사람이 바로 이지수였어. 다만 지금 성형을 해서 예전이랑 얼굴이 많이 바뀌었더라. 그때 문주 씨 발에 차이면서 바닥에 엎어졌을 때 허리에 있는 반점을 봤어.”“나랑 지수는 대학교 4년을 같은 기숙사에서 살아서 틀림없어. 분명 임다윤 씨가 숨겨줬을 텐데 어쩌면 그 애 입에서 임다윤 씨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낼 수 있
임다윤도 그리고 이현도 마찬가지다.송학진은 두 주먹을 꼭 쥐고 다시 물었다.“지금 이현은 어디에 있어?”“임다윤 씨가 자주 가는 미용실 지하에 있어요. 그곳은 수아가 먹었던 그 흥분제를 제조하는 곳이었거든요. 저는 직원이고 이현 씨는 책임자에요. 그들이 그곳에서 접선하는 걸 봤고 이번 일도 이현 씨가 시킨 겁니다. 그리고 잘 마무리되면 제 아들과 만날 수 있도록 출국시켜 준다고 했어요.”그녀의 말을 들은 송학진은 아까보다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처음에 이 흥분제에 대해 알아보다가 분명 외국 암시장의 제품이라 판매자를 쉽게